-긴급호출-4-
로리 스튜어벨은 그녀의 생에 속에서 한 손가락에 꼽을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 한 손가락의 놀라움 중에는 당연하게도 1층에서 보았던 폴이란 남자의 압도적인 무위에 대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놀라움 또한 그 폴이란 남자에 대한 것이었다.
고대종 거신[GIGANT]의 언데드 보다도 그를 한 순간에 처리하는 폴의 검술보다도 그녀를 놀라게 하는 것은 1층에서 보여준 것과는 너무나도 궤를 달리하는 그의 기술이었다.
2층에서 보인 그의 기술이 1층에서 보인 기술과는 그 스타일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로리 스튜어벨,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좌수검법을 찾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했던 인물이다, 그렇기에 카리아와 안톤이 그저 그 강함에 경악하는 것과 달리 그 기술에 의문을 품게되었던 것이다.
1층에서 몰려오는 어마어마한 언데드 무리를 한 번에 해치운 그 기술과 비슷한 기술을 그녀는 동방에서 본 적이 있었다, 지역적으로 좋은 철이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여러자루의 검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했던 기술이 저것과 닮아있었다.
물론 세세한 부분이 다르기는 했다, 첫 째로는 그 위력과 규모가 훨씬 떨어졌고 두 번째로는 그들은 그 기술을 쓸 때 고의적으로 검을 부수어서 만들어진 검의 파편을 날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층에서 보여준 기술은 서방의 결투검과 닮아있었다.
원래는 얇고 끝이 예리한 레이피어 같은 검을 이용한 검술로 빠른 도양으로 상대에게 붙어 급소를 재빠르게 찌르는 기술을 그는 압도적인 속도와 힘으로 거신을 죽이는데 쓰고 있었다.
어떠한 접점도 없는 동성양의 기술을 압도적인 숙련도와 위력으로 다루는 저 남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로리의 의문이 커져가는 사이 허공을 날아다니며 언데드 거신들의 머리에 구멍을 뚫어대고 있던 폴의 싸움이 끝을 맺고 있었다.
쿠우우우우웅!
가장 큰 거신의 언데드의 머리에 구멍을 내고 땅에 내려선 폴, 아니 잭슨은 뻐근한 것인지 어깨를 휘휘 돌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쓸려니까 영 들어가는 칼끝이 무디군…”
오랜 나태의 결과에 자조석인 웃음을 뛰다가 곧 뒤를 돌아볼 때에는 어차피 보이지도 않겠지만 얼굴에서 웃음을 지워냈다.
“끝났군, 따라와라 3층으로 갈 시간이다.”
과장도 없이 그저 담담히 말하는 모습이었지만 방금 전 무위를 본 이들은 그저 그렇게 볼 수는 없었다.
강자!
모험가의 세계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가치!
그런 잭슨의 모습에 카리아는 자신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것만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는 분명 소중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기쁨도 있었지만 그와 같을 정도로 강렬한 동경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저 사람이 봐줬으면 좋겠다!
그런 동경의 감정이 싹 튼 탓인지 3층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여태 까지 와는 달리 카리아는 잭슨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방금전만 해도 자신을 내동댕이 치고 얼굴을 짓밟았던 남자였지만 이미 동경의 필터가 낀 눈으로 보니 그것조차도 과한 폭력이 아닌 자신을 일깨워 주기 위해 악역을 자처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카리아와는 달리 안톤은 고민섞인 눈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었다.
그의 눈으로 본 폴, 아니 잭슨이라는 남자의 무위는 분명히 S랭크에 도달해 있었다.당연히 모험가 길드의 고위직 인물로서 그를 포섭하는 것이 그의 마땅한 책무이겠지만…
‘찝찝하군…’
그가 보여준 무위는 그렇게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저런 무위를 이룬 사람이 이렇게 마른하늘에 벼락 떨어지듯이 갑자기 나타났을까?
과거를 캐 보려고 해도 길드 본부에서 막고 있을 정도의 인물……
그가 찝찝함을 버리지 못 하기에는 충분한 이유였다.
“드디어 3층이군요! 폴씨의 능력이라면 분명 신쥬를 구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 최선을 다하지…”
갑자기 친근하게 구는 카리아의 존재가 잭슨은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좋다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뿌리칠 정도의 모짐을 가지고 있지 못 했다.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면서 잭슨은 3층에 있을 마물들의 수나 배치를 파악하기 위해 감지기술을 사용했다 그런데…
“어쭈, 요것봐라?”
“왜 그러세요 폴씨?”
“카리아, 분명 3층에 있던게 데스 나이트들과 자이언트 스컬 골렘, 그리고 언데드 샤벨 타이거라고 했었지?”
“…네, 처음 초반부에는 언데드 샤벨 타이거가 그 재빠른 기동력으로 저희들을 압박했어요, 그리고 그걸 쓰러트리고 들어선 중반부에는 5M를 넘어가는 거대한 스컬 골렘의 무리, 그것조차 어떻게든 헤치우고 들어선 후반부에는 데스나이트들이 나왔어요, 그것도 한 번에 12마리나 나와서 연수 합격을 펼치는데…사실 그 때는 그 녀석들이 이 던전의 보스가 아닐까 생각했는데…그 때, 그 때 주제를 파악하고 나왔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이전 3층의 상황을 설명하다 어느세 자신의 자책으로 이어진 카리아를 보면서 잭슨은 여전히 3층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각자 1개 씩 존재한다 어떤 것부터 듣겠나?”
카리아가 선택하지 못 하고 우물거리고 있자 로리가 나섰다.
“좋은 쪽부터 듣기로 하죠, 원래라면 나쁜 쪽부터 듣는게 제 신조지만 이번에는 저희 보스의 어깨도 펴줘야 하니까요”
“로리…! 고마워”
그런 로리의 요청에 응해 나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했다.
“살아있다.”
“네?”
“네 동료 여자애 살아있다.”
“아, 아아아……”
신쥬의 생존 소식을 들은 카리아는 잠시동안은 몸을 떨더니 무너지듯이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신쥬!”
“정말 다행이에요 카리아!”
옆에 있던 로리도 정말 기쁜지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카리아 파티의 두 명이 동료의 생존 소식에 몸을 떠는 사이 굳은 표정의 안톤이 다가왔다.
“그럼 나쁜 소식이란 무엇인가?”
“……3층에는 몬스터가 하나밖에 없다.”
“네? 폴씨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죠?”
이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 카리아는 순진한 얼굴로 ‘1마리 밖에 없으면 좋은 거 아닌가?’ 라고 세상물정 모르는 말을 하고 있었고 이해한 연장자 2명의 얼굴은 실시간으로 시커멓게 물들어갔다.
“섭식진화[攝食進化]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가?”
“데몬나이트 만으로 어쩔 도리가 없었는데…”
섭식진화.
던전속의 마물이 진화, 혹은 변화하는 것에는 여러 종류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섭식진화란 그 던전 전체, 혹은 계층에 존재하는 하나의 몬스터가 자신 이외의 몬스터들을 잡아먹으면서 그 힘을 불려 완전히 다른 존재로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진화? 데몬 나이트가 진화한다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이해한 카리아도 아연한 얼굴로 나에게 물어왔다.
“데,데몬 나이트가 진화하다니, 그 이상 강해질 형태가 어디 있다는 거야!?”
“끙…그 정도의 상급 마물에 대한 진화 변이에 대한 정보는 길드내에서도 얼마없을 텐데…”
“정보를 수집하고 대략적인 정체를 추리는대는 얼마 정도 걸리죠?”
“젠장, 평소라면 모르겠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다발하는 이상사태로 길드도 현재 눈코뜰세 없이 바쁘다네, 언제 된다고는 확언을 해 줄 수는 없겠어…”
그렇게 자신을 빼고 진행되는 로리와 안톤의 이야기에 카리아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무,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마치 다시 돌아가는 걸 전제로 말 하는 것 같잖아?”
“…카리아 이전처럼 던전 끝에 데몬나이트만 있다면 모를까 그 보다 가한 몬스터가 있는데 폴씨에게 싸우기를 강요하는 건 무리에요, 지금은 복귀해서 데몬나이트의 섭식진화환 마물의 정체와 다른 S랭크들을 소집해서 함께 오는 것이 안전……”
“무슨 헛 소리를 하는거야!? 저 앞이야! 앞으로 조금만 더 하면 신쥬가 있다구!! 우리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바친 신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경악된 카리아와는 다르지만 말하는 로리도 착찹한 것인지 묘정이 좋지 않았다.
“애초에 1,2층이 상태가 그런 시점에서 폴씨에게 무리를 강요하고 있었던 거에요, 사전 정보도 없이 저희들이란 짐을 달고 2층을 돌파한 건만 해도 이미 충분히 그에게 부담을 준 거에요.”
그 말에 카리아는 반박조차 못 하고 내 얼굴을 간절한 눈으로 바라봐왔다.
“…뭘 그렇게 바라보는 거냐 그런 식으로 보지 않아도 오늘 난 끝을 볼 생각이었다.”
“네!?”
“자네 제성신인가!?”
로리와 안톤이 당황해 했지만 그런 건 알바가 아니다, 그들 딴 에는 걱정해 주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전혀 필요 없는 걱정일 뿐이었다.
“10년 차의 실력을 보여주지”
그 한 마디만을 남기고 나는 계단을 마저 내려갔다, 그 뒤를 기쁜 표정으로 카리아가 따랐고 연장장 2인이 멍한 얼굴로 자리에 남아 있었다.
“10년…이란 게 무슨 뜻이지?”
“모험가 생활이 10년 째라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게 아무래도 좋을 회화를 나누고는 그들도 서둘러 먼저 내려간 잭슨과 카리아의 뒤를 쫒았다,.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네요…뭐라고 해야되지? 그 던전에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청량하다고 해야하나?”
카리아의 감상도 틀린 말을 아니었다.
우리가 내려온 3층은 여태까지의 1층과 2층과는 달리 던전을 가득체우고 있던 사기가 한 줌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 이건 섭식만이 아니라 던전내의 사기까지 집어삼킨건가?”
안톤이 정확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원래라면 당연히 던전을 내부를 채우고 있을 사기와 장기조차 데몬나이트는 먹어치운 것이다 그리고 변이, 혹은 진화했다.
“…관 짝에 끌려들어가는 기분이군…”
안톤의 자조석인 목소리에 로리도 동의했다.
“동감이에요, 사기나 장기 티끌조차 없지만 심부로 갈수록 피부가 저릿거려요, 아마 저 안에 있는 녀석 때문이겠죠?”
“다들 약한 소리 하지 마! 여태껏 본 폴씨의 강함을 잊어버린거야!? 이번에도 분명 간단히 헤치워주실거야!”
그렇게 쓸 대 없는 투닥거림을 반복하는 사이…
우리들은 던전의 최심부, 보스방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3층의 모든 몬스터와 던전내부의 장기와 사기 조차도 먹고 진화한 존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빛을 흡수하는 것과 같은 완전한 검은색의 전신갑옷을 입고 그 표면에는 불길하기 짝이 없는 어둠의 불꽃이 타고 흐르고 있다.
투구의 사이로 보이는 것은 인간의 눈 빛이 아닌 무저갱의 편린과 같은 색을 띈 시커먼 어둠 뿐
그렇게, 오직 어둠으로만 이루어진 기사는 한 손으로는 시커멓고 거대한 검을, 반대 쪽에는 악마의 형상이 새겨진 거대한 방패를 들고 침입자인 우리들을 품위있게 맞이했다.
그 모습을 떨리는 눈으로 지켜보던 안톤은 자기도 모르게 한 마디를 뱉었다.
“……어비스 나이트…”
이 도시의 중심에 뚫린 구멍과 같은 이름을 가진 칠흑의 기사
S랭크 난관급이라 불리는 최악의 마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던전의 마지막에서 마주한 어비스 나이트! s렝크 난관급 마물을 마주한 잭슨의 운명은!?
뭐 대부분이 예상하신대로 흘러갈 것 같네요~
네이버 챌린지 리그에서도 연재중입니다, 시간나시면 한 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