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에 들어서자, 위쪽에서 빛이 비췄다.
나선형 계단..
(앞쪽에 위치해 있다.
쇠로 되어 있고, 너비가 꽤, 넓었다.)
하얀색 천장..
회색 대리석 바닥..
'웅성웅성..'
오른쪽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우린 그곳으로 향했다.
'······.'
넓직한 홀..
많은 사람들..
(저마다 뭔갈 먹고, 마시고, 수다를 떨며
자릴 한가득 메우고 있다.)
"배 고프니깐 우리도 어서, 아무거나 시켜서 먹자···."
엔비가 내 옷깃을 당기며 재촉했다.
"알겠어.."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저기요!"
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있는 여성을 불렀다.
"네!"
그녀가 뒤돌아서며 대답했다.
갈색 반팔 원피스..
하얀색 에이프런..
붉고 긴 머리카락..
(땋고 있다.)
"손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그녀가 내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그런데.. 뭔가 낯이 익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연두색 눈동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난 고갤 갸우뚱 거렸다.
'아.. 혹시??'
"아까 주황색 팬···."
"이봐, 이쁜 종업원 아가씨..
여기 머나먼 여행 길에 굶주리고 지친 행인 둘에게
자리 하나랑 먹을 것 좀 내어 주실 수 있겠수?"
엔비가 그녀를 보며 자연스럽게 주문했다.
"아니, 고양이가 서 있잖아!
게다가 사람처럼 말도 하네??"
그녀가 엔비를 보더니 눈이 커지며 당혹스러워 했다.
"뭐? 고양이??
이봐, 아가씨···
혹시 서 있는 동물은 처음 보시나???
그리고, 난 고.양.이. 가 아니라구!!
알겠어!?"
엔비가 그녀에게 성질 부렸다.
그러자, 그녀는 잠시 눈치를 보더니
이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잠시 실례를 범했군요..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 합니다.
자리는 저 쪽에 한 자리 남아 있으니
그곳에 앉으시면 되고..
먹을 건 이제 곧 따로 내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기.. 밖에 말도 한 마리 있는데
걔도 좀 부탁 드릴게요···
아..! 그 애는 평범하니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그제서야, 안심이 된 듯 날 보며 웃었다.
'······.'
오른쪽 끄트머리 2 번째 줄..
우린 아까 그 종업원이 지목해 준 자리에 착석했다.
나는 홀 내부를 둘러봤다.
많은 손님들..
(나와 엔비 포함 48 ~ 51 명 정도..)
카운터..
(입구 쪽에 있다.)
테이블..
(가로로 5 x 세로로 3
다 동그랗고 깔끔했다.
은색으로 빛이 났고,
가운데에는 전구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의자..
(자리마다 3 ~ 5 개 씩 배치되어 있었다.)
하얀색 천장..
회색 대리석 바닥..
큰 샹들리에 3 개..
오픈식으로 된 주방..
(중앙에 위치해 있다.
내 시점에선 오른쪽 방향.)
그리고, 종업원은 아까 그 사람 말고도 4 명 더 있었다.
"나참.. 여기서도 저기서도
다들 고양이 취급이라니..
으으;; 이 지긋지긋한 저주를
어서, 하루 빨리 풀어 버리던 지 해야지 원···."
엔비가 무표정한 채, 홀 쪽을 바라보며 중얼 거렸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했다.
'······.'
고기와 야채가 잘게 잘려 들어간 따뜻한 스프..
촉촉한 식빵..
살짝 데워진 우유..
살짝 익혀져 소스 칠이 된 고기..
콘 치즈..
이런저런 음식들이 서빙 카트에 실려 상 위에 올라왔다.
"우와아아아!!!"
엔비가 음식들을 보며 환호했다.
"필요하면 또, 불러 주세요~."
그녀는 다른 볼 일을 보러갔다.
엔비는 상 위에 놓인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나는 빵 한 조각을 들어 우물우물 거리며
홀에서 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
식사가 끝난 뒤, 우린 4 층으로 갔다.
그리고, 4 층에 도착하자..
꽤, 긴 복도가 보였다.
하얀색 천장..
깔대기 안에 담긴 전구..
(천장에 띄엄띄엄 매달려 있다.)
하얀색 벽..
회색 대리석 바닥..
회색 문..
(쇠로 되어 있다.
문고리도 마찬가지..)
12 개의 방..
(양 쪽에 6 개 씩..
지그재그로 배치되어 있다.)
우린 오른쪽 끄트머리 방으로 향했다.
검은색 간판..
(작고, 가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문 위쪽에 붙어 있다.
하얀색 글자로 뭐라고 적혀 있었다.)
'······.'
숙소 문을 열자, 내부가 어두컴컴 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왼쪽에 있는 하얀색 똑딱이를 눌렀다.
그러자, 방의 불이 켜졌다.
이후 난 숙소 내부를 둘러봤다.
싱글 사이즈 침대 하나..
(오른쪽 끄트머리 구석에 배치되어 있다.)
하얀 베게 둘..
하얀 이불..
하얀 침대 시트..
미닫이 창문..
연노란 빛 커튼..
둥근 나무 탁자..
(중앙 쪽에 있다.)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 4 개..
(천장에 정사각형 방향으로 매달려 있다.)
나무 바닥..
(진한 갈색이었다.
천장은 그것 보다 옅은 색이었다.
벽도 마찬가지..)
이곳은 전체적으로 아늑하면서도 깔끔했다.
나는 방 문을 닫고, 짐을 탁자 위에 올려놨다.
그리곤, 엔비와 함께 침대에 누웠다.
그러자, 피로가 금세 몰려왔다.
"엔비, 저 종업원 왠지 낯 익지 않아?"
나는 천장을 보며 말 했다.
"음? 그게 무슨 말이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언제?"
"그게···."
'······.'
나는 아까 오전 일을 거론하며 설명했다.
"으음··· 나중에 물어보면 알 게 되겠지~~."
그는 별 상관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
눈을 뜨자 밝게 빛나는 조명이 보였다.
아무래도 깜빡 잠에 들었나 보다.
(엔비는 현재 내 옆에서 자고 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끄고, 창문을 살짝 열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숙박 업소들이 보였다.
여기도 특이하게 생겼지만..
다른 곳도 특이하게 생긴 건 매 한가지였다.
그리고.. 꽤, 늦은 시간대인 것 같음에도 불구······
주변을 배회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하아암.."
'잠이나 더 잘까..?'
좀 피곤했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씻질 않으니 이게 좀 불편했다.
그래서, 나는 씻기로 결심했다.
'······.'
나는 1 층으로 내려갔다.
홀 쪽엔 불이 켜져 있었으나..
아까와는 달리 조용했다.
아무래도 다들 자러 갔나 보다.
'그나저나.. 어디서 씻어야 하지?'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던 도중.. 어딘가가 눈에 띄었다.
그곳은 지하로 통하는 길이었다.
(내가 방금 타고 내려온 계단과 이어져 있다.)
나는 호기심에 그곳으로 향했다.
'······.'
좀 어두웠다.
내려가는 동안에는 좀 어두웠지만..
그래도, 막상 지하에 도착하고 나니..
위에서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의 구조는 아주 간단했다.
하얀색 천장..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
회색 대리석 바닥..
양갈래 길..
(왼쪽은 분홍색, 오른쪽은 초록색,
가운데는 까만색 줄..
'ㅁlㅁ.' 이런식으로 되어 있다.)
또, 왼쪽엔 초록색,
오른쪽엔 분홍색 글자로 뭐라뭐라 적혀 있었는데..
난 당연히 읽을 줄 몰랐으므로..
그냥, 왼쪽으로 향했다.
'······.'
나는 그 길로 쭉~~ 타고 들어갔다.
('ㄴ.' 이런 식으로..)
그러자, 어떤 현장이 보였다.
나무 사물함..
(오른쪽에 있다.)
하얀색 천장..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
노란색 장판..
유리 문..
(철로 된 길쭉한 손잡이가 매달려 있다.
밀고 당기는 식이었다.)
검은색 나무 테이블..
(직사각형 모양이다.
유리 문 앞 쪽에 배치되어 있다.)
빨간색 수건..
(나무 테이블 위에 두 줄..
나란히 올라가 있다.
어림잡아 왼쪽에 26..
오른쪽에 27..)
동그란 흰색 통..
(문 바로 옆에 배치되어 있다.
내 시점에선 오른쪽.)
이곳은.. 아무래도 목욕탕 같다.
나는 그런 확신과 함께..
오른쪽 아래 첫 번째 칸에
내 옷을 벗어 넣었다.
그리곤 목욕탕 속으로 향했다.
'······.'
'오호..'
꽤, 신기하게 생긴 목욕탕이었다.
넓은 탕..
(타원형으로 넓직했다.
중앙 부근에 위치해 있다.
테두리는 검은색이다.)
붉은 빛을 띄는 목욕물..
(위에 뭔가 둥둥 떠 다녔다.)
분홍색 천장..
(여인이 아이를 안고 있는 그림..
하트.. 어린 에로스 등이 그려져 있다.)
연분홍색 바닥과 벽 타일..
샤워기..
(왼쪽 위, 오른쪽 아래 부근에 위치해 있다.)
거울..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
왼쪽은 'ㄴ.' 이런 식으로 4 칸, 8 칸..
오른쪽은 ↑ 이거 반대 방향으로 4 칸, 8 칸..)
빨간색 목욕 의자..
(오른쪽 아래에 있다.)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
(끄트머리 부근에 있다.)
검은색 기둥..
(왼쪽, 중앙, 오른쪽 각각 3 개 씩..
총 9 개.)
나는 간단히 씻은 뒤, 목욕탕으로 향했다.
'······.'
물 온도가 괜찮았다.
그런데, 왠 꽃 냄새 같은 게 났다.
'장미인가..?'
나는 탕 위에 둥둥 떠 다니는 붉은색 물질을 보며 생각했다.
'터벅터벅..'
누군가가 목욕탕 안으로 들어왔다.
'이 시간에 누구지?'
수증기 때문에 잘 안 보였다.
"지금, 씻는 거예요?"
누군가가 내 앞으로 다가와, 말 했다.
'저 사람은..?'
붉은색 머리카락..
빨간색 눈썹..
크고 똘망똘망한 눈..
연두색 눈동자..
작은 코..
앵두같은 입술..
하얀 피부..
둥근 얼굴..
그녀는 지금.. 몸을 빨간색 긴 타올로 가리고 있다.
"네, 방금 일어나서 씻으러 왔어요.."
난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
"그랬군요···
이런 곳에서 뵙다니 우연이네요~~."
"그러게요.. 하하하하;;"
나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왜, 여기 들어온 거지?'
의문이다.
'······.'
그녀는 목욕 전, 간단히 씻고나서
몸을 두르고 있던 긴 타올을 접어 머리 위에 올린 채,
발가 벗고, 탕 속으로 들어왔다.
"후우~."
그녀가 소리냈다.
"혹시.. 여행이라도 다니시고 계신 거예요?"
그녀가 나를 보며 물었다.
'흠.. 내가 지금,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게 맞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했다.
"네, 뭐······."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그랬군요..
그나저나, 여행이라.. 부럽네요~~
그런데, 어디로 향하고 계신 거예요?"
"그냥, 이곳저곳······."
"어린 나이에 여행을 다니시면 힘들지 않아요?"
"예.. 좀;;"
"그런데, 그 말 하는 고양이는 대체 뭐죠?"
"말 하는 고양이요?"
"네, 그.. 사람처럼 행동하는······."
아무래도 엔비 얘길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난 그에 관해, 딱히 할 만한 얘기가 없었다.
(실제로 알고 있는 것도 거의 없고..)
그래서,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초면에 너무 꼬치꼬치 캐 물었나 보네요.."
"아.. 아니예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우리···
혹시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 않나요?"
나는 궁금한 걸 물었다.
"언제요?"
"아까 낮에···."
"낮이요?"
"네.. 그 분 맞죠?"
"흠.. 글쎄요..?"
"네?"
"우후훗.. 농담이예요.."
"아하하하···
그런데.. 왜, 그런 곳에 계셨던 거예요?"
"으음.. 제 딴엔 그냥..
단순히 산책을 나갔던 것 뿐이었는데..
정신 차려 보니깐···
어느 새, 좀 멀리까지 나갔지 뭐예요?"
"아, 그랬군요.."
"저기.. 손님은 나이가 몇 살이시죠?
전 11 살인데······."
"저요?"
'내가 몇 살이었지..?'
"10 살이요.."
'아마···.'
난 대충 어림 잡아 대답했다.
"오.. 그래요?
제 나잇대 또래를 보는 건
또, 오랜 만이라..
왠지 반갑네요!
저 보다 나이가 어리시니깐
말 놓아도 되죠??"
"네, 편하신대로 하세요."
별 상관 없었다.
"그래,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
"잭이요······."
"잭? 후훗..
꼭 남자 이름 같네~!
내 이름은 샹들레야..
앞으로 샹들레 언니라고 불러~."
"하하하하.. 저기···."
"응? 왜, 그래??"
"저.. 남자 맞는데···."
'3... 2.. 1.'
"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나나나나.. 남자??"
"네.."
"남자가 왜, 여기 들어 와 있는 거야??"
'글자를 못 읽어서..?'
난감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그런데.. 그 전에 더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저기···."
"응? 왜, 그래??"
그녀가 눈을 껌벅이며 대답했다.
"저.. 저기.."
난 그녀의 몸을 잠깐 본 뒤,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3... 2.. 1.'
"꺄악!!"
그녀가 밑을 한 번 보더니..
이내, 비명을 지르며 몸을 가리곤 자리에 주저 앉았다.
"어딜 보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후우..'
나는 천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보고 싶어서 본 것도 아닌데······.'
게다가.. 뭐, 볼 것도 없었다.
"잭···."
"네?"
"모르고 그런 것 같으니 한 번은 봐줄 게.."
그녀가 낮게 말 했다.
"아, 네.."
난 그녀를 보며 고갤 끄덕였다.
"그럼, 난 먼저 나가 볼 게···."
그녀는 목욕탕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나간 뒤..
나는 차가운 물로 간단히 샤워하고 나서
목욕탕 밖으로 나갔다.
'······.'
나는 옷을 입고 나서 윗 층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잠시 2 층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여긴 또, 어디지?
여기도 숙소인가??'
궁금했다.
게다가 이곳은 4 층과는 달리..
도착하자 마자 복도 같은 게 따로 보이지 않았다.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
보랏빛 큰 문..
노란색 손잡이 2 개..
(양쪽으로 여닫는 방식이었다.)
갈색 줄..
하얀색 배경의 동그라미..
(손잡이에 걸려 있다.
테두리는 빨간색이고,
파란색 글씨로 뭐라뭐라 적혀있다.)
나는 무심코 그곳의 문을 열고, 내부로 향했다.
'······.'
눈 앞에 예상하던 것과는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까만색 천장..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들..
반짝이는 갈색 바닥..
테이블과 손님들..
'여긴 또, 뭐지..?
여기도 식당인가..??'
식당 치곤 뭔가 분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1 층과는 기본적으로 뭔가 많이 달랐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런저런 손님들..
(누군가는 수다를 떨고,
누군가는 뭔가를 먹고,
누군가는 뭔가를 마셨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아가자..
눈 앞에 왠 토끼귀 같은 게 하나 보였다.
(정확하게는 검은색 토끼귀 머리 띠였다.)
그러면서.. 검은색 의상을 입은 누군가의 뒷 모습이 보였다.
체형을 보아 하니 여성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의상이 좀 야시시했다.
검은색 의상..
(아무래도 바니걸 의상 같다.
허벅지 위 까지 노출이 되어 있다.)
검은색 망사 스타킹..
(무릎 위 까지 올라갔다.)
"저기······."
나는 그 상대에게 다가가며 말 했다.
"으음?"
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역시.. 내 예상대로 여성이 맞았다.
그건 바스트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컸다.)
"안녕하세요~ 어린 손님!
당신의 귀염둥이 피즈예요~~!!."
그녀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말 했다.
"아, 네···
그런데, 여긴 어딘가요?"
나는 그녀에게 궁금한 걸 물었다.
"여기요?
보시다 싶이···
'Bar.' 랍니다~!!"
그녀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Bar? Bar 라면······.'
난 이곳이 어딘 지 안다.
술을 마시는 곳..
또는 술을 판매하는 곳..
어른들이 일 끝나고, 자주 방문하고, 애용하는 장소···.
"그랬군요.."
"네, 그렇답니다~
이쁜 손님!"
'이.. 이뻐?'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곳에 또, 방문을 하셨대요?
혹시.. 술 한 잔 하러 오신 건가요??
그럼, 제가 자리 안내를 좀 도와 드릴까요???
물론 어리셔서 돈은 많이 없을 테니..
오늘은 이 언니가 특별히 한 잔 사 주도록..
흐흐흐흐······."
그녀가 갑자기 음침한 표정을 짓고, 입 맛을 다시며 웃었다.
'어.. 언니?'
"아··· 저기;;
미안하지만 제가 길을 잘못 든 것 같아서요..
그럼, 이만······."
난 황급히 몸을 돌려 출구 쪽으로···
'으음..?'
발걸음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리고, 밑을 보자..
치마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그러지 말구!
이 언니랑!!
같이!!!
놀자구!!!!"
그녀가 다짜고짜 내게 달려 들며 날 껴 안았다.
그것도 아주 꽉······.
"흐익!!"
'······.'
난 지금, 테이블 쪽에 자릴 잡고 있다.
아니, 정확하겐···
반 강제적으로 이곳에 자릴 잡게 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니.. 그냥, 붙잡혔다.
피즈라는 한 여성에게······.
레몬색 머리카락과 옅은 눈썹과 눈동자..
짥은 단발 머리와 층진 앞 머리카락..
(기장은 귀 조금 아래까지 내려 갔고,
양쪽 끄트머리가 안 쪽으로 살짝 휘어 들어 갔다.
앞 머린 눈썹 위 까지 내려 갔다.)
옅은 겉 쌍꺼풀..
도도하고 요염한 눈..
작고 갸름한 얼굴과 날카로운 코..
하얀 피부..
그녀는 현재 내 반대편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런데.. 아까 부터 계속 날 멀뚱멀뚱 쳐다 보며
상 위에 놓여진 레몬색 음료가 담긴 삼각형 유리잔에
손가락을 대고 문질문질 거렸다.
"어린 손님은 이름이 뭐야?"
그녀가 날 지긋히 바라 보며 물었다.
"저.. 전 잭이라고 해요···."
"잭? 꼭 남자 이름 같네!"
'남자 맞는데······.'
"괜찮아, 이름이 어떻든 간에
이 언닌 상관 없으니깐~~
맛만 좋으면 그만이G~~~~
흐흐흐흐······."
아···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뭔가 잘못 걸려든 것 같은 기분이다.
"저기요~."
손님이 그녀를 불렀다.
"엇.. 잠시만···
네, 가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으로 향했다.
"뭐냐구, 진짜!!"
나는 괜시리 짜증이 나서 중얼 거렸다.
'왜, 사람들이 자꾸 내가 여자인 줄 아는 거야!!'
"하···."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목이 말라서 아까 그 여성이 준
유리잔 안에 담긴 레몬색 음료를 마셨다.
"큭.. 써;;"
'뭐지 이거??'
음료에서 이상한 맛이 났다.
'으으.. 맛 없어;;'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곤 딱히 할 일도 없겠다..
음료를 들고, 이 주변을 돌아 다녔다.
'······.'
1 층 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
(그래도, 넓은 건 매한가지 였다.)
검은색 테이블 9 개..
(왼쪽 - 동그란 원형 테이블이 세로로 띄엄띄엄 3 개.
그 밑 - 정사각형 테이블 1 개.
그 오른쪽 -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가로로 길쭉한 검은색 테이블 1 개.
오른쪽 - 왼쪽과 동일.)
36 개의 의자..
(원형 테이블 - 하얀색 의자가 한 테이블 당 3 개 씩..
정사각형 모양의 테이블 왼쪽 - 빨간색, 오른쪽 - 파란색
푹신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각각 4 개 씩,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직사각형 테이블 - 바퀴가 달린 동그랗고 하얀 가죽 의자가
위 4 개, 아래 4 개, 양옆 2 개 씩..)
깔대기 안에 담긴 작은 조명..
(직사각형은 가로로 4 개,
정사각형은 가로로 2 개,
원형 테이블은 각각 중앙에 1 개.)
동그랗고 하얀 모양의 스테이지..
(중앙에 있다.)
까만 그랜드 피아노..
(스테이지 위에 놓여 있다.)
까맣고 길쭉한 의자..
(그랜드 피아노 앞에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피아노 쪽은 다른 곳들과는 달리,
딱! 그 주변만 둥글게 빛이 비췄다.
나는 들고 있던 맛 없는 음료를 한 잔 들이킨 뒤,
이번엔 정중앙을 바라봤다.
그곳엔 뭔가 잔뜩 놓여져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
8 개의 검은색 의자들..
(가로로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다.
소재는 직사각형 테이블에 있는 것과 같다.)
깔대기 안에 담긴 조명 3 개..
('↗.' 이런 방향으로 매달려 있다.
오른쪽으로 갈 수록 줄이 점점 짧아지는 식이고,
그 간격은 40 ~ 50 cm 쯤 되어 보였다.)
갈색 일자 테이블..
(조명 아래 부근에 있다.)
나는 5 번째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건너편에 놓여진 무언가들을 바라봤다.
그것들은 다 술 같았다.
아니, 술이 맞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여긴 'Bar.' 안이니깐······.
'뽀득.. 뽀드득..'
뭔갈 닦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긴 단발 머리..
(기장은 쇠골 까지 닿았다.
앞 머린 가르마를 타서 오른쪽 눈을 덮고 있다.)
청록색 머리카락과 옅은 눈썹과 눈동자..
여유있어 보이는 맑은 눈..
작고 오똑한 코와 둥근 얼굴..
황색 피부..
하얀색 토끼귀 머리띠, 바니걸 의상, 망사 스타킹..
(그녀도 피즈처럼 컸다.)
그녀는 현재 왼손에 와인잔을 들고,
오른손에 든 흰 헝겊으로 그것을 닦고 있다.
나는 홀 쪽으로 몸을 돌렸다.
'······.'
'엇?'
음료를 다 마셨다.
"저기.. 마실 것 좀 있나요?"
나는 몸을 돌려 앞에 있는 여성을 보며 물었다.
"여기요···."
흰 그릇 안에 담긴 스낵..
글라스 안에 담긴 분홍색 음료..
누군가가 내 앞에 그것들을 놓았다.
나는 고갤 돌렸다.
그곳엔 어떤 여성이 서 있었다.
분홍색 머리카락과 옅은 눈썹..
(머리카락은 약간 곱슬 거렸고,
기장은 가슴 언저리 까지 닿았다.
앞 머리카락은 눈썹 조금 아래까지 내려 갔고,
오른쪽 방향으로 가르마를 타고 있다.)
진한 겉 쌍꺼풀..
크고 둥근 눈..
(마치, 순정 만화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 같았다.)
새빨간 눈동자..
(마치, 루비처럼 아름답게 빛났다.)
작고 오똑한 코와 갸름한 얼굴..
하얀 피부..
회색 토끼귀 머리띠, 바니걸 의상, 망사 스타킹..
(그녀 역시도 컸다.)
"아.. 제가 지금, 가진 게···."
난 그녀를 보며 말 했다.
"서비스."
와인잔을 닦던 여성이 나를 보며 말 했다.
"오.. 감사합니다."
난 그녈 보며 고갤 끄덕였다.
그리곤 스낵을 먹었다.
맛이 좋았다.
이후엔 음료를 마셨는데···
상쾌하고 시원했다.
그런데.. 이것도 좀 썼다.
그리고, 그 시점..
내 오른쪽 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이 Bar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회색 바니걸 의상을 입은 여성이 그곳에 앉았다.
그리곤 날 뚫어지게 쳐다 봤다.
그래서, 눈치가 좀 보였다.
"혹시.. 뭔가 볼 일이라도..?"
난 그녀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아.. 저기······."
그녀가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그런 지 얼마 안 돼,
그녀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좀 띄었다.
'왜, 저러는 거지..?'
난 고갤 갸우뚱 거렸다.
"루비.. 좀 소심해···."
하얀색 바니걸이 말 했다.
'루비?'
"혹시.. 옷 좀 갈아 입혀 보면······."
루비가 낮게 중얼 거렸다.
"잭! 언제 그리 간 거야?
설마, 바람 피고 있었던 건 아니지!?"
피즈가 뒤에서 날 껴 안았다.
"어서, 나랑 저리로 가서 둘이 뜨겁게······."
"안 돼.."
루비가 날 자신에게 끌어 당겼다.
덕분에 난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버렸다.
"나랑 얘기하고 있었단 말이야···."
"뭐!? 잭이랑 먼저 어울리고 있었던 건 나야!
게다가 얜 네 인형이 아니라구!!"
이번엔 피즈가 날 자신에게 끌어 당겼다.
덕분에 난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버렸다.
삐쩍 마른 것 같은데 팔 힘은 어찌나 억세던 지······
잘못 하면 팔이 빠질 뻔 했다.
"얘들아, 그만해···."
하얀색 바니걸이 둘을 말렸다.
"네, 레이나 언니······."
피즈가 내 팔을 놓았다.
그러더니 레이나를 보며 눈에 하트를 만들고, 침을 질질 흘렸다.
이어서 루비도 내 팔을 놓았다.
'후···.'
살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인 지···
기운이 빠지고, 심난 했다.
물론.. 가슴이 크고, 이쁜 여성 둘에게 둘러 싸인 다는 것은
어찌 보면 즐거운 일 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도껏 해야지······.
그렇다.
그게 무엇이건 간에 과하면 안 좋다.
"저기요~."
"여기요~."
"네~."
피즈랑 루비 둘 다 일을 하러 떠났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난 레이나를 보며 말 했다.
그러자 그녀는 날 잠시 보더니
다시, 하던 일을 마저 했다.
'······.'
뭔가 덥다..
이곳은 그리 덥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더웠다.
몸이 좀 후끈 달아 오른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아까 그런 일을 당해서 그런 건가..?'
그러면서 정신도 좀 몽롱했다.
'아님 졸려서 그런 건가..?'
그러고 보니.. 잠에 들 시간이 꽤, 지난 것 같다.
"하아암~."
나는 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피아노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곳으로 다가갔다.
'······.'
나는 의자에 앉아, 건반을 하나 두드렸다.
'띵~.'
피아노에서 맑고 청아한 소리가 들렸다.
'띵띵..'
'아.. 왠지 그리운 소리다······.'
난 눈을 감고,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
연주가 끝나자,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게다가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
그런데, 그것에 모잘라..
난 피아노를 능숙하게 연주했다.
내가 어떻게 이것을 연주한 지도 모른 채로······.
'짝짝짝짝짝짝짝짝.'
"브라보~!"
주변에서 환호성 소리가 들려 왔다.
그러더니.. 그 소린 점점 잦아 들기 시작 했다.
'······.'
하얀색 천장..
옅은 빛..
(왼쪽 창문에서 비춰 들어왔다.)
아무래도 지금은 이른 새벽 시간대 쯤인 것 같다.
'스륵.. 스르륵..'
나는 고갤 오른쪽으로 돌렸다.
하얀색 등받이 의자..
나무 책상..
스탠드 램프..
(밑이 넓고, 위로 올라갈 수록 점점 좁아지는
주름 치마같은 원형 통으로 되어있다.
표면엔 꽃과 노란 나비가 그려져 있다.)
그러자, 낯 익은 여성 한 명이 눈에 띄었다.
그녀는 현재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동그랗고 까만 안경..
뒤로 바짝 묶어 올린 머리카락..
브라와 팬티..
(위, 아래 다 검은색.)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왠지 망설여졌다.
그래서, 나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이내, 이불을 제치고,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저기···."
나는 그녀를 보며 말 했다.
"일어 났어?"
레이나가 날 보며 말 했다.
드러난 이마..
지워진 화장..
(약간 밋밋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백옥같이 고왔다.)
"네.. 그런데, 여긴..?"
"내 방.."
그녀가 램프를 껐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 쪽으로 다가간 뒤, 스위치를 눌렀다.
(내 위치에서 보면 오른쪽 끄트머리 방향이다.)
그러자, 불이 들어왔다.
그래서, 눈이 부셨다.
나는 인상을 잠시 찡그리다가 초점이 돌아온 시점..
방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정사각형 모양의 LED 조명..
청록색 벽지..
(천장은 그것 보다 색이 조금 더 옅었다.)
노란색 장판..
세로로 길쭉한 검은색 옷장..
(왼쪽 벽 구석 쪽에 놓여져 있다.
양쪽 두 칸, 여닫이 식이다.)
작고 네모난 나무 수납장..
(옷장 왼쪽 방향에 있다.
동그란 나무 문고리가 매달려 있고,
수납 공간은 총 3 칸이다.)
작은 거울과 이런저런 화장품..
(수납장 위에 놓여져 있다.)
4 칸 짜리 정사각형 나무 책장..
(책상 왼쪽에 놓여져 있다.
그 안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작은 냉장고..
(나가기 전, 바로 옆 칸에 있다.)
신발 세 켤레..
(내 신발 포함..
출구 쪽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방이 전체 적으로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그녀는 냉장고 앞으로 다가가, 허릴 숙였다.
그러자, 그녀의 엉덩이가 보였다.
젊어서 그런 지..
늘씬하고 탱탱했다.
게다가 애도 많이 잘 낳을 것 같았다.
아마, 나중에 저 사람의 남편이 될 사람은······
많이 행복할 것이다.
'덜그럭..'
그녀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마실 거리들..
(거의 다 저런 것들 위주였다.)
그러더니 냉장고 안에서 무언갈 꺼냈다.
캔 음료..
"너도 좀 마실래?"
그녀가 내게 손에 든 캔 음료를 권했다.
"네.."
안 그래도 목이 좀 마른 참이었다.
또, 속도 좀 울렁 거리고;;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캔을 받았다.
300 ml..
분홍색 표면..
초록색 글씨..
(세로로 'PDM.' 이라고 새겨져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그 글자 만은 알아볼 수 있었다.)
난 뚜껑을 깐 뒤, 그것을 들이켰다.
'······.'
'어??'
맛이 이상했다.
"이건..?"
난 캔을 보며 말 했다.
"맥주."
"아.."
"왜, 그래?"
"그게.. 술은 좀;;"
"아깐 잘 마셨잖아?"
'아까..?'
아무래도 Bar 얘길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왜, 여기에······."
나는 그녈 보며 궁금한 걸 물었다.
"잠 들어서..
여기에 잠시 옮겨뒀어···."
'덜그럭..'
출구 쪽의 회색 쇠문이 열렸다.
그곳엔 레몬색 머리띠를 낀 피즈가 이마를 드러내고,
브라와 팬티만 입은 채, 서 있었다.
(위, 아래 둘 다 하얀색.)
"레이나 언니이~!"
피즈가 레이나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레이나는 몸을 틀어 피했다.
'쾅~!'
피즈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으으.. 언니···
제 사랑을 거부 하시는 거예요?"
피즈가 꼴사납게 자빠진 채, 인상을 찡그렸다.
"괘.. 괜찮으세요..?"
나는 피즈를 보여 말 했다.
"잭? 네가 왜, 여기에······
호.. 혹시??"
'혹시?'
"설마, 둘이 했어??"
'저건 또, 뭔 소리야??'
"흐으으으.."
피즈가 갑자기 울먹였다.
"언니, 너무해요!
전 상대 해 주지 않으시면서 잭은······."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피즈···
몇 번이나 말 하지만..
언닌 이성애자야.."
레이나가 피즈에게 손을 뻗어 그녈 일으켰다.
"그래도, 언젠가···
제 맘에 들도록 만들겠어요!
언니의 처녀막은 제 거니깐요!!"
둘이 이상한 대화를 나눴다.
'터벅터벅..'
"피즈···
여기서 뭐 해?"
이번엔 분홍색 머리띠를 끼고, 이마를 드러낸 루비가
한 손에 하얀색 토끼 인형을 들고, 방 안에 들어왔다.
그녀 역시도 브라와 팬티만 입고 있었다.
(위, 아래 둘 다 핑크)
'얘넨 왜, 다 빤스만 입고 돌아 다니는 거야!!'
난 그녀들을 보며 생각했다.
(정확하겐 브라와 팬티만이었다.)
"루비, 왔어?"
레이나가 루비를 보며 말 했다.
"네, 이제 자려구요~."
루비가 레이나를 보며 대답했다.
"흐아아앙, 루비···."
피즈가 루비에게 달려 들었다.
"왜, 울어?"
루비가 자신에게 안긴 피즈를 보며 물었다.
"글쎄, 있지···
레이나 언니랑 잭이랑 둘이서..
이러이러한 거랑······
저러저러한 거랑······."
피즈가 루비의 뒤로 가더니..
이내, 가슴을 주무르면서 설명했다.
"흐익···."
루비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런 거 아니라니깐······."
레이나가 그녀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둘이 벌써···
그런 단계 까지 나간 거예요?"
루비가 우릴 보며 물었다.
"둘 다 어서, 나가!!"
레이나가 피즈랑 루비를 문 밖으로 떠밀었다.
"흐잉.. 레이나 언니!!
좀 이따 봐요~~."
피즈가 쫓겨 나며 말 했다.
'······.'
"후···."
레이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핫.. 재밌는 분들이네요.."
"그렇지?"
레이나가 날 보며 웃었다.
"그럼, 전 이제 가 봐야겠어요···."
나는 몸을 덮은 이불을 걷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뭔가 좀 많이 허전했다.
그래서, 밑을 봤다.
알몸이었다.
'아, 왠지 시원하더라···
하하하하······.'
'3... 2.. 1.'
"으악!!"
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왜, 그래?"
레이나가 날 보며 물었다.
"저.. 오.. 옷은;;"
"땀 흘리길래..
지저분 하기도 해서 빨래 해 뒀어..
그런데···."
레이나가 내 밑도릴 쳐다 봤다.
"남자 애였구나······."
'흐익..'
난 내 소중이를 가렸다.
"하핫.. 창피해서 그래?"
레이나가 웃으며 내게 뭔갈 들고 왔다.
"이거 입어.."
'······.'
검은색 반팔 드레스..
(끝 부분이 하늘하늘 거렸으며
밑단은 무릎 위 까지 올라 왔다.)
검은색 스타킹..
(허벅지 까지 닿았다.)
"이쁘다..
저기, 잭···."
"네?"
"브라도 줄까?"
"아.. 아뇨.. 괜찮습니다.
하하하하······."
나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전혀 괜찮지 않았다.
또, 뭔 진 모르겠지만······
자꾸 치마만 입는 것 같다.
"그럼, 진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인사를 한 뒤, 출구 쪽으로 향했다.
"잭···."
"네?"
나는 고갤 돌려 그녀를 바라 봤다.
"아마, 둘 다···
아직 널 여자애라고 인식하고 있을 거야..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깐..
'그거.' 보기 전 까진······."
그 얘길 듣고, 나는 얼굴이 달아 올랐다.
"너무 창피해 할 필요 없어···."
'당신 때문에 더 창피해!!'
나는 울고 싶었다.
"혹시.. 나중에 잘 안 되면 누나가 책임져 줄 게······."
'하하하.. 이 사람은 또, 왜 이러냐?'
나는 그녈 보고 고갤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
하얀색 천장..
깔대기 안에 담긴 전구..
(천장에 띄엄띄엄 매달려 있다.)
하얀색 벽..
회색 대리석 바닥..
회색 문..
6 개의 방..
(양 쪽에 3 개 씩..
지그재그로 배치되어 있다.)
이곳은 아무래도 숙소가 있는 층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머물고 있던 4 층과는
구도와 생김새는 거의 비슷 했으나..
거기 보단 복도가 좀 짧고, 방의 개수도 좀 적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 개수도 마찬가지···.
나는 오른쪽에 보이는 계단을 타고 밑으로 향했다.
'······.'
2 층 정도 내려 가자..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 복도가 보였다.
나는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
'휘이잉~.'
문을 열자.. 열려진 창문 너머로 바람이 약하게 불어 왔다.
그리고, 커튼이 살짝 휘날렸다.
엔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나 왔어···
일찍 일어 났네?"
나는 그에게 다가 가며 말 했다.
"뭐야, 너 어디 갔다 왔···
하하하하하하하!
너 옷이 또.. 왜, 그러냐?
하하하하하하!!
켁켘겤게케겍···."
엔비가 웃다가 사레 들렸다.
"잠깐 일이 좀 있었어···."
난 침대 쪽으로 가서 앉았다.
"음? 어디서 알코올 냄새 같은 게 나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엔비가 고갤 갸우뚱 거리며 말 했다.
'알코올 맞다, 이 놈아······.'
"하아암···."
나는 그런 엔비를 뒤로한 채, 자리에 누웠다.
졸렸다.
"어이! 나랑 같이 씻으러 가지 않을래?"
"으음? 아니, 됐어;;"
난 그를 보며 거절 했다.
"그래? 그럼, 나 혼자 씻고 온다~~."
"그래, 조심히 다녀 와······."
'잘못해서 내 꼴 나지 말고···.'
엔비가 나간 뒤, 나는 천장을 바라 봤다.
'짹짹..'
밑도리는 좀 허전했지만..
그래도, 밖에서 불어 오는 선선한 바람 덕분에 기분은 좋았다.
그나저나.. 잠깐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마치, 꼭 이렇게 되어야만 했었던 것 처럼······.
'이제 그만, 자야겠다···.'
나는 눈을 감았다.
'······.'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나;; 꿀잠 자고 있었는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나는 비몽사몽한 채, 고갤 내밀며 말 했다.
"잭!"
붉은색 머리카락..
연두색 눈동자..
그녀였다.
그녀는 현재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 당신이었군요···."
"응! 나야!! 잘 잤어?
그런데, 너 옷이······."
그녀가 표정이 굳은 채, 말 했다.
"아··· 사정이 좀 있어서.. 하하하;;"
나는 내가 입은 옷을 잠시 바라본 뒤,
이내,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흐음···."
그녀가 날 의심쩍은 눈초리로 쳐다 봤다.
"그런데, 이곳엔 어쩐 일로..?"
"잠깐..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
'얘기?'
"어떤..?"
나는 궁금한 걸 물었다.
"잭은.. 지금,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거야?"
"그게···."
'······.'
"여기로 가고 있어요···."
나는 그녀에게 지도를 건네 주며 말 했다.
"으음.. 거리가 좀 되네······
그런데, 출발은 언제 쯤 할 생각이야?"
그녀가 내가 건네 준 지도를 보며 물었다.
"조만간 할 생각이예요.."
"그렇구나~~ 그런데, 잭···
오늘 있었던 일 기억해?"
'오늘 있었던 일..?'
나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 잠시 생각했다.
"아··· 혹시.. 목욕탕에서 있었던..?"
"맞아!"
"네, 미안하게 됐습니다..
제가 여기 구조를 잘 몰라서요;;"
"아니아니,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거야!!!
대신.. 그래도, 빚은 갚아야 겠지?
이 세상에 공짜란 없으니깐···."
'······.'
"네···."
나는 고갤 숙인 채, 낮게 대답했다.
내 딴엔 모르고 그런 거지만..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니······
나는 주변에 놓인 작은 나이프를 들었다.
"할복이라도 할까요?"
나는 마음을 다잡고, 그녀를 보며 결의에 가득 찬 채로 물었다.
"아니!! 그건 됐으니..
나도 여행길에 끼워 줘!!!
빚은 그걸로 갚은 셈 치고···."
그 얘길 듣고, 난 잠시 말문이 막혔다.
'······.'
'뭐, 됐나?'
별 상관 없었다.
그래서, 난 수락 하기로 했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작은 나이프를 내려 놓으며 대답 했다.
"좋아! 그럼, 난 이제 내려 가 봐야겠다..
그리고, 이제 곧.. 아침 식사 시간이니깐···
좀 이따 내려 와서 식사 하도록 해!"
"알겠어요.."
난 고갤 살짝 끄덕이며 대답 했다.
이후 그녀는 1 층으로 내려 갔다.
뭔 진 모르겠지만······
그녀와 하루 사이..
급 친해진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같이 목욕을 해서 그런가??'
자고로 목욕이란 좋은 것인데······
좋은 일.. 좋은 것.. 좋은 순간.. 좋은 때.. 좋은 기분.. 좋은 느낌..
그 때를 함께 하고 나눌 수 있어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고 난 생각 했다.
아님 말고~~.
그런 일이 있은 뒤, 나는 문은 그대로 둔 채, 침대로 갔다.
그러자, 잠 들어 있는 뽀송뽀송한 모습의 엔비가 보였다.
아무래도 아까 씻고 나온 뒤, 그새.. 잠 들었나 보다.
나는 그를 흔들어 깨웠다.
"뭐야? 왜, 그래??"
엔비가 비몽사몽한 채, 날 보며 물었다.
"식사 하러 가자!"
"식사? 그거 좋지!!"
엔비가 흔쾌히 수락했다.
그 길로 우린.. 1 층 홀로 향했다.
"하아암~~ 그런데, 너···
뭐, 물어 본다고 하지 않았냐?"
엔비가 옆에서 나를 보며 말 했다.
"어? 아니, 그건 이제 됐어···."
"그래?"
'······.'
우린 오른쪽 끄트머리 2 번째 줄에 앉았다.
나는 홀 주변을 둘러 봤다.
오전 역시.. 손님들로 북적였다.
(나와 엔비 포함..
46 ~ 47 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보아하니.. 우리 말고도 다른 투숙객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이곳으로 내려 온 모양이다.
'오늘 아침은 무얼 먹게 되려나?'
이곳은 메뉴 같은 게 따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에 들뜬 채, 주방 쪽을 바라보며
아침 식사가 나오길 기다렸다.
"하아암~~ 인기가 많은 여관인가 보네 여기···."
반대편 자리에 앉은 엔비가 주윌 두리번 거리며 말 했다.
'······.'
음식들이 서빙 카트 위에 올려져 나오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것은.. 왼쪽 첫 번째 줄 부터
가로로 하나, 둘 씩 차례대로 나열되어 갔다.
그러다가 우리 상에도 음식이 올라 왔다.
그런데, 뭔가 좀 생소 했다.
왜냐면, 이것은..
그간 접해 왔던 것들과는 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게 도대체 뭐지?'
나는 상 위에 올라온 정체 불명의 음식을 바라 보며 고갤 갸우뚱 거렸다.
황갈색의 국물..
(감자, 양파, 버섯, 당근 등..
이런저런 건더기들이 국물 안에 둥둥 떠 있었다.)
하얀색 라이스..
(동그랗게 소량 나왔고,
그 위에는.. 검은색 작은 깨 같은 게
살짝 뿌려져 있었다.)
촉촉한 옥수수 식빵..
노릇노릇 하게 잘 익은 바비큐 치킨..
신선한 샐러드와 키위 드레싱..
저마다 쇠로 된 동그란 그릇 안에 따로 담겨져 있었다.
비닐이 들어간 쇠통..
(뼈는 여기에 버리면 되는 것 같다.)
포크와 수저와 나이프..
나는 황갈색 국물의 냄새를 한 번 맡아 봤다.
'······.'
냄새는 나쁘지 않았다.
"이게 뭐죠?"
나는 그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건 카레라고 해···."
그녀가 날 보며 대답했다.
'카레라······.'
"그럼, 이거는요?"
"이건 난···."
'오호······.'
그렇게.. 잠깐 설명을 들은 뒤,
우린 식사를 시작했다.
맛이.. 전체적으로 다 괜찮았다.
"와··· 이거 맛있는데??"
엔비가 음식을 우물우물 거리며 말 했다.
"우음.. 그러게······."
나는 카레에 라이스를 비벼 먹으며 대답 했다.
'······.'
"저기 손님···."
한 청년이 내게 얘길 걸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바라 봤다.
청록색 머리카락과 눈썹과 눈동자..
짧고 단정한 올백 머리..
느끼한 눈..
오똑한 코..
자신에 찬 듯 올라간 입고리..
작고 둥근 얼굴..
황색 피부..
귀공자 같이 생긴 외모..
하얀색 반팔 와이셔츠, 노란색 나비 리본 넥타이, 검은색 조끼와 긴 바지..
그는 이곳의 홀 서빙 직원들 중 한 명이었다.
"넹?"
나는 음식을 우물우물 거리며 대답 했다.
"식후··· 잠깐 좀 뵐 수 있을까요?"
그가 젠틀한 어조로 말 했다.
'뭐지?'
난 뭔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락 했다.
'······.'
식사가 끝난 뒤, 엔비는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아까 그 직원을 따라..
주방 쪽으로 향했다.
'······.'
하얀색 천장..
조명..
환기구..
(천장 여기저기에 매달려 돌아가고 있다.)
하얀색 타일 벽과 바닥..
싱크대..
(건너편 쪽에 자리 잡고 있다.)
개수대..
(싱크대 왼쪽 방향에 있다.)
식기 세척기..
(개수대 오른쪽에 있다.)
여러 종류의 그릇들..
(식기 세척기 옆에 뒤집혀진 채,
종류 별로 차곡차곡 쌓여 있다.)
가스 렌지 4 개..
(주방 오른쪽 방향에 일자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그 위엔 원형 쇠통과 쇠로 된 국자가 올라가 있었고,
쇠통 안엔.. 내가 아까 먹었던 카레가 조금 남아 있었다.)
튀김기..
(가스 렌지 왼쪽 방향에 배치되어 있다.
현재는 돌아가고 있지 않다.)
검은색 전자 렌지..
(튀김기 옆에 있다.)
오븐..
(전자 렌지 밑.)
가로로 길쭉한 쇠로 된 2 단 테이블..
(주방 왼쪽 방향에 있다.
맨 위에는 큰 통이 올라가 있고,
그릇은 밑에 종류 별로 쌓여 있었다.)
밭솥..
(2 단 테이블 쪽에 올라가 있다.)
세로로 길쭉한 회색 2 단 냉장고..
(2 단 테이블 옆에 있다.
위, 아래 다 정사각형 모양이고,
문고리는 검은색이다.)
쇠로 된 3 단 테이블 2 개..
(주방 중앙 부근에 세로로 나란히 붙어 있다.
1 층에는 채로 된 것들..
2 층에는 프라이팬, 냄비..
3 층에는 국자, 뒤집기, 젓가락, 칼 등이
원형 쇠통 안에 종류 별로 꽂혀 있었고,
주방 도구는 다 이곳에 있다.)
주방을 구도로 보자면.. '∏.' 이런 모양이다.
(오른쪽은 가스 렌지, 튀김기, 전자 렌지, 오븐..
위 쪽은 싱크대, 개수대, 식기 세척기..
왼쪽은 2 단 테이블, 냉장고, 밥솥..
중앙은 3 단 테이블, 조리 기구..)
이곳은.. 전체적으로 아담한 듯 하면서도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으며 구조가 꽤, 간단했다.
그리고, 주방 안에 들어서자..
할머니 한 분과 중년 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보였다.
하얀색 두건..
하얀색 가운..
검은색 긴 바지..
둘 다 같은 의상을 입고 있었다.
할머니는 현재 중앙에서 식칼을 들고,
이런저런 재료를 다듬고 있고..
중년 쯤 되어 보이는 여성은 설겆이를 하고 있다.
"고생들 하십니다."
그가 고갤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
"그려~~ 너도~."
할머니가 그를 보며 대답했다.
"으음? 레온이구나~~."
아줌마가 레온을 보며 대답했다.
"어라??
처음 보는 아가씨가 보이네???
그새, 또.. 여자친구를······."
"아아.. 그런 게 아닙니다, 사모님~."
레온이 아줌마의 말을 자른 뒤, 웃으며 대답했다.
'아가씨? 여자친구??'
나는 고갤 갸우뚱 거렸다.
"자··· 이쪽으로.."
그가 어딘갈 가리키며 말 했다.
그곳은 주방 오른쪽 끄트머리에 있는 나무로 된 문이었다.
'······.'
'덜컥..'
문이 열리자, 색 다른 장면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눈 앞에 왠 정원이 보였다.
'우와···.'
나는 정원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 모양의 내부..
'←, ↖, ↗, →.' 방향으로 매달린 둥글고 커다란 창문..
(창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벽은 온통 수풀로 뒤덮여 있었다.)
하얀색 천장..
큰 샹들리에..
은빛의 대리석으로 된 동그란 3 단 분수대..
(정원 중앙 쪽에 자리잡고 있다.
테두리는 다 하얀색이고,
물이 맨 위에서 아래로 졸졸졸졸 흘러 내려갔다.)
금빛 전구 장식..
(분수대 맨 위에 있다.)
여러 종류의 화분..
(분수대 테두리 쪽에 띄엄띄엄 배치 되어있다.
위에서 부터 6, 12, 18.. 총 36.)
갈색 벽돌 바닥..
하얀색 울타리..
그 속에 핀 꽃..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왼쪽 부터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꽃들이
각각 4 분의 1 씩 피어 있었다.)
수도꼭지.. 호스.. 바가지.. 분무기..
(왼쪽 아래에 있다.)
이리저리 유유히 날아 다니는 형형색색의 나비들..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꽃내음..
이곳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향기롭고, 눈 부시고, 운치있고,
또.. 꽤, 넓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신 거죠?"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이름이요??"
"네, 아름다운 아가씨······."
'아.. 아가씨??'
아까도 이런 얘길 들었던 것 같은데······.
"저기.. 전···."
"아, 실례···
제 이름을 먼저 알려 드렸어야 했는데..
당신의 장미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에 넋이 나가 버려서 그만..
저도 모르게 무례를 범한 것 같군요..
그 점, 사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정중하게 말 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그럼, 제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이름은 레온이라고 합니다.
아가씨의 이름은 어찌 되시는 지요?"
그가 내게 느끼한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피곤했다.
그래서, 나는 얼른 이 상황을 마무리 짓고,
숙소에 가서 쉬고 싶었다.
"제 이름은 잭이라고 해요.."
"오.. 잭···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여인인가..
당신의 대서양과도 같은 깊고, 푸른 눈망울만 봐도
그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얘.. 도대체 왜, 이러니..?'
난감했다.
"당신은 어째서 절 이렇게나 고달프게 만드시는 겁니까?"
'어이, 그건 내가 할 소리라고!!'
"당신을 만난 뒤로..
전 잠 한숨 편히 들 지 못 한 채,
하루하루를 끙끙 앓으며 공허히 지내고 있답니다.
마치, 가슴 속에 거대한 구멍이 하나 뚫린 것 처럼요······."
"저기, 레온씨..
제가 무슨 잘못을 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게 생각 합니다."
"아뇨, 당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단지, 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고결하고, 위대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마치, 신성의 빛 처럼 눈 부시게 빛이 나기에···
저 같은 보잘 것 없는 이들은
한 없이 작아지고, 초라해 지고, 볼 품이 없어지고, 나약해질 뿐이지요..
그래서, 너무나도 우울하고, 슬픕니다.
제가 이것 밖에 안 되고, 못 한다는 좌절감에..
아아~~ 너무나도 질투가 납니다.
원래 남 잘 되는 꼴 못 보는 게 인간들이지만..
흠 조차도 잡을 게 하나 없는 당신..
그리고, 그런 당신이란 빛에 그만 눈이 멀어 버린 이 어린양······
신이시여! 전 이제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
'하···.'
뭐, 어쩔······.
"그래서, 뭐.. 어떻게 해 드리면 좋을까요?"
난 지루해져서 그에게 핵심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런 부족하고 모자란 저이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최고의 상대가 되기 위해,
밤낮 할 것 없이 항상, 최선을 다 해 노력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러니..?'
"결혼을 전제로 저와 사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가 무릎을 꿇고 고백했다.
'······.'
'뭐?'
이 뭔 청천벽력 같은 소리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저기, 미안해요···."
"예..?"
"그럴 수 없어요···."
나는 그의 고백을 거절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가 갑자기 실성한 듯 웃기 시작했다.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이.... 저의 고백을 차시다니요!
하하하하..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입니다."
그가 현실을 부정했다.
"잭 아가씨···
수줍어 하지 않으셔도 되니..
다시, 한 번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그가 다시, 정중히 요청했다.
"그럴. 수. 없어요."
나는 또박또박 대답했다.
'쿵!!'
레온의 주변에서 규모 9.6 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러자, 땅이 흔들리며 갈라졌다.
이후 해안가에서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한 섬 나라를 휩쓸어 버렸다.
그렇게 그곳은 물 바다가 되어 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그는 하얗게 불 탄 모습으로 변했다.
"왜, 안 넘어 오는 거지?
지금 까진 백 발 백중이었는데..
멍청한 여자들은 내 얼굴만 봐도
금세 다 헤벌레 해 지던데 어째서······."
그가 낮게 중얼 거렸다.
"우....
이런 앙큼쟁이 같으니라구..
이봐, 아가씨···
나 같은 상대는 천 년, 만 년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든 상대라구?
아니면.. 혹시 내가 너무 잘 생기고, 잘 빠지고, 잘 나서
부담스러워서 그런 거야??
그렇지??? 그런 거지????
그래서.. 지금, 그렇게 내숭 떨고 있는 거지?????
난 다 알고 있어..
여자들은 가식 빼면 시체니깐 말이야······."
그가 현실 부정을 넘어···
자기 만의 세계 속으로 깊이 들어 가 버렸다.
"아뇨.. 그런 건 아닌데···."
나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Nuclear Lauched Detected······.'
"삐이이이이.. 쾅!!"
어디선가 무언가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이후 그것은 검은색 긴 바지, 검은색 긴 상의를 착의한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한 돼지 한 마리와
주변에 있는 검은 개들을 향해, 적중했다.
그리고, 그 주변엔 검은 버섯 구름이 생성 되었다.
그 다음.. 하늘을 바라보자,
황금빛 눈동자를 한 '매.' 한 마리가
창공을 자유롭게 비행하며 날개짓 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그는 하얗게 불 탄 모습으로 변했다.
"설마··· 나 진짜 차인 거야..?
이.. 내가 차였다고??"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이건 말도 안 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가 오열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앙.."
그는 자리에 주저 앉더니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난감했다.
'아까 그냥, 숙소로 갈 걸······.'
후회스러웠다.
"훌쩍훌쩍..
잭···
다음 번에는 반드시 당신을 공략하고 말겠어요!
그 때 까지..
으아아아아아아앙!!
엄마!!!!!!"
그는 뛰쳐 나갔다.
'나 남잔데···.'
나는 자리에 잠시 서 있다가 숙소로 향했다.
'······.'
"뭔 일이냐?"
엔비가 침대 위에서 물었다.
"어? 아.. 아무 것도 아니야.. 하핫;;"
난 절대 남자한테 고백 받은 뒤, 찼다고 말 못 한다.
"그래? 그나저나, 카레···
나중에도 또, 먹어 보고 싶구만~~."
엔비가 자리에 누운 뒤, 말 했다.
"그럼, 나중에도 또, 여기 와서 같이 먹자···
그 때도 같은 음식이 나올 런 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의 옆에 앉아서 말 했다.
"그럼, 나올 때 까지 있으면 되지~~."
"뭐? 너 아주 여기서 지낼 생각이야??"
"크크크크..
그것도 나쁘진 않지~~
네 생각엔 어때?"
"흠··· 뭐, 나쁘지 않을지도?"
"그렇다는데..
아가씬 어찌 생각하시나??"
엔비가 살짝 열려진 문을 주시하며 말 했다.
'······.'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붉은색 머리카락..
연두색 눈동자..
그녀였다.
"저기, 실례 하겠습니다..
엿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대답했다.
"아니아니, 뭐, 그런 것 가지고~~."
엔비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 했다.
"그런데, 이곳엔 어쩐 일로 오셨죠?"
난 그녀를 보며 물었다.
"아.. 이제 출발 준비해도 되냐고 물어 보려고···."
"네, 상관 없어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엔비가 날 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엔비에겐 아직 아무런 얘기도 안 해 줬지..
"뭐냐면···."
'······.'
나는 그에게 (목욕탕에서의 일은 제외..)
그녀와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뜻이 맞아서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으흠.. 그랬단 말이지?
잭, 이 녀석···
지금 보니 선수인데??"
엔비가 팔꿈치로 날 콕콕 쑤시면서 웃으며 말 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데, 아가씨···
괜찮겠어?
이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또, 여관 일은 어쩌려구 그래??"
엔비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아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허락이라면 이미, 진작에 받아뒀고···
이래뵈도 전.. 튼튼한 편이랍니다!!
그러니, 아마.. 걸림돌이 되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그녀가 엔비를 보며 당차게 대답했다.
"그.. 그래?
그럼, 뭐, 됐지만···."
'······.'
그런 일이 잠시 있은 뒤,
그녀는 준비할 게 있다며 어딘가로 향했다.
그리고, 나와 엔비는 숙소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나는 침대에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이봐, 잭···
정말로 괜찮겠어?"
엔비가 옆으로 누운 채, 말 했다.
"뭐가 말이야?"
"아무래도 위험하지 않겠어?
우린 상관없을 지 몰라도
그 여잔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이잖아..
이거··· 괜히 데리고 갔다가 짐만 되는 거 아니야??"
'그건 아닐 걸..?'
내 기억상으로는 그녀는 강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마, 괜찮을 거야~~."
'똑똑.'
방 문 너머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 오세요."
나는 방 문을 보며 말 했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그곳엔 그녀가 복장을 갈아입은 채, 서 있었다.
검은색 반팔티..
갈색 반바지..
노란색 조끼..
조명이 달린 노란 헬맷..
고글..
곡괭이..
"어이! 우린 지금, 광산에 가는 게 아니라고!!"
엔비가 그녀를 타일렀다.
"아.. 그렇군요!"
'······.'
"갑시다!"
짐들을 창고에 두고 온 그녀가 우릴 보며 당차게 말 했다.
난 엔비 쪽으로 고갤 돌렸다.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어찌되도 난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