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는 N을 따라 상담실 한 곳에 들어갔다. N은 잠시 후 노트북 하나를 가져와 D 앞에 내려놓았다.
“생각해보니 괜히 종이 낭비를 할 필요는 없지. 여기서 노트북으로 신청하시게.”
“…….”
D는 비꼬는 말이 목구멍까지 비집어 올라왔지만 그걸 꿀꺽 삼키고 노트북을 켰다. 학교 통합정보시스템에 접속했다. 그러나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 지 알 수 없어 헤맸다.
N은 D가 헤매는 것을 알아차리고 N을 도와주며 말했다.
“공고문을 빨리 작성해서 돌려야겠구만. 좋은 제도 좋은 시스템이 있어도 사용자가 모르니 무의미하구만.”
D는 N의 도움을 받아 학생상담신청란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D는 양식의 빈칸을 하나하나 채워나갔다. 교수의 이름과 직원번호. 그리고 상담을 받을 학생의 이름, 학번. 그리고 상담을 받을 항목에 체크하라는 리스트가 죽 늘어서 있었다.
“…….”
D의 손이 멈췄다.
상담을 받을 내용.
I는 말하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했지만 끝까지 D에게는 자신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았다.
신뢰받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서글퍼졌다. 그리고 화가 났다. 용인인 자신이 도움을 주겠다고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을 쳐버린 것이 그녀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다.
그래도. 분노보다는 서글픔이 더 컸다.
“왜 그러는감?”
N은 D가 손을 멈추고 멍하니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자 D의 옆에 서서 노트북 화면을 보았다. N은 D가 어떤 부분에서 막혔는지 확인을 하고 물었다.
“모르나?”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D는 쓰게 웃으며 덧붙였다.
“제가 신뢰받지 못해서겠지요.”
“놀랍군.”
D는 N을 바라보았다. N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D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이?”
“자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줄이야.”
그리고 N은 다시 말했다.
“놀라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D는 N의 태도에 불쾌해졌다. D의 표정과 분위기에 불쾌함이 표출되었다.
“절 불쾌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붙잡아두신 겁니까?”
“그렇다네.”
그렇게 말하고 N은 껄껄 웃는 것이었다. 그 태도에 D의 불쾌함이 분노를 발생시키는 최소치까지 치솟았다.
“상담센터 소장이라는 자리가 함부로 남에게 불쾌감을 줘도 되는 자리인 건 아닐 텐데요.”
노기와 위압감이 담긴 목소리였다. N은 웃는 것을 멈췄지만 얼굴에 웃음기는 남긴 채 말했다.
“함부로 남에게 불쾌감을 줘도 되는 자리는 없지. 불쾌했다면 내 사과하지. 아니. 음. 일단 내 말을 들어보시게나. 아니 그 전에 지금 자네가 작성하고 있는 것부터 끝내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그냥 기타부분에 체크를 하고 넘기시게.”
D는 잠시 N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I를 생각해서 N의 말대로 했다.
다음은 상담 가능한 시간.
“…….” 어쩌지. 이것도 모르는데.
“그것도 모르면 그냥 빈칸으로 두고 넘어가시게. 나중에 우리가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니.”
D는 그렇게 했다. 그러자 빈칸이 많지만 양식은 전부 채웠다. D는 양식을 제출했다.
“음. 다 끝났군. 그러면 우리 대화를 해보도록 하지. 일단 먼저 내가 자네를 불쾌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 사과하도록 하지. 미안하네. 그리고 미안하네.”
어째 말이 이상했다. 그러나 D의 영민함은 N이 같은 말을 반복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불쾌하게 만들 일이 더 있나보군요.”
“그렇다네. 아, 커피 들겠나?”
“죄송합니다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빨리 용건만 끝냈으면 합니다.
D는 내일 아침까지 자유시간이면서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속으로 ‘조금 이르게 저녁을 먹을 거니 거짓말은 아니잖아.’라고 거짓말을 합리화를 했다. 덤으로 커피도 좋아하지 않았고.
N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빙빙 돌려 말하지 않겠네. 자네가 교수로 임용될 때 반대가 극심했다는 것은 알고 있나?”
“……알고 있습니다.”
“내가 자네의 임용을 반대한 자들의 거두일세.”
별거 아니라는 듯이. 웃는 얼굴로. 농담을 던지는 것처럼 N은 말했다. 그래서 잠시 D는 N이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아주 잠깐 침묵한 후에 D는 되물었다.
“무슨?”
“말은 끝까지 하시게. 의미가 모호해서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구만.”
D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했다. 반사적으로 나온 말이었기에 스스로도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 몰랐다.
“후우.”
크게 한숨을 내쉬고 D는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을 명확하게 입 밖으로 꺼냈다.
“그걸 왜 저에게 말하는 겁니까?”
그 말을 끝내자마자 적대감이 한 차례 늦게 형성되었다. D는 N을 노려보며 위압감을 뿜어냈다. 평범한 인간 혹은 어지간한 아인이라면 절로 위축될 위압감이었다. 그러나 N은 눈을 가늘게 뜨며 손사래를 칠뿐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구만. 내가 알고 있는 D교수님이었구만.”
N의 태도에 D의 위압감이 한층 더 강렬해졌다. 그러나 N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자네 스승이 자네를 그렇게 가르치던가?”
N은 웃으면서 D의 역린을 건드렸다. D는 숨이 막혔다. 분노 때문이었다.
여덟 살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친 이후로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D를 학문의 길로 이끌어준 사람. 그리고 용인이기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가족 대신에 D와 감정적 교류를 해주었던 사람. 말년에는 병으로 죽어가는 중에도 무조건적인 비호와 지지로 D를 교수로 임용시켜주고 그 결과를 보고 웃으며 세상을 떠난 사람.
은인이자 존경하는 스승을. 그런 사람을 D의 면전에서 모욕하고 있었다.
“지. 지금. 저랑 한 번 싸워……보자는 겁니까!”
냉철의 가면이 분노에 녹아 사라졌다. D는 말을 더듬으며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쾅하고 D가 앉아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용인의 위압감이 분노에 밀려 거침없이 흘러나왔다. 상담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상담센터 사무실에서 퇴근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오싹해져서 주위를 둘러볼 정도였다.
그러나 용인의 분노를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은 여전히 평온했다. 미소는 사라졌지만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사과하지. 진심으로 자네의 스승을 모욕할 생각은 없었다네.”
그렇게 말한 N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D는 도발하던 상대가 곧장 머리를 숙여 사과하자 머뭇거렸다. 목표가 사라진 분노가 갈팡거렸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곧장 사과한 사람에게 화를 내자니 옹졸해 보일 것 같았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 빨리 사과해서 분노가 채 가시지도 않았다.
“내 사과의 의미로 마실 거리를 사오지. 기다려 주시게나.”
N은 그렇게 말하고 D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상담실을 빠져나갔다.
졸지에 홀로 남은 D는 왠지 자신이 바보짓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냥 지금 가버릴까? 안 된다. 그러면 N이 직권을 남용해서 I의 상담차례를 한참 뒤로 미룰 것이다. 그리고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기는 싫다.
D는 넘어진 의자를 다시 세워 앉았다. 바보가 된 느낌이 좀 더 강해졌다. D는 N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진짜 바보 같네.
이런 식으로 자책을 하니 분노도 어느새 사그라들었다. 혹시 노린 건가? 상담사니까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방법을 잘 알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의심을 하고 있을 때 N이 돌아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바쁜 사람을 붙잡아 놓고 자리를 비우다니 참으로 송구스럽구만.”
비꼬는 말이라도 던져볼까? 아니. 추하다.
한 번 화를 냈고 진정했기 때문일까. 다시 화를 내거나 삐딱한 태도로 상대를 대하기 껄끄러웠다. 그래서 D는 말없이 N이 건네는 음료를 받았다. 차가웠다.
“초코 바나나 셰이크라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만.”
쉐이크. 그 말을 들었을 때 지난주 난생 처음으로 갔던 패스트푸드점에서 먹었던 밀크 쉐이크가 떠올랐다.
“오, 좋아하는 음료인가?”
“예?”
“웃더군.”
“……제가 말입니까?”
D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자신이 웃었다는 자각을 해서인가 웃음기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웃었다네. 웃었어.”
D는 다시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정말로 웃었을까? 만약에 웃었다면……왜 웃었을까? 지난주에 먹었던 셰이크의 맛을 떠올리고 웃었던 것일까? 그래서 새로운 셰이크의 맛을 기대하고 웃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앞에 N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남들 앞에서 함부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몸에 베어버린 행동양식 때문에?
“왜 그러나? 무슨 문제라도 있남?”
이런. 의문이 생기면 몰두 해버리는 연구자의 버릇이 도져버렸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고 D는 셰이크를 굵은 빨대로 휘저은 후에 그것을 빨았다.
초콜릿과 바나나 그리고 바닐라, 우유가 조화롭게 배합된 음료가 그녀의 혀 위에서 사르르 녹았다. 차갑다. 하지만 달고 맛있다. 그렇지만 D는 웃지 않았다.
왜 웃었을까? 아니, 이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이 대화를 빨리 끝마치는 게 우선이다. 아까 전 화를 내기 직전에 했던 말이 무엇이었더라?
……
“제 임용에 반대했다는 것을 왜 지금 저한테 말씀하신 겁니까?”
“뭐가 그리 급한가. 적어도 음료를 마시는 동안 신변잡기를 나누면 안 되나?”
“죄송합니다만 선약이 되어 있어서 빨리 본론을 마쳤으면 하는데요.”
“그런가? 그러면 어쩔 수 없지.”
N은 더치 아메리카노를 홀짝인 후에 말했다.
“처음 말했듯이 나는 자네의 임용을 반대했다네. 그리고 그 마음은 여전해서 자네의 교수 계약을 갱신할 때도 반대를 할 생각이라네.”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저의 임용을 반대하는 겁니까?”
“한 센터의 센터장으로서. 그리고.”
N은 자신의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으며 말했다.
“이 대학 창립자 중 한 사람이자 최고액 기부자 중 한 사람으로서.”
그 말을 들은 D는 몸을 굳혔다. N은 D의 반응을 보고 낄낄 웃었다.
“자네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눈치 챌 정도의 식견은 있나보군.”
그 뿐만 아니라 D는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의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알아챌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나중에 조사해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다. 지금은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자.
“이 학교가 옛적에 국립대학으로 전환되어서 창립자의 실질적인 권한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헛기침으로 사람들 긴장시킬 정도의 힘은 있다네.”
D는 좀 더 신중하게 말을 꺼내기로 했다. 입을 다물었다.
“자네 스승도 참 인물이지. 내가 반대하는데도 끝까지 자네를 교수로 임용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결국에는 원하는 바를 달성하고 말이야.”
스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D는 스승에 대한 아련함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네 스승이 말하더군.”
D는 긴장했다. 또 다시 N이 스승을 모욕하면 어떻게 반응해야 올바를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네를 교수에 적합한 인물로 만들어 놓겠다고. 하지만……”
N은 뒷말을 삼켰다. D를 배려하려는 건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인지.
D의 스승은 D가 교수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2년 전의 일이었지만 D는 아직도 스승의 죽음에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흠! 흠!”
N은 헛기침을 했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 자네는 여전히 교수로서는 낙제점을 받을 인물일세.”
“어째서지요? 논문 실적도, 프로젝트 수주로 벌어들인 금액도 적지 않을 텐데요.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네 연구실에 소속된 인물이 얼마나 되나?”
“…….”
교수 한 명, 박사 후 연구원 0명, 박사과정 0명, 석사과정 0명, 학부연구생 0명 도합 1명. D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자네 지도교수로서 상담을 할 때 담당하는 학생들을 전부 불러서 설문지만 돌리고 그것으로 상담을 끝냈더군. 귀찮았나?”
“…….”
귀찮았다. 다른 교수들도 이렇게 했다고 변명을 할까 싶었지만 오히려 긁어 부스럼일 것이다.
“물론 대학이 초등, 중등 교육기관과는 다르긴 하지만 교수도 교육자일세. 선생님이란 말일세. 내가 이 학교를 창립한 이후 선생님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자만 교단에 올렸네. 지금 자네는 선생님이라고 불릴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
“자네는 자네 스승이 자네에게 해주려고 한 일을 자네 제자들에게 해주고 있나?”
D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졌다. 분노 때문은 아니었다. 분노한다고 하더라도 N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다. 자신에 대한 분노. 자신의 행동이 은사를 욕보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상론이라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 자신이 그 수혜자인 이상은.
“이 외에도 자네의 임용계약갱신을 반대하는 이유는 많네만 제일 큰 이유는 자네는 좋은 연구자일지언정 좋은 스승은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세.”
“…….”
D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스스로도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귀찮아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위해서 쓰는 시간을 연구에 할당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의무는 책잡히지 않을 정도로만 이행하고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은 최대한 누리던 얌체.
무엇을 하든 최고가 되어야하는 용인의 프라이드도 지금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공격했다. 좋은 연구자이지만 좋은 스승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좋은 연구자라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겠지만 D는 좋은 스승이 아닌 것에 자괴감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을 인지하는 틀이 넓어지니 자신의 흠이 보였다.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하지만 말일세.”
지금까지 엄격하기만 하던 N의 목소리에 부드러움이 가미되었다.
“나는 오늘 방금 전에 자네에게서 좋은 스승이 될 자질을 보았다네. 그리고 지금도.”
D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N은 보는 사람이 편안해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신의 과오를 부끄러워하는 자는 자신의 과오를 고칠 수 있는 자이지.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언제나 문제의 인식이듯이. 그리고 자네는 말했지. 학생에게 상담을 받았지만 자신이 학생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이는 자네가 이를 문제로 인식했다는 말 아니겠나?”
D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왜 여기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지 떠올렸다. I의 문제를 자신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기에 도움을 받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었다. I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씁쓸해하고 I에게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해했다.
여기서 잠깐. D는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정확하게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오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사람은 선입견을 가지고 만나면 안 되는구만. 아직 나도 배울 것이 참으로 많아.”
N은 하하 웃고는 마른 목을 커피로 축였다.
“이보게. D 교수님. 내 제안 하나 하지.”
“무엇입니까?”
“정기적으로 나와 만나 대화를 나누세. 지금은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나도 한 때는 교편을 잡았던 적이 있다네. 내가 자네가 좋은 스승이 될 수 있게 도와주겠네. 후에 자네가 스승으로서의 인품을 갖추었다고 생각된다면 나는 자네의 교수 계약 갱신 때에 찬성해주겠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교수 계약 갱신 때에 끝까지 반대를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알겠습니다.”
한숨과 함께 동의를 표한다. 이 때 D의 심상은 방금 전에 받았던 오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후였다.
----another sid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