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오늘도 못나갔네. 생활비도 이제 바닥인데 어떻게 하나.”
인력사무소 앞에서 담배연기를 뱉어내며 중얼거렸다.
취업준비를 하며 계속해서 지원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불합격이라는 소식 뿐. 계속해서 돌아오는 불합격이라는 소식에 곧 취업 할 것이라는 믿음도 사라졌다.
결국 아르바이트보다는 일급으로 바로 받을 수 있는 인력사무소로 맨날 출근을 하고 있지만 못 나가는 날이 계속 될 뿐이다.
“하아, 진짜 개같네.”
피우던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 꺼버린 후 고시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카톡’
주머니에 넣어 뒀던 휴대폰을 꺼내 내용을 확인했다.
[오빠, 오늘도 힘세요! 파이팅이에요!]
카톡 내용을 보고 ‘그래, 내일은 일을 나갈 수 있겠지. 힘내자!’ 라고 조용히 되뇌며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 연이도 파이팅!]
휴대폰을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더럽게 깨끗하구나……?”
푸르기만 하던 하늘에서 검은 구멍이 생겨나더니 점점 커지는 것이 보였다.
구멍은 점점 그 크기를 키워나가더니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구멍 주위의 구름과 고층건물들이 흡입력에 의해 점점 빨려 들어가고 주위에서는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사이 나의 몸도 조금씩 떠 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주위에 있던 가로수를 꽉 붙잡았다.
“씨발, 이게 뭐야!”
갑자기 하늘에서 생긴 구멍에선 점점 더 강하게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주위의 나무들도 점점 더 세차게 흔들리다 뿌리까지 구멍으로 빨려들어 갔다.
그렇게 내가 잡고 있던 나무도 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구멍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 씨발 이렇게 죽는 건가.”
죽는다는 생각이 들자 가족과 함께 연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직 같이 해보지 못한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렇게 그냥 헤어지게 되는 건가. 마지막으로 연이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다.
전화라도 걸어보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지만 검은 구멍은 그대로 나를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