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주위가 깜깜하다.
검은색으로 칠해놓은 벽에 갇혀있는것같다고 이시드는 생각한다.
“꿈이구나.”
어떻게든 꿈에서 깨어나고 싶었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건 어떠한 로맨스도 즐거움도 음식도 없다. 이럴때는 다리에 힘을 주어서 반동을 싣고 일어나는게 상책이다. 가위에 몇 번 눌러본적이 있는 그는 냅다 눕더니 다리에 힘을 줄려고 하자.
-만 깐잠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래줄려다기?
“기다려줄래?”
신기했다. 알 수 없는 말이지만 자신의 목소리다. 이시드가 일어나면서 제일 본건 달이었다.
-고마워, 기다려줘서.
아니 달이 아니다. 지독하기 빛나는 황금색이였지만 중앙에 뱀눈같은 망막이 보인다.
“그 눈말이야.”
-내 눈이 왜?!
이시드는 저걸본적이 있다.
자신의 엄마가 너무 화가나면 안대를 벗고 노려보는데 그때 왼쪽 눈이 저런 눈이다. 거울을 보면서 왜 나는 엄마처럼 한쪽 눈 색깔이 다른데 저게 안되지 라면서 노려본적이 있었다.
이시드는 궁금했다. 저것의 정체가 무언인지.
“너는 누구야?”
그러자 저것은 간단한 답을 주었다.
-나는 나지.
“뭐야 그게?”
마치 처음에 살라딘을 만났던게 떠오른다. 질문을 하면답을 회피하는 대답만 했었지. 무언가는 이시드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야?!
“나는 이시드지. 이시드 세실.”
-그러면 나는 이시드 세실이야.
말이 안통한다. 방금전까지 나는 나라고 했던 게 나는 너라고 주장한다. 이시드는 귀찮다는 듯 다시 눕더니 다리에 힘을 준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려는 순간
-미안해, 미안해 제발 여기에 있어줘.
이시드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두운 배경이 갑자기 새하얗게 변한다. 그리고 무언가가 자기를 막아선다. 무언가는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 은발에 오른쪽에는 붉은 눈 왼쪽에는 황금의 색.
순간 이시드는 여기가 꿈이란걸 잊는다.
-계속 혼자여서 외로운 마음에 장난 한번만 치고싶었어.
자신의 얼굴로 저런 다급한 표정을 지으니 뭔가 묘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는 이시드의 뺨을 조물조물 하면서 즐거워한다.
-히히히, 말랑말랑하다.
장난감이 된거같해서 너도 똑같이 해주마를 외치고 무언가의 뺨을 만진다.
시리도록 차가웠다.
얼음을 만지는 것 같해서 이시드는 제빨리 손을 뗀다.
-어?, 기분 상했어?! 미안해 미안해.
어린 진짜 어린 조카를 보살피라는 삼촌의 기분이 이런거였을까. 제빨리 손을 떼고 떨고있는
무언가에게 다가가 이시드는 그의 머리를 쓰담쓰담해준다.
-헤헤헤헤.
엄마도 자신에게 쓰담쓰담을 자주 해줬었지. 이시드는 갑자기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가 보고싶었다. 이시드는 몇 번더 쓰담어 주더니 과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 이게 마지막이다 라고 단호한 엄마처럼 말한다.
“나는 가야되어서 말이야.”
-뭐?, 가지마 가지마
눕지말라고 억지로 일으켜세우지만 뭔 소용히 있겠는가 이시드는 다리에 힘을 주면서 말한다.
“또 올게.”
“시드야!, 우리 아들!”
이시드는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누워졌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엄마가 그를 덮쳤기 때문이다.
“수... 숨막혀..”
얼마나 꽈악 조르는지 숨이 안 쉬어진다. 그러자 옆에 있는 리제가 말한다.
“잠꾸럼쟁이 오빠. 5일동안 자면 어떻해?”
“5일 내가?!”
이시드의 인생 14년 중 그렇게 오래 자긴 처음이였다.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아빠,엄마,여동생 그리고...
“어 사부님도 있네요?”
살라딘도 있었다. 그는 반가움에 인사라고 하고싶지만 라자는 뱀처럼 그를 꽈악 잡아서 벗어날수가 없었다. 이거좀 풀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어.. 엄마 울어?”
포금한 냄새와 함께 흐느낌이 느껴졌다. 엄마가 이렇게 운적이 있던가 갑자기 미안해지는 어른들의 사정을 모르는 어린 그였다.
시간이 지나니 평화로워 진거같았다. 더불어 이시드는 화장실에서 자신의 변화에 눈치를 챘다.
“어라?!, 엄마 왼쪽 눈 주변에 있는 비늘이 사라졌어요.”
그것뿐만이 아니다 왼쪽 눈의 망막이 뱀처럼 변했다.
이시드는 멋있어진 자신의 모습에 방방뛰면서 기뻐하지만 라자는 어째 웃지않는거같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쓰담어 주더니 말한다.
“그래 다행이구나.”
그녀는 이제 다 말해줘야겠다고 각오를 한다.
그러나 어린 이 아들이 그걸 감당할수있을까.
이시드는 좋은 날은 천천히 오고 나쁜 일은 확들어온다는 자신의 아빠의 충고가 떠오른다.
먼저 살라딘이 말했다.
-나는 너의 혈도를 막았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너는 오러는커녕 마나 하나 다룰 수 없는 말이 되지.
“시... 싫어요!”
-이미 너가 자둘 때 해두었다. 삐지지 말고 화풀어 언젠가는 풀어줄테니
“그 언젠가가 언제에요?”
-내가 다시 돌아올 때?
“언제 오는데요?”
-비밀.
두 번째는 라자였다.
-너는 오늘부터 아카데미에 못 간다.
“에엥?”
-이미 학교측에선 이미 얘기했어 국장이 벌써 서신을 보냈으니 국왕폐하도 이해해주시겠지.
“그러면 나 하루종일 집에 있는거야?”
-그래.
일찍 안 일어나도 된다것에 잠깐 좋아하지만 분위기상 그러면 안 될거같았다.
세 번째로 듄이 백수를 탈출 하겠다고 선언한다.
-우리집은 오늘부터 빵집한다.
“빵집은 무슨.., 집에서 하루종일 뒹구시는 백수가..., 그나저나 아빠 빵 만들줄 알아요?!”
-니가 아침점심저녁으로 먹는 디저트가 누구 솜씨냐.
마지막으로 리제가 환호한다.
-야호!
아몬드 잼을 넣은 번 안에 커스터드 크림을 듬뿍 넣고 슈가 파우더를 솔솔 뿌려서 마무리를 한다.
이시드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초코 시럽으로 별 모양을 하고 시럽에 담가둔 체리를 올려두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건 자신이 먹을 게 아니고 판매용이라 그러지 못하는게 아쉬울 나름이다. 이시드는 그릇을 리제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자 여기.”
“고마워요 누나.”
직원 용 옷으로 갈아입은 리제는 빵을 비닐에 싸 포장을 하고 한 10살 먹은 소년에게 빵을 건내준다. 소년은 빵을 받더니 동전 몇 개를 주면서 쪼르르 가게문을 열고 나간다. 그 모습에 대견스럽게 지켜 본 듄은 눈물을 흘린다.
“흑흑, 이제 우리 딸 시집보내도 되겠어.”
아빠,아빠하면서 따라다니는 게 엊그제 인데 벌써 17살이다. 자신의 딸을 노리는 늑대들이 몰려오면 어쩌나하고 걱정만 드는데 아니라 다를까 벌써부터 가게앞에서 서성거리는 남자들이 자신의 딸내미 엉덩이부터 슥 보면서 휘파람 부는게 아닌가 그는 식칼이라도 꺼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지만 뒤통수가 따끔거린다.
“이 양반이 아들네미 일하고 있는게 안 보여?!”
마누라의 호통에 정신이 번쩍든다. 옆을 보니 아내말대로 아들네미는 한손으로는 컵케이크 5개에 치즈크림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는 팬케이크를 뒤집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듄은 그걸 대견스럽게 바라본다.
“많이 컸네.”
“그러게...”
가게문을 연지 4년이 지나간다. 아들은 18살이되고 딸은 17살이 되었다.
이대로 내버려두어도 자기 앞가림은 잘 할거같았다.
라자는 듄에게 말을 건다.
“여보 ‘그’가 말한거 기억나?”
잊혀지지가 않는다. 자신을 신이라고 지칭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는 그는 듄과 라자에게 말을 하나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게 자신의 아들의 운명을 바꿀거라는 것을.
“뭐 알아서 하겠지 뭐.”
자신의 인생이 아니고 아들의 인생이다. 그러나 왠지 그는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바램이있다.
‘평범하게만 살아줬으면.’
라는 문구가 그의 가슴을 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