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오장원에는 오늘도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위나라의 도독 사마의와 진을 치고 대치한지 벌써 석달 가까이 지났지만 전투한 번 없었다. 오늘도 공명은 그의 부장 백약과 함께 진지를 돌고있었다.
[강유, 이번 북벌은 승산이 없소. 이미 내 수명이...]공명이 피를 토했다. 벌써 오래 전부터 얻어온 병이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소이다. 선제의 뜻을 내 죽는 날까지 이어갈 것이오. 회군은 내가 죽은 뒤에도 늦지 않소.]
[승상, 아직 포기는 이릅니다. 제가 아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북두칠성에 기도하는 방법이지요.] 강유가 말했다.
[그것은 본인도 융중에 머물던 시절 읽은 기억이 있소. 아마 태평요술서에서...]공명이 말꼬리를 흐렸다.
[예. 그렇습니다. 우선 7개의 등을 좌석 주의에 배치한 후 갑사(甲士) 49명을 호위시켜 북두칠성에 7일간 기도를 올리면 7년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강유는 7일기도 도중에 불이 꺼지면 그 자리서 즉사한다는 경고를 읽지 못하였다.
공명은 기도에 들어갔다. 갑사 49명의 호위를 받으며 기도를 시작했다.
[천지신명이시어! 저는 아직 죽을 수 없사옵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면, 먼저가신 선제폐하와 여러 장수들을 죽어서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1년이라도 좋으니 이 불쌍한 공명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7개의 등불이 타오를수록 공명의 얼굴에는 생기가 더해갔다.
기도 7일째 되는 날 위나라 진지의 사마의는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
[장합, 저기를 보아라 저 커다란 별이 공명성(星)이다. 내가 보기에는 마지막 빛을 내는 것 같다.] 사마의가 말했다.
[그럼 사마도독. 공명이 곧 죽습니까? 이제 촉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 옵니까?]
[그 동안 잘 참아왔다. 촉의 진영에 가서 싸움을 걸되 적이 싸움에 응하지 않는다면 공명이 죽은것이니 전멸시키고 오도록]
[만약 싸움에 응한다면?]
[응원군을 보내겠다. 그래도 공명은 오늘까지다.]
장합이 위나라 정예 1만을 이끌고 내달렸다.
한편 촉의 진영에서는 7일의 기도가 끝나가고 있었다.
[으음...곧 7일의 기도가 끝나긴 하는데 무슨 변화가 없어도 수명이 연장되는 걸까?] 공명이 초조해 하고 있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앉은 곳 주위에 갑사들은 사라지고 7개의 등만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욱한 안개까지 끼더니 전방에서 노인이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백약! 어디에 있는가! 진중에 민간 백성이 돌아다니지 않느냐!]공명이 소리쳤다.
[백약은 없네] 조용하고 짧막한 음성으로 노인이 말했다.
[노인장은 누구시오?]
[나는 태평요술서를 만든 남화선인이다. 자네의 기도를 듣고 북두칠성(北斗七星)의 기를 받아왔네.]
[그럼 저의 수명의 연장시켜주시는 것이 옵니까?]
[물론이네. 허나 지금 시대의 흐름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지. 그래서 자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시대로 보내려고 왔네] 남화선인이 말했다.
[다른 시대로 간다고 하면 지금의 촉은 어찌합니까! 저는 갈 수 없습니다.] 공명이 외쳤다.
[어짜피 촉의 운명은 길지 않아. 그리고 자네는 한 시진 후에 죽는다네.]
[으음...]
[나는 자네의 기도를 듣고 온거야. 촉의 흥망은 나와 상관없어.]
[만약 제가 병을 고치고 온다면 촉의 흥망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그건 자네 손에 달렸네. 거기 7개의 등불 중 하나를 고르게나. 자네가 고르는 등불에 따라 시기와 장소가 결정 될 걸세. 다시 이 시대로 돌아오는 방법은...]
[승상!] 강유의 외침에 공명은 정신이 들었다.
'음...꿈이었구나.' 공명은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몸에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승상! 드디어 7일기도가 끝났사옵니다.]
[기도의 효과인가 보오. 몸에 힘이 나오!]공명이 갑사들과 강유에게 미소지었다.
그 때
[승상!] 막사 안으로 위연이 달려들어 왔다.
[위군입니다. 승상 어찌해야 합니까?]
[그야 물론 맞서 싸워야지요. 위연장군 어서 나가 그들을 무찌르...앗!!] 공명이 무언가를 보고 나직히 비명을 질렀다. 위연이 황급히 들어오다가 7개의 등불 중 하나를 뒤엎었다.
공명이 아까의 꿈을 상기시켜보니 원래 시대로 돌아오는 방도를 듣지못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런데 등받침 기둥에 글씨가 있는 것이 아닌가!
임진년 조선(壬辰年 朝鮮)
[저 글은 누가 적었는가!] 공명이 다급히 외쳤으나 불이 이미 꺼져버렸다.
[승상! 승상의 몸이 사라져 갑니다!] 강유와 위연이 말했다.
공명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눈이 점점 감기어갔다.
[백약. 내가 없더라도 북벌을 계속하시오...그리고, 그리고...] 공명은 후계자인 그에게 북벌계획을 말해주고 싶었으나 눈을 뜰 수도 입을 벌릴 수도 없었다.
오장원에는 오늘도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위나라의 도독 사마의와 진을 치고 대치한지 벌써 석달 가까이 지났지만 전투한 번 없었다. 오늘도 공명은 그의 부장 백약과 함께 진지를 돌고있었다.
[강유, 이번 북벌은 승산이 없소. 이미 내 수명이...]공명이 피를 토했다. 벌써 오래 전부터 얻어온 병이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소이다. 선제의 뜻을 내 죽는 날까지 이어갈 것이오. 회군은 내가 죽은 뒤에도 늦지 않소.]
[승상, 아직 포기는 이릅니다. 제가 아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북두칠성에 기도하는 방법이지요.] 강유가 말했다.
[그것은 본인도 융중에 머물던 시절 읽은 기억이 있소. 아마 태평요술서에서...]공명이 말꼬리를 흐렸다.
[예. 그렇습니다. 우선 7개의 등을 좌석 주의에 배치한 후 갑사(甲士) 49명을 호위시켜 북두칠성에 7일간 기도를 올리면 7년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강유는 7일기도 도중에 불이 꺼지면 그 자리서 즉사한다는 경고를 읽지 못하였다.
공명은 기도에 들어갔다. 갑사 49명의 호위를 받으며 기도를 시작했다.
[천지신명이시어! 저는 아직 죽을 수 없사옵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면, 먼저가신 선제폐하와 여러 장수들을 죽어서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1년이라도 좋으니 이 불쌍한 공명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7개의 등불이 타오를수록 공명의 얼굴에는 생기가 더해갔다.
기도 7일째 되는 날 위나라 진지의 사마의는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
[장합, 저기를 보아라 저 커다란 별이 공명성(星)이다. 내가 보기에는 마지막 빛을 내는 것 같다.] 사마의가 말했다.
[그럼 사마도독. 공명이 곧 죽습니까? 이제 촉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 옵니까?]
[그 동안 잘 참아왔다. 촉의 진영에 가서 싸움을 걸되 적이 싸움에 응하지 않는다면 공명이 죽은것이니 전멸시키고 오도록]
[만약 싸움에 응한다면?]
[응원군을 보내겠다. 그래도 공명은 오늘까지다.]
장합이 위나라 정예 1만을 이끌고 내달렸다.
한편 촉의 진영에서는 7일의 기도가 끝나가고 있었다.
[으음...곧 7일의 기도가 끝나긴 하는데 무슨 변화가 없어도 수명이 연장되는 걸까?] 공명이 초조해 하고 있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앉은 곳 주위에 갑사들은 사라지고 7개의 등만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욱한 안개까지 끼더니 전방에서 노인이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백약! 어디에 있는가! 진중에 민간 백성이 돌아다니지 않느냐!]공명이 소리쳤다.
[백약은 없네] 조용하고 짧막한 음성으로 노인이 말했다.
[노인장은 누구시오?]
[나는 태평요술서를 만든 남화선인이다. 자네의 기도를 듣고 북두칠성(北斗七星)의 기를 받아왔네.]
[그럼 저의 수명의 연장시켜주시는 것이 옵니까?]
[물론이네. 허나 지금 시대의 흐름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지. 그래서 자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시대로 보내려고 왔네] 남화선인이 말했다.
[다른 시대로 간다고 하면 지금의 촉은 어찌합니까! 저는 갈 수 없습니다.] 공명이 외쳤다.
[어짜피 촉의 운명은 길지 않아. 그리고 자네는 한 시진 후에 죽는다네.]
[으음...]
[나는 자네의 기도를 듣고 온거야. 촉의 흥망은 나와 상관없어.]
[만약 제가 병을 고치고 온다면 촉의 흥망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그건 자네 손에 달렸네. 거기 7개의 등불 중 하나를 고르게나. 자네가 고르는 등불에 따라 시기와 장소가 결정 될 걸세. 다시 이 시대로 돌아오는 방법은...]
[승상!] 강유의 외침에 공명은 정신이 들었다.
'음...꿈이었구나.' 공명은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몸에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승상! 드디어 7일기도가 끝났사옵니다.]
[기도의 효과인가 보오. 몸에 힘이 나오!]공명이 갑사들과 강유에게 미소지었다.
그 때
[승상!] 막사 안으로 위연이 달려들어 왔다.
[위군입니다. 승상 어찌해야 합니까?]
[그야 물론 맞서 싸워야지요. 위연장군 어서 나가 그들을 무찌르...앗!!] 공명이 무언가를 보고 나직히 비명을 질렀다. 위연이 황급히 들어오다가 7개의 등불 중 하나를 뒤엎었다.
공명이 아까의 꿈을 상기시켜보니 원래 시대로 돌아오는 방도를 듣지못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런데 등받침 기둥에 글씨가 있는 것이 아닌가!
임진년 조선(壬辰年 朝鮮)
[저 글은 누가 적었는가!] 공명이 다급히 외쳤으나 불이 이미 꺼져버렸다.
[승상! 승상의 몸이 사라져 갑니다!] 강유와 위연이 말했다.
공명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눈이 점점 감기어갔다.
[백약. 내가 없더라도 북벌을 계속하시오...그리고, 그리고...] 공명은 후계자인 그에게 북벌계획을 말해주고 싶었으나 눈을 뜰 수도 입을 벌릴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