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단편] 사이버펑크의 시대 [9]




(3538551)
작성일 프로필 열기/닫기
추천 | 조회 20008 | 댓글수 9
글쓰기
|

댓글 | 9
1
 댓글


(IP보기클릭)210.97.***.***

BEST
다만 '우리 세대에 걸맞는 분노'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우리 세대'요? 본문에서 쓰셨듯이 우리 사회는 파편화를 넘어서 그냥 가루가 되다시피 했어요. 그나마 네트워크가 덜 발달한 구시대에는 구성원별로 헤쳐모일 건덕지가 적었으니, 어떠한 주류와 반(反) 주류로 나뉘는 게 고작이었고 사회 구성원 간에 단결하기가 그나마 편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본문 말마따나 온갖 것들이 심판대에 오릅니다. 모두가 분노를 원하지만, '그 방향은 철저하게 다르다'는 거죠. 이 부분을 빼먹으셨네요. 디시 댓글에 '투쟁을 강요하는 고리타분한 만화'라던 말을 보면 알 수 있듯 이제 20대 남성 보수주의자들은 와! 진보! 투쟁!과 아예 척을 진 상황이고요, 정작 SF 소설 독자라는 분들은 만화 마지막에 그리셨던 디시-4chan-밈 문화를 싫어하다 못해 혐오합니다. 그 분들이 SF를 진보주의로 치환시켜서 말하시는 걸 보면 잘 아시리라 믿어요. 이 만화를 보고도 "혐오를 이끄는 퇴행적 문화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분노를 이끈다'고 말할 수가 있나?" 라면서 트위터에 RT를 돌리는 동시에 페미니즘의 저항 정신 트윗을 RT할 걸요? 아마 작가님 글을 그나마 좋게 평가하면서도 디시충이라고 깔 겁니다 아마. 그나마 타국에 비하면 사회 구성원들이 쪼개져있을 망정 외국마냥 부자와 빈민이 '다른 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쪼개진 나라는 아니지만, 저는 명계준님이 본문에서 말하신 소위 '펑크 정신'도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고 봅니다. 이미 이 사회는 너무 쪼개졌고 다시는 뭉치지 못할 것 같아요. 대충 결론을 내자면 그렇습니다.
20.03.07 14:48

(IP보기클릭)39.119.***.***

BEST
정확한 평론이시네요. 21세기에 "시대정신" 같은 없습니다. 오히려 시대정신이니 대표 문화니 하는 걸 입에 담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죠.
20.03.07 16:24

(IP보기클릭)210.97.***.***

BEST
윗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뭐야, 소프트 SF는 SF가 아니라느니 하는 기만질인가? 이런 츠이따 힙스터스러운 만화가 -근-에 올라온다고?'라고 생각했건만 꽤나 뼈가 있는 내용이네요. -근- 말고 -디-에도 올라갔던 만화였고. 이 만화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대답해볼까 합니다. 일단 사이버펑크에서 펑크가 빠진 이유를 조금 대답해보자면, 본문에서도 지적하셨든 그 시대가 지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펑크 창작자들은 지금 사회의 주류에서 밀려날 나이가 되었고, 말씀하신 '호황에 가려진 양극화'가 시작되었다 한들 히피가 박살난 다음 경제호황까지 겪었던 세대다 보니 블록버스터 영화라던가 여피라던가 RAAADDDDD라던가 미국 시트콤 등등, 히피의 저항성과 반대되는 컨텐츠도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펑크를 주도했던 구성원들 빼고는 그 펑크란 갬성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7080 문화가 레트로로 '소비'되는 이유도 결국은 이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랑 거리가 먼 얘기기도 하겠지만. 두 번째 이유는 자본주의인데, 본문에서 말씀하신 거에 첫 번째 이유를 조금 곁들이자면 그런 문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사이버펑크'에서 '펑크'를 빼고 와! 사이버!만 남겨서 문화컨텐츠를 창조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도 펑크를 100퍼센트 저항정신과 결부시켜서 즐기지 않던 사람도 있었겠죠.
20.03.07 14:34

(IP보기클릭)59.26.***.***

BEST
어... 죽창 드립도 일종의 펑크겠네요
20.03.07 12:14

(IP보기클릭)111.251.***.***

BEST
포스트모더니즘은 완전히 모더니즘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혁명과 투쟁은 낡은 것이 되어버렸죠 앞으로의 시대에서 자본주의의 수정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충분히 현 세상은 원활히 굴러가게 될테니 우리가 한때 동경하고 되고자 했던 모습들은 그런 2퍼센트 부족한 문화매체에서나 보게 되겠지요. 그것도 추가 할인 만원 이만원 붙여서 누구나 부담없는 자본주의 특혜를 받아서 말입니다.
20.03.08 12:58

(IP보기클릭)59.26.***.***

BEST
어... 죽창 드립도 일종의 펑크겠네요
20.03.07 12:14

(IP보기클릭)210.97.***.***

BEST
윗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뭐야, 소프트 SF는 SF가 아니라느니 하는 기만질인가? 이런 츠이따 힙스터스러운 만화가 -근-에 올라온다고?'라고 생각했건만 꽤나 뼈가 있는 내용이네요. -근- 말고 -디-에도 올라갔던 만화였고. 이 만화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대답해볼까 합니다. 일단 사이버펑크에서 펑크가 빠진 이유를 조금 대답해보자면, 본문에서도 지적하셨든 그 시대가 지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펑크 창작자들은 지금 사회의 주류에서 밀려날 나이가 되었고, 말씀하신 '호황에 가려진 양극화'가 시작되었다 한들 히피가 박살난 다음 경제호황까지 겪었던 세대다 보니 블록버스터 영화라던가 여피라던가 RAAADDDDD라던가 미국 시트콤 등등, 히피의 저항성과 반대되는 컨텐츠도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펑크를 주도했던 구성원들 빼고는 그 펑크란 갬성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7080 문화가 레트로로 '소비'되는 이유도 결국은 이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랑 거리가 먼 얘기기도 하겠지만. 두 번째 이유는 자본주의인데, 본문에서 말씀하신 거에 첫 번째 이유를 조금 곁들이자면 그런 문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사이버펑크'에서 '펑크'를 빼고 와! 사이버!만 남겨서 문화컨텐츠를 창조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도 펑크를 100퍼센트 저항정신과 결부시켜서 즐기지 않던 사람도 있었겠죠.
20.03.07 14:34

(IP보기클릭)210.97.***.***

BEST
WALLnut
다만 '우리 세대에 걸맞는 분노'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우리 세대'요? 본문에서 쓰셨듯이 우리 사회는 파편화를 넘어서 그냥 가루가 되다시피 했어요. 그나마 네트워크가 덜 발달한 구시대에는 구성원별로 헤쳐모일 건덕지가 적었으니, 어떠한 주류와 반(反) 주류로 나뉘는 게 고작이었고 사회 구성원 간에 단결하기가 그나마 편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본문 말마따나 온갖 것들이 심판대에 오릅니다. 모두가 분노를 원하지만, '그 방향은 철저하게 다르다'는 거죠. 이 부분을 빼먹으셨네요. 디시 댓글에 '투쟁을 강요하는 고리타분한 만화'라던 말을 보면 알 수 있듯 이제 20대 남성 보수주의자들은 와! 진보! 투쟁!과 아예 척을 진 상황이고요, 정작 SF 소설 독자라는 분들은 만화 마지막에 그리셨던 디시-4chan-밈 문화를 싫어하다 못해 혐오합니다. 그 분들이 SF를 진보주의로 치환시켜서 말하시는 걸 보면 잘 아시리라 믿어요. 이 만화를 보고도 "혐오를 이끄는 퇴행적 문화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분노를 이끈다'고 말할 수가 있나?" 라면서 트위터에 RT를 돌리는 동시에 페미니즘의 저항 정신 트윗을 RT할 걸요? 아마 작가님 글을 그나마 좋게 평가하면서도 디시충이라고 깔 겁니다 아마. 그나마 타국에 비하면 사회 구성원들이 쪼개져있을 망정 외국마냥 부자와 빈민이 '다른 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쪼개진 나라는 아니지만, 저는 명계준님이 본문에서 말하신 소위 '펑크 정신'도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고 봅니다. 이미 이 사회는 너무 쪼개졌고 다시는 뭉치지 못할 것 같아요. 대충 결론을 내자면 그렇습니다. | 20.03.07 14:48 | |

(IP보기클릭)39.119.***.***

BEST
WALLnut
정확한 평론이시네요. 21세기에 "시대정신" 같은 없습니다. 오히려 시대정신이니 대표 문화니 하는 걸 입에 담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죠. | 20.03.07 16:24 | |

(IP보기클릭)119.56.***.***

WALLnut
추천드립니다~ | 20.03.11 11:58 | |

(IP보기클릭)147.46.***.***

매우 흥미롭고 함의도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유익한 시각을 배워가네요.
20.03.07 18:46

(IP보기클릭)211.244.***.***

확실히 맞는 말이네요
20.03.07 18:52

(IP보기클릭)218.153.***.***

소전의 경우 현재 나무위키 사이버펑크 목록에서 제외됐네요.
20.03.07 20:56

(IP보기클릭)111.251.***.***

BEST
포스트모더니즘은 완전히 모더니즘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혁명과 투쟁은 낡은 것이 되어버렸죠 앞으로의 시대에서 자본주의의 수정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충분히 현 세상은 원활히 굴러가게 될테니 우리가 한때 동경하고 되고자 했던 모습들은 그런 2퍼센트 부족한 문화매체에서나 보게 되겠지요. 그것도 추가 할인 만원 이만원 붙여서 누구나 부담없는 자본주의 특혜를 받아서 말입니다.
20.03.08 12:58


1
 댓글





읽을거리
[PS5] 국산 게임의 별로서 기억될 칼, 스텔라 블레이드 (101)
[MULTI] 탐험으로 가득한 사막과 맛있는 메카 전투, 샌드랜드 (21)
[MULTI] 아쉬움 남긴 과거에 보내는 마침표, 백영웅전 리뷰 (45)
[MULTI] 고전 명작 호러의 아쉬운 귀환, 얼론 인 더 다크 리메이크 (17)
[게임툰] 자신만의 용을 찾는 여행, 드래곤즈 도그마 2 (50)
[게임툰] 공주의 변신은 무죄, 프린세스 피치 Showtime! (34)
[NS]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기념사업의 끝 (157)
[MULTI] 개발 편의적 발상이 모든 것을 쥐고 비틀고 흔든다, 별이되어라2 (88)
[NS] 여아들을 위한 감성 영웅담, 프린세스 피치 Showtime! (49)
[게임툰] 해방군은 왜 여자 뿐이냐? 유니콘 오버로드 (126)
[MULTI] 진정한 코옵으로 돌아온 형제, 브라더스: 두 아들의 이야기 RE (12)
[MULTI] 모험의 과정이 각별한 경험으로 맺어질 때, 드래곤즈 도그마 2 (52)



글쓰기
공지
스킨


3538551 키워드로 게시물이 검색되었습니다. 최신목록



글쓰기 20개의 글이 있습니다.
1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