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일럼에서는 이야기의 절을 시작할때나 장면이 바뀔때는
각본이나 시나리오에서 쓰이는 "#"을 씁니다.
예를 들어서 # 세일럼 체재 1일째, 혹은 # 공화당 재판소 등등 장면의 전환이나 시작에서 # 마크가 사용됩니다.
물론 이 마크를 모든 현실의 대본에 쓰는 건 아니지만, 굳이 세일럼 시나리오에서만 이 마크를 쓴다는 건,
"세일럼 자체가 하나의 연극"
이라는 시나리오 라이터의 의도로 보일수 있습니다.
이건 라움도 결말 부분에서 이야기 했듯이 당연한 이야기죠.
그도 외신의 강림을 위한 의식에 필요한 배우를 초대하고, 원하는 각본을 위해서 배우들을 움직였으니까요.
시나리오 외적으로도 극중극 소재, 다른 페그오의 시나리오보다 훨씬 투머치 토커가 된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보면,
세일럼은 희곡을 컨셉으로 한 시나리오라는게 느껴집니다.
일단 제 감상을 쓰자면 세일럼은 모든 페그오의 시나리오 중에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을 자주 접하다보니 읽으면서 비슷한 맛이 났거든요.
만약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떠나 취향에 맞는 장을 고르라면, 저는 1순위로 세일럼을 고르고 싶습니다.
듣기로는 북미쪽의 세일럼 평가가 좋다는 카더라를 들었는데, 이유는 알겠더라구요.
세일럼 마녀 재판, 크툴루 신화, 파우스트, 그리스 신화, 성경 등등.
서양쪽에서는 매우 익숙한 소재를 버무렸으니 좋은 평가를 받을수도 있겠죠.
읽으면서 세일럼의 컨셉과 분위기는 매우 좋아했고, 나중에 영상화나 드라마CD로 나오면 챙겨 볼 의향도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실제로 무대에 올리거나하면 현장감이 훨씬 잘 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시나리오가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평가가 갈리는 점은 맞는거 같습니다.
일단 크툴루 신화, 파우스트는 제외한 후기의 해석과 평가입니다.
세일럼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마신주 라움의 재판 씬을 보면 맞는 말입니다.
라움에 계략으로 구울이 된 세일럼의 주민들이
거짓된 신(요그 소토스)을 믿는답시고 벌인 억울한 마녀 재판.
멀리서 보면 이 이야기는 크툴루 신화와 세일럼 마녀 재판을 잘 섞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보면 페그오 시나리오에서는 가장 광기에 찬 이야기가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위에 싼 재판씬 부분 빼고는, 그토록 광고하던 광기를 시나리오 전체에서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신을 믿는 세일럼의 주민들이 서로를 마녀라 의심하고, 불합리한 재판으로 땅땅 판결쳐 억울한 사람 목 매다는게 광기라면 광기겠죠.
하지만 저는 각성한 애비게일이 리츠카를 홀리는 도중에 마슈가 "선배, 정신차리세요!" 라고 말하기 전까지,
리츠카가 미쳐가나? 라고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리츠카 멘탈은 너무 튼튼한거 같은데?
판사의 심문에도 꼬박꼬박 잘 답변하고, 애비게일 잘 보듬어 주고, 극단도 무난하게 운영한 걸 보면
딱히 얘가 미쳐간다는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주인공은 비교적 멀쩡한 정신으로 크툴루 신화를 파헤치는데,
그걸 보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의문 밖에는 안남습니다.
"추리극?"
리츠카 일행이 숨은 마신주를 찾는 과정에서 추리의 요소가 다소 들어있지만,
이 이야기는 "마녀 재판을 둘러싼 세일럼 주민들의 광기"가 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인조인간 나타가 있고, 결말 부분에서는 진짜 마녀들이 마술 빵빵 써대는데 정식 추리극과는 거리가 멀구요.
만약 정말로 추리극의 요소를 채용했다면 이 사건을 요약하거나 추리할 홈즈나, 최소한 암굴왕이나 교수님은 등장해야 했는데, 어디갔죠...?
"등장 서번트들은 정말로 필요 없었나?"
만약 신령급 서번트들이 세일럼에 갔으면, 본인들이 직접 물리적으로 마녀 재판을 하고 금방 끝냈을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컨셉을 위해서 패널티를 받은 영령들이 출전한 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형인, 교수형 당한 스파이, 영국 전설의 영웅, 진짜 마녀.
(나타는 전 못해본(ㅜㅜ) 천축 이벤트 시나리오를 쓴 게 세일럼과 같은 호시조라 메테오라서 합류한 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네 서번트의 특징이라면 생전에,
상송 : 처형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인성 관계 없이 멸시 당함
마타 하리 : 이중 스파이 활동이 들통나서 처형 당함
로빈 후드 : 의적 활동을 했으나 영주와 대주교에게 쫓겨 살해당함
메데이아 : 연인이었던 이아손을 비롯한 인물들에게 마녀라 폄하당하고 배신 당함...은 키르케
시나리오의 활약은 둘째치더라도, 세일럼에서 마녀 재판을 보면 옛날 생각 많이 할 서번트들입니다.
로빈 후드는 좀 애매하지만, 그래도 같은 나라 주민의 일이기도 하고, 압정을 보고 지나치진 않을 의적이니 이 특이점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짜맞추면 어떤 서번트던지 들어갈 수는 있겠죠? 다수에 의해 멸시당하거나 억울하게 죽은 영령은 많으니까요.
그러니 이 부분은 다른 해석이 있다면 제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그러면 제일 이해가 안됬다던 서번트,
"상송은 도대체 왜 그랬나?"
여기서 저는 아서 밀러의 시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존 프록터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실존 인물이며, 세일럼 마녀 재판에서 처형된 인물 중 한명입니다.
애비게일 윌리엄스는 프록터 밑에서 일했었던 하녀였는데, 프록터의 아내인 엘리자베스를 마녀로 고소하면서
어떻게든 아내의 누명은 풀어줬지만 결국 자신이 교수형 당하여 죽고 맙니다.
프록터는 아서 밀러의 시련(크루서블)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똑같은 결말을 맞이합니다.
여기서는 각색 되어 애비게일과 일시적인 내연 관계를 맺었고, 마녀로 고발된 엘리자베스를 구하기 위해 불륜 사실을 재판에 털어놓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간통죄는 처벌받더라도 애비게일의 거짓말이 들통나서 모든 혐의를 벗을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불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자신의 남편이 불륜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프록터의 주장은 묵살되고 급기야 본인이 악마로 몰려 투옥됩니다.
마녀 재판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커져서 억울한 사람들이 교수형에 처하고, 프록터도 사형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이후 애비게일의 거짓말도 들통나고, 판사와 신부는 교회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프록터에게 교섭을 시도합니다.
만약 프록터가 악마라는 사실을 거짓으로 인정하면 사형은 면하게 해주겠다고요.
하지만 신실한 기독교도였던 프록터는 억울하게 마녀 재판으로 사형된 주민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끝내 교섭을 거부하고 교수형이 처해집니다.
상송이 한 행동이 시련의 존 프록터와 묘하게 닮지 않았나요?
(불륜은 안했지만) 라비니아 웨이틀리와 애비게일을 감싸고, 그녀들 대신 교수형을 당하는 부분이요.
나무위키에서는,
"자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최우선적으로 라비니아가 처형될 상황이었고, 이와 관련해서 애비게일도 처형될 것이며, 최악의 경우엔 자신을 감싼 주인공까지 처형될 위기 상황이었기에 자신의 선에서 끝내려 했다는 것. 만약 자신이 처형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 돌아온다면, 그건 자신이 처형한 모든 죄인에 대한 모욕이 되기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는 길을 골랐다는 주장이다"
라고 상송의 행동 이유에 서술이 되있습니다.
여기서 제 변호 아닌 변호지만,
시나리오 라이터 호시조라 메테오는 상송을 세일럼의 존 프록터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상송은 상송 나름대로 이야기가 있겠지만,
시나리오 라이터가 짠 극본에서는 최소한 존 프록터의 배역은 맡아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상송의 모순된 행동들 다 짜르고 보면은요.
제 생각으로는 세일럼의 상송 = 존 프록터인거 같습니다.
덧 : 그리고 존 프록터와 함께 교수형에 처해진 "레베카 너스"라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이 노파는 세일럼에서도 "레베카"라는 이름드로 등장합니다. 덧붙여 자일스라는 할아버지와 함께 등장하는데, 이 이름도 시련에서 끔찍하게 처형 당한 노인인 "자일스 코리"에서 따왔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보고 세일럼을 아서 밀러의 시련에서 소재를 가져온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 해결이 안된 이야기들"
...스미마셍, 조사를 못해봤습니다
일단 상송이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아서 밀러의 시련에 기준을 둔 해석입니다 ㅠㅠ
뜬금없는 뱃사람들의 이야기, 극단이 시연한 극중극들은 제가 해석할 능력은 안되니 넘어가고,
일단 찾아본거 하나만 풀어보자면.
작중에 픽맨이라는 이름의 부인이 등장합니다.
이 부인의 이름은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중 하나인 "픽맨의 모델"에서 따왔습니다.
주인공이 구울이 그려진 초상화를 화가 친구 픽맨의 집에서 발견하는데, 알고보니 그 초상화는 진짜 구울을 토대로 그렸다는 이야기.
그리고 픽맨은 세일럼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고... 나머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세일럼 시나리오나 프리퀘에 구울 많이 나오니까요.
아마 픽맨 부부도 라움의 성배를 ↗아 세일럼으로 향하게 된 주민일 겁니다.
이 외에도 미해결 떡밥은 참 많습니다. 일단 그건 여유가 될때 재플레이해서 찾아보겠습니다.
내일부터 아마 일그오 아틀란티스 열릴거 같아서,
그때는 마스터들이 그쪽 이문대로 관심 쏠릴테니 오늘이라도 허겁지겁 후기를 썼습니다.
세일럼은 완성도에 단점은 많지만, 그래도 그쪽 방면으로 아는 지식이 있다면
비교적 재밌게 읽을만한 시나리오였습니다.
물론 나쁘게 보면 "그래서 그게 뭔데 씹덕아"
저도 시련을 안 읽었으면 헤에 소오난다 하고 지나쳤을 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상 1.5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일럼의 후기였습니다.
아마 제대로 된 답변은 못해드리겠지만, 후기에 쓴 해석의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IP보기클릭)112.172.***.***
가장 광기에 찬 이야기 : 체피히에 밀림 북미에서 세일럼이 고평가받고 시모사가 저평가 받는거 보면 사전에 모티브가 된 배경 내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한데... 아니 그래서 메피스토는 왜 갑툭튀해서 한게 뭡니까 없어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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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길고 지루하고 제대로 싸우지도 않는 장이 되서 엄청나게 손님을 가리는 시나리오 같네요 | 19.12.17 15: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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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 19.12.17 15: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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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세일럼을 쓴 메테오가 자기 작품에 고전문학을 오마쥬나 중요한 미장센으로 쓰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상송의 포지션을 본문에서 썼듯 존 프록터의 배역을 수행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본문대로 해석해봤습니다. 물론 이래도 라비니아의 살인을 제지하지 못한 점 등 허술한 부분은 어쩔수 없지만요. | 19.12.17 17: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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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광기에 찬 이야기 : 체피히에 밀림 북미에서 세일럼이 고평가받고 시모사가 저평가 받는거 보면 사전에 모티브가 된 배경 내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한데... 아니 그래서 메피스토는 왜 갑툭튀해서 한게 뭡니까 없어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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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가 최종절 전날밤에 내일은 4월 30일이라고 언급하는 기억이 나는데, 그날은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고 마녀들이 먹고 마시는 독일쪽의 축제날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종절에서 키르케와 장사꾼과 애비게일이 마녀(마술)의 힘을 발휘하면서 싸우기도 했으니 그걸 위한 복선이라고 해석해도 될거 같습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파우스트의 그레트헨 이야기로도 이어진다는데 아마 나무위키에 해설이 있을거여요! | 19.12.17 17: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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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스토리 하나 읽자고 논문공부 하듯이 이런 배경지식을 많이 조사해야하나 싶기도 하고요. 6장이랑 7장때는 그런거 없었는데 | 19.12.17 17: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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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맞워요! 저도 아직 왜 선원들 이야기가 세일럼에서 나오는지는 못찾았어요! 가볍게 하려는 모바겜에 이 정도로 소재 섞어서 시나리오 쓰는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거라고 생각해요 ㅋㅋㅋㅋ | 19.12.17 17: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