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 그럼 너도 그 자의 외모를 본 적은 없다는 거네?"
"그렇지. 어두컴컴한 곳에서 갑자기 웬 놈이 나타나서 우리한테 듀얼을 걸더니, 뭘 해 보기도 전에 삼환신에게 순식간에 제압 당했어."
"어두워서 외모는 잘 안 보였지만, 우리가 본 실루엣이 비친 체격이랑, 우리가 들은 목소리는 인간 남자였어."
"인간 남자였다고...?? 그럼 범인은 인간이라는 거야? 확실한 거 맞아, 후우리?"
"확실해. 그 자가 만약 정령이었다면, 정령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기운이나 마력이 느껴져야 했어. 그런데 그 자에게선, 정령이 가진 특유의 기운도 풍기지 않았고, 마력이 흐르는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았어."
"하... 진짜 어디 사는 누군지 몰라도 참 고약한 놈이네. 복제 삼환신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서, 복제 삼환신으로 내 친구들을 포함한 사람들을 습격하고 다니다니..."
우주 연방국 특수 경찰 팀, "시큐리티 포스" 우주 본부 내부에 위치한 의료 병동.
철수와 후우리가 의문의 듀얼리스트에게 당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하림은, 두 사람이 지금은 괜찮은 지 상태를 확인한 뒤, 복제 삼환신을 사용하는 그 의문의 듀얼리스트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철수와 후우리 커플에게 의문의 듀얼리스트에 대해 아는 것을 전부 말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그 자를 상대했고, 그 자가 정령이 아닌 인간 남자라는 사실과, 복제 삼환신 카드를 사용한다는 사실 외에는 단서라고 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고, 친구 하림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건넸다.
어쩌면 지금 철수와 후우리의 마음 속에는, 자신들에게 병상 신세를 지게 만든 의문의 듀얼리스트에게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다는 불꽃 같이 타오르는 의지와, "시큐리티 포스"의 일원으로써 반드시 그 자를 잡고 말겠다는 사명감, 그리고 하림을 포함한 자신의 지인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하며, 지금도 수많은 감정들이 하루가 머다하고 자신들의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복제 삼환신 카드를 사용하는 의문의 듀얼리스트를 추적하는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의 눈은,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들의 자리에 비치되어 있는 모니터 화면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복제 삼환신 카드를 사용하는 의문의 듀얼리스트를 잡기 위해, 오늘도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추적 작업에 몰두한다.
그 시각, 정령계에 존재하는 한 유적에선, 트레저 헌터로 명성이 자자한 검은 마녀 "디아벨스타", 통칭 "벨"이라고 불리는 미모의 여인이, 유적의 벽에 적혀있는 고대 문자를 천천히 훑어보며, 석벽에 새겨진 고대 문자를 현대의 문자로 해석하는 작업에 한창 몰두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장 귀여워 하는 반려 정령, [스네이크아이즈 포프루스]와 함께, 고대 문자 해석 작업에 열중하는 벨.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유적의 벽에 새겨진 문자를 해석하는 데에 성공한 벨은, 이 유적에 잠들어 있는 보물이자,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직접 두 눈에 담기 위해, 단 한 곳의 빈 틈도 없이 석벽에 빼곡하게 새겨진 고대 문자를, 현대의 문자로 바꾸어 낸 결과물을 읊기 시작했다.
"먼 옛날, 두 명의 결투자가, 서로가 가진 모든 것을 내걸고, 신성한 의식을 펼쳤던 이 곳. 지금 이 신성한 유적에 잠든 신을 다룰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자를 찾았으니. 유적에 잠든 삼환신이시여, 부디 저 디아벨스타의 방문을 허가해 주시옵소서."
자신의 두 눈 앞에 세워진 거대한 석벽 앞에서, 경건한 자세를 취하며 진지하고 엄숙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는 벨.
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석벽은 마치 대지가 진동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움직였고, 정령계의 명성 높은 트레저 헌터 디아벨스타와 그녀의 가장 소중한 반려 정령인 포프루스의 눈 앞에는, 싸움의 의식이 끝난 뒤 지하 깊숙한 곳으로 모습을 감춘, 전설의 삼환신이 잠들어 있다고 알려진 곳으로 향하는 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벨과 포프루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이 유적 전체를 가득 에워싸고 있는 웅장함과, 앞으로 무엇이 있을 지 모르는 미지의 공포가 교차하는, 어둠 그 자체였다.
벨은 마음 속으로 두려움이라 하는 감정을 느끼긴 했으나, 이내 자신이 이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고 포프루스와 함께 어둠 속으로 발을 들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지나며, 이 유적 어딘가에 존재하는 싸움의 의식이 펼쳐진 장소를 찾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벨과 포프루스.
삼환신이 잠든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벨과 포프루스의 눈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칠흑만이 유적을 찾아온 두 정령을 반겨주고 있다.
오른손에 든 횃불 하나에 자신의 모든 감각을 집중하며, 붉게 타오르는 횃불이 밝혀주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둘러싸인 유적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움직이는 벨과 포프루스.
아마 이 두 정령에게 있어, 삼환신의 존안을 직접 영접한다는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엄청난 영광일 지도 모른다.
아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을 넘어,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모험일 지도 모른다.
횃불이 밝혀주는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움직이는 벨과 포프루스.
두 정령이 횃불 하나에 의존해, 어둠만이 가득한 유적 안을 걸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벨과 포프루스의 눈 앞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전설의 듀얼리스트, "유희"와 "아템"이, 각자 짊어진 사명을 위해, 서로가 가진 모든 것을 부딪힌 싸움의 의식.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보이고, 어느새 어엿한 듀얼리스트로 성장한 또 하나의 자신을 지켜보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나, 끝내 신성한 싸움의 의식에서 패배한 파라오, "아템"이 영원한 여행을 떠난 곳.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자마자, 벨과 포프루스는 이 유적에서 펼쳐진 싸움의 의식에서 일어난 모든 장면들을 되짚어 보며, 인간계와 정령계에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신성한 싸움의 의식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싸움의 의식에서 서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보인 두 사람의 듀얼리스트를 향해, 존중이라고 하는 감정을 마음 속에 품고, 바로 이 곳, 신성한 싸움의 의식이 펼쳐진 고대의 유적을 존중하는 말을 내비췄다.
"이 곳이 바로, 신성한 결투의 의식이 펼쳐진 곳. 두 명의 듀얼리스트, 유희와 아템이, 서로가 가진 사명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보인 결투."
"큐우..."
"유희와 아템, 두 사람은 모두 양보 없는 접전을 펼쳤어. 자신만이 다룰 수 있는 몬스터들은 물론이고, 한 때 같은 듀얼리스트 아래 동고동락했던 전설의 전사들이, 서로 자신이 모시는 두 왕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신과 한 마음 한 뜻으로 같은 적과 싸웠던, 서로 등을 맞대고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갔던 동료, 전우를 공격해야만 했지."
자신의 머릿속에 새겨진 싸움의 의식에서 일어난 장면들을 되짚어 보는 벨의 표정에는, 전설의 듀얼리스트이자 초대 킹 오브 듀얼리스트, "유희"와, 그의 영원한 친구이자 또 한 명의 자신이며, 자신의 동료들이 있는 명계로 영원한 여행을 떠난 파라오, "아템"을 향한 존경심이라는 감정이 묻어나왔다.
어쩌면 정령계의 소문난 트레저 헌터이자, 흑마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벨에게도, 전설을 향한 동경심이라고 하는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이 신성한 유적에서 펼쳐진 싸움의 의식이라는 것에, 듀얼리스트는 물론, 듀얼리스트가 아닌 이들도 존경심과 자긍심을 품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경건하고 진지한 말투로 "유희"와 "아템"을 향한 존경심을 표현하던 벨은, 이제 이 신전에 잠든 삼환신을 깨울 차례라는 것을 깨닫고, 의식이 펼쳐졌던 곳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구멍을 향해, 천천히,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벨이 발을 움직이는 이 곳은, 바로 전설의 파라오라 불리는 자, "아템"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유물, "천년 아이템"을 끼워 넣은, 고대의 관 모양을 띤 석판이 존재했던 장소.
천년 아이템이 꽂힌 관 모양의 석판이 있던 자리엔, 이젠 거대한 싱크홀만이 이 곳에 있었던 석판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끝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싱크홀 앞에 멈춰선 벨.
벨은 눈을 감고 경건한 자세를 취하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고대 언어들로 이루어진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벨의 주문에 감응하듯, 싱크홀에선 네 줄기의 빛이, 자신들을 깨운 자를 맞이하기 위해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마치 벨이 이 곳에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네 줄기의 빛은 벨의 손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날아온 빛은, 벨의 손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흑마녀 벨의 손에 쥐어진 네 개의 빛이 걷히자,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듀얼 몬스터즈 사상 최강이라 불리는, 전설로만 전해지는 신의 카드였다.
세상에 강림하는 순간 작열하는 질풍이 대지에 몰아치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주검으로 만들어 버리는 대지의 파괴신,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드넓은 하늘 위에 천둥이 울려 퍼지는 혼돈의 시기에, 쇠사슬 속에 고대의 마도서를 하나로 묶어, 무한한 힘으로 죄 지은 자를 심판하는 저승의 신, [오시리스의 천공룡].
거대한 힘으로 생명과 영혼, 육체마저도 지배하며, 모든 만물을 자신의 발 아래 두는 절대적인 신이자, 설사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온 몸을 불꽃으로 감싼 불사조의 모습으로 다시 되살아나, 하늘을 향해 힘껏 날아오르며, 성스러운 불꽃을 내뿜어 죄 지은 자를 불태우는 태양의 신, [라의 익신룡].
그리고, 강력한 힘을 휘두르는 세 명의 신도 무릎을 꿇는, 강림하는 순간 사악한 어둠을 몰아내어, 빛의 길을 인도하는 신, [빛의 창조신 호르아크티].
이들은 의문의 듀얼리스트에 의해 모습과 힘만이 복제된 가짜 신이 아닌, 이 세상을 어둠으로 물들이려 했던 대사신, 조크 네크로파데스에 맞서 싸운 파라오 아템과 함께, 치열한 혈투 끝에 조크 네크로파데스라는 거대한 악을 물리치는 데에 성공한, 말 그대로 진짜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었다.
전설로 전해지는 삼환신은 물론이고, 대사신 조크 네크로파데스를 쓰러뜨린 뒤 모습을 감추었다고 알려진 빛의 창조신, 호르아크티의 모습과 힘이 담긴 카드까지 손에 넣은 벨.
호르아크티의 모습과 힘이 담긴 카드라고 하는, 자신의 예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소득에 마음 속으로 너무나 크게 감격한 벨은, 한시라도 빨리 자신이 손에 넣은 이 신의 카드들을, 신들이 인정한 자에게 전해주어야 한다는 불 같이 뜨거운 사명을 마음 속에 떠안고, 자신의 파트너 포프루스와 함께 빠른 속도로 유적을 빠져 나갔다.
유적 밖으로 나오고 난 뒤, 자신의 파트너 포프루스와 함께 손에 넣은 전설의 신의 카드들을 꺼내어, 말 없이 지그시 그들을 바라보는 벨.
이 카드들을 한시라도 빨리 적격자에게 전해주어, 의문의 듀얼리스트가 가진 가짜 신에 대적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벨이 갖게 된 새로운 임무이자, 벨이 자신이 가진 단 하나 뿐인 목숨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해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과연 신을 다룰 수 있는 자격을 손에 넣은 듀얼리스트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듀얼리스트 중, 어디에 살고 있는 누구일 것인가.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고, 오로지 삼환신과 빛의 창조신, 그리고 신의 카드들을 다룰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자에게 향하는 트레저 헌터, "흑마녀 디아벨스타"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가짜 삼환신을 다루는 의문의 듀얼리스트를 상대할, 신의 인정을 받은 자는 누구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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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16화 연재 완료!!!
역시 오래 텀을 끌다 연재를 하려니 필력이 부족한 게 눈에 확 띄네요...ㅠㅠ
이번 화에선 의문의 듀얼리스트가 사용하는 가짜 삼환신이 아닌, 유적에 잠들어 있던 진짜 삼환신과 빛의 창조신 호르아크티 카드를 손에 넣은 디아벨스타의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과연 신들이 인정한 듀얼리스트는 누구일 것인가...!!!!
모두들 트와일라잇 스토리를 포함하여, 유희왕 게시판에 올라오는 팬픽들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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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선 그 셋이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만, 이 팬픽에선 삼환신의 위엄을 챙겨주고 싶었습니다. | 24.02.13 1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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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칼 펜리르 엘프인거같은데 요즘은 | 24.02.14 01: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