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저무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
정령계에서 소문난 미녀 트레저 헌터, 흑마녀 디아벨스타와, 트와일라잇 시티의 귀요미 10살 소년 듀얼리스트, 키벨레우스의 듀얼 이후 대략 열흘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어느새 황혼의 도시에도 강한 추위를 자랑하며, 군고구마와 붕어빵, 구운 옥수수와 어묵 등, 살을 에는 추위로 인해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음식들의 대목으로 유명한 계절인, 겨울이라고 하는 계절이 찾아왔다.
겨울 내내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따뜻한 봄과, 여름의 무더위로 푹푹 찌는 세상의 온도를 식혀주는 가을이라고 하는 계절은, 이 도시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모르게,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하는 세상도 모르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듯 했다.
당장이라도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매서운 추위를 동반한 겨울이라는 계절이 찾아오자, 트와일라잇 시티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선, 겨울이라는 계절을 보다 안전하게, 무사히 보내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였다.
각 도시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어느 날.
살을 에며 매섭게 불어오는 겨울의 강한 바람에, 사람들은 모두 두꺼운 옷과 패딩 등의 방한복으로 중무장하고, 저마다 알찬 하루를 보내기 위해 거리를 걷고 있다.
이는 트와일라잇 시티에 거주하고 있는 귀여운 외모를 가진 10살의 미소년 듀얼리스트, 하준 역시 마찬가지이다.
친구 키벨과 함께 추위를 동반한 강풍을 뚫고 듀얼 샵에 도착한 하준.
듀얼 샵 안에 설치된 난방 시스템이 가져다 주는 따뜻한 온기에, 두 소년은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며 몸을 녹이고 있다.
"으으으... 가을이 온 게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겨울이라니..." (키벨)
"그러게... 나도 가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어..." (준)
"이럴 땐 따뜻한 군고구마에 어묵 국물을 마시면서 몸을 녹이는 게 최고인데."
"붕어빵이랑 호떡도 빼 먹을 수 없지. 아으, 추워라..."
군고구마, 붕어빵, 호떡, 어묵.
이름만 들어도 겨울의 강추위에 얼어붙은 몸이 사르르 녹아내릴 것만 같은 음식을 떠올리자, 방금 전까지 밖에서 추위에 벌벌 떨던 두 명의 귀요미 소년들은, 어느새 머릿속에 자신들이 먹고 싶은 따뜻한 음식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입가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겨울만 되면 누구나 따뜻한 군고구마, 어묵 국물 등, 매섭게 불어닥치는 겨울 추위에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음식들을 떠올리곤 한다.
그것은 지금 듀얼 샵 테이블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년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듀얼 샵에서 음식 이미지를 떠올리며 몸을 녹이고 있던 두 소년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서서 자신들이 구매할 물품들이 듀얼 샵에 구비되어 있는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늘 이 두 사람이 이 곳에 온 이유는, 바로 새로이 맞춘 덱에 필요한 카드 케이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지난 번에는 지갑 사정으로 인해 프로텍터만 구입해야 했지만, 이번엔 새로 맞춘 덱의 이미지에 딱 맞는 덱 케이스를 구매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확보되어 있다.
두 소년은 자신들이 다루는 덱 이미지에 맞는 덱 케이스를 찾기 위해, 쇼케이스에 진열되어 있는 덱 케이스들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렇게 대략 30초 정도가 지나고, 드디어 새로 맞춘 덱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진 덱 케이스를 발견하는 데 성공한 하준과 키벨.
두 사람은 카운터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에게 달려가, 자신들이 봐 두었던 덱 케이스를 고사리 같이 예쁘고 야무진 손으로 가리키면서, 자신들이 찜한 덱 케이스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췄다.
두 소년이 덱 케이스 구매 의사를 밝히자, 쇼케이스에서 하준과 키벨이 봐 두었던 덱 케이스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며, 진정성 가득한 친절함이 잔뜩 묻어 나오는 미소를 짓는 듀얼 샵 직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 체크 카드를 결제용 기기에 꽂아 넣으며, 덱 케이스 가격 결제를 마친 하준과 키벨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테이블 앞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최근에 자신들이 맞춘 덱들을 새로 구매한 덱 케이스에 넣어 보았다.
"전설의 듀얼리스트"라는 칭호를 가진 듀얼리스트, "오안나"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덱이자, 땅 위에 놓인 선로를 거침없이 질주하며, 방심한 순간 상대의 라이프 포인트를 삭제시켜 버리는, 후공 턴킬 전략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표 주자, 키벨의 [열차] 덱은, 몬스터들이 띠고 있는 모습에 걸맞게, [열차] 덱의 서치를 담당하고 있는 몬스터 카드, [무뢰특급 바트레인]의 모습이 그려진 적갈색 덱 케이스 안에 조심스럽게 그 몸을 들여 놓았다.
"오안나"와 마찬가지로 "전설의 듀얼리스트"라 불리며, "뚝심 있는 듀얼"의 길을 개척한 의리의 사나이, "권현승"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덱, [초중무사] 덱.
수비 표시로 공격하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수비 표시로 공격한다는 점으로 인해, 수비력이 공격력이나 마찬가지인 이 덱 역시, 방심하는 순간 라이프 포인트를 순식간에 거덜내 버리는, [열차]와 마찬가지로 후공 턴킬 덱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키벨의 [초중무사] 덱이 앞으로 자리하게 될 덱 케이스는, 바로 [초중무사] 덱의 에이스 몬스터, [초중천신 마스라-O]의 모습이 그려진 순백의 덱 케이스.
자신의 스타일을 가미하여 구축한 [초중무사] 덱을 조심스럽게 케이스 안에 넣는 키벨의 얼굴 표정에는,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 느낄 수 있다는 감정인, 기쁨과 희열이라 불리는 감정이 숨김 없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키벨의 기쁨과 희열이 교차하는 표정을 키벨의 누나이자 중증 로리콘, 쇼타콘으로 유명한 로제나 벨, 이 두 사람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중증이라고 할 수 있는 로리콘, 쇼타콘 성향을 가진 앤이 보았다면, 아마 키벨 몰래 사진을 찍은 뒤 눈에 하트를 띄우며 하악대고 있지 않았을까.
다행히 셋 모두 이 듀얼 샵에 방문하지 않았기에, 키벨과 하준은 세 여인이 자랑하는 은밀한 도촬의 위기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새로운 덱 케이스를 구입하고 듀얼 샵을 떠나는 두 귀요미 소년.
덱 케이스를 구입하고 떠나는 두 소년의 표정에는, 기쁨과 희열이라고 하는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듀얼 샵에서 떠나고 도시를 걷던 두 소년은, 자신들의 시야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나타나자, 매우 반가워 하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그를 반겨 주었다.
두 소년이 목격한 사람은 바로, 하준의 형이자 트와일라잇 시티 듀얼 대회에서 꽃미남 프로 듀얼리스트로 활동 중인 하림.
하림 역시 자신의 시야에 동생 하준과, 동생의 친한 친구인 키벨의 모습을 보자마자,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두 소년을 반겨 주었다.
"림이 형!"
"아, 준아! 키벨도 있구나!"
"안녕하세요!"
"그래! 잘 지냈어?"
"언제나 잘 지내죠."
"그럼 다행이네."
"형, 오늘은 또 뭘 사 가지고 오는 거야?"
"언제나 똑같지. 도원이 기저귀랑 옷, 분유하고, 오늘 저녁에 쓸 반찬 재료들."
"아직 앞날이 창창한 스무 살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뭐. 우리 가족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기도 하니까!"
"우리 림이 형, 이제 초보 아빠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네."
"초보 딱지를 떼는 게 많이 힘들지."
"하하하... 자, 그럼 추운데 집에 갈까?"
"가는 길에 떡볶이랑 순대 사 갖고 가자!" (준)
"어묵이랑 모듬튀김도 있으면 좋고요!" (키벨)
"좋아! 그럼 떡볶이 집을 향해 출발!!!"
"야호!!!"
스케줄을 끝내고 저녁 쇼핑을 마친 뒤, 귀여운 두 소년들과 함께 분식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하림.
집으로 귀가한 그들은 오늘 구매한 떡볶이와 순대, 튀김과 어묵을 가족들과 같이 맛나게 먹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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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8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은 겨울도 왔고 하니, 겨울 일상 에피소드로 써 보았습니다.
내용을 다 적고 나니 갑자기 떡볶이에 순대, 튀김에 어묵까지 땡기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지금은 밤이니, 내일 오후 쯤에 떡볶이를 사먹을까 생각 중입니다.
으아아... 떡튀순에 어묵 조합은 진짜 환상적인 맛입니다...ㅠㅠ
그러면 떡튀순+어묵 조합 찬양으로 이번 에피소드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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