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물드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한 듀얼 필드.
수없이 많은 듀얼리스트들의 노력이 교차하며, 여러 듀얼리스트들의 열정이 가득 담겨있는 이 곳에선,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듀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바로, 트와일라잇 시티 황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3학년 학생, 하준.
[레드 데몬], [요선수], [마계극단], [BK(버닝나쿠라)] 덱을 주로 사용하는 귀여운 외모를 가진 소년은, 오늘도 똘망똘망하게 빛나는 갈색 눈동자에 열정이라고 하는 이름의 붉은 불꽃을 이글거리며, 자신이 다루는 덱이 주로 사용하는 플랜들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 순수한 소년의 듀얼 훈련을 도와주고 있는 듀얼리스트는, 바로 리나 시티 프로 씬에서 뛰고 있는 프로 듀얼리스트, 샬롯.
얼핏 봐도 마가린을 엄청 많이 먹어 피부에 흐를 정도로 느끼하게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이 남성은, 하준이 듀얼 연습을 할 때마다 어딘가에서 귀신 같이 나타나, 덱 플랜을 단련하는 하준의 듀얼 연습 상대가 되어주고는 했다.
하준이 이 듀얼 필드에서 연습을 할 때마다 귀신 같이 나타나서는, 하준에게 매번 연전연패를 당하는 신세인 샬롯.
샬롯 본인 입장에선 어린아이를 상대하는 것이니, 프로 대회에서 듀얼을 할 때보단 힘을 좀 빼고 봐 준 거라고 말하지만, 진실은 그냥 봐 주는 건 아니고, 그냥 하준과 듀얼을 할 때마다 먼지 나도록 털리는 날이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걸로 끝이에요! [유성의 세스터스]와 [장성의 카이사르]로, 다이렉트 어택!!!"
"Oh, NOOOOOOOO!!!!!!!!!!"
샬롯이 만든 필드를 멋지게 돌파하며, 오늘도 샬롯에게서 승리를 거둔 하준.
이로써 샬롯은 비공식적인 기록으로, 하준에게 무려 573전 573패라는, 뭔가 여러 가지 의미로 경이롭고 엄청난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프로 대회에서의 듀얼 성적이 아니라 하준과의 친선 듀얼에서의 기록이기에, 샬롯의 프로 듀얼리스트 커리어에 흠이 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듀얼이 끝나고 샬롯은 다시금 그 특유의 느끼한 분위기를 재장착하며, 하준에게 오늘도 즐거운 듀얼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로, 패배의 쓰라림을 애써 감추는 모습을 보였고, 그럴 때마다 하준은 샬롯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샬롯의 그 느끼한 자뻑 무브를 감당하기 벅차다고 생각하며,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하준과의 듀얼을 끝내고, 뒤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키벨은, 이제 자신 차례가 왔냐며 몸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선천적으로 신체에 결함이 있어 체력이 약한 키벨이지만, 최근 듀얼 훈련과 생활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체력 향상 운동을 병행해서인지, 밥을 먹는 양도 전보다 많이 늘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선천적인 결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체력 방전으로 인해 쓰러지는 상황이 없어져, 이제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 수 있는 신체를 가지게 된 키벨.
키벨이라는 소년에게 있어 하준과의 만남은 여러 가지 의미로 득이 되어, 이제 걸핏하면 쓰러지던 약골 신세에서 벗어나, 튼튼한 신체를 가진 10살 소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는 비단 하준과 어울려 노는 것 뿐만이 아니라, 키벨의 가족들, 그리고 하림 가족과 브레이크, 스트 부부, 호철과 수진 부부의 도움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키벨의 형제들 중 운동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맏형 바르바스가, 키벨이 듀얼 및 실생활 도중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동생을 사랑하는 형의 간절한 마음가짐을 담아, 키벨에게 맞춘 운동 및 듀얼 훈련 플랜을 짜 주고, 키벨의 남자 형제들 중 둘째 형인 스카일러와 셋째 형 알핀, 그리고 여자 형제들인 로제와 오리피아, 그리고 로벨리아와 엘피나가 키벨을 위한 유연성, 민첩성 향상 프로젝트를 짜 주어, 키벨의 약한 운동신경과 체력을 향상시켜준 것이다.
형제들의 이런 정성스러운 플랜과, 그리고 하준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있었던 시간들이,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했던 키벨의 신체를 발전시켜준 덕에, 키벨은 마침내 웬만해선 간단하게 쓰러지지 않는 강인한 신체를 손에 넣게 되었다.
키벨과 형제들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체력 향상 프로젝트 이야기는, 아마 다른 이야기에서 다루어 지리라 생각한다.
시점을 다시 듀얼 필드 쪽으로 옮겨, 샬롯과 키벨의 듀얼 상황을 보도록 하자.
얼마 전 리나 시티의 듀얼 챔피언, 에스트렐라와, 최근 프로 씬에 복귀해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월, 그리고 D튜브에서 본 영상에 나온 전설의 듀얼리스트라 불리는 뚝심 있는 사나이, "권현승"과, [열차] 덱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 전설의 듀얼리스트라 불리는 여인, "오안나"에게 큰 감명을 받아, 새로이 구축한 [열차] 덱과 [초중무사] 덱을 사용해, 샬롯이라고 하는 듀얼리스트에게 묵직한 한 방이 무엇인지 뼛 속 깊이 새겨주는 키벨.
키벨은 [초노급포탑열차 구스타프 맥스]와 [초노급포탑열차 저거너트 리베]의 압도적인 파워로 샬롯에게 기분 째지는 대포알 세례를 퍼부어 주는 건 물론이고, [초중무사] 몬스터들의 철벽과도 같은 수비력으로 샬롯을 압도하기도 하였다.
샬롯은 키벨이 새로이 구축한 [열차] 덱과 [초중무사] 덱에 단 한 번의 타격도 주지 못 했고, 이후 키벨이 원래 사용하던 [지박] 덱과 [TG(테크지너스)] 덱에도 속절없이 털리는 모습을 보여주어, 두 소년 듀얼리스트에게 프로 씬에서 뛰고 있는 듀얼리스트가 패배하는 꼴 사나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물론 샬롯은 어린아이를 상대로 하는 연습 듀얼이니, 힘을 조금 빼고 봐 줬다고 말은 하지만, 일단 지금 이 듀얼 필드에 있는 두 소년은 그 말을 믿지 않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아마 눈에 콩깍지가 끼어 있는 샬롯의 여자친구, 바이올렛 로베르토만이 샬롯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아무튼 샬롯은 철저히 본인 생각으로 힘을 빼고 듀얼을 한 것이기에, 공식 대회에선 절대로 이런 꼴 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일이 없을 거라며, 자기 나름대로 마음 속에 열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불꽃을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공식 대회에서 펼쳐지는 듀얼은, 하준과 키벨, 두 소년과 벌였던 듀얼보다 훨씬, 수치로 따지자면 대략 1000배 정도는 더 힘든 듀얼이다.
락 계열 카드를 사용해 상대의 플레이에 제약을 거는 듀얼리스트도 있고, 상대의 덱을 모조리 날려버려, 덱 파괴로 승리를 쟁취하는 듀얼리스트도 있다.
돌파하기 어려운 전략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들을 간신히 이기고, 전투를 중점으로 운용하는 대부분의 듀얼리스트와 만나도, 샬롯에겐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샬롯의 [불꽃성기사] 덱은 전개로 이득을 보아야 하는 덱이기에, [증식의 G]와 [하루 우라라] 같은 패 트랩 계열 카드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샬롯은 대회에서 만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자신의 [불꽃성기사] 덱을 구축하였으나, 덱을 짤 때 고려했던 상황이 쉽게 나와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
어느 대회에선 "백은성 달인", "불꽃의 콘도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프로 듀얼리스트, 채은성을 만나 라이딩 듀얼로 승부를 펼쳤으나, 은성이 다루는 [염왕] 덱에 샬롯이 구축한 필드가 모조리 박살나 버리고, 자신의 친구인 브레이크는 샬롯이라는 사람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알고 있는 자였기에, 샬롯이 준비한 플랜은 브레이크가 준비한 플랜에 막혀 버리는 일이 일상처럼 일어났다.
또 다른 대회에서 하림, 호철을 만나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림은 샬롯과 똑같은 [불꽃성기사] 덱을 다루고 있지만, 그만큼 [불꽃성기사]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꿰고 있는 듀얼리스트였기에, 샬롯이 준비한 플랜은 하림이 준비한 카드들에 막히거나, 샬롯 자신이 준비한 플랜이 어찌저찌 통과되었다 하더라도, 하림이 준비한 현재 듀얼 상황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플랜 B로 인해, 기껏 준비한 플랜들이 사용하지 않은 것만도 못 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호철 역시 친구 하림과 만나 수 없이 벌인 듀얼 덕에 [불꽃성기사] 덱에 관한 모든 것들을 잘 알고 있기에, 샬롯이 다루는 [불꽃성기사]는 매우 가볍게 틀어막아 버리는 진기명기를 보여주고, 별의 기사단, [테라나이트] 덱이 가지고 있는 화려한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어, 샬롯에게 패배의 쓴 잔을 여러 번 선사해 주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프로 대회에서 샬롯의 성적은 그닥 좋지 못한 상황.
다행히 신성한 대회를 욕보이는 부정 행위는 저지르지 않아, 프로 씬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부진한 성적만을 보인다면, 샬롯 본인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샬롯은 이러한 성적 부진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오히려 그 느끼한 바이브로 패배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 없이 쌓인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샬롯의 강철 같은 멘탈에, 샬롯 페리에라는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해 주는 팬들도 적게나마 있다.
성적 부진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오히려 자신의 느끼한 자뻑 왕자 콘셉트를 유지하며, 자신을 좋아해 주는 소수의 팬들에게 팬 서비스를 선사해 주는 샬롯.
이 샬롯이라는 듀얼리스트 앞에는 어떠한 길이 나타날 지, 그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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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74화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릴레이 팬픽 때 등장한 브레이크의 친구, 샬롯의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릴레이 팬픽 때는 자뻑 가득 마가린 왕자 컨셉 잡은 주인공 친구, 트와일라잇 스토리에선 자뻑 가득 마가린 왕자 컨셉은 유지한 채, 그냥 어쩌다 한 번 등장하는 역할에, 시즌 2에서도 어쩌다 한 번씩 등장할 때마다 맨날 자기보다 15살이나 어린아이들한테 털리는 역할로 나오는 샬롯...
이는 트와일라잇 스토리 시즌 1 25화에 샬롯이 다시 등장했을 때, 작가 공인 깍두기라는 별명을 얻은 이후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 지도 모릅니다...ㅠㅠ
최근에 본 외전 총집편 내용 중 샬롯이 깍두기라고 하니까 바이올렛이 노발대발하는 파트가 있던데, 거기에 대해서 해명을 좀 하겠습니다.
시즌 1 25화 때 샬롯이 영웅들 사이에 낀 이유는, 그냥 자기도 거기에 끼어서, 자기도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초대장을 받지 않았는데도 애들 몰래 스리슬쩍 끼어든 게 맞습니다.
본편에서 브레이크와 알리시, 에스트렐라 자매가 언급한 "SEM 컵 때 다른 듀얼리스트들은 애프터라이프에게 쎄 빠지게 대항하고 있는데, 자기 혼자 "걸음아 나 살려라!!!"라고 온 동네가 다 떠나갈 정도로 소리 지르면서 도망친 것"도 사실이고 말이죠.
바이올렛이 말한 바로는 브레이크가 따로 연락을 줬다고는 하는데, 브레이크 입장에선 "그게 웬 뚱딴지 같은 소리? 나한텐 그런 기억이 없는데?"라는 말이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브레이크랑 샬롯이 사이가 원만한 건 사실입니다.
사이가 원만한 건 사실인데, 샬롯 입장에선 브레이크에게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하지만, 브레이크 입장에선 성격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사람은 좋은 친구, 그러니까 그냥 평범한 친구 포지션이죠.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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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하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욕을 먹으면 누구라도 노발대발 하죠. 바이올렛은 샬롯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하는 좋은 사람인 것 같네요. 그리고 외전에선 아스테리스크가 왠지 모르게 잘 생긴 사람 밝히고, 못 생긴 사람은 가차없이 까내리는 캐릭터로 묘사된 것 같은데, 아스테리스크는 다른 이들 외모 칭찬을 했으면 했지, 다른 이들의 외모를 깎아 내리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이거 외전 총집편 막바지에 아스테리스크가 방송 무편집본 가지고 천동한테 찾아가서, 천동한테 엄청난 분노 세례와 진실 세례를 퍼부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외전에서 본 천동 성격을 보면, 아스테리스크가 진심을 담아서 퍼붓는 진실을 그냥 무시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지만 말이죠... 그래도 진실은 승리합니다!!! 힘내라, 기록자 아스테리스크!!!! | 23.10.06 0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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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우리 기황신룡과 바이올렛의 원만한 합의가 있길 바라며 천동(사실 작가본인)이 아무래도 캐릭터 해석을 잘못 했던 모양이네요 으으 이런 실수를 | 23.10.06 01: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