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저무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오늘도 각자의 일상을 보내기 위해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인다.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존재하는 교육의 장 중 하나인 황혼 초등학교.
이 곳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오늘 있을 중간고사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각자 마음 속에 긴장감과 떨림이라는 감정을 품고, 교실에 앉아 시험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시험 시작 시간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지루하니, 학생들은 이번 중간고사에 출제될 예상 문제들을 체크해 놓은 교과서와 참고서, 그리고 그동안의 수업 내용을 빠짐 없이 적어 놓은 필기 노트를 펼치며, 곧 있을 중간고사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참된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건 오늘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문항이니까, 시험 시작 전까지 확실하게 공부해 두자!"
"듀얼 몬스터즈 카드 텍스트에 적힌 숫자를 사용한 사칙연산 문제는 적어도 한 문제씩 출제되지. 이것도 대비를 해 둬야겠어."
"[매크로 코스모스]의 효과를 무효화하고, 필드 위에서 치울 수 있는 카드들이라... 이것도 왠지 시험 문제에 나올 것 같은데?"
저마다 생각하고 있는 예상 출제 문제를 예측하며, 시험이 시작되었을 때 문제의 정답을 맞힐 수 있도록, 출제 예상 문제 리스트를 철저하게 예습 및 복습하는 학생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10살 소년 하준 역시, 학교에서 받은 교과서와 서점에서 구입한 참고서, 그리고 수업 시간마다 빽빽하게 적어 놓은 필기 노트들을 꼼꼼하게 훑어보며, 이번 중간고사에서 출제될 법한 예상 문제들을 철저히 예습 및 복습하기 시작했다.
출석 체크와 함께 아침 조례 시간이 끝나자마자,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는 황혼 초등학교 3학년 B반 교실.
학생들은 이 긴장감과 떨림이라는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릎에 손을 올려놓고 명상을 하며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힌다던가, 혹은 가슴에 손을 얹은 뒤 일정 초 간격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던가.
각자의 방법으로 중간고사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는 학생들이었지만, 그래도 중간고사라는 관문이 학교 생활에서 가장 긴장되는 관문 중 하나라는 것은, 초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더 나아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역시 뼈 저리게 알고 있을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진 숨 막히는 관문을 아무 탈 없이 통과하기 위해, 시험 시작 전까지 예습 및 복습에 스퍼트를 올리는 3학년 B반 학생들.
하준과 키벨 역시 중간고사라는 이 거친 난관을 통과하기 위하여, 마지막 예습과 복습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황혼 초등학교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전 10시 정각이 되기가 무섭게 황혼 초등학교에 울려 퍼지는, 중간고사 시작을 알리는 종 소리.
아마 지금 시험에 임할 학생들의 귀에는, 이 종 소리가 지옥문이 열리는 소리나 마찬가지일 것이리라.
종 소리가 울리기가 무섭게 교과서와 참고서, 필기 노트를 전부 가방 안에 집어넣고, 손에 땀을 쥔 채 선생님께서 시험지를 들고 오시기만을 기다리는 학생들.
3학년 B반 담임 교사가 반 인원 수대로 넣어놓은 시험지 봉투와 답안지 봉투를 교탁 위에 올려놓자, 학생들은 마음 속으로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말하며, 이마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 여러분! 이번 중간고사 준비는 잘 하셨나요?"
"네!"
"여러분의 그 활기찬 목소리가 듣기 좋네요. 그럼 지금부터, 중간고사 시험지와 답안지를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답안지 마킹은 항상 정확하게 하시고, 만약 마킹이 잘못 되었다면, 잘못 마킹한 부분에 수정 테이프를 붙이고, 올바른 번호에 다시 마킹하는 것,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알겠죠?"
"네!"
"그럼 이제, 황혼 초등학교 2학기 중간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담임 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중간고사 시작이라는 멘트를 듣고 잔뜩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키는 학생들.
중간고사 시험지와 답안지 배분이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담임 교사의 30초 카운트.
지금 흐르고 있는 이 30초라는 시간은, 지금 이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느끼는 바로는, 아마 30분이 흐르는 것과 같이 느껴질 것이다.
30분과도 같은 30초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배분받은 시험지와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과 학년, 번호를 적어넣기 시작하는 3학년 B반 학생들.
인적사항 기입을 모두 완료한 학생들은, 시험지에 있는 문제들을 보자마자,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으아, 망했다!!! 이건 내가 공부한 문제에 없었는데!"
"휴... 다행히 내가 공부한 문제가 나왔다..."
"공부한 문제랑 공부 안 한 문제들이 섞여서 나왔네... 으으,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역시 엄청난 고수이시라니까..."
비록 교실 안에는 문제를 푸는 소리 이외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교실 전체를 메우고 있는 것만 같은, 학생들의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안심과 비탄의 소리.
학생들은 시험지에 기재된 문제들을 꼼꼼하게 훑어보며, 황혼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모든 선생님들의 경력을 뼈 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하준과 키벨 역시 시험지에 기재된 문제들을 보자마자, 어떤 문제들에는 안도의 한숨을, 어떤 문제들에는 한탄의 한숨을 쉬었다.
학생들이 공부한 문제들과 공부하지 않은 문제들, 그리고 교사들이 교과서와 참고서에 수록된 문제들을 변형한 기출 변형 문제들이 골고루 섞여서 출제된 이 시험지는, 학생들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며, 시험지에 적힌 문제들을 풀어 나가는 학생들의 손은 점점 빨라지고, 이마에는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준은 시험지에 수록된 문제 중 16번 문항으로 출제된 사칙연산 문제에서 덜미가 잡혀, 지금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마음 속으로 한탄의 한숨을 금치 못했다.
16. 다음 카드들에 기재된 숫자들의 합계로 알맞은 것은 무엇일까요?
[트레이드 인]의 텍스트에 기재되어 있는 숫자들+[피안의 흑천사 케루비니]의 링크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몬스터 레벨의 합계÷[스프라이트 엘프]의 링크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몬스터의 레벨 = ?
① 11
② 12
③ 13
④ 14
⑤ 15
"으아아... 이건 예상하지 못 한 문제인데...!!!"
시험지에 출제된 대부분의 문제는 어찌어찌 푸는 데 성공했으나, 사칙연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벽에 가로막히자, 마음 속으로 낭패를 외치는 하준.
키벨 역시 이 16번 문제가 꽤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른 문제는 일단 대부분 풀긴 했으나, 16번 문제가 선사하는 사칙연산이라는 난관에 아주 제대로 부딪혀, 오똑하게 솟아오른 코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부어오른 곳에서 저림과 아픔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한다면, 중간고사라는 난관을 무사히 끝마칠 수 없으니.
각자 자신들의 머리를 굴려 어찌저찌 결과값을 구한 하준과 키벨은, 서로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선택지에 동그라미를 치고, 답안지에도 자신들이 생각한 번호란에 컴퓨터용 싸인펜의 검정색 부분으로 꼼꼼하게 마킹을 하여, 이 지옥의 16번 문제를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난관이었던 16번 문제를 통과한 뒤, 잠깐이나마 한숨을 돌린 하준과 키벨은 곧바로 시험지에 출제된 문제들을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듀얼 몬스터즈의 역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다시 한 번 사칙연산 문제와도 마주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귀여운 외모를 지닌 두 소년의 머리를 제대로 가격한 문제가 있었다.
세간에서 소위 말하는, 언뜻 봐도 골 때리는 문제 내용을 보자마자, 하준과 키벨은 이런 것도 문제로 낼 수 있는 거냐며, 황혼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들 가운데, 어딘가 센스가 살짝 특이한 선생님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였다.
30. 보기 중 빈 칸에 들어갈 답은 무엇일까요?
A. 다음 턴에, [대저의 아라크네]의 실이 네 몬스터를 휘감게 되면, 네 필드는 텅텅 빌 것이고! 다이렉트 어택을 받은 넌, 죽음의 춤을 추게 될 것이다!
B. (?)
① 끼야~!!! 잘난 체 좀 그만해라!!!
② 까~암★짝 놀랬지?
③ 치사한 방법이군.
④ 춤은... 취미 없는데.
⑤ 내가 누구 좋으라고 칼로 싸우냐? 이렇게 편한 거 놔두고.
딱 봐도 저 세상에서나 볼 법한, 어딘가 핀트가 엇나간 기괴한 센스를 자랑하는 문제 내용에, 순간 머리가 띵해지는 하준과 키벨.
잠시 후, 두 사람은 30번 문제의 정답인 4번 문항에 꼼꼼하게 체크 및 마킹을 실행하며, 순풍을 탄 배처럼 부드럽게, 마지막 문제인 40번 문제를 향해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시험 시간 2시간이 모두 지나고, 중간고사의 끝을 알리는 종 소리가 황혼 초등학교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학생들은 모두 이번 시험에서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기만을 간절하게 바라며, 자신들에게 배포된 정답지와 문제 풀이를 완료한 시험지를 번갈아 훑어보면서, 이번 시험에서 자신들이 거둔 점수가 몇 점인지를 가채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으아악!!! 16번 문제 정답이 4번이었다니!!! 난 5번인 줄 알았는데!!!"
"16번 문제 답이 4번이라고?!"
"그렇다니까! 내가 뭘 하나 잘못 계산했나봐! 16번 문제 답이 14였어!!!"
"진짜?! 그거 13 아니었어?!"
예상했던 대로 16번 문제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난을 겪었는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하는 고해성사 소리.
하준과 키벨은 16번 문제에서 자신들이 체크한 선택지가 정답이었다는 것을 알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채점을 이어 나갔다.
가채점 결과를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의 반응은, 그래도 이 정도면 무난한 점수라며, 가채점 결과에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가채점이기에, 실제 채점 결과는 몇 점이 나올 지 모르는 것이 바로 시험 점수라는 것.
황혼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것을 뼛속에 깊게 새겨 넣으며, 얼마 뒤에 있을 중간고사 성적 발표일까지 긴장하는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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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68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은 황혼 초등학교의 중간고사 에피소드를 한 번 써 보았습니다.
저는 대학교 이후로 학업이랑은 거의 담 쌓고 지냈는데, 이 에피소드를 쓰니 학창 시절 시험을 칠 때 시험지를 본 순간부터 전해지는 긴장감이 다시 느껴지더라구요.
으아아... 시험 너무 무셔...ㅠㅠ
어쩌면 이 팬픽을 감상하시는 독자 분들께 PTSD가 오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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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스토리 작가 님께선 지금 컨디션 난조를 겪고 계신다고 하네요... | 23.09.22 00: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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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 문제의 세뇌약물 이야기를 제가 한번 다뤄봐도 되려나요. 말이 엑스트라 스토리지 스타트는 외전에서 튀어나오긴 했는데. 아마 그 사람의 의견도 물어봐야 하겠지만요 | 23.09.22 00: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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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가 한번 엑스트라 스토리 작가 님께 연락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23.09.22 00: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