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저무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어느 듀얼 필드.
신성한 결투의 의식이 시작되려 하는 이 듀얼 필드에선, 10살 정도로 보이는 귀엽고 앳된 외모를 가진 두 명의 소년 듀얼리스트, 하준과 키벨 팀과, 마치 산전수전 다 겪은 것처럼, 크고 작은 상처들이 몸에 새겨져 있는 어두운 톤의 피부를 가진 은발의 미남, 알버스와, 그의 소중한 사랑스러운 연인이자, 방금 말한 알버스와는 반대로,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 자란 덕에, 마치 갓 나온 백설기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윤기가 흐르는 금발을 찰랑거리는 미녀, 에클레시아가, 지금 결투자들의 신성한 결투 의식, 태그 듀얼에 임하기 위해 자신들의 덱과 듀얼 디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자신이 이번 태그 듀얼에서 다룰 덱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행여 자신이 사용해야 할 듀얼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나 싶어, 신중하게 덱과 듀얼 디스크를 점검하고, 점검하는 네 명의 듀얼리스트.
덱도, 듀얼 디스크도 모두 완벽하게 점검을 완료한 네 명의 듀얼리스트는, 이제 신성한 결투의 의식에 임하기 위해, 듀얼 디스크를 전개한다.
듀얼 디스크에 내장된 솔리드 비전 시스템이 만든 듀얼 코인이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아 오르자, 이번 태그 듀얼의 선후공 결정권이 걸려 있는 듀얼 코인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네 명의 듀얼리스트들.
솔리드 비전으로 만들어진 듀얼 코인은, 푸른 눈의 백룡이 그려진 황금색의 앞면을 은은하게 반짝였고, 이에 따라 선후공 결정권을 쥐게 된 듀얼리스트 팀은, 바로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팀이었다.
우주 연방국 특수 경찰 팀, "시큐리티 포스"가 자랑하는 은발의 미남 대원 알버스와, 마찬가지로 순백의 피부를 아름답게 반짝이는 금발의 미녀 대원, 에클레시아 팀이 선후공 결정권을 갖게 되자, 두 사람을 지켜보던 하준과 키벨 팀은, 저 두 사람이 과연 어떤 덱을 사용해 자신들에게 맞설 지, 오로지 그것만을 머릿속에 새겨 넣으며,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팀이 선후공을 결정하기만을 기다렸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알버스는, 이내 마음 속으로 결심이 선 듯 날카롭고 강인한 눈빛을 번뜩이며, 당찬 목소리로 자신들이 선공을 가져가겠다고 선언하였다.
"선공은 우리가 가져가겠어. 불만 없지?"
"네!"
"잘 부탁드립니다!" (준)
"좋아! 그럼 나부터 시작해 볼ㄲ..."
"잠깐만, 알버스!"
"왜 그래, 에클레시아?"
"선공은 내가 하게 해 주면 안될까?"
"갑자기 왜?"
알버스는 자신이 먼저 듀얼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손에 쥐고 있던 다섯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꺼내려 하였으나, 옆에서 자신이 선공을 하고 싶다며 알버스를 제지하는 에클레시아.
에클레시아의 아름다운 두 눈동자에서 이글거리는 강한 의지의 불꽃을 본 알버스는, 에클레시아에게 무슨 작전이 있는 건가 싶은 마음에, 세상 다정한 연인의 미소를 지으며, 에클레시아에게 듀얼을 시작할 수 있는 권리를 양보해 주었다.
알버스가 선공을 양보하자 에클레시아는 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기쁨을 표현하였고, 맞은 편에서 자신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통해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닭살 돋는 애정 행각을 지켜보던 하준과 키벨은, 자신들도 언젠가 저 두 사람처럼 소중한 연인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차갑게 시려오는 옆구리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마사지하며, 어린 나이에 마음 속에 찾아 온 솔로의 서러움을 달래고 있었다.
아무튼 알버스가 선공을 양보한 덕에, 이번 태그 듀얼에서 첫 번째 턴을 진행하게 된 듀얼리스트는, 바로 한 때 "순백의 성녀"라는 별명을 가졌던 귀엽고 아리따운 외모를 가진 소녀, 에클레시아.
에클레시아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외모에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 듀얼에서 알버스와 함께 반드시 승리를 거두고야 말겠다는, 어딘가에 사는 누군가가 말했던 그것, 바로 "철의 의지"라는 것이 느껴지는 모습을 보였다.
에클레시아가 보이는 이 "철의 의지"에, 하준과 키벨은 긴장감이라는 감정을 잔뜩 품을 수밖에 없었다.
에클레시아와 알버스 커플은 자신들과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이고, 이들이 어떤 덱을 사용하는 지에 대한 정보는, 하준과 키벨, 두 소년 듀얼리스트의 머릿속 도서관에 입력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에 에클레시아가 어떤 덱을 다룰 지 몰라, 두 소년의 마음 속에는 설렘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두 소년이 기대감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교차로 느끼고 있을 때, 자신이 쥐고 있는 다섯 장의 카드를 유심히 살펴보는 에클레시아.
잠시 후, 에클레시아는 결심을 굳힌 듯 다부진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쥐고 있던 다섯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자신이 팔에 착용하고 있는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간다! 난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일반 소환!"
에클레시아가 힘찬 외침과 함께 듀얼 디스크에 꽂아넣은 카드는, 바로 에클레시아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 몬스터 카드,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 카드가 듀얼 디스크에 꽂히자, 듀얼 디스크는 솔리드 비전으로 만들어낸 빛의 길을 비추었고, 새하얀 빛의 길 안에선 지금 하준과 키벨 팀의 눈 앞에 서 있는 아름다운 소녀와 똑같은 외모를 가진, 오른손에는 스프리건즈 특제 거대 해머를 들고 있는 아름답고 강인한 소녀,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눈 앞에 나타난 또 한 명의 "에클레시아"를 보자마자, 순간 자신들의 눈이 어떻게 된 건 아닌가 싶은 마음에,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열심히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자신들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인지하려 노력하는 하준과 키벨 팀.
눈을 비비고 다시 필드를 바라본 두 소년의 눈에는, 백옥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진 금발의 소녀, 에클레시아가 두 명이 있다는 것이 실제 상황이라는 것이, 반짝이는 네 개의 눈동자 안에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에클레시아 누나가... 두 명...?!" (준)
"이거 실화냐...?!" (키벨)
"꼬마 친구들, 많이 놀랐어요? 지금 필드 위에 나타난 이 에클레시아는, 진짜 에클레시아가 맞아. 즉, 내가 두 명이 된 상황이라는 거란 말씀!"
"그, 그런 거예요?! 예전에 D튜브에서 본 어느 듀얼에선, [돈 잘우그]가 자기 스스로 필드 위로 걸어 나가서 싸우던데..."
"그런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 그래도, 이건 이거 나름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알버스)
예전에 D튜브에서 보았던 한 듀얼에서, 듀얼리스트로써 듀얼에 임했던 [돈 잘우그]가 듀얼 디스크에 자신의 카드를 꽂아넣은 뒤, 스스로 듀얼 필드 위로 걸어가 싸웠던 듀얼을 떠올리는 키벨.
키벨의 말에 알버스는 그건 그거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고, 이건 이거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 않냐며, 세상을 환하게 비출 것만 같은 따스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그의 미소를 본 키벨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며, 알버스의 말에 긍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필드 위에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한 소녀,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공격 표시로 소환한 뒤, 2장의 리버스 카드를 남기고 턴 엔드를 선언하는 에클레시아.
에클레시아의 턴이 끝나고, 다음으로 턴을 넘겨받은 사람은, 바로 키벨이었다.
드로우 페이즈를 실행한 뒤 손에 쥐어진 여섯 장의 카드를 천천히, 신중하게 훑어보는 키벨.
전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견제 면에서 살짝 아쉬운 패가 잡힌 키벨은, 이것 또한 듀얼의 신이 내리는 시련이라고 생각하기로 하며, 손에 쥐고 있던 여섯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상대 필드 위에만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요! 컴온! [TG 스트라이커]!!!"
"하앗!!!"
키벨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넣자,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낸 빛의 길 안을 힘차게 달려오는 한 명의 전사.
미래 지향적인 장비를 온 몸에 착용하고 있는 전사, [TG 스트라이커]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빛의 길을 힘차게 질주하며, 질주하는 속도만큼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하준과 키벨 팀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트라이커]가 필드 위에 특수 소환되었으니, 다음 차례는 바로 그 카드다.
[스트라이커]의 특수 소환에 반응해, 키벨의 패에서 효과를 발동한 사이보그 늑대인간의 모습을 띤 몬스터, [TG 워울프]가, [스트라이커]가 질주하던 빛의 길을 뒤따라 힘차게 질주하며, 필드 위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거친 포효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아우우우우!!!!"
"으읏...!!!" (에클레시아)
"저 몬스터들, 박력이 장난이 아닌데?"
"그러게. 잘못하면 완전히 압도당하겠어."
"그럼 갑니다! 전 레벨 3의 [TG 워울프]에, 레벨 2의 [TG 스트라이커]를 튜닝!"
"가자, [워울프]!!!" (스트라이커)
"OK! 신나게 달려 보자고!!!"
필드 위에 나타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으나, 키벨의 싱크로 선언에 맞추어 다시금 필드 위를 질주하기 시작하는 두 마리의 [TG] 몬스터들.
이후 자리에서 힘차게 뛰어오른 [워울프]는, 뒤따라 뛰어오른 [스트라이커]가 2개의 녹색 고리가 되자, [스트라이커]가 만들어낸 녹색 고리 안으로 힘차게 뛰어들어, 이후 3개의 하얗게 빛나는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리미터 해제, 레벨 5(파이브)! booster launch, OK! inclination, OK! grand support, ALL CLEAR! GO! 싱크로 소환! COME ON! [TG 원더 매지션]!!!"
"하앗!!!"
키벨의 소환 영창에 맞추어 화려하게 일어나는 반짝이는 빛의 길.
새하얀 빛의 길 안을 달려 나오는 붉은 로브를 입은 마법사, [TG 원더 매지션]은, 듀얼 필드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귀여움이라는 것을 어필하며, 지금 필드 위에 나와 있는 두 명의 에클레시아에 절대 꿀리지 않는 귀여운 모습을 선보였다.
[원더 매지션]이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녀의 앙증맞은 도발(?)에 순간 당황하는 두 명의 에클레시아.
하지만 이런 도발에 넘어갈 정도로 멘탈이 약하지 않은 에클레시아는, 이내 얼굴 표정에 여유를 되찾아 보이며, 키벨이 선보일 다음 전개를 기대하는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 그럼 다음 전개는 어떻게 될까..."
"[TG 원더 매지션]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싱크로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필드의 마법, 함정 카드 1장을 대상으로 하고, 그 카드를 파괴합니다!"
"마함 파괴 효과...!!!"
"제가 파괴할 카드는...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뒤쪽에 세트되어 있는 카드에요!!!"
[원더 매지션]의 효과를 발동한 키벨이 자신감 넘치는 말투를 선보이며, 에클레시아가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 바로 뒤편에 세트한 카드를 대상으로 지정하자, 마치 사냥감을 노리고 덫을 쳐 놓은 사냥꾼의 옅은 미소를 선보이는 에클레시아는, 자신이 소환한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 그녀의 뒤쪽에 세트해 두었던 리버스 카드를 망설임 없이 발동하였다.
"전략은 훌륭했어, 키벨 쨩. 하지만, 한 수가 부족했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지금 그 의미를 가르쳐 줄 게! 리버스 카드 오픈! [무한포영]!!!"
"이런!!!"
에클레시아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기도 한 몬스터,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뒤쪽 마법/함정 존에 세트해 두었던 카드는, 바로 [무한포영].
상대 몬스터의 효과를 무효로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만약 세트된 상태에서 이 카드를 발동했을 경우, 이 카드가 세트되어 있던 열과 같은 세로열에 위치한 마법/함정 존을, 이번 턴이 끝날 때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범용성이 뛰어난 고급 함정 카드이다.
엄밀히 말하면 [무한포영]이 발동한 열에 다른 마법/함정 카드를 발동할 수는 있지만, 그 열에서 발동한 마법/함정 카드는 모두 무효화된다.
이것은 상대 뿐 아니라 [무한포영]을 발동한 플레이어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효과이기에, 만약 자신이 [무한포영]을 발동한 마법/함정 존에 발동 조건을 충족한 마법 카드, 또는 함정 카드를 발동하였을 경우, 그 카드가 카운터 함정이건 속공 마법이건 관계 없이, [무한포영]이 남긴 잔존 효과에 의해 모조리 무효화된다.
이 [무한포영]을 발동한 마법/함정 존에 마법 카드를 발동했다가, 자신이 발동한 마법, 또는 함정 카드가 무효화되는 경우는, 듀얼 몬스터즈라는 게임에서 의외로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 [무한포영]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어가 카드를 컨트롤하는 실력이 좌지우지된다고 할 수 있다.
에클레시아가 세트해 두었던 [무한포영]이 발동됨에 따라, 키벨이 야심차게 소환한 [원더 매지션]의 효과는 그대로 무효화되고 말았다.
덕분에 이번 턴이 끝날 때까지 가운데 마법/함정 존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키벨은, 아직 일반 소환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듀얼 필드에 서 있는 모든 듀얼리스트들에게 어필하며, 자신이 패에 쥐고 있던 또 다른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키벨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넣자,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낸 밝은 빛의 길을 질주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한 몬스터.
마치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은 몸을 지닌 도마뱀은, 온 몸에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띤 기계 장비들을 덕지덕지 붙이고 있었으며, 자신이 필드 위에 나왔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이, 눈 앞에 있는 이들을 향해 우레와 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캬오오오!!!!"
"저 아이도 기세가 제법인데?" (에클레시아)
"그러게." (알버스)
"어서 와, [로켓 샐러맨더]!"
"내가 나설 때가 되었군. [원더 매지션] 선배, 방금 그건 꽤 아까웠어."
"너도 봤구나, [로켓 샐러맨더]. 저 망치를 든 소녀 뒤에 세트되어 있던 카드가, 하필이면 [무한포영]이었을 줄이야..."
"그러게. 그래도 걱정 마쇼! 이제 내가 왔으니까, 한번 신나게 날뛰어 보자고!"
필드 위에서 신나게 날뛰어 보자는 말로, 자신이 이 듀얼 필드에서 결심한 각오를 드러내는 [로켓 샐러맨더].
[로켓 샐러맨더]가 보여주는 마그마처럼 뜨거운 열정에, [원더 매지션]과 키벨은 흐뭇한 미소로 그의 열정에 대답해 주었다.
이후 [로켓 샐러맨더]의 몬스터 효과를 발동해, 덱에 있는 또 다른 [TG] 몬스터를 소환하려 하는 키벨.
[로켓 샐러맨더]가 거친 포효 소리를 내며 필드 위에서 사라지자, 키벨은 [로켓 샐러맨더]의 효과를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덱을 듀얼 디스크에서 꺼내려 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에클레시아가 노린 수였을까.
에클레시아는 자신감과 여유가 가득 묻어 나오는 표정을 지으며, [무한포영]을 세트해 두었던 마법/함정 존의 바로 옆 존에 세트해 두었던 또 다른 리버스 카드를 공개하였다.
"아깝게 됐네! [로켓 샐러맨더]의 효과는 사용할 수 없을 거야!"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런 소리지! 리버스 카드 오픈! [무덤의 지명자]!!!"
"이런!!!"
에클레시아가 세트해 두었던 두 번째 리버스 카드는, 바로 속공 마법 카드, [무덤의 지명자].
상대 묘지에 존재하는 몬스터 카드 1장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그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다음 턴까지 제외한 카드 및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카드의 효과를 무효화하는, 일명 패 트랩 저격 및 묘지에서 발동하는 효과를 견제하는, 범용성이 뛰어난 견제 카드라는 명성이 자자한 마법 카드이다.
그 뛰어난 범용성으로 인해, 현재 듀얼 몬스터즈에서 메인 덱과 사이드 덱을 합쳐, 덱에 딱 2장만 넣을 수 있는 준제한 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드 중 1장이, 바로 에클레시아가 발동한 속공 마법, [무덤의 지명자].
비단 [증식의 G]나 [하루 우라라]처럼 패에서 묘지로 보내지는 것으로 효과를 발동하는 패 트랩 카드 뿐만이 아니라, 상대의 묘지에 존재하는 중요한 몬스터를 제외해, 상대의 플레이에 제약을 거는 플레이도 가능하여, [무덤의 지명자]는 그 범용성과 성능을 인정받아, 현재 듀얼 몬스터즈 금지/제한 카드 리스트 중, 덱에 딱 2장까지만 넣을 수 있는 준제한 카드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한포영]에 이어 [무덤의 지명자]라는 견제 카드를 활용한 플레이에, 순간 머리에 망치를 얻어맞은 것처럼 어질어질한 기분을 느끼는 키벨.
키벨은 하는 수 없이 그대로 턴 엔드를 선언하였고, 키벨에게서 턴을 이어받은 듀얼리스트는 바로 알버스.
드로우 페이즈를 실행한 뒤 자신의 패에 쥐어진 여섯 장의 카드를 천천히 훑어보던 알버스는, 옆에 있던 자신의 소중한 연인이자, 현재 태그 듀얼 파트너인 에클레시아에게, 혹시 지금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효과를 사용해도 되냐며, 에클레시아가 카드 사용을 허락해 주기를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다행히도(?) 에클레시아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연인 알버스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효과를 언제든 사용해도 된다고 말하여, 알버스에게 자신의 몬스터를 사용할 것을 기꺼이 허락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이 덕에 알버스는 에클레시아에게 무한 감사를 하였고, 나중에 집에 가면 자신이 맛있는 거 잔뜩 해 줄 테니 기대하라는 말로, 에클레시아가 가지고 있는 식욕이라는 감정을 자극하였다.
알버스는 몬스터 사용 허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효과를 발동, 필드 위에 나와있는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릴리스해, 자신의 덱에 존재하는 또 다른 몬스터를 필드 위에 불러내고자 하였다.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가 필드 위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고, 알버스의 덱에 있던 카드가 강한 전자음 소리를 내며 듀얼 디스크에 꽂혔다.
잠시 후,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팀의 필드 위에는 다시 한 번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내는 화사한 빛의 길이 만들어졌고, 그 새하얗고 화사하게 빛나는 빛의 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지금 듀얼 필드 위에 있는 알버스와 똑같이 생긴, 어두운 피부 톤을 지닌 은발의 청년의 모습을 띤 몬스터, [알버스의 낙윤]이었다.
에클레시아에 이어 이번엔 알버스가 둘이 된 것을 목격한 하준과 키벨은, 이 듀얼에선 왠지 모르게 신기한 광경을 많이 볼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 속에서 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후 패에 쥐고 있던 카드 1장을 묘지에 보내고, 필드 위에 나온 자신, [알버스의 낙윤]의 효과를 발동하는 알버스.
[알버스의 낙윤]은 일반 소환/특수 소환되었을 경우, 이 카드를 포함한 자신 또는 상대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몬스터를 소재로, 엑스트라 덱에 존재하는 융합 몬스터를 융합 소환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일명 [초융합] 효과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이다.
비록 열화판이긴 하나, 그래도 강력한 편에 속하는 [알버스의 낙윤]이 가진 [초융합] 효과에 체인을 걸 수 있는 카드는, 현재 키벨의 패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알버스의 필드 위에 나온 또 다른 알버스, [알버스의 낙윤]은 자신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눈을 붉게 번뜩이며, 키벨의 필드 위에 존재하는 [원더 매지션]과 함께, 알버스의 엑스트라 덱에 있는 몬스터를 융합 소환하기 위한 융합 소재가 되었다.
[알버스의 낙윤]과 [원더 매지션]이 필드 위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자, 듀얼 필드를 가득 메우는 굉음과 함께,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커플 팀의 필드 위에는, 새로운 몬스터가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 내었다.
몸체는 [알버스의 낙윤]보다 훨씬 새까만 색이고, 불타 오르는 불꽃처럼 검붉은 갈기를 휘날리는 드래곤의 모습.
온 몸에는 거대한 고드름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이 거대한 드래곤은, 마치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얼려버릴 기세로, 사나운 야성을 드러내며 붉은 안광을 번뜩였다.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커플의 필드 위에 나타난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을 보자, 하준과 키벨은 하샤신들이 날뛸 때 느낀 것과는 조금 다른, 지금껏 보지 못 한 미지의 존재를 마주하게 된 자들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필드 위에 있는 힘껏 발을 내딛으며, 거친 숨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거대한 얼음에 둘러싸인 드래곤.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커플의 필드 위에 나타난 이 거대한 빙룡(氷龍)의 이름은, 바로 [낙인] 덱 최강의 에이스 몬스터라 불리는 드래곤족 융합 몬스터, [빙검룡 미라제이드]였다.
"크아아아아!!!!"
"으, 으아아...!!!" (준)
"자, [빙검룡]을 실전에서 마주한 소감이 어때?"
"진짜 놀라워요. 훈련에서 만났을 때도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실전에서 제대로 보니까 훨씬 더 무섭네요...!!!"
"그렇지? 그럼, 그 무서움을 똑똑히 마주하도록 해! 배틀 페이즈! [빙검룡 미라제이드]로, 다이렉트 어택!!!"
"크아아아아아!!!!"
알버스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다이렉트 어택을 선언하자, 마치 그 지시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거칠게 포효하는 [빙검룡 미라제이드].
거대한 몸집을 지닌 얼음의 용이 내뿜는 차가운 폭풍은, 순식간에 작은 몸집을 가진 두 소년을 휩쓸며, 두 소년의 라이프 포인트에 3000이라는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선사해 주었다.
"으으으... 추워라..." (준)
"그러게... 솔리드 비전인데도 추위가 진짜로 느껴지는 것 같아..."
"[빙검룡]의 공격이 제법 매서웠나 보네. 그 점은 내가 사과할게. 난 카드를 3장 세트하고, 턴 엔드!"
알버스가 두 소년을 향해 격식을 차리며 사과 멘트를 날린 뒤, 필드 위에 3장의 리버스 카드를 남기고 턴을 종료하자, 마지막 네 번째 듀얼리스트, 하준의 턴이 돌아왔다.
하준은 현재 알버스와 에클레시아 커플의 필드 위에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거대한 얼음의 용을 공략할 방법을 세우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눈 앞에 존재하는 거대한 빙룡을 쓰러뜨릴 방법이 그렇게 쉽게 떠오른다면, 모든 듀얼이 전부 다 쉽게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듀얼 몬스터즈의 세계에는 수많은 카드의 수만큼 수많은 시련이 존재하기에, 그 돌파 방법 역시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 수많은 돌파 방법 중 지금 상황에 걸맞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듀얼리스트로써 가져야 할 마음가짐 중 하나.
하준은 지금 자신과 자신의 친구 키벨의 눈 앞에서 아무 말 없이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거대한 얼음의 용, [빙검룡 미라제이드]를 공략할 방법을 찾기 위해,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여섯 장의 카드를 천천히, 세심하게, 꼼꼼하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과연 하준과 키벨 팀은 저 거대한 얼음의 용에 맞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거대한 몸집을 가진 얼음의 용, [빙검룡 미라제이드]를 돌파하고, 하준과 키벨 팀은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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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61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은 오랜만에 태그 듀얼 에피소드를 적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듀얼 에피소드를 쓰려니 힘드네요... 하하핫;;;;
그래도 한 번 힘내서 열심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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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애정의 듀얼 이거 힙합이네요(?) | 23.09.09 20: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