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아름답게 빛나는 도시, 루나 시티에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어느 날.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바 근무를 마치고, 일에 지친 몸에 휴식을 선물해 주기 위해, 루나 시티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의 이름은 바로 카렌.
5년 전에는 악명 높은 악의 조직, [암흑 날개]에 소속되어 있던 전문적인 암살자, 하샤신이라 불리는 이들 중 한 사람이었으나, 루나 시티에서 일어났던 [암흑 날개]의 몰락 이후, 지금은 루나 시티의 어느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암흑 날개] 시절 배운 호신술 덕에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고는 하나, 이 호신술을 쓸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암흑 날개] 시절에 배웠다고 하는 호신술을 쓸 기회라고 해 봐야, 가끔씩 자신이 근무하는 바에 찾아와서 꼬장을 부리는 진상 손놈들을 처단하는 데에 사용하는 정도일까.
아무튼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바 근무를 마치고, 루나 시티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카렌.
얼마 정도 걷다 보니, 집으로 향하는 카렌의 뒤편에서부터, 당장이라도 온 몸을 꽁꽁 얼려버릴 것만 같은 서늘한 기운이 카렌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자신의 주위에서 매우 생생하게 느껴지는, 금방이라도 몸을 얼려버릴 것처럼 강렬하게 퍼지는 서늘한 기운에, 카렌은 대체 이 기운은 어디서부터 온 것이며, 또 이 기운이 왜 자신에게 느껴지는 것인지, 그리고 이 한기를 퍼뜨리고 있는 자의 정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마치 [암흑 날개]에서 하샤신으로 활동하던 시절과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이 망할 한기를 퍼뜨리고 있는 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카렌이 이 한기를 퍼뜨리고 있는 자들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방에서 자신을 에워싸기 시작하는 의문의 괴한들을 발견한 카렌.
그녀는 지금 자신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괴한들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입가에 여유가 흘러 넘치는 미소를 띠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괴한들을 향해 자신강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군가 했더니, [암흑 날개]의 하샤신들이었군. 5년 만에 만나는 건가?"
"역시 우리 정체를 단번에 꿰뚫어봤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모양이군."
"비록 지금은 손을 씻었다 해도, 하샤신이었을 때 익혔던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어.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거지? 설마, 날 다시 [암흑 날개]로 데려가려고 온 건가?"
"아니. 우리에게 있어 넌 이미 배신자의 낙인이 새겨져 있는 녀석이다."
"그렇다는 말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대업을 위해, 위대하신 그 분의 축복을 저버린 널 처단하겠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양 팔에 장착한 클로를 날카롭게 세우고, 자기들 입장에서 배신자에 속하는 여인, 카렌을 향해 빠르게 달려드는 하샤신.
하샤신이 날카롭게 세운 클로를 맨 손으로 막아낸 카렌은, 클로를 막는 과정에서 클로에 찔렸는지, 클로를 붙잡은 손에서 붉은 선혈을 뚝뚝 흘렸다.
하샤신 한 명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냈다곤 해도, 다른 쪽에서 자신을 향해 클로를 휘두르는 하샤신은 막을 수 없었다.
기척을 지우고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카렌의 등에 내 천(川) 자 모양의 상처를 남기는 하샤신.
앞에서 달려드는 하샤신의 클로를 맨 손으로 잡고 있어 뒤에서 접근한 하샤신의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던 카렌은, 등에 전해져 오는 살갗이 찢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비록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감각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뒤에서 접근한 하샤신의 공격을 인지하지 못 하고 허용할 정도로 감각이 많이 무뎌졌다는 사실에, 바닥에 엎어진 카렌을 보던 네 명의 하샤신들은, 상처를 입고 바닥에 엎어진 카렌을 향해 조소를 날려준 뒤, 다음 배신자를 처단하기 위해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겨, 자신들이 이곳 루나 시티에 있었다는 흔적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자리에서 존재를 감추었다.
하샤신들이 다음 타겟으로 노리는 사람은, 바로 전직 [암흑 날개]의 단원이자, 현재는 [시큐리티 포스]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 김철수와 베르트랑.
카렌에게 그랬던 것처럼 베르트랑을 손쉽게 쓰러뜨린 하샤신들은, 자신들을 향해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뛰어오는 김철수를 발견하자, 세간에서 말하는 원 플러스 원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매우 생생하게 느끼며, 철수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친다는 생각으로, 자신들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인, 어둠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상대를 농락하는, 전문적인 암살자만이 할 수 있는 암살 기술을 선보였다.
철수는 자신의 오른팔에 깃든 정령의 힘을 사용해 어둠 속에서 빠르게 치고 빠지는 하샤신들의 공격을 막아내려 하였고, 실제로도 하샤신들이 몰아치는 공격을 몇 번 막아내는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상대는 어둠 속에서 기척을 지우고 움직이며 상대를 농락하다가, 상대가 방심한 사이 소리 없이 대상을 살해하는 암살의 스페셜리스트, [암흑 날개]의 하샤신들이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사실이었는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에 날개를 펼치기 위해 온갖 암살 기술을 연마한 하샤신들 앞에서, 철수가 방출하고 있는 티아라멘츠의 강력한 힘은, 하샤신들에게 있어선 그저 애들 비눗방울 놀이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철수가 순간적으로 틈을 보인 사이, 어둠 속에서 기척을 지우고 움직이던 하샤신 한 명은, 카렌과 베르트랑에게 그랬던 것처럼 철수의 등에 날카로운 클로를 휘둘러, 철수의 등에 한동안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원래대로라면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것이 하샤신들의 목적이긴 하나, 카렌, 베르트랑에게 그랬던 것처럼, 철수에게도 등에 깊게 파인 클로 자국만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는 하샤신들.
이들이 한때 [암흑 날개]에 몸 담은 적이 있었던 세 사람을 습격하면서 남긴 상처는, 하샤신들의 경고를 받은 카렌, 베르트랑, 그리고 김철수에게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게 아물지 않을 상처가 될 것이다.
배신자들에게 자기들 나름대로의 "경고"를 마치고, 자신들의 아지트인 세이블 시티로 귀환한 네 명의 하샤신들.
이 곳에 모인 하샤신들과, 이들을 지휘하는 보스로 보이는 검은 가면을 쓴 소녀는, 과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이들이 노리는 확실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저, 명계의 가장 깊은 곳, 지옥이라는 영겁의 고통만이 존재하는 공간에 갇혀, 이 세상과 자신의 배 다른 형제인 빛의 신, "아케루스"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사악한 어둠의 신, "아스트라이모나드"와 관련이 있다는 것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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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49.5화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하샤신들이 전직 [암흑 날개]였던 세 명의 캐릭터에게 경고를 남기는 내용으로 짧은 에피소드를 써 보았습니다.
과연 신생 암흑 날개 일원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 지...!!!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담 : 모바일로 쓰려니까 힘드네요... ㅠㅠ
역시 노트북으로 쓰는 게 편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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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용자들 : 어라 우리는 없네요? 즐겁다! | 23.08.26 02: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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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용자들은 그냥 일종의 하청 비슷한 거라 넘어갔을지도? | 23.08.26 08: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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