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고마워. 날개를 돌려줄게. 이제는 필요없어.
-블라즈코비츠, 울펜슈타인 2: 더 뉴 콜로서스 중
"아으으으.... 머리가 너무아파서 못살겠네... 시험도 떨어지고 이게 뭐야!"
"형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길래 몇년째 안보이는건데.... 아니 엄마도 진짜 그렇지.... 형이 살아있다고 하면 뭐해, 어디에 있는지를 아예 모르는데!"
아무래도 일이 안풀리는 모양이던 대충 백수신세인 손명석, 충격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었단 그는 몇년동안 원인불명의 만성 두통과 자신의 잃어버린 형에 대해서 투덜대고 있었다.
'명석아.... 괜찮니.... 비록 너희 친부모처럼 사랑을 줄순 없지만....'
'아줌마가 이제 새 엄마인가요....? 뭔가 평소와는 너무 낯선 느낌인데.....'
'어흑흑.... 기르수야, 이브야... 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니.... 아... 명석이구나.... 이리오렴 아가야....'
'엄마.... 저 사람들이 제 형, 누나인가요?? 형은 그럼 지금 뭘 하고 있는건가요??'
'나도 몰라... 그냥 너무나도 보고싶어서.... 너만은 잃고 싶지 않구나...'
오래전 애프터라이프 시절의 대참사로 본인빼고 모두 사망하고 혼자 살아남은 손명석은 그 때 우연히 지나가던 어느 정령 부부에게 거두어져서 새 부모님과 함께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 부부또한 자신의 두 자식인 이브, 기르수를 잃는 아픔이 있었던 지라 서로의 상처를 보듬아주면서 트와일라잇 시티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노력 덕분인지 손명석은 큰 문제없이 황혼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친구들인 조일영, 나나양 등을 만나고 무사히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꾸만 손명석의 머리속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기억들이 뒤섞여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브... 안돼... 제발 가지마....'
'으아아아.... 대체 이건 무슨 기억이냐고.....'
'하아... 약먹어도 안되고... 이거 뭐냐....'
'저 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내뒤를 졸래졸래 따라다니는데...'
최근부터 개인 사정상 연락이 안되는 조일영과 나나양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문제를 혼자 떠맡은 손명석은 어둠에 집어삼킬듯한 악몽으로 인해 멀쩡한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였으며, 거기에 자신의 뒤를 자꾸만 따라다니는 마녀 벨을 보면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만 한탄하고 있었을 뿐이였다.
"으악! 끄아아악! 이게뭐야!!!! 안돼! 누가 살려...."
"이봐! 학생! 괜찮나!!!! 이거 어쩌지... 누가 구급차를 불러요!!! 사람이 쓰러졌어요!!!"
'난.. 내 가족을... 지키지 않으면.....'
'기르수!! 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그만둬!!!'
'세상에, 저기 기르수 부모님이 지나가잖아?? 왜, 그 어둠의 신에 붙은 놈 말이야'
'으으으... 다들 그만둬.... 난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야.....'
심해진 두통을 더는 견딜 수 없었던 손명석은 결국 자신이 망친 면접을 본 회사 앞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서 그대로 쓰러진 채 구급차에 실려가 버렸다. 실려가는 와중에도 낯선 기억들로 인해 어둠에 집어삼킬 것만 같은 그는 팔자에도 없는 운명을 원망하고 있는 듯 해 보였다.
"어우.... 젠장.... 여긴 어디야.... 병원은 아닌거같은데...."
"일어났나? 다행이군, 잘못되는 줄 알았는걸."
"당신 누구에요? 의사는 아닌거 같고... 어디선가 많이 본거 같은데.... 설마 저 어디론가로 끌려온건가요? 그러면 전..."
"어이, 실험체는 어때. 깨어났어? 좋아, 이걸로 준비는 다 끝났네. 뭐부터 시작하면 되지?"
"으히히히힉! 저 이상한 껍데기는 또 뭐야!!!! 저 옆에 불길한 건 뭐고!!!! 역시 난 죽어서 저승에 온게 틀림없어!! 아니, 그래야만해! 여기서 실험쥐로 끝날순 없단 말이야!!"
"얌마 정신차려, 너 멀쩡히 살아있어. 그리고 널 해치려고 온것도 절대 아니고. 그나저나, 벨 너 그런 소리 할래? 쟤 불안해하는데,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에헤헤헤.... 내가 너무 심했나.... 뭐, 아무튼 니가 부탁한건 다 준비해놨어. 확실하게 주는거 잊지마."
"여기. 섭섭하게 넣진 않았어. 그만 가봐. 좋아.... 어이, 거기 친구. 몸상태는 어때?"
병원 대신 이상한 실험실에 온 손명석은 몸은 뺏기기 싫은지 발버둥 치는 와중에 알베르가 그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그에게 모종의 일이 생긴건 확실한건지 알베르는 그를 지그시 보면서 상황 설명을 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최악이죠 당연히. 뭔 이상한 놈이 자꾸만 뭐 해야한다고 그러던데, 머리속이 너무 이상해요. 정리가 하나도 안되고 또..."
"그야 그렇겠지. 지금 니 안에 너 말고 다른 영혼이 들어가 있는걸"
"으에에엑? 뭐라고요? 대체 뭐가 문제길래 나한테 이런게 일어나요????"
"그거까진 나도 모르겠어. 아무튼 확실한건 어느 정령의 파편이 너 한테 들어가서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거야. 그녀석도 너도. 기억이 뒤섞인건 걔가 많은 일을 겪어서 분량 자체가 많아서 니 머리와 충돌하는 거고."
"알아듣게 좀 이야기해봐요. 아니, 도대체 내 눈앞에 웬 몬스터가 나타난것도 그렇고 누가 이런짓을 저지르는 거에요?"
"너 잘 모르는구나? 좋아. 천천히 설명하지. 원래 이 세상은 두 부류로 나뉘여지는데, 인간계와 정령계로. 정령계에 정령들이 많이 살곤 하는데 나처럼 몇몇 정령들은 인간계로 내려와서 남들과 섞여 평범하게 살아가곤 해. 이해했어?"
"아뇨"
"어... 음.... 좋아 계속하지. 그래서 학교에 다니던 령사들이든 너네 부모님이든 해서 일상을 살아가곤 하는데..."
"엥 그 얼빠진 애들이 정령이였어요? 거 참 신기... 아니 잠만, 우리 엄마 아빠 정령이였어요? 진짜로요? 난 평범한 사람인데?"
"너 입양되었잖아. 그럴 수 있지. 아무튼, 그렇게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에 암흑 날개들이 나타나고 걔네들이 웬 영혼 가지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둘로 갈라졌나봐. 하나는 마녀 벨이 지금 가져왔고 나머지 하나는...."
"대체 누구 영혼이길래 뭘 이것 저것 만진다는 거에요? 거 참 내가 모르는 세상은 대단하구만."
"크흠.... 아우람 영혼이라면 이해가 될려나(손명석 : 아 예....) 아무튼 지금 그 남은 영혼이 니 몸속에 들어가 있거든? 그래서 기억들이 뒤섞여 있는거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너와는 다르게 아우람은 정말이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군요."
"걔가 대체 뭘 했는지는 나중에 알아서 찾아볼테니까... 그냥 저부터 좀 도와주면 안되나요? 저 지금 아파죽겠는걸요."
알베르의 사정청취를 들은 손명석은 그런건 됐으니(나중에 엄마한테 들을테니까) 일단 자기좀 살려달라고 얘기했다. 꽤나 안좋은 몸상태인지라 시간이 별로 없어서 빠르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알베르이기도 하고.
"좋아. 니 안의 그 아우람의 영혼을 빼내는 작업을 진행할꺼야. 그러니 잠시 누워있어. 눈 뜨면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내가 만들테니까."
"어으... 내 인생아.... 결국 이렇게 가는...."
"좋아 잠들었군. 어 왔구나. 여기야."
"우으... 이런거 해본 적 없는데... 정말 저여야만 하나요?"
"그건 너의 힘이니까. 그리고 너의 친구를 위해서도."
"제 친구라면.... 아아... 명석이구만. 하아.... 좋아...."
"너만 믿는다 나나야, 그렇다면... 간다!"
따로 부른 나나양과 알베르는 함께 손명석한테서 아우람의 일부분을 빼내는 작업과 함께 그를 다시 되살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손명석은 고이 잠들었는지 아무것도 느끼진 못했지만. 아무튼, 나나양의 걱정과는 다르게 작업은 잘되었는지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집에서 깨어난 손명석은 자신의 두통이 말끔히 사라진걸 보고는 매우 개운해 했다고 한다.
"끄아아아아... 여긴... 우리집이네? 오오... 머리도 괜찮아졌고... 좋았어, 그래도 잘 풀린 모양이야?"
"어머 명석아! 무사했구나!!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데에에..."
"엄마? 아 옆에 있었구만. 그나저나, 누가 나한테 해준 말이 있긴한데..."
"미리 얘기해줬어야 했는데... 엄마가 미안해.... 우리 명석이 고생시켜줘서...."
"나중에 대체 내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줘요. 그래도 언젠가 같이 지내게될테고 또 안면도 터야하지 않겠어요."
"그래, 걔네들도 집에 데려올게... 무사히 잘 있다고 말이야..."
손명석의 이 소식은 이브 일행에게도 충분히 전해졌고,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다른 혈육들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거에 큰 충격을 받은 기르수는 냅다 자신의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엄마! 아빠!! 살아있었어요?? 대체 어디에 있었길래!!"
"기르수!! 많이 보고 싶었는데!!! 너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야!!"
"엄마 죽은줄 알고 고향땅에 있었죠!!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이브도 돌려받고 싶었는데.... 으아아아아아앙!!:
"그러니까, 이 사람이 내 이복형이고... 당신이 내 이복남매..."
"푸훗훗... 안녕하세요? 이브에요. 우리 엄마 곁에 잘 있어줘서 고마워요... 아, 잘부탁드려요. 아마 곧 있으면 저희 같이 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참 신기한 일이 다 있네... 사진으로만 보던 걸 실제로 볼줄이야??"
이브와 기르수까지 무사히 돌아오고 그렇게 손명석과 함께 서로 가족이 되어서 새로 인연을 쌓아갈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그들이였다고. 이브는 이브대로, 기르수는 기르수대로, 손명석은 또 손명석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으니 서로가 이야기할 거리는 많으니라.
아, 그래서 손명석은 지금 뭐 하고 살고 있냐고??
"푸히힛, 명석오빠.. 우리.... 같이 잘래요??? 이렇게 부비부비하면 따뜻하다고요?"
"야 잠깐만! 부담스러워!!! 일단 좀 떨어져 있어봐!!"
"어이 너, 우리 이브한테 뭐라 하려는건 아니겠지? 아무리 내 동생이라도 건들면 가만 안둔다!"
"형은 또 뭐야! 으아아아 이거 부담스럽잖아!!"
뭐... 의외로 장난꾸러기인 이브와 기르수의 아주 뜨거운 사랑(?)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 말고 별거 없지 않을까??
"아니 그래서... 그런 이유때문에 절 찾아온거에요?"
"우으으... 연애 선배인 김철수씨라면 뭔가 도움이 될거 같아서... 전 이런 상황이 낯선데..."
"거 가족 아니에요? 도대체 연애상담을 왜 받으려는 거에요?? 그리고 저도 이미 경험해봐서 그런데, 저도 고생 많이해서 뭐라 말을 못드리...."
"이브가 생각보다 장난끼가 많더라고요. 흐어 쉽지않아요..."
"어머, 거기 둘 뭐하고 있어?? 오랜만이야??"
"으아악? 뭔가 커다란... 나나양이다!"
"헤헤, 나나양이 자기 친구 소식 듣고 같이 보러가자고 해서 왔죠. 어머, 철수씨도 있었네요?"
어딘가에서 김철수와 손명석이 고민을 나누던 와중에, 손명석의 소식을 듣고 냅다 루시를 데리고 온 나나양이 그들을 보러 달려오고 있었다. 정말 반가운지 자신의 반려동물과 웬 그라파까지 대동하면서.
"대체 뭘하면서 지낸거야? 걱정했잖아!!"
"으악 오지마!! 누가 환영인사를 몸통박치기로 하는데!!!"
"금방가요~~"
"애옹!"
"크하하하하! 이 몸을 봤으면 도망칠순 없지! 라이라이...."
"하지마!!!!!!!"
나나양과 루시의 격한 환영인사에 그대로 넋이 나간채 커다란 퓨어리와 니비루에게 깔려버린 이 두 남자는 오늘도 그들의 불쌍한 인생을 한탄하고 있으리라
***************************************************
리나 시티의 듀얼 매장. 시큐리티 포스가 관리하는 이곳에서 직원 조일영이 오늘도 얼마전에 합류한 직원 아우람과 함께 매장을 여기저기 정리하고 있었다.
"우으아아아.... 좋아, 오픈 완료했고... 아우람씨, 혹시 주문한거 찾아오는거 가능할까요? 준비 다되었다는데."
"좋아요. 귀한건데 빠르게 가야죠."
"이야... 명석이는 대체 뭘 하고 지냈으려나..."
아우람을 잠시 파견보낸 조일영은 가게를 열어서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가 시작되려는 그 순간, 조일영은 정말 뜻밖의 손님을 첫 상대로 받았다.
"어?? 아니 잠만... 나나다! 너 오랜만이다?"
"이히히히... 잘지냈어? 진짜 우리 오랜만에 보는거 아냐? 일영이 너 여기서 뭐하고 있니? 설마 농땡이 피우는건 아니겠지?"
"야!! 방금 열었어!!"
"어머, 우리 나나양이 친구를 사귀였나봐요. 헤헤, 저렇게 장난꾸러기라 이해 좀..."
"이야 마리아씨도 여기 올 줄은 몰랐는데, 아니. 그래서 프로 계속 하는거에요??"
"아마... 도요? 이대로 멈출 순 없으니까요."
"야 봐봐, 여기 이 뿔 말이야. 신기하지 않냐? 너도 그렇지?"
"엥? 뭐야? 너 누구야? 헉! 악마다! 퇴마사 불러!!"
"야! 장난해!!!!"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아주 신난다는 듯이 서로 주고받고 있었다고 한다. 곧이어, 추가로 올 손님이 있다는 나나양은 자기는 먼저 듀얼필드로 가 있겠다고 했고 대체 무슨 일이길래 한 조일영이였다고.
"어.. 어서오세.... 엥??? 야, 형은 또 뭐야???"
"뭐임마? 난 오면 안되냐???"
"오자마자 하는소리가 그게 뭔데!! 그리고, 대체 형 뭐하고 지낸거야?? 걱정했잖아!!"
"죽다 살아남았다. 왜?"
손명석까지 이 듀얼 매장에 찾아오니까 매우 신기해 하던 조일영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정이라도 들어보자며 그에게 투덜거렸고, 잠깐의 사정 청취 후에 조일영은 안에서 즐겁게 놀다 오라고 명석이를 보낸 뒤에 다시 평소처럼 가만히 카운터에서 널부러져 있었다.
"어, 명석이 왔구나? 여기야. 히히"
"그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셋이 다 모였네. 어디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사연 나누면 좋을텐데..."
"후후... 셋이 많이 친한가봐요? 우리 나나가 좋은 친구 많이 사귀였네...."
"응! 우린 신규 삼총사라고!"
좀처럼 오지않는 아우람을 기다리는 조일영을 뒤로한채 나나, 마리아, 손명석은 셋이서 같이 놀고 있었다. 마리아와 나나양의 한풀이와 나나양의 벚꽃쇼, 그리고 손명석의 오랜만의 듀얼 쇼 까지.
"자, 가라! 나의 킹룡들이여! 쥐라기월드 한번 찍어보자고!"
"그럼 운석 맞고 멸종되는거도 맞지? 자 가자 니비루!"
"금방가요~~~~"
"안돼!!!!! 내 킹룡들이!!!!"
의외로 공룡덱 사용자인 손명석은 공룡 유저들의 가장 큰 특징인 높은 자부심으로 킹룡단으로써 열심히 듀얼하긴 하는데, 어디 열정만으로 다 되던가, 난데없는 원시생명체 니비루로 자신의 공룡들이 싸그리 토큰으로 대체되는걸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깨꼬닥 하고 있었다. 뭐, 나중엔 다들 알다싶이 공룡의 후손인 치킨처럼 통닭처럼 하얗게 불태웠다나 뭐라나.
"언니.... 난.... 언니를 원망 했었는데...."
"괜찮아... 다 받아줄게...."
"허 참 둘이 무슨 일이 있길래 저러는거지? 뭐, 저녁에 같이 밥먹기로 했으니까 이야기좀 나눠볼까? 나도 뭐 사연이 없는것도 아니고."
****************************************************
"수고했어. 일단 이거라도 굴려보고 한번 익숙해지라고?"
"네. 고마워요. 그럼 이만 가볼께요."
"나중에봐~~"
한수진네 집을 나온 알레한드로는 자신의 언체인드 덱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후엔 자신이 완성한 덱을 점검하면서, 가족과의 상의 끝에 통합 듀얼리스트 대회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이제 실전을 준비하면서 덱에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 밟아주지! 자, 라이고우로 널 물어뜯겠어!"
"구아아아아악! 이녀석, 제법인데?"
"휴우, 좋아. 점점 이겨나가고 있고, 출전권도 딸 수 있겠지?"
"그건 봐야지. 자, 이겼으니 약속대로 안내해줄게 따라와."
다음날, 계획대로 로엔그린 시티로 가서 시큐리티 포스 소속으로 프로 대회에 준비중이던 라이카를 보기좋게 이긴 그는 라이카를 따라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에리카는 웬 닌자와 어울려 다닌다 이말이지? 어쩐지 나한테 요즘 연락도 안하더니!"
"걔 체스터팀 들어갔다고 좋아하던데, 정말로 원했었나봐? 그나저나, 나머지는 어디갔대? 케스퍼 말이야."
"몰라, 잠수탔나봐. 에리카도 모른대... 아 도착했다. 여기야"
"오오.. 나 프로 선... 아오 진짜 아악! 저사람이 왜 여기에있어!!!"
"푸히히히! 나 처음봐? 나 이래뵈도 프로 듀얼리스트인걸?"
알레한드로를 맞이한건 난데없는 나나양. 아무리 그녀도 프로 뛴다곤 하는데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대놓고 만나니까 골때리던 그였다. 설마 자신에게 듀얼을 알려줄 사람이 쟤는 아니겠지 하고 항의하려던 알레한드로는 그 순간 또 다른 사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야, 설마 쟤가 내 상대는 아니겠지? 라이카 너 죽을래?"
"뭐가 어째! 내가 너보다 두살 많거든? 누나라고 불... 어? 오셨다. 여기에요 여기!!"
"우와? 이 사람은?? 나 이 사람 알아!! 월클 프로잖아! 여기 있었구나? 안녕하세요? 이렇게 현실에서 볼 줄이야!"
"안녕, 니가 알레한드로니? 잘부탁한다. 난 채은성이라고 해."
물론 그를 상대하는건 다른 사람, 어느 프로팀에 속해있는 유명 프로선수, 채은성이였다.
'백은성 달인 채은성'이라 불리우는 이 남자는 성실한 모습과 뛰어난 개인 커리어, 소속팀과 자신의 가족에 헌신하면서 하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 듀얼리스트로 이런 엄청난 사람을 부른 라이카가 새삼 대단해지려 하는 알레한드로였을지도.
팀 쌍둥이 땃쥐에서 몇년간 헌신하고 최근에 로엔그린 시티의 팀 이글스로 옮긴 그는 새로 팀을 옮겼음에도 엄청난 활약으로 벌써 로엔그린 시티의 인기스타가 되어있었다. 남쪽 마을 폭파 집단의 지원을 받는 이 팀은 어느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소속 프로들에게 빵빵한 지원과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러 진귀한 성과들을 내는 명문팀이였고 그래서 그런지 많은 듀얼리스트들이 오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이기도 하였다.
악마족 몬스터하면 제일 먼저 채은성을 떠올릴정도로 매우 유명한 이 선수는 또 최근엔 라뷰린스의 여러 메타들을 만들어 내기도 해서 요즘에는 백은성 달인 채은성(아니면 백은성의 주인?)이라고 불리운다고.
"너 봤어? 아 글쎄 자신을 도발하는 상검 상대로 30초만에 털어먹은거 있잖아? 그게 저 사람이라고."
"어 맞아. 아리아스로 0턴 차원장벽 깔아서 상대의 전의를 없앴지? 그거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니까 다들 충격먹어서 아리아스의 평가가 엄청 올랐다고?"
"잘 보고 배워, 저 사람은 DDD나 언체인드도 쓰니까 배울게 많을꺼라고?"
"얘들아, 얘기는 끝났니? 히히, 좋아. 그럼 우선 훈련 같이 받아볼까?"
"네!!!!"
이글스의 프로 듀얼리스트들과 알레한드로는 채은성과 같이 신체훈련을 받거나 어디 카를로스 전략분석원과 함께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기도 하고 또 실제로 듀얼도 해보면서 실전점검을 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낸 알레한드로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을텐데 하면서 라이카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와... 역시 진짜 프로는 다르긴 달라. 글쎄 내가 상상하지 못한것들이 계속 나오더라고?"
"그래서 끝없이 연구하곤 하잖아. 애초에 카드도 많고."
"여기가 진짜 명문팀이긴 하구나. 아니, 유스라는 그 동동주와 진시황은 듀얼 왜이렇게 잘해? 나 직접 보는데 피말려 죽는줄 알았다고!"
"푸히히히히, 알레한드로 너 엄청 충격 많이 받았구나? 뭐, 나도 맨 처음엔 신기하게 봤었는데... 막상 서로 안면트니까 걔네도 사람이더라고. 할만해보이더라. 언젠가 나도 저기 들어갈 수 있을 법 하려나...."
"후 좋아 다들 수고했어, 너네 다들 만족한 분위기인거 같은데... 뭐 나도 좋았지. 재미있었어,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
"아빠!!!!!!"
"어머, 은별이네? 여긴 웬일이야?? 어 여보 왔구나?"
이런 채은성의 뒤로 그의 딸인 은별이가 자신의 아빠를 쫓아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라뷰린스 사용자들과는 다르게, 엄연하게 아이가 있는 가장인 채은성은 자신을 직접 찾아온 딸과 놀아주는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당신 데리러 왔지. 집에 올 시간 다되었는데 왜 안오나 해서"
"손님들 와서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어... 잠깐만 은별아?"
"우와! 이상한 언니야! 머리에 뿔이있어! 사람 잡아먹고 다니나??"
"야!!! 애가 못하는 말이 없네!! 나 무서운 사람 아니거든?? 흥!"
"이아저씨 무쌩겨써"
"끄아아아아아악! 젠장!!!!! 애한테 한방 먹다니!!!!"
은별이의 솔직한 한방에 한번씩은 뒷목잡는 나나, 라이카, 알레한드로. 뭐, 평화로운 나날이니까 이런건 큰 문제가 없을거고. 은벌이도 악의를 담아서 하는것도 아니니까 별 탈 없이 넘어가리라.
그렇게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알레한드로는 왠지 오늘은 특별한 감정을 지닌채 집으로 들어왔고, 곧 있을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양식을 적어서 내고 있었다고.
=============================================
엑스트라들의 이야기, 외전이 올라왔습니다. 이번에는 시즌1때 잠깐잠깐 지나갔던 인물들을 주역으로 삼고 만들어봤습니다. 아우람 입장에선 손명석이라는 날개를 그에게 돌려주면서 감사인사를 보냈겠죠. 자신이 되살아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니.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김철수의 이야기가 분량상 패스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다음에 기약을....
여담 : 어디론가 잠시 가서 당분간 외전 못올라올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소재를 모아둬야...
(IP보기클릭)22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