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세상이라면 마음껏 비웃어도 돼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나가는 거니까
-에스트렐라, 시즌 1 외전 중.
'이봐 림이, 무슨 이야기 하는거야?'
'어머, 철수 아니야? 하아.... 이게 내 진심이 잘 전해졌을 지 모르겠네....'
'그야 당연하지. 난 널 잘 알지를 못하는데, 무엇보다도 보엘리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기도 했고.'
'넌 그녀가 정말로.....'
'난 그거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안해. 뭐, 엉망진창인 세상에 대해서 마음껏 비웃어주자는건 같은 생각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 사람을 막으려고 했을지도 몰라. 각자의 방식이 있잖아?'
'그렇다면 난 구체적으로....'
'그 이야기는 이제 너한테 달려있어. 잘해봐, 아마 쉽진 않겠지. 눈 앞의 상처투성이인 사람에게 손을 내민다는게 그리 쉬운건 아니더라고. 아, 정 모르겠으면 일단 캐스퍼한테 찾아가볼래? 어떻게 그 난리통에서 용케도 살아있었대?'
'엥? 캐스퍼를? 그 망할 녀석을?? 하아... 뭐.... 어쩔수 없나.... 일단 뭐라도 부딪혀 봐야지....'
그 사건은 그야말로 모두에게 그야말로 잊혀지지 않는 악몽같은 느낌이였을지도 모른다. 하림에게는 살면서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였기에 더욱 와닿았을지도. 진청월의 집에서의 듀얼 이후에 시간이 좀 지나서 다시 만난 이 둘은 그렇게 잠깐의 대화 이후에 각자의 길로 걸어갔다.
"보엘리.... 이것도 다 기억이 남는 거겠지..... 뭐, 그 때 그 순간을 기억하는것도 나쁘진 않은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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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우주의 정점에 가까웠지만 이내 사라졌지요
곧 커다랗고 새까만 도랑이 나타나 색을 삼켰지요
-프롭스트 와이어트 3세, 울펜슈타인 2: 더 뉴 콜로서스 중
시큐리티 포스의 합동훈련이 끝나고 난 다음에 어느정도 성장한 다른 대원들과는 다르게 리나 시티에 사는 후우리는 아직도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듯 보였다. 이 상황은 몇달전부터 김철수가 자신을 멀리하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더욱 심해지는듯 해 보였다. 바깥에서야 뭐 천진난만하고 일상을 즐기길 좋아하는 여우같은 여자아이라지만, 정작 집에서는 종종 안보이는 김철수를 생각하면서 바깥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안에 틀어박혀서 가만히 있기만 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듀얼리스트에게 저주를 건다는 정령이 있었지. 그런 그녀를 공포에 떨어서 기피하기만 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아무런 편견 없이 그녀에게 다가간 사람이 있었어. 그래, 암흑 날개의 말단 대원 김철수였어.'
'뭐 어쩌라고, 그런건 신경안써. 하면서 세상의 편견을 마음껏 비웃어주면서 강하게 살아갔고, 이내 그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연을 쌓아가고 이내 타인을 구원하기에 이르렀지. 뭐, 지금은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 위해 잠시 멀리 떨어졌지만 뭐 어때, 그 누구보다 잘 어울렸던 파트너들이였는걸.'
"하아.... 다시 돌아오면 더 나은 세상과 더욱 좋아진 상태로 만나자고 약속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 혼자선 한계인가...."
"일단 다른 사람들 조언대로 후우리와 잠깐 떨어져 있곤 한데, 이거 정말로 괜찮은거 맞을까?"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철수는 후우리의 의존성이 더욱 심해지는걸 막기 위해 일단 그녀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잠시 거리를 두는 동안 자신의 에이스 몬스터인 루루칼로스와의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은 후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곤 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자신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좀처럼 다른 도움을 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 그였기도.
'가문을 버린 후우리를 저주할 것이다... 신의 뜻을 거스른 자에게 처벌을...'
"으으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그런 일만 안했으면 다들 날 떠나지 않을거고... 다들 날 미워하지 않을거고...."
"다들 내 연락을 받지않아.... 우리 질풍이는 어떻게 생각해.... 응?"
"아하하하.... 넌 말이 없지 참....."
"그래도... 날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후우리를 저주하면서 세상을 떠난 이상한 부모님부터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두번이나(?) 위험에 처한 자신의 둘도 없는 사람, 그리고 얼마전부터 자신을 찾지 않는 다른 사람들까지 자신을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후우리. 기껏 괴로워하면서까지 자신의 마음을 털어냈는데 결과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버리는 바람에 어느샌가 시큐리티 포스의 업무는 커녕 자신의 일상 생활조차 잘 되지 않을 정도로 불안증세가 많이 심해진 상태였다. 오죽하면 김철수가 잠시 밖으로 나가는데도 울먹이면서 그를 붙잡으려 했던가. 그러고 난 다음엔 자신의 방안에 틀어박혀서 또 악몽에 시달리던가 자신의 [크샤트리라 펜리르]나 [BF - 독풍의 시문]에 화풀이 같은걸 하던가.
"으아.... 겨우 집에 왔... 아 잠깐만, 너 밖에 안나갔...."
"우으.... 우아아아아아앙!"
"아니 잠만... 너 괜찮아? 어디 많이 아파??"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대체 어디로 간거야아아.... 내가 싫어진거 아니지?? 나 원망하고 그런거 아니지?? 언제나 그랬던것 처럼 우리 계속 함께 있자 응?????"
"그게 그런... 하아... 맞다 얘 많이 아픈 애였지 참..."
오랜만에 김철수가 후우리를 보러 집으로 들어왔을때는 그녀의 상태가 완전히 엉망이 되어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가엔 아직도 눈물이 일렁이고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져있는 상태. 것보다 그녀가 들고 다니던 물건들과 바닥에 나뒹굴여져 있는 블랙 페더 몬스터들, 그녀가 입고 다니던 옷가지들이 여기저기 망가져 있던 상태였다.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김철수는 일단 그녀를 안심시켜서 방으로 따로 돌려보낸 다음 자신이 따로 불러낸 사람, 마리아를 맞이하였다.
"김철수씨, 괜찮아요? 그 아이는..."
"엉망이에요. 아무래도 책임을 그녀에게로 돌리려는 사람들도 있기도 했고 또 종종 악몽을 꾸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었거든요. 가끔씩 그런 감정을 다른 곳에다가 풀면서 달래곤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남아있는게...."
"당신에게 풀어달라는건 정말 위험한 행동이에요. 당신도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가뜩이나 당신 그렇게 몇번이나 죽을뻔했으면서...."
"그래도 걔는 저 말곤 그 누구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근데...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것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는거 같아서..."
"그녀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달린게 맞을거에요. 실제로 남들과는 다른 당신만의 힘이 있잖아요. 그래도, 당신 혼자만 그걸 짊어지기엔 너무 무리이지 않을까요...."
"전문가분들이 도움이 될까요? 그러다 더욱 나빠지면..."
"아직 이 사회를 믿을 엄두가 안나곤 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번 맡겨보는 것도 방법일지도 몰라요. 이 세상은 당신과 후우리씨 둘만으로 살아가는게 아니니까요. 당신을 동경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으으..... 나 빼고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잠깐만요, 언제 나온거에요? 다 듣고있던건가요?"
"저한테 맡겨주세요. 아무래도 뭔가 생각이 날꺼 같아서.... 일단, 우리 같이 방으로 가볼까?"
마리아와 김철수의 이야기가 오고가던 와중에 어느샌가 방에서 나온 후우리가 그들의 뒤에 갑자기 나타났다. 당황하는 마리아를 진정시킨 김철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결심을 했는지 후우리를 데리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몇가지 물건들을 챙기고 난 다음에...
"난... 정말로.... 우으... 너한테 상처만 되고...."
"내겐 이런 상처들을 치유할 힘이 없을지도 몰라... 할 수 있는게 널 꼬옥 안아주는 것 말곤 없을지도..."
"그렇지만 내 영혼을 너한테 바쳤는걸... 난 너 없으면 안되는데..."
맞는말이였다. 예전에 김철수가 사경을 해메었을때 후우리는 자신의 신기를 바치면서까지 그를 살린적이 있었다. 실제로 자신의 영혼까지 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의 치유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 하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김철수는 그 증거로 자신의 왼팔에 어느샌가 들어가 있는 구슬의 신기를 보여주면서까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널 믿는거야. 어느 그 무엇도 아닌 후우리 너 자신을 믿으니까.... 넌 저주받은 무녀가 아니니까.... 이런 상처투성이 같은건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너니까.... 그리고..."
"모든...건... 다... 잘될거니까.... 우으...우으으...."
"니가 나한테 준 이 마음이 없어질 일은 없을꺼니까. 넌 남들보다 조금 강하고, 조금 더 특별한 정령이니까... 우리의 모든 추억들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꺼니까."
보엘리와의 추억도, 루루칼로스와의 추억도 모두 자신의 마음 속에 담아둔 김철수는 당연하게도 후우리와의 모든 추억을 잊어먹을 리가 없었다. 후우리의 어쩌면 마음만으로는 치료가 안되는 상처들을 치료하기 위해, 김철수는 직접 발로 뛰면서 그녀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SEM사에서 직접 도움을 청하는 등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으으으... 다시 한번 정말로 너를 걱정시켜줘서 미안해....."
"응... 더욱 좋아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거야.... 평소의 너 처럼...."
"우으....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후우리 자신도 자신의 상태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는걸 어느샌가 깨닫고 있었을까. 그렇지만 그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과 당분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큰 아픔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필요하니까, 모든 것은 다 잘될꺼니까.... 남들보다 강한 힘과 남들보다 강한 마음을 가진 그녀라면 분명히 전문가의 도움을 잘 따르면서 금방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자신을 원망하지 않고 전적으로 자신을 믿어주는 김철수를 위해서라도, 결코 이렇게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다음, SEM사의 사장실에서 김철수가 직접 오벨 사장을 찾아왔다.
"사장님, 저에요. 그녀를 전적으로 도와준다고요?"
"그래.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어. 우리 리나 시티를 지켜준 사람을 위해서라도 내가 앞장서서 도와줘야지."
"아하하하하.... 이건 아직도 낯선데.... 분명히 도움이 되겠죠?"
"당연하지. 그녀는 굳센 아이니까. 너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꺼야. 후우리도 분명 잘 따라주겠지."
"사실 전 아직도 걱정이 되곤 해요.... 아마 이런 사람들과 저는 아예 다른 세상일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전 믿을꺼에요. 이거... 기도라도 해야하나...."
"넌 충분히 그녀에게 도움이 되어줬어. 이제는 우리에게 맡겨도 충분해."
"그래요. 그 말에 진심이 담기길 바래야죠. 만약 그녀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오벨 사장과 대화를 나누던 김철수는 오벨의 진심이 섞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느샌가 감정이 조금 달아오른 모양이였다. 밖으로 나가기 직전에 그는 뒤돌아보면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저부터가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너무 걱정말게. 우리도 제 2의 암흑 날개 사태같은건 원하지 않으니까."
보엘리의 기운마저 느껴질 정도로 살벌한 감정을 담은 김철수의 말에도 오벨 사장은 물러서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건지 아닌지 잘 모르는 상태였지만 뭐 자신의 진심을 털어낸 김철수 입장에선 어느샌가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SEM사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뭐, 어딘가에서 소식이 전해지겠지만 모든 것은 다 잘될 거니까. 안그런가?
⋯⋯너희를 위해 기도할게.
내 고통이 없어지길 바랐던 것만큼,
너희의 고통이 없어지기를 바랄게.
내가 두 번째 기회를 갈망했던 것만큼⋯⋯
너희에게 다음 기회가 있기를 바랄게.
응. 그러니까⋯⋯.
너희는 마침내 행복해지기를⋯⋯.
-미소노 미카
여러분께서도 항상 진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재밌게 신실하게 게임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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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식들 링크소환 했단말이에요 링크소환이라고 하지마! 그리고 김철수는 아무래도 투지와 열정과는 거리가 있는 친구인거같은 근데 혹시 모르죠 사람 앞일은 알수없으니 | 23.07.17 20: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