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악을 막을 능력도 의지도 있는가? 그렇다면 악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는 능력도 의지도 없는가? 그럼 그를 신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인가?
-에피쿠로스
여기는 진청월의 집에 있는 듀얼 필드. 서로의 상반된 운명에 대한 듀얼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두 주인공, 김철수와 하림의 듀얼을 지켜보는 관객들인 진청월과 하윤, 그 외 직원들이 있었다. 하림의 원망 섞인 목소리를 들은 김철수의 제안으로 이 둘은 지금 결판을 지으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 하림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하림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할 것인가....에 관련된 이야기가 지금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지금은 아직 서로의 첫 턴인 상황. 헤비 보거의 드로우 효과로 아드 차이를 벌린 김철수는 그대로 듀얼 필드를 장악해 둔 상태. 이제 남은 건 하림에게 달려있는 상황. 현재 하림의 필드엔 비튜너인 [불꽃성기사-리나르도] 한장, 그리고 묘지에는 원 포 원, 안젤리카, 롤랑, 오지에, 무덤의 지명자, 또다른 리나르도, 듀란달이 묘지에 파묻혀져 있었다.(제외된건 불꽃성기사-튀르팽)
하림은 남은 카드 한장을 보면서 이제 충분히 상대의 견제 수단을 뺏으니 자신의 차례라면서 김철수의 필드를 밀어버릴 절호의 찬스를 잡은듯이 이야기했다.
"이걸로 끝이야? 그럼 간다.... 패에서 마법 카드, 삼전의 재 발동! 네 필드의 카이저 바리우스가 효과를 발동했으니 이 카드의 발동이 가능하지. 난, 이 효과로 카드를 2장 드로우 하겠어!"
"삼전의 재? 이러면 가능성이 있겠는걸?"
하림의 회심의 카드인 [삼전의 재], 이 카드는 상대에게 반응해서 플레이어에게 어마어마한 이득을 가져다 주는 카드. 덕분에 하림은 카드를 추가로 더 드로우 할 수 있었고 드로우한 카드를 보면서 역시 운명은 자신의 편이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 신경쓰이는 카드를 일단 치우고 생각해야겠군. 난, 패에서 마법 카드 코즈믹 싸이크론을 발동! 1000LP를 지불하고 마법, 함정 카드 1장을 대상으로 하고 발동하겠어. 내가 대상으로 할 것은 당연하게도...."
"너 제정신이야? 카운터 함정, 뱅키시 소울 캘러미티 카이저 발동. 내 필드에 카이저 바리우스가 있으니까 내 필드의 카드를 대상으로 하는 코즈믹 싸이크론의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
"하, 그 정돈 뻔히 알고 있지! 자 이제 남은 건 없...."
"잠깐, 캘러미티 카이저의 또다른 효과. 자신 필드 위의 뱅키시 소울 몬스터를 한장 고르고 그 몬스터의 공격력 만큼의 데미지를 상대에게. 자...... 카이저 바리우스의 공격력은 3000, 그러니까!"
"3000 데미지가 그대로 들어오잖아! 오빠! 위험해!"
"으아... 으아아아아아악!"
[코즈믹 싸이크론]의 코스트와 [뱅키시 소울 캘러미티 카이저]의 효과를 합쳐서 순식간에 LP가 4000이 사라져버린 하림은 카이저 바리우스의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가뜩이나 불리한 상황이 더욱 안좋아진 하림은 이번 충격으로 인해 더 큰 데미지를 입은 듯 하였고 겨우겨우 힘겹게 몸을 가누면서 일어나고 있었다.
"끄으으으..... 저 카운터 함정..... 처음 보는데.... 저렇게 강할 줄이야!"
"상황 많이 타서 잘 안쓰긴 하지. 그래서 넣어봤어, 너한테 잘 먹힐거 같아서."
"뭐라고? 이게 날 무시해? 아직 듀얼은 끝나지 않았어! 패에서 홍연의 여걸-브라다만테의 효과 발동! 이 카드를 패에서 버리는 것으로 리나르도에게 불꽃성검-듀란달을 장착!"
"크으으으으으윽..... 주군을 위해서라면.... 여기서 쓰러지지 않는다...."
스킬 드레인의 영향으로 인해 주저앉으면서까지 하림 주군을 지키려는 리나르도를 보면서 하림은 결코 운명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면서 더욱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아무튼, 하림은 자신은 기적을 믿는다면서 이대로 턴을 마쳤다.
"림이 쟤가 아무리 열정을 불태워도 상황은 철수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쟤, 도대체 뭘 믿길래 저렇게 자신만만해진 거지?"
"림이 오빠는 저런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잖아요. 그럴 때 마다 운명이 답해줬다고 맨날 이야기하곤 해요."
"어이, 거기 관객 분들 잘 들립니까?(진청월 : 어! 잘들려! 근데 왜?) 좋아요. 뭐... 별거 아니에요."
'도대체 철수가 세트해 둔 저 카드 한장은 뭐지? 쟤는 무엇을 믿길래 저러는 걸까....'
하림의 필드에 남는 건 수비력 200짜리 작은 벽인 리나르도. 아무리 하림 주군을 위해서라지만 너무나도 연약한 스펙의 몬스터 한장만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하림은 평소의 프로 듀얼과 같이 이런 상황 따윈 자주 극복해 나간 것 처럼, 이번 듀얼도 극복해내고 다시 한번 자신의 가족을 되찾겠다는 생각이였다.
예전에, 하림이 쓰러뜨렸던 암흑 날개의 졸개와 닮은 그 사람이 눈 앞에 있는 이 상황은 더할 나위없는 하림의 기회인 것으로. 평소에 했던 것 처럼 더 기 죽지 말고 오히려 당당하게 나가면 상대가 주눅이 들어서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리라. 그리고 하림에게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니라.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그래서 운명의 수레바퀴는 항상 그에게 축복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하림이 항상 생각했던 그 생각은 세월이 지나고 그들에게도 시련이 닥쳐오더니 어느샌가 그는 운명에게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역으로 자신의 가족에게 피해가 갈 정도로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림의 눈 앞에 있는건 필드 위에 있는 [스킬 드레인]. 저 것만 걷어내면 모든 것이 잘 될꺼라는 생각과 함께 그대로 턴을 마쳤다. 이후에 묘지에 묻어둔 [불꽃성기사-롤랑]의 효과로 [플뢰르 드 플뢰레]를 패로 가져왔다.
"하아..... 그래 뭐 그 기적인지 뭔지 나도 한번 구경해볼래. 내 턴, 드로우. 잘 해봐, 뱅키시 소울 헤비 보거의 효과 발동. 내 패의 라젠과 판테라를 보여주고 1500데미지를 너에게 주겠어."
"크으으으윽... 내 라이프는 아직 남아있어! 덤비라고!"
"알았어, 기회를 줄께. 잘 버텨봐. 난 이대로 턴을 종료하겠어."
"뭐야.... 공격 안해? 그대로 때리면 끝일 텐데?"
"아무래도 철수는 이기는게 목적이 아닐지도 몰라. 아까도 얘기했던 것 처럼 쟤 림이에게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좋았어, 이걸로 한 턴 버텼다!"
하림의 의도대로 였다. 자신의 열정에 상대가 주눅이 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턴을 마친 것이였다. 이제 남는 건 자신의 턴에서 상대의 필드를 밀어내고 그대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 그런 자신감이 하림의 머리속에 가득찼는지 카드를 드로우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어떤 플레이를 벌일 지 생각하고 있었다.
"단 한번이라도 좋아... 기적이여 내게! 리나르도를 위해서! 불꽃성기사를 위해서! 내게 단 한번의 역전의 수를! 난 내 몬스터를 믿겠어. 내 턴이다... 드로!"
"하림 군주! 지금입니다! 전 준비가 끝났....."
"야. 너 진짜 이대로 괜찮겠어? 아니, 것보다 너 정말로 몬스터와 신뢰의 관계를 가지는거 맞아?"
"무슨 소리야? 갑자기? 뭐 하기도 전에 방해부터 할 셈이야?"
달아오른 분위기에 갑자기 김철수가 끼어들어서 말을 끊었다. 분위기를 가라앉히는게 목적이라면 소용 없다는 하림의 말을 무시한 채 그는 도저히 이 이상한(?) 분위기를 버틸 수가 없어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로 전하고 있었다.
"흥, 이몸 하나 쓰러뜨리지 못하는 주제에!"
"걔가 말을 하는것 까진 잘 알겠어. 나도 저번에 본 적 있으니까. 내가 말하려는 건, 너 힘들때 솔직한 이야기를 니 몬스터한테 털어낸 적 있어?"
"엥? 뭘 털... 아! 설마!(리나르도 : 주군!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김철수가 말하고 싶었던 것 중에서 일부, 바로 루루칼로스의 이야기였다. 확실히, 김철수 입장에선 난데없이 나타난 루루칼로스와 교감하면서 또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내면서 어느샌가 몬스터와 듀얼리스트의 관계를 지나서 이제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진실된 친구가 되었던 거였다. 쉽게 말해서, 하림이 겪고 있는 이 고난을 이미 겪었고 극복했던 김철수는 하림의 지금의 한심한(?) 상황을 도저히 가만히 볼 수만은 없어서 이 말을 건네줬던 것이다. 왜, 아까도 이야기했던 것 처럼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듀얼을 신청했던 것 아닌가.
"니 편이 되어주는 몬스터 한테도 전혀 이야기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니 가족에게도 솔직하게 감정을 털어내기가 좀 힘들어. 넌 어떻게 저 청월씨와 만났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난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어떻게든 내 솔직한 감정을 털어내려고 고생 좀 많이 했거든."
"도저히 지금 상황이 답이 안보인다면... 적어도 내 경험담이라도 들어 줄 수는 있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난, 내 기적을 믿을 뿐이라고! 단 하나의 이 순간을! 난 내 필드의 불꽃성기사 리나르도를 소재로 링크리보를 소환! 이어서 마법 카드, 탐욕의 항아리 발동! 내 묘지의 안젤리카, 롤랑, 오지에, 리나르도 2장을 덱으로 되돌리고 카드를 2장 드로우!"
"하아.... 들을 생각을 안하네. 뭐, 이거 끝나면 조금은 생각이 바뀌겠지?"
"소중한 가족이 위기에 처해 있는 내 감정도 모르는 주제에! 쓰러뜨려주지! 이 드로우한 카드로 말이야!"
김철수 입장에서는 도대체 하림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적어도 하림의 현재의 감정을 이해해 주려고 조금은 노력하려 하고 있었다. 하림 입장에서는 그런 건 자신이 상관할 게 아니였지만. 드로우한 카드를 본 하림은 역시 운명은 자신의 편이라는 것인지 필드의 스킬 드레인을 밀어낼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속공 마법, 싸이크론을 발동! 네 필드 위의 스킬 드레인을 파괴하겠어! 이제 날 막을 건 아무것도 없어!"
"오빠 정말로 괜찮겠어? 저기 카이저 바리우스도 있고, 무엇보다 상대 패가 너무 많아!"
"됐어, 정말로 쟤가 기적을 일으킨다면... 그리고 운명이 함께한다면.... 뭐라도 하겠지. 하림, 너 근데 왜 이렇게 운명에 대해서 집착하는거야? 뭐 믿는 거라도 있어?"
"그야 내게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하니까! 너같은 하찮은 졸개는 아무것도 모르겠지! 빛의 신 아케루스님의 가호 말이야! 소중한 사람을 잃는 기분도 모르는 너에게 가호는 없으니까!"
"짐작은 하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엘리 걔가 했던 말이 왜이렇게 생각나냐고...."
이 듀얼 필드에 오기 전부터 곳곳에 놓여져 있는 아케루스를 받드는 상징물들을 보면서 지레짐작을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좀 엉망인 것으로 보이는 하림을 보면서 김철수는 과거에 보엘리가 그에게 했던 말인 '자신의 불행은 착한 신의 뜻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이라니 이게 뭔 말도안되는 소리야? 그럴꺼면 차라리 행복을 가져다주는 나쁜 신을 믿겠다.'가 생각나기만 하였다.
적어도 빛의 신 아케루스는 실재한다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여러 사람들의 여러 사연을 보면서 그런 신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김철수는 이어서 하림의 사소한(?) 말들을 하나하나 받아치려 하고 있었다.
"난 방금 그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오는 길인데? 나도 사연 많아. 근데 지금 딱히 너처럼 하소연 하면서 그저 화내고 싶진 않은걸. 왜냐고? 그냥.... 이런 날 그저 안아줬던 사람들이 있으니까 괜찮아 지는 기분인걸. 암흑 날개의 용자라는 사람들이 지금 사회에 잘 녹아들고 있는거 봤지? 그게 정말로 빛의 신의 가호가 있어서 가능한 것일까? 난 잘 모르겠어."
"그 입 다물어! 난, 불꽃성기사-올리비에를 소환! 자 가자! 지원군이 찾아왔으니 이제 적을 쓰러뜨리라고!"
"운명이 우리를 함께..."
"내 운명은 내가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어. 너도 니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않냐?"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입 다물고 어서 내 공격을 받으시지!"
"만약 더이상 그 빛의 신이 너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넌 어떻게 받아들일래? 그리고, 그 운명이 너에게 등을 돌린다면 너는 어떻게 받아들일래?"
"어...... 철수 오빠......."
"보엘리가.... 아니 캐스퍼인가? 아무튼 걔네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조금은 알 거 같아. 그 사람은 너같은 사람을 좀 싫어했었거든, 그 어떤 고생도 없이 행복만이 가득한 사람을 말이야."
"야 김철수! 그게 무슨 소리야! 림이도 많은 고생을..."
"물론 하림이 암흑 날개에 맞서나가면서 또 이런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싸워 나가는걸 비난할 생각은 없어. 그건 분명히 잘못된 게 아니니까. 그래서 보엘리를 동정할 생각은 없어. 그렇지만...."
"난, 레벨 4의 올리비에와 레벨 1의 리나르도를 튜닝! 자 가자! 불꽃성기사들..."
"아무리 운명이 날 외면한다고 해도, 신이 날 괴롭힌다고 해도 나도 포기하지 않거든. 그런 신이 정말로 있다면 난 원망하면서 살아갈 지도 몰라. 그래도, 이 솔직한 마음을 터놓고 털어낼 수 있으면 속이 후련해지곤 해서..."
"나도... 현월이.... 걔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미안해. 적어도 이 듀얼에서는, 더이상 너의 편이 아닌거 같아. 지속함정 발동.... 센서만별. 이 카드가 필드에 있으면 서로 한 종족당 한장만 존재해야 해. 그러니까 네 필드 위의 불꽃성기사 몬스터중 하나는 묘지로 가야 한다고."
"뭐라고! 말도 안돼!!! 믿을 수 없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하아..... 철수 니 생각은 뭔지 좀 알거 같아. 림이는 내가 따로 이야기해볼께, 일단 이 싸움부터 끝내줄수 있니?"
"알겠어요. 더 이상 제가 해 줄 말은 없는거 같아요. 자, 내 턴. 드로우. 카이저 바리우스의 효과로 상대 필드 위의 남은 몬스터를 한장 파괴. 자 배틀.... 헤비 보거와 카이저 바리우스로 다이렉트 어택..."
"후우.... 내 생각 걔한테 잘 전해졌을까...."
김철수가 숨기고 있던 또 하나의 수단인 [센서만별]을 본 하림은 자신의 기적이, 자신이 그토록 믿어왔던 자신의 듀얼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거냐며 완전히 좌절하고 말았다. 더는 듀얼을 진행 할 이유가 없었고 남은 필드의 헤비 보거와 카이저 바리우스의 일격으로 하림을 확인사살시키면서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운명이 자신을 외면한다,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 하림은 도저히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수진과 김호철,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채 오히려 그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만 같은 하림은 이내 죄책감까지 몰려들었는지 그대로 진청월의 부축도 거부한채 바닥에 주저앉아서 서럽게 울고 있었던 듯 하였다.
그런 하림을 뒤로한채 쓸쓸히 집 밖으로 나서는 철수도 하림이 이런 시련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 걱정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인거 같다는 생각을 한 채 다시 자신의 친구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여기는 사후 세계, 쉽게 말해서 지옥이라고 불리우는 곳. 샤키르 나셸처럼 보엘리도 지옥에서 사신들의 심판을 받고 있었다.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쳐도 보엘리 일행이 저지른 짓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짓. 그래서 그런지 다른 암흑 날개 대원들과는 다른 곳에서 따로 지옥의 형벌을 받고 있었다. 지옥의 또 다른 차원으로 끌려가는 동안 몸이 찢겨지거나 불타거나 얼어붙거나 하는 등 여러 고통을 받으면서도 보엘리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고 있었다.
"일어나 이 죄수야!"
"아야! 거 곱게 깨우면 어디 덧나니?"
"어둠의 신을 깨우려는 그 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으리, 네놈 또한 어둠의 신과 동일한 형벌을 받게 될지니!"
"그래서, 저기 TV만 덩그러니 세워둔 곳에 나 따로 집어넣은거야? 뭐, 세상 멸망할때 까지 이거만 보라고?"
보엘리에게 형벌을 진행하려는 악마들을 보면서 보엘리는 천하태평하게 서 있었다. 그런 보엘리를 고통받게 만들려는지, 지옥의 악마들은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들고 왔다.
"오 이런 보엘리 아니신가, 불경한 행위의 댓가를 치르러 친절하게 지옥에도 오셨구만 그래."
"내 손으로 직접 왔어. 내 이야기는 이미 끝난지 오래니까 말이야... 낄낄낄낄. 남는건 걔네 몫이라고?"
리스와는 다르게 보엘리는 조용히 형벌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지 입이 묶이진 않았다. 자신을 조롱하는 악마에게 역으로 조롱의 메세지를 건넨 보엘리는 TV에서 틀어나오는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TV에서는 하림과 청월의 일상만이 방영되고 있었다. 시련을 극복하면서 두터운 신뢰를 받는 두 사람, 그리고 서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는 모습만 하루종일 나오고 있었다. 그렇다, 보엘리가 받는 형벌은 무간지옥과도 같은 무한한 따분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영상만 지켜보는, 어쩌면 다른 형벌보다 더 한 고통이 따르는 그런 형벌인 것이다.
"으아아아악! 저놈들이 행복하다니!!! 절대 용서못해!!!!.... 라고 할줄 알았냐?"
"???? 저 망할 것이 벌받는 중에도 당당하게 입을 터네(보엘리 : 아야! 때리진 마! 재미없어!)"
"캐스퍼가 준 선물은 잘 받았나 보네, 비온 뒤에 땅이 굳은거였나 뭐였나 아무튼. 철수가 좀 도와줬나 본데?"
"발버둥 쳐봤자 소용없어, 너의 이 불행은 그녀석들에겐 행복이니까 말이야."
"걘 이미 행복한 지 오래 아니야? 본인이 스스로 한거지 뭐, 지금 보니까 다른 사람도 도와주고 말이야. 보기 좋네?"
악마의 조롱과 형벌에도 보엘리는 하루종일 지루한 영상만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정말로 리스와는 다른 그녀는 이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하림 일행에게는 오랫동안 행복만이 가득하겠지. 너와는 다르게 말이야."
"정말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하림 미래는 하림 손에 달려있어. 아마 견딜 수 없는 시련이 계속 그한테 닥쳐오겠지. 하림의 그 어리숙한 모습으로는 절대로 그 시련들을 넘어설 수 없을꺼야. 나중에 세월 지나서 걔네들이 여기 있을지 없을지부터 생각해보는게 어때?"
TV속에는 개선된 행보를 보이는 두 회사의 뉴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그들의 자제들에 대한 신뢰도의 회복은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는 뉴스와 함께 말이다.
===========================================================================================================
1부 끝~~~ 다음 화부터 시즌 2의 외전으로 찾아뵙게 되겠습니다.
하림 일행에게 닥친 시련, 그리고 김철수 일행에게 닥친 시련은 그렇게 쉽게 극복이 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인연이 되고 하는 것이니까요.
어찌저찌 외전 완결을 이렇게 짓게 되네요. 저는 그럼 시즌2 본편을 참고하면서 이후에 전개될 내용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다들 바이바이!
여담 : 과연 제가 쓴 이야기는 제가 의도한 대로 이야기가 전해졌을까요? 그 전에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들 봐줬으려나요? 과연 시즌2의 외전도 무사히 본편으로 녹아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당신들에게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