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중학교, 2학년 1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이곳에서 지금, 두 사람의 듀얼리스트가 서로의 전략을 부딪히며,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곳, 2학년 1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에서 듀얼을 벌이고 있는 듀얼리스트는, 바로 언체인드 덱을 다루는 황혼 중학교 2학년 1반 학생 한수진, 그리고 테라나이트 덱을 다루는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학생 김호철.
잠깐 시간을 돌려 이 듀얼이 벌어진 이유를 살펴보자.
평소와 마찬가지로 수업 내용 복습과 덱 점검, 듀얼 전략 연구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로 가득 찬 2학년 2반 교실.
그러다 어느 의문의 여학생이 교실 문을 발칵 열어 젖히며, 아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듀얼 챔피언십의 챔피언들과 듀얼을 한 녀석을 찾고 있다는 말을 학교 전체가 떠나갈 정도로 크게 외쳤다.
그 여학생의 정체는 바로 2학년 1반의 한수진.
수진의 등장에 모든 2학년 2반 학생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하림이 직접 소동을 잠재우기 위해 나서려 하였으나, 자신이 저 여학생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호철의 말에 의해 제지되었다.
호철이 도전에 응하자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의 전투가 벌어질 전장으로 그를 안내하는 수진.
수진과 호철이 듀얼을 벌인다는 소식은 1반과 2반, 두 반에 소속된 학생들의 귀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렇게 학생들이 수진과 호철을 따라 도착한 곳은 2학년 1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수진이 쓰는 말로 표현하자면, 피로 얼룩진 전장에 도착한 학생들은 저마다 자기 반에 소속된 학생, 수진과 호철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듀얼은 수진의 선공으로 시작되었다.
수진은 언체인드 덱의 테크니컬한 전개법을 선보이며 필드를 구축했고, 필드 위에 [언체인드소울 라기아]와 세트 카드 3장을 남긴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수진의 선공이 끝난 뒤 턴을 넘겨 받은 호철.
호철은 자신의 테라나이트 덱을 활용한 전개를 선보이며 필드 위에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와 리버스 카드 2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첫 번째 턴에는 수진은 거칠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호철은 안정적이고 수비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두 사람이 서로 첫 번째 턴을 마친 지금, 듀얼 필드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현재 듀얼 상황 : 수진의 2번째 턴
한수진의 필드
LP : 8000
패 : 1장 (드로우 페이즈에 드로우한 카드)
몬스터 존 : [언체인드소울 라기아]
마법/함정 존 : 세트 카드 2장 (정보 불명)
묘지 : [언체인드 쌍극],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 [언체인드소울 슈야마], [언체인드트윈스 라키아], [언체인드 쌍도]
김호철의 필드
LP : 8000
패 : 4장 (2장은 정보 불명, 2장은 [사테라나이트 알타일]과 [테라나이트 세이크리드])
몬스터 존 :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 (오버레이 유닛 : 3개[사테라나이트 데네브][테라나이트 류라][스테라나이트 델타테로스])
마법/함정 존 : 세트 카드 2장 (정보 불명)
묘지 : [하루 우라라]
필드 상황은 수진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고, 호철 쪽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일단 서로 마법/함정 존에 카드를 2장씩 세트해 둔 상황이고, 여차하면 라기아나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를 사용해 전개를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필드에 세트한 리버스 카드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확실하다.
과연 이 듀얼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지어 줄 것인가.
호철의 첫 번째 턴이 끝나자 턴을 넘겨 받은 수진은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했고, 드로우한 카드를 보자 마치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 말하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훗. 지금 이 카드가 나와줄 줄은 몰랐는데?"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그럼 슬슬 시작해 보도록 할까. 난 방금 드로우한 카드, [마계발 현세행 데스가이드]를 일반 소환!"
"오늘도 마계발 현세행 버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수진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명랑한 목소리를 뽐내며 등장하는 마계의 안내원, [마계발 현세행 데스가이드].
데스가이드의 등장에 호철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고, 수진은 데스가이드의 효과를 사용하며 전개를 이어 나갔다.
"일반 소환에 성공한 [데스가이드]의 효과 발동! 덱에서 레벨 3 이하의 악마족 몬스터를, 효과를 무효로 하고 특수 소환한다!"
"상당히 좋은 카드를 뽑으셨구만...!!!"
"내가 덱에서 부를 카드는, 바로 [마주사이의 전사]다! 나타나라, [마주사이의 전사]!"
"후오옷!!!"
수진이 덱에서 빠져 나온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과 함께 등장한 몬스터는, 코뿔소의 모습을 한 수인 형태의 몬스터, [마주사이의 전사]였다.
[마주사이의 전사]가 나타나자 호철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고, 수진은 [마계발 현세행 데스가이드]와 [마주사이의 전사]를 사용해 전개를 이어 나갔다.
"열려라, 우리의 속박을 깨 부술 미래 회로!"
"이번에도 링크 소환이군..."
"난 필드 위의 악마족 몬스터, [데스가이드]와 [마주사이의 전사]를 링크 마커에 세팅!"
"하앗!!!"
필드 위에 또 다시 링크 서킷이 나타나자 검은 빛이 되어 링크 마커를 향해 날아가는 데스가이드와 마주사이의 전사.
두 몬스터가 각각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 방향 마커에 세팅되자, 링크 마커는 빛을 발하며 새로운 몬스터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봉인을 깨고 나타나라, 파계의 왕이여!"
"대체 어떤 몬스터가 나오려는 거지...?!"
"링크 소환! 나오너라, 링크 2! [언체인드소울킹 야마]!!!"
"하하하하...!!!"
링크 마커가 발산하는 빛 안에서 등장한 몬스터는, 바로 [언체인드소울킹 야마].
수진이 소환한 [언체인드소울킹 야마]의 얼굴은 보랏빛 머릿결에 한 쌍의 뿔이 달려 있었고, 손에는 마기(魔氣)가 잔뜩 서린 마검을 들고, 몸에는 상처인지 문신인지 모를 문양이 새겨져 있었으며, 또한 몸에 검은색과 붉은색이 섞인 복장을 두르고 있었다.
딱 봐도 뒤에서 안 좋은 짓들을 꾸밀 것 같은 구린 관상으로 필드에 긴장감을 심는 수진의 [언체인드소울킹 야마].
[언체인드소울킹 야마]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수진의 덱에 있던 [언체인드트윈스 사라마]를 패에 추가시켰고, 묘지로 보내진 [마주사이의 전사]는 자신의 효과로 수진의 덱에 있던 악마족 몬스터, [언체인드소울 샤바라]를 묘지로 보냈다.
덱에서 묘지로 보내지자 곧바로 효과를 발동하는 [언체인드소울 샤바라].
묘지에서 튀어나온 붉은 개의 혼령은, 당장이라도 자신의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기세로 사납게 울부짖으며 수진의 덱에서 카드 1장을 꺼내 필드 위에 세트시켰다.
[샤바라]가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덱에서 세트한 카드는 바로 지속 마법, [언체인드소울의 통곡].
수진은 지체 없이 샤바라가 세트해 준 [언체인드소울의 통곡]을 발동하였고, 이어 사악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미소를 지으며 전개를 이어 나갔다.
"자, 그럼 슬슬 쐐기를 박아 보도록 할까."
"또 뭐가 오려는 거야...?!"
"열려라, 우리의 속박을 깨 부술 미래 회로!"
수진의 링크 소환 준비 선언에 다시 한 번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링크 서킷.
링크 서킷이 필드 위에 나타나자, 수진은 자신감 가득 찬 목소리로 링크 소환을 선언하였다.
"소환 조건은, 링크 몬스터를 포함하는 몬스터 2장 이상!"
"...잠깐, 그 조건이라면?!"
수진이 자신의 링크 몬스터를 링크 소환하기 위한 조건을 말하자 깜짝 놀라며 순간 사고가 정지된 호철.
호철이 무슨 반응을 보이건 상관 없이, 수진은 필드 위에 있던 [언체인드소울 라기아]와 [언체인드소울킹 야마]를 링크 마커에 세팅하였다.
"너의 몸에 걸린 속박을 부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켜라! 지옥의 파수견, 여기에 등장!"
"크윽...!!!"
"링크 소환! 나타나라, 링크 4! [언체인드쌍왕신 라이고우]!!!"
"크아아아!!!!"
[언체인드소울 라기아]와 [언체인드소울킹 야마]가 가리킨 링크 마커가 빛을 발하자, 필드 위엔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하는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센 불길을 가르며 등장한 몬스터는, 바로 언체인드 덱 최강의 몬스터이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가차 없이 파괴하는 지옥의 파수견, [언체인드쌍왕신 라이고우].
필드에 등장한 라이고우는 마치 자신의 위엄을 자랑하려는 것처럼 거칠고 포악하게 울부짖었고, 필드에 나타난 라이고우의 기세에 호철은 순간 겁을 먹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으윽...!!!"
"후훗. 라이고우의 모습을 본 소감이 어때?"
"확실히 위압감이 장난 아니네."
"훗. 그럼 그 위압감을 두 배로 느끼게 해 주지. 배틀 페이즈! 라이고우, 네 눈 앞에 있는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를 찢어 버려라!!!"
수진이 배틀 페이즈를 선언하자 마치 눈 앞에 있는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를 당장에라도 찢어 발겨 버리겠다는 기세로 울부짖기 시작하는 라이고우.
호철은 지금 프톨레마이오스를 잃어버리면 승산이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였고, 배틀 페이즈에 라이고우가 프톨레마이오스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추켜 세우며 달려들자, 지체 없이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를 발동해 라이고우의 발톱에서 프톨레마이오스를 구해 내었다.
"라이고우의 공격 선언 시,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 발동!"
"쳇."
"프톨레마이오스의 오버레이 유닛 3개를 제거하는 것으로, 프톨레마이오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한다!"
"모여라, 별의 힘이여!"
호철이 효과 발동을 선언하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버레이 유닛 3개를 모두 자신의 손에 쥐어진 지팡이에 모으는 프톨레마이오스.
프톨레마이오스의 손에 쥐어진 지팡이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오버레이 유닛을 모두 흡수하자 강렬한 빛을 발했고, 이후 프톨레마이오스와 함께 필드 위에서 흔적도 없이 모습을 감추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눈 앞에서 사라지자 목표를 놓친 것이 분통했는지 거칠게 울부짖는 라이고우.
이후 프톨레마이오스를 흡수한 빛 속에선, 호철이 꺼낸 새로운 별의 전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별들의 빛이여, 지금 대지를 뒤흔들며 강림하라!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
"저 소환 영창은...?!"
"나타나라, 랭크 5! 별의 기사단, [세이크리드 프레아데스]!!!"
"하앗!!!"
프톨레마이오스가 사라지고 일어난 강렬한 빛 속에서 나타난 몬스터는, 바로 테라나이트 이전 별의 기사단이라고 불리운 집단, 세이크리드의 엑시즈 몬스터, [세이크리드 프레아데스]였다.
[세이크리드 프레아데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자신감 넘치던 수진의 표정은 급격하게 찌그러졌다.
[세이크리드 프레아데스]. 원래 소속인 세이크리드 덱 뿐 아니라, 빛 속성 레벨 5 몬스터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덱이라면 채용을 고려하는 엑시즈 몬스터 중 단연 톱 랭크를 자랑하는 엑시즈 몬스터.
프레아데스의 효과는 자신 또는 상대 턴에 1번, 오버레이 유닛을 사용하는 것으로 필드의 카드 1장을 주인의 패로 되돌리는 효과.
이 효과는 자신과 상대 필드를 가리지 않고 발동할 수 있는 유연성이 뛰어난 효과였고, 그 유연한 효과 타이밍 덕에 빛 속성 중심 덱에선 거의 구세주나 다름 없는 카드였다.
그 프레아데스가, 지금 이 듀얼 필드에 등장했다.
프레아데스의 등장에 두 반 학생들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되었다.
수진이 소속된 1반 학생들은 지금 저기서 프레아데스가 왜 나오는 거냐며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고, 호철이 소속된 2반 학생들은 이제 호철이 듀얼 분위기를 잡았으니 쐐기만 잘 박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격하게 호철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좋았어!!!"
"역시 프톨레마이오스는 엄청 좋은 사기 카드라니까!!!"
"프레아데스가 나왔으니까, 이제 저 쪽에선 함부로 움직이지 못 해!"
"가라, 김호철!!! 저 똥멍멍이를 해치워 버려!!!"
"아니, 저게 말이 돼?!"
"듀얼 분위기는 수진이가 거의 다 잡았는데, 지금 프레아데스가 나왔다고?!"
"젠장! 이러면 수진이한텐 공격을 계속하거나, 아니면 공격을 멈춰야 하는 선택지밖에 없잖아!"
"오, 호르아크티시여!!! 왜 이럴 때 저기서 프레아데스가 나오게 두시는 겁니까!!!!"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가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소환한 [세이크리드 프레아데스]의 등장에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하는 2반 학생들과 1반 학생들의 모습.
하지만 1반 학생들은 아직 수진의 필드 위에 2장의 세트 카드가 남아 있다며, 자신들에게 드리워진 불길한 기운을 어떻게든 걷어내기 위해 희망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그, 그래도 수진이의 필드엔 아직 세트 카드가 2장이나 있어!"
"아,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맞아! 저 세트 카드 2장은 오로지 수진이밖에 모르는 카드야!"
"좋아! 저 중에 [무한포영]이나 [금지된 일적] 같은 카드가 있기를 바라자!"
"힘내, 수진아! 우리가 응원하고 있다!!!"
"너 자신을 믿어! 네 덱을 믿고, 네 뒤에서 널 응원하고 있는 우리들을 믿어!!! 그러면 저 꺽다리한테 이길 수 있어!!!"
"....훗, 하여튼 바보들이라니까. 정말 못 말려."
자신 뒤에서 응원인지 소음공해인지 모를 소리를 질러대며 자신을 응원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자, 못 말리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미소를 짓는 수진.
수진은 뒤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이 듀얼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고, 라이고우에게 그대로 공격을 실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수진의 지시에 그래야 자기를 다루는 마스터라고 말하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날카롭게 벼린 발톱을 세우고 프레아데스에게 달려드는 라이고우.
호철은 미소를 지으며 프레아데스의 효과 발동을 선언하였고, 프레아데스는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에 오버레이 유닛을 흡수한 뒤, 오버레이 유닛을 흡수한 무기를 라이고우에게 추켜 세웠다.
프레아데스가 추켜 세운 무기는 강렬한 빛을 발하며 라이고우를 필드에서 흔적도 없이 날려 버렸고, 라이고우는 엑스트라 덱에 들어가는 링크 몬스터였기에, 수진의 패가 아닌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아 갔다.
자신의 엑스트라 덱으로 돌아온 라이고우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수고했다는 말로 라이고우를 격려해 주는 수진.
수진은 이후 추가 전개 없이 턴 엔드를 선언하였고, 턴을 넘겨 받은 호철은 미소를 지으며 전개를 시작했다.
"간다! 난 패에서 [사테라나이트 베가]를 일반 소환!"
"하앗!"
호철이 패에 있던 카드 1장을 디스크에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내는 찬란한 별빛과 함께 등장하는 별의 기사 테라나이트의 일원, [사테라나이트 베가].
필드 위에 소환된 베가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호철의 패에 있던 [사테라나이트 샴]을 특수 소환시켰고, 필드 위에는 다시 한 번 찬란한 별빛이 비추더니, 그 안에서 몸집은 작지만 강력한 별의 힘을 지닌 기사, [사테라나이트 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필드에 안착하자마자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수진에게 1000 포인트의 효과 데미지를 먹이는 [샴]. (수진's LP : 7000)
수진에게 1000 포인트의 효과 데미지가 주어지자, 듀얼을 지켜보던 1반 학생들은 호철에게 일제히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소환되자마자 1000 포인트 데미지라고?!"
"야, 이 치사한 놈아! 감히 우리 수진이한테 그런 짓을 해?!"
"너 이번 듀얼 끝나고 봐!!! 네가 지금 쪼잔하게 군 걸 몇 천 배로 갚아줄 테니까 말이야!!!"
1000 포인트 효과 데미지 가지고 쪼잔하다느니 하는 말로 호철에게 야유를 보내는 2학년 1반 학생들.
1반 학생들의 야유를 가뿐하게 무시한 호철은, 필드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베가]와 [샴]을 활용해 다시금 전개를 이어 나갔다.
"그럼 간다, 베가! 샴!"
"네!" (베가)
"맡겨 주세요, 마스터!" (샴)
호철이 지시를 내리자 마치 호철의 지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베가와 샴.
이후 필드 위에 다시 거대한 블랙홀이 나타나자, 베가와 샴은 빛의 기둥이 되어 블랙홀 안으로 뛰어 들었다.
"바람처럼 재빠르게, 빛처럼 강렬하게! 나타나라, 칼의 마음을 품은 자여! 엑시즈 소환! 나오너라, 랭크 4! [기갑첩자 블레이드 하트]!"
"블레이드 하트, 등장하였소이다!"
블랙홀에서 거친 바람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검은색의 닌자 복장을 입은 몬스터, [기갑첩자 블레이드 하트]였다.
블레이드 하트의 등장에, 수진은 이 듀얼에서 자신이 패배하리란 것을 직감하였는지 말 없이 미소를 지었고, 이어 호철은 첫 턴에 [테라나이트 류라]의 효과를 사용해 덱에서 서치한 지속 마법 카드, [테라나이트 세이크리드]를 발동하였다.
호철의 필드에 나타난 [테라나이트 세이크리드] 카드는 강렬한 빛을 발하며 호철의 묘지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데네브]와 [류라]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고, 호철은 데네브와 류라를 사용해 또 다른 엑시즈 몬스터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나의 싸움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지니, 새하얀 날개에 소망을 맡겨라!"
"저 소환 영창이라면..."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랭크 4! 빛의 사자, No.39! [유토피아]!!!"
"호옷-프!!!"
데네브와 류라를 빨아 들이고 다시 한 번 폭발을 일으키는 블랙홀.
이후 그 블랙홀 안에서 마치 바위에 꽂힌 검 모양의 물건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검 모양의 물건은 스스로 모습을 바꾸어 빛의 사자라 불리우는 넘버즈 몬스터, [No. 39 유토피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유토피아의 등장에 두 반 학생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극과 극으로 바뀌었다.
수진을 응원하는 1반 학생들은 저게 저기서 왜 나오냐며 길길이 날뛰었고, 호철을 응원하는 2반 학생들은 그대로 쐐기를 박아 버리라며 더욱 더 강하게 호철을 응원하였다.
친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은 호철은,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듀얼에 쐐기를 박고자 하였다.
호철이 선택한 선택지는 바로 방금 소환한 [유토피아]를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시키는 것.
호철의 선언에 유토피아는 다시 검의 모습을 한 뉴트럴체로 돌아가더니, 이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그 위용을 과시했다.
"한 줌의 희망이여! 지금 전광석화 같은 번개가 되어, 어둠으로부터 뛰쳐 나와라!"
"....훗."
"샤이닝 엑시즈 체인지! 등장하라, 랭크 5! 번개의 힘을 몸에 두른 빛의 사자! 샤이닝 넘버즈(SNo.) 39,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
"호옷-프!!!!"
호철이 소환 영창을 마치자, 뉴트럴체에서 변형을 완료한 유토피아의 모습은, 마치 당장이라도 필드 위를 재빠르게 질주할 것 같은 전사의 모습, [SNo.39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의 등장에 그저 말 없이 미소를 짓는 수진.
이후 블레이드 하트가 자신의 주위를 돌고 있는 오버레이 유닛을 자신의 검에 깃들게 하였고, 이후 호철은 패에 쥐고 있던 마법 카드, [이중소환]을 발동해 추가 일반 소환권을 확보하였다.
호철은 2번째 일반 소환권을 확보하자 망설임 없이 손에 들고 있던 [사테라나이트 알타일]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호철의 반응에 필드 위에는 찬란한 별빛과 함께 별의 기사단, 테라나이트의 일원인 기사, [사테라나이트 알타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알타일은 필드에 나오자 바로 효과를 발동해 묘지에 있는 [사테라나이트 샴]을 특수 소환하려 하였고, 호철의 패에 있던 또 다른 [류라]가 알타일의 효과에 반응하자, 호철은 [테라나이트 류라] 카드도 망설임 없이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테라나이트 류라가 반짝반짝 빛나는 별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뒤이어 묘지에서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는 [사테라나이트 샴].
이후 호철은 필드 위에 나온 [알타일], [류라], [샴]을 활용해 마지막 전개를 시작했다.
"간다! 난 레벨 4의 [알타일], [류라], [샴]으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가자!!!"
호철의 엑시즈 소환 선언에 맞추어 다시 한 번 블랙홀이 등장하자, 마치 블랙홀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자진해서 블랙홀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3명의 별의 기사.
이후 블랙홀의 폭발 속에서 등장한 몬스터는, 이 듀얼의 결과에 쐐기를 박는 데에 충분한 효과를 가진 몬스터였다.
"여름의 대 삼각형을 이루는, 별의 기사! 지금 이 곳에 모습을 드러내라!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랭크 4! [스테라나이트 델타테로스]!!!"
"델타테로스, 지금 이 곳에 강림하였도다!!!"
블랙홀 폭발 이후 필드 위에는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낸 여름철의 대 삼각형이 나타났고, 여름의 대 삼각형이 발하는 별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여름 대 삼각형을 상징하는 별의 전사, [스테라나이트 델타테로스].
델타테로스가 지금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이 듀얼의 결과에 쐐기를 박겠다는 확인 사살이나 다름 없었다.
필드 위에 나타난 델타테로스를 보고 그저 말 없이 미소를 짓는 수진.
호철은 이제 이 듀얼을 끝내 주겠다고 말하며, 배틀 페이즈로 돌입하였다.
"자, 그럼 이제 이 듀얼을 끝내 볼까!!!"
"훗... 좋아, 어디 한 번 와 봐!!!"
"그럼 간다! 배틀 페이즈! 우선 델타테로스로 상대 플레이어를 다이렉트 어택!"
"간다!!!"
호철의 공격 선언에 가장 먼저 나서는 것은 바로 델타테로스였다.
자신의 검을 앞세워 수진을 공격한 델타테로스는 다음 주자에게 차례를 넘기기 위해 호철의 필드로 귀환하였고, 마치 프로레슬링의 태그 팀 매치에서 서로 태그를 하듯이 무기를 부딪히는 델타테로스와 블레이드 하트.
블레이드 하트는 검집에서 검을 꺼내며 호철의 공격 지시를 기다렸고, 호철은 블레이드 하트에게 2회 연속 공격 지시를 내렸다.
"간다! 블레이드 하트로 2회 연속 공격! 전자 발도, 안개 베기!!!"
"하앗!!!"
호철의 지시가 떨어지자 자신이 쥔 검 두 자루를 날카롭게 빛내며 수진에게 달려드는 블레이드 하트.
블레이드 하트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날렵한 움직임으로 수진에게 4400 포인트 데미지를 먹였고, 블레이드 하트의 2회 연속 공격에 수진의 라이프 포인트는 겨우 100 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것은, 바로 공격을 선언하면 데미지 스텝 종료 시까지 상대의 카드를 침묵시키는 효과를 가진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
이것으로 자신의 패배가 확실시되자, 수진은 미소를 지으며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의 공격을 받을 준비를 하였다.
"자, 이제 네 카드를 방어할 카드는 없어! 어서 공격해!"
"그럼 사양 않고 간다!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으로, 파이널 어택! 호프 검, 라이트닝 슬래시!!!"
"하아아앗!!!!"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자신의 몸에 번개를 두르기 시작하는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이 일으키는 번개는 수진의 주변에 있는 모든 카드를 침묵시켰고, 유토피아 더 라이트닝의 한 방이 꽂히자 수진의 라이프 포인트는 단숨에 0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듀얼의 결과가 결정되자 잠시 동안 정적이 흐르기 시작하는 듀얼 필드.
이후 결과를 접한 학생들은, 각자 승리와 패배라는 결과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야호!!!!"
"만세!!! 호철이가 이겼다!!!"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수진이가 지다니...!!!"
"잘 했어, 호철아!!!"
"잘 봤냐, 1반 놈들아?! 이게 바로 듀얼 챔피언들이랑 듀얼한 우리 호철이다!!!"
"야, 그 듀얼은 림이도 같이 했는데 왜 호철이만 추켜 세우냐?"
"야, 이 눈치 없는 놈아! 이럴 땐 그냥 조용히 호철이 추켜 세워 주는 거야!"
"그래도 팩트는 똑바로 하자고!"
"쳇, 재미 없는 녀석 같으니."
2반 학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축하 멘트를 날리자 그에 보답하듯이 2반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 호철.
듀얼에서 패배한 수진은, 듀얼에선 졌지만 오히려 개운한 기분이라 말하며 호철에게 다가갔고, 수진이 자신 앞으로 다가온 것을 본 호철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으악, 또 무슨 일이야?! 설마 듀얼에서 졌다고 해코지 하려는 거야?!"
"날 무슨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여자로 알아?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그런 게 아니면 뭔데?"
"...듀얼 이긴 거, 축하한다고."
"아... 고마워. 너도 꽤 강했어."
짧은 대화를 끝내자 서로 손을 맞잡으며 다음에도 듀얼을 하자고 약속하는 두 사람의 듀얼리스트.
두 명의 듀얼리스트가 서로 악수하자 듀얼 필드에 있던 학생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 주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황혼 중학교의 하교 시간이 되었다.
학생들은 모두 교문을 나와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나, 그 학생들 틈에서 얼마 정도 걷다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한 사람의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정체는 바로 한수진.
친구들과 인사를 마친 수진은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인도 위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잠시 후, 멀리서부터 모습을 드러내며 수진의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한 대의 대형 리무진.
노을빛을 받아 번쩍거리는 검은색 차체를 자랑하는 대형 리무진은 수진의 앞에 멈춰섰고, 수진은 자연스럽게 리무진 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수진이 착석을 마치고 문을 닫자 그것을 신호 삼아 서 있던 자리에서 출발하는 검은색 리무진.
리무진을 운전하는 금발 머리의 갈색 피부를 가진 신사는,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어땠냐는 말로 수진과 대화를 시작했다.
"오늘 학교는 어떠셨습니까, 아가씨?"
"오늘도 평소랑 똑같았죠. 단 하나만 빼면요."
"하나만 빼면...이라구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오늘, 엄청 재미있는 듀얼을 했어요. 그 듀얼에서, 저는 아주 보기 좋게 져 버렸죠."
"정말입니까?! 아가씨를 듀얼에서 이긴 듀얼리스트가 있다니, 이 버번에겐 큰 충격입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요새 듀얼에선 재미 없이 이기기만 했으니, 이런 신선한 충격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가씨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너무 지기만 하는 것도 실력 향상에 방해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듀얼에서 너무 이기기만 해도, 또 너무 지기만 해도 재미 없죠. 그러니까 다음 번에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사용해서, 그 녀석한테 이길 생각이에요."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됩니다. 그래서, 아가씨와 듀얼하셨던 그 분의 성함은 어떻게 되는지요?"
"김호철. 2학년 2반의 김호철이라고 하는 남학생이에요. 며칠 전에 듀얼 챔피언 선배님들이 우리 학교에 다녀가셨을 때, 선배님들과 같이 듀얼한 듀얼리스트 중 한 명이라고 하던데요?"
"그렇군요. 그 김호철이라고 하는 도련님, 꽤 강한 분이셨던 것 같군요."
"네. 제 언체인드 덱에 맞서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최선을 다 해서 싸웠어요."
"호오, 아가씨의 언체인드 덱을 이긴 듀얼리스트가 있단 말입니까?"
"네. 그리고 그 듀얼에서 지고 나서, 깨달은 게 있어요."
"그게 무엇인지요?"
"저에게 묶인 사슬을 부수기 위해서 언체인드 덱을 구축했지만, 막상 사슬을 풀고 보니, 저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이었죠."
"그렇군요."
"그럼 이제 그 우물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저에게 기대를 걸고 계신 부모님, 친척 분들, 그리고... 그 김호철이라는 녀석을 위해서도 말이에요."
"후훗. 아가씨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저 버번,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셨어요? 후훗."
"...그래서, 그 김호철이라고 하는 도련님에게 마음이 있으신 겁니까?"
"...네, 네?!"
집사 버번이 갑자기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자 당황해서 얼굴을 붉히는 수진.
버번은 이제 아가씨도 이성에 대해 관심 있으실 나이 아니냐며 능글맞게 말했고, 수진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 같은 우렁찬 목소리로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라고 말했으나, 그렇게 말하는 수진의 얼굴은 계속 사과처럼 새빨간 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탄 리무진은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하루는 또 다시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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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연재 완료!!!
이번 듀얼의 승자는 바로 호철이 되시겠습니다!!! 와아아!!! (셀프 박수 짝짝짝)
그리고 마지막에 사심을 발동해 수진과 호철, 두 사람에게 연애 플래그를 꽂는 작가.
크으... 제가 쓰긴 했지만 저도 참 감탄했습니다. (자화자찬)
그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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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현실에서도 언체인드 덱을 사용하시는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단지 그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다들 모습을 감추셨을 뿐이죠. | 23.03.18 22: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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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신규 지원 받은 테라나이트의 힘입니다!!! (물론 언체인드도 신규 지원 카드를 썼지만, 아직 오프라인에 나오지 않았으니...) 혹시 듀얼 로그에 오류가 보인다 싶으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 23.03.18 23: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