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중학교에 세워진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이곳은 수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정진하며 듀얼을 즐기는 곳.
지금 이곳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정확히 네 명의 듀얼리스트를 향해 모여 있었다.
그 중 두 사람은 트와일라잇 시티와 리나 시티 듀얼 챔피언십에서 듀얼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듀얼리스트인, 진홍월과 에스트렐라.
그에 맞서는 두 사람은,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에 재학 중인 남학생, 하림과 김호철.
이 네 사람이 벌이는 불꽃 튀는 듀얼에,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눈은 듀얼 필드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현재 필드 상황은 이러했다.
홍월과 스트 팀의 필드에는 세트 카드 2장과 [상검대사-적소], [상검대공-승영], [아다마시아 라이즈-드라가이트], [크림즌 블레이더]라는, 굉장히 강력한 싱크로 몬스터들이 포진한 필드가 세워져 있다.
하림과 호철의 필드는 턴이 돌아올 때마다 세트해 둔 리버스 카드만 4장이 있었고, 몬스터 카드는 단 1장도 나와 있지 않았다.
2 대 2 태그 듀얼에서 각자 플레이어는 서로의 첫 번째 턴엔 배틀 페이즈를 실행할 수 없다.
이러한 룰 덕분에 라이프 포인트는 아직 깎이지 않았지만, 필드 상황을 보면 홍월과 스트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하림과 호철 쪽 필드에도 세트 카드가 4장이나 깔려 있긴 했지만, 몬스터가 없다는 것은 하림과 호철 팀 입장에선 꽤나 불리한 조건이 갖춰져 있었다.
하림과 호철 팀이 몬스터 효과를 발동하려고 한다면, 1턴에 1번은 적소가 자신의 효과로 베어버릴 수 있다.
마법/함정 카드를 사용해서 돌파를 시도하면, 드라가이트가 차가운 눈보라로 돌파 카드를 얼려 버릴 것이 분명하다.
행여 수비용 몬스터 카드를 세트한다면, 어중간한 몬스터는 크림즌 블레이더가 파괴해 버려, 자신의 효과 발동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 버린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든 승영의 효과 발동 조건을 내어 준다면, 그 즉시 승영이 필드와 묘지의 카드를 제외하고,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아 버린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하림과 호철은, 어떻게든 홍월과 스트가 포진시킨 필드를 뚫어야만 했다.
네 사람이 각자 첫 번째 턴을 진행한 뒤, 다시 돌아온 하림의 턴.
배틀 페이즈 실행 불가 페널티는 사라졌지만, 이 거대한 벽과 같은 필드를, 하림은 어떻게 해서든 자기 손으로 뚫어야 한다.
필드를 살펴보던 하림은 다시 패를 살펴 보았고, 현 상황을 완전히 타파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은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일단 이번 턴은 어떻게든 넘길 수 있겠다."
"뭐?"
하림이 드로우한 카드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얘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반응하는 호철.
하림은 자신의 첫 번째 턴에 세트한 카드를 망설임 없이 공개하며, 홍월과 스트에게 이러한 말을 덧붙였다.
"홍월 선배님! 그리고 에스트렐라 씨!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응?"
"무슨 말을 하려는 거니?"
"옛 말에 이런 말이 있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
"그게 무슨... 설마?!"
"네, 바로 그 설마입니다! 리버스 카드 오픈, [무한포영]!!!"
"앗, 안돼!!!"
하림이 자신 턴에 세트한 카드 중 1장을 공개하자 홍월과 스트의 눈은 튀어나올 듯이 커다래졌다.
설마 저 4장의 세트 카드 중 1장이 [무한포영]이었을 줄이야.
무한포영은 조건이 맞으면 패에서도 발동할 수 있는 함정 카드였지만, 이렇게 정석적인 방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트릭키한 운용이 가능한 카드였다.
거기다 지금 [무한포영]이 발동한 자리에는, 홍월이 세트해 둔 리버스 카드가 존재했다.
이 효과를 통과시킨다면, [무한포영]의 효과로 인해 홍월의 세트 카드는 먹통이 되어 버린다.
홍월과 스트는 순간 당황하였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고,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하림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한포영... 설마 우리가 저 카드에 당할 줄이야...!!!"
"헤헷, 그럼 이번 턴, 적소와 세트 카드의 효과는 무효입니다!!!"
"...그렇지만, 뭔가 하나 잊고 있는 게 있지 않니?"
"네...?? 그게 무슨... 아차!"
하림이 [무한포영]으로 돌파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한 순간, 하림의 눈에 한 장의 카드가 들어왔다.
하림의 눈에 들어온 카드는 바로, [아다마시아 라이즈-드라가이트].
묘지에 물 속성 몬스터가 존재하고 있으면, 1턴에 1번 상대가 발동한 마법/함정 카드의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카드.
현재 홍월과 스트의 묘지에는 물 속성을 가진 몬스터가 1장 존재했다.
그 카드의 정체는, 바로 [상검사-막야].
막야는 자신의 효과로 어드밴티지를 벌어다 줄 뿐 아니라, 드라가이트의 효과 발동 조건을 만족시켜 주는 트리거 역할도 하는 카드로써도 기능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잠깐 간과한 하림은 첫 턴에 세트해 둔 [무한포영]을 섣부르게 발동하였고, 이는 드라가이트의 퍼미션 효과를 기동하는 트리거가 되고 말았다.
"무한포영을 발동해 적소의 효과를 무효로 한다는 전략은 훌륭했어.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섣불렀어."
"크윽...!!!"
"그럼 간다! 드라가이트의 효과, 발동! 1턴에 1번, 상대가 마법/함정 카드를 발동했을 경우, 그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
"이런, 좋은 작전이었는데...!!!"
"그럼 드라가이트, 부탁해! 무한포영을 막아줘! 포비든 트릭!"
"가자!"
"쿠아아아!!!"
푸른색 용 위에 올라탄 조종사가 힘껏 외치자 거기에 답하듯 우렁차게 울부짖는 드라가이트.
이후 드라가이트가 일으킨 거센 눈보라는 하림이 발동한 [무한포영]을 집어 삼켰고, 눈보라가 걷히자 하림의 필드 위에 있던 [무한포영] 카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무한포영을 사용해 적소의 효과부터 막겠다는 하림의 전략은, 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눈 앞의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필드 위에서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드라가이트의 존재를 간과하고 만 하림.
결국 하림의 첫 번째 작전은, 찰나의 방심이 만들어 낸 카운터에 의해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한다면 듀얼리스트로써의 자존심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
특히 두 명의 챔피언을 동시에 상대하는 영광은, 그렇게 쉽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었다.
하림은 다시 한 번 필드를 천천히 살피며 필드를 돌파할 방법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침착하자, 하림. 적소의 효과를 막는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반대로 말한다면, 이건 오히려 하늘이 내려 준 기회일 수 있어. 드라가이트의 효과가 무한포영을 무효화하는 데 사용된 지금, 필드 위에서 퍼미션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건 적소 뿐이야. 그렇다면...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돼!!'
"그럼 갑니다! 우선 세트해 둔 카드 중 다른 1장을 발동하겠어요!"
"여기서 또...?!" (스트)
"세트 카드를 쓴다고...?!" (홍월)
"호철아, 네 카드 좀 빌릴게!"
"그래! 내 이런 상황이 올 것 같아서, 필드에 네가 쓸 카드도 세트해 뒀지!"
"고맙다, 호철! 그럼 갑니다, 선배님들! 리버스 카드 오픈! [증원]!"
"뭐?!" (홍월/스트)
하림이 필드에 세트한 나머지 3장 중 두 번째 카드를 공개하자, 홍월과 스트의 눈은 다시 한 번 커다랗게 뜨여졌다.
[증원]. 이 카드는 덱에 있는 레벨 4 이하의 전사족 몬스터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는 일반 마법 카드.
하지만 [증원]은 보통 전개를 시작할 때 사용되는 카드 중 1장이기에,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필드에 세트해 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카드였다.
그런데 그 [증원]이라는 마법 카드를, 설마 자신들을 속이는 블러프 용도로 사용할 줄이야.
하림과 호철의 콤비네이션에, 홍월과 스트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홍월과 스트는, 하림과 호철이 세트한 카드 4장이 전부 자신들의 플레이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일 줄 알았다.
그리고 세트 카드 중 1장이 무효화 효과를 가진 카드인 [무한포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두 사람의 의심은 이내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거기서 견제 효과를 가진 것이 아닌, 서치 효과 하나만을 가진 [증원]이 튀어나올 줄이야.
물론 [증원]으로 자신들을 견제할 카드를 가져올 수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전개를 위해 초반부터 발동하는 [증원] 카드를, 설마 자신들을 속이기 위한 블러프 카드로 준비해 뒀을 줄은, 홍월과 스트는 몰랐을 것이다.
[증원]의 효과로 덱에서 레벨 4의 전사족 몬스터, [불꽃성기사-올리비에]를 서치한 하림은, 뒤이어 필드에 깔아 두었던 나머지 세트 카드 2장 중 1장을 공개하였다.
"그럼 이번엔 이걸로 갑니다! 리버스 카드 오픈! [죽은 자의 소생]!"
"이번엔 죽은 자의 소생?!" (스트)
[증원]에 이어 [죽은 자의 소생]이 발동되자 스트의 눈은 또 다시 커져 필드 위에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설마 자신들을 속이기 위한 블러프 카드를, 1장도 아니고 2장이나 세트해 두었을 줄이야.
하림과 호철의 블러프 카드를 이용한 전략에, 홍월과 스트의 입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설마 블러프 카드를 2장이나 세트해 두었을 줄이야...!!!"
"이거, 조금 위험할 지도 모르겠는걸...?? 안 그래, 홍월찡?"
"그러게. 조금이 아니라 많이 위험할 지도 모르겠어."
하림과 호철의 블러프 전략에 홍월과 스트는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였고, 하림이 발동한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 카드에서 나오는 눈부신 빛 속에선, 묘지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금색 중갑의 전사, [성기사 코르네우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코르네우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은 패에 있던 [불꽃성기사-리차르데토]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필드 위에 솟아오른 작은 불기둥 안에서 [불꽃성기사-리차르데토]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은 지체 없이 리차르데토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일반 소환에 성공한 [불꽃성기사-리차르데토]의 효과를 발동하겠습니다! 이 카드가 일반 소환, 또는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자신 묘지에 있는 리차르데토 이외의 레벨 4 이하의 화염 속성/전사족 몬스터 1장을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합니다!"
"지금 저 아이의 묘지에 있는 레벨 4 이하의 화염 속성 전사족 몬스터는, [불꽃성기사-오지에]랑 [롤랑] 뿐일텐데... 대체 어떤 카드를 소환하려는 거지...??" (스트)
"...아냐, 다른 한 장이 또 있어!" (홍월)
"뭐?! 그게 뭔데...?!"
"...홍련의 여걸, 브라다만테!!!"
"...아차!!!"
하림의 묘지를 살펴보던 홍월은, 하림이 첫 턴에 전개를 하기 위해 패에서 묘지로 보낸 카드, [홍련의 여걸-브라다만테]의 존재를 확인하였고, 홍월 덕에 [브라다만테]의 존재를 확인한 스트 역시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리차르데토가 검을 휘두르자 필드 위엔 또 다시 작은 불꽃 기둥이 솟아 올랐고, 불꽃 기둥 안에서 [홍련의 여걸-브라다만테]가 모습을 드러내자 스트와 홍월은 자신들을 속이기 위해 빌드업을 쌓은 하림과 호철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리고 하림과 호철 팀에게 감탄사를 내뱉는 건, 스트와 홍월 뿐만이 아니었다.
하림과 호철 팀이 상대인 스트와 홍월 팀을 속이기 위해 첫 번째 턴을 일부러 희생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접한 학생들은, 쟤네들이 언제 저렇게 합이 잘 맞았냐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학생들이 감탄사를 뱉으며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하림은 다시 불꽃성기사 덱의 전개를 시작하기 위해 움직였다.
하림이 필드 위에 손을 뻗으며 소환 영창을 읊자, 필드 위에 있던 코르네우스와 리차르데토는 자리에서 높이 뛰어올라 다음 전개를 위한 길을 비추었다.
"계속 갑니다! 열려라, 기사도로 향하는 서킷!"
"좋았어! 가라, 하림!"
"소환 조건은, 전사족 몬스터 2장! 저는 필드 위에 있는 코르네우스와 리차르데토를 링크 마커에 세팅하겠어요!"
"간다!!!"
"하앗!!!"
하림의 영창에 맞춰 필드 위에 나타나는 링크 서킷.
코르네우스와 리차르데토는 링크 서킷을 향해 높이 뛰어 올랐고, 두 명의 기사가 대각선 아래의 두 방향에 세팅되자, 링크 서킷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트리스탄의 두 명의 여인! 그 두 여인들은, 모두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저 소환 영창... 왠지 낯설지 않은데." (스트)
"링크 소환! 나타나라, 링크 2! [성기사의 추상 이졸데]!!!"
링크 서킷 안에서 발하는 눈부신 빛 속에서 나타난 것은, 바로 트리스탄이 사랑했다고 알려진 두 사람의 여인, [성기사의 추상 이졸데].
금발과 흑발의 여인이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듀얼을 관람하던 학생들은 모두 환호성에 휩싸였다.
학생들의 환호에 힘 입어 이졸데의 효과를 발동하는 하림.
이졸데의 자체 효과에 이어, 코르네우스가 부여한 효과로 인해 추가 일반 소환권을 얻게 된 하림.
이졸데의 효과로 덱에 있던 2번째 [불꽃성기사-리나르도]와 추가 일반 소환권을 얻은 하림은, 뒤이어 이졸데의 2번째 효과를 발동해 덱에 있는 장착 마법 카드들을 묘지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졸데의 효과 발동! 이 효과로 저는 덱에 있는 장착 마법 카드를 임의의 수만큼 묘지로 보내고, 묘지로 보낸 카드 수와 같은 레벨을 가진 전사족 몬스터를, 덱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요!"
"과연 몇 장이나 묘지로 보내질까..."
"제가 묘지로 보낼 카드들은, 바로 이 카드들입니다! 우선 첫 번째 카드! [월경의 방패]!"
"월경의 방패... 저것도 묘지에 있어서 나쁠 거 없는 카드지."
"두 번째 카드! [메탈실버 아머]!"
"2장 째...!!!"
"세 번째 카드! [리빙 파슬]!"
"이걸로 3장...!!!"
"그리고 마지막 카드! [불꽃성검-듀란달]!!!"
하림이 이졸데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묘지로 보낸 카드는 바로 [월경의 방패], [메탈실버 아머], [리빙 파슬], 그리고 2번째 [불꽃성검-듀란달]이었다.
자동으로 셔플된 덱에서 빠져 나온 4장의 장착 마법 카드는 이윽고 추가 전개를 위한 포석이 되었고, 장착 마법 카드들에서 나온 빛은 하림의 덱에서 또 다른 전사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제가 묘지로 보낸 장착 마법 카드는 4장! 따라서 저는 덱에서 레벨 4의 전사족 몬스터를 특수 소환할 수 있죠!"
"레벨 4라면..."
"이거, 골치 아픈 녀석이 나올 지도 모르겠는걸?"
"제가 덱에서 특수 소환할 카드는, 바로 이 카드입니다! [불꽃성기사-튀르팽], 등장!!!"
"하앗!!!"
빛의 기둥을 가르며 등장한 몬스터는, 바로 [불꽃성기사-튀르팽].
불꽃성기사의 대주교, 튀르팽은 필드에 나와 있던 브라다만테와 짧게 인사를 주고 받았고, 하림은 이졸데의 효과로 획득한 추가 효과를 이용해, 패에 있던 전사족 몬스터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하림의 패에서 필드 위에 나온 몬스터는 바로 2번째 [불꽃성기사-오지에].
요정들의 가호를 받으며 등장한 오지에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 하림의 덱에 있는 2번째 [불꽃성기사-올리비에]를 묘지로 보냈고, 전개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하림은 자신감이 생겼는지 미소를 지으며 전개를 이어 나갔다.
"자, 계속 갑니다! 가자, 얘들아!!!"
"명령만 내려다오, 마스터!" (튀르팽)
"OK! 그럼 레벨 4의 오지에와 튀르팽에, 레벨 1의 브라다만테를 튜닝!!!"
"간다!!!"
몬스터들이 자리에서 높이 뛰어 오르자 자연스럽게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옮기는 사람들.
브라다만테는 녹색의 고리가 되어 오지에와 튀르팽의 몸을 감쌌고, 브라다만테의 가호를 받은 오지에와 튀르팽은 각각 4개의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한 길이 되었다.
"성스러운 기사들을 이끄는 위대한 왕이여!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소서! 싱크로 소환! 레벨 9, [불꽃성기사제-샤를]!!!"
"샤를, 다시 한 번 강림하였도다!!!"
하림이 부른 싱크로 몬스터는, 바로 2번째 [불꽃성기사제-샤를].
2번째 샤를이 모습을 드러내자 스트와 홍월은 긴장의 끈을 바짝 쥐어야만 했다.
설마 저기서 2번째 샤를이 나타날 줄이야.
필드 위에 [불꽃성기사제-샤를]이 나타나자, 스트와 홍월의 필드 위에 있는 몬스터들은 모두 자신의 손에 있는 무기를 꽉 잡으며 적수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샤를 역시 필드 위에 포진한 싱크로 몬스터들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노려 보았고, 하림은 묘지에 있는 [불꽃성기사-오지에]의 효과를 발동해, 필드 위에 있는 샤를에게 오지에를 장착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스트와 홍월은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인물들이 아니었으니.
홍월이 신호를 보내자 스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필드 위에 세트한 카드 1장을 발동하였다.
"스트찡, 내 카드 잘 써 줘!"
"OK! 그럼 카드 잘 쓸게, 홍월찡!"
"대체 뭐가 오려는 거지...?!"
"그럼 간다! 리버스 카드 오픈! [브레이크스루 스킬]!!!"
"뭐?!"
스트가 홍월이 필드에 세트해 두었던 카드 중 1장을 공개하자, 하림과 호철의 눈은 순식간에 커다래졌다.
스트가 발동한 카드는 바로 함정 카드, [브레이크스루 스킬].
상대 필드 위의 카드 1장의 효과를 무효로 할 수 있는 카드.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무한포영]을 위시한 다른 카드들에게 밀려나서, [브레이크스루 스킬]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것도 홍월이 세트해 둔 카드 중 1장이, 바로 그 [브레이크스루 스킬]일 줄이야.
이건 하림과 호철도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카드였는지라, 두 사람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하였다.
세트되어 있던 [브레이크스루 스킬] 카드는 앞면으로 뒤집혀 빛을 내뿜었고, 샤를은 브레이크스루 스킬 카드가 내뿜은 빛에 의해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크윽...!!!"
"샤를!!!"
"말도 안 돼...!!! 거기서 [브레이크스루 스킬]이 나오다니...!!!"
"후훗."
[브레이크스루 스킬]의 존재를 확인하고 당황한 하림과 호철을 바라보며, 여유를 되찾은 홍월과 스트는 옅은 미소를 띠었다.
비록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리에서 밀려난 카드 중 1장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카드의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 홍월은 매번 덱을 구성할 때마다 상대의 허를 찌를 카드를 넣었고, 그 카드 중 1장이 바로 지금 나온 [브레이크스루 스킬]이었다.
[브레이크스루 스킬]의 효과에 의해 샤를의 효과는 무효화되었고, 오지에의 가호가 샤를에게 깃들긴 하였으나, 샤를은 효과를 발동하지 못하고 그저 필드에 있는 싱크로 몬스터들을 노려 볼 수밖에 없었다.
"크윽...!!! 설마 상대가 이런 덫을 쳐 두었을 줄이야...!!!"
"마스터 홍월의 전략이 훌륭하게 먹혀 들어갔군." (적소)
"그렇다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상대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승영)
"네, 알겠습니다. 승영 님." (크림즌 블레이더)
"기사왕이여, 그대의 힘은 분명히 우리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적소)
"하지만 전장에선 한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부르는 법. 그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라." (승영)
"칫...!!!"
적소와 승영의 일침에 효과가 무효화 된 샤를은, 그저 자리에서 그들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분한 감정이 드는 건 하림 역시 마찬가지.
하림은 카드 1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고, 그렇게 홍월의 두 번째 턴이 돌아왔다.
턴을 넘겨 받은 홍월은 묘지에 있는 [브레이크스루 스킬]의 2번째 효과를 발동해 다시 한 번 샤를의 효과를 무효화시켰고, 뒤이어 패에 있는 튜너 몬스터,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필드 위에 소환해 전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필드 위에 나온 자기 몸집보다 큰 망치를 든 금발의 소녀, 에클레시아는 두 사람의 마스터에게 인사를 건넸고, 이어 필드 위에 나와 있던 적소와 함께 자리에서 뛰어 올라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한 길이 되었다.
"언니들, 이번엔 제 차례네요!"
"응! 잘 부탁해, 에클레시아!" (스트)
"맡겨만 주세요!"
"그럼 부탁할게, 에클레시아! 레벨 8, [상검대사-적소]에, 레벨 4의 튜너 몬스터,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튜닝!"
"가자, 신성한 힘을 지닌 소녀여!"
"네!!"
적소와 에클레시아가 뛰어 오르자 다시 한 번 솟아 오르는 빛의 기둥.
8개의 별과 4개의 고리가 만들어 낸 빛의 기둥 안에선, 불꽃성기사들이 내뿜던 불꽃의 기둥보다 훨씬 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진홍색의 불기둥이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불기둥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검에 두른 흰색과 붉은색이 섞인 갑옷을 입은 전사였다.
"홍련의 검을 가진 최종 참기사!! 그 화염을 거느리는 칼로 적을 절멸시켜라!!"
"레벨 합계는... 12!!!"
"싱크로 소환! 나와라, 레벨 12!!! [염참기 파이널시그마]!!!!"
"해결사를 찾았나!!!"
홍월이 부른 몬스터는 바로, 듀얼 몬스터즈의 몬스터 카드가 가질 수 있는 최고 레벨을 가진 몬스터, [염참기 파이널시그마]였다.
파이널 시그마는 12라는 높은 레벨에 걸맞게 강력한 효과를 가진 카드였다.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소환된 [염참기 파이널시그마]는, [참기]라는 이름이 붙은 카드 이외의 다른 카드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있는 파이널 시그마가 전투를 실행할 경우, 이 카드가 주는 전투 데미지는 배가 된다.
그 이름에 걸맞게 비장의 카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카드인 [염참기 파이널시그마].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안착한 파이널 시그마는 홍월과 스트에게 인사를 건넸고, 파이널 시그마와 인사를 주고 받은 홍월은, 이제 네 차례가 되었다 말하며 패에 있던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이제 네 차례가 되었네. 잘 부탁할게, 파트너."
"홍월찡."
"응. 이제 슬슬 쐐기를 박아야지."
"크윽...!!!"
"그럼 이제 슬슬, 끝을 내 볼까! 효과가 무효화되어 있는 몬스터가 필드 위에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
"...그 조건이라면!!!"
"부탁할게! [요안의 상검사]!!!"
"역시나...!!!"
홍월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하림은 어떤 카드가 나올 지 단번에 예측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요안의 상검사]. 홍월의 에이스 카드 중 한 장이자, 홍월이 소중하게 여기는 카드 중 한 장.
첫 턴에 미리 [요안의 상검사]를 덱에서 서치해 온 홍월은,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판을 깔아 두었던 것이었다.
홍월의 듀얼 디스크에 [요안의 상검사] 카드가 꽂히자 필드 위에 내려치기 시작하는 벼락.
필드 위에 내려치는 벼락을 보자, 승영과 크림즌 블레이더, 드라가이트는 드디어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하며, 동료를 맞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필드 위에 내려치는 벼락을 헤치고 나타난 것은, 바로 동양풍과 서양풍이 섞인 듯한 디자인의 갑옷을 입은 여기사, [요안의 상검사]였다.
요안의 상검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스트와 홍월의 필드 위에 있던 몬스터들은 모두 요안을 반갑게 맞아 주었고, 요안 역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하림과 호철의 필드 위에 나타난 샤를을 바라보며, 저 자가 이번에 우리가 상대해야 할 자냐고 물었다.
"어서 오게, 요안!" (승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크림즌 블레이더)
"제가 너무 늦진 않았는지요?"
"아니, 딱 좋은 시기에 와 주었네!"
"그렇군요. 이번에 상대할 장수는... 저 자입니까?"
"그렇다네. 방심하지 말게. 비록 힘은 약해졌어도, 기사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자이니."
"알겠습니다. 그 칭호에 맞추어, 저도 있는 힘을 다 해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좋아, 마지막 일격은 나한테 맡기라고!"
"훗. 그건 언제나 그대 전문 아니었나, 파이널 시그마?"
"그건 그렇지! 아하하하!!!"
스트와 홍월 필드 위의 몬스터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 받자 자연스레 자신들도 몬스터들을 따라 미소를 짓는 스트와 홍월.
이후 홍월은 쐐기에 쐐기를 더해 패에 있는 [대령봉상검문]을 발동, 묘지에 있던 적소를 다시 필드 위로 불러 내었다.
적소까지 다시 나타나자 하림과 호철에겐 더 이상 승산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여기서 포기를 선언한다면 듀얼리스트로써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비록 지더라도 최선을 다 해 상대를 맞이했다면, 그것대로 만족한다.
하림과 호철은 덤덤하게 자신들의 마지막을 받아들였고, 홍월은 배틀 페이즈를 선언해 필드 위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공격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샤를에게 달려들어 거대한 검을 휘두르는 승영.
승영의 힘과 검술에 샤를은 분통함을 표했지만, 이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기사끼리의 결투에서 정정당당하게 진 것이니 후회는 없다고 말하였다.
샤를이 파괴되자 일제히 돌격하기 시작하는 스트와 홍월 필드 위의 몬스터들.
적소와 크림즌 블레이더의 일격이 작렬한 뒤, 드라가이트의 눈보라가 하림과 호철을 덮쳤고, 요안과 파이널 시그마의 검에서 나온 번개와 불꽃이 교차하며, 하림과 호철을 향해 날아갔다.
자신들의 패배를 덤덤히 받아들인 하림과 호철은, 몬스터들의 공격을 모두 받아 들였고, 듀얼의 결과는 스트와 홍월 팀의 완승으로 끝났다.
듀얼의 결과가 결정되자 듀얼 필드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잠깐의 정적 이후, 듀얼을 지켜보던 이들은 모두 뜨거운 듀얼을 보여 준 네 명의 듀얼리스트들에게 박수를 보내 주었다.
듀얼을 지켜보던 이들의 환호 속에서 네 사람의 듀얼리스트는 서로 악수를 주고 받았고, 이후 사인과 사진까지 함께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림과 호철에게 있어, 듀얼 챔피언이라는 칭호는 아직 하늘에 떠 있는 별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 별을 손에 쥐기 위해, 두 사람을 포함해 여기에 있는 모든 소년소녀들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과연 영광의 별을 차지할 사람은, 어디의 어느 이가 될 것인가.
그것은 아직,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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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연재 완료!
결국 듀얼의 승리는 두 사람의 챔피언에게 돌아갔습니다.
과연 하림은 이 두 사람을 뛰어 넘을 수 있을 지...
그건 앞으로 있을 이야기에서 알 수 있겠죠!
혹시 듀얼 로그에 룰 상 문제되는 부분이나, 혹은 크고 작은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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