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아앙 ─ ! 갸가가각 !!
은색의 바리캉이 붉은 수풀을 베어내며 질주한다. 바리캉이 지나간 곳은 오로지 살색. 한 가닥도 남기지 않고 무자비하게 수풀을 유린해 간다. 그 바리캉을 쥔 손의 주인은 야쿠모 란. 매우 즐거워 보였다. 그 바리캉에 의해 머리가 민둥산이 되어가는 자는 열차를 운영하던 차장. 카엔뵤 린.
야쿠모 유카리가 그에게 내린 벌은 란에 의한 삭발형이었다. 그 일말의 자비도 없이 거행되는 형벌에 그 장소에 모인 손님들의 표정이 굳어져 갔다. 저건 심하다. 썩은 내를 풍기는 시체를 쌓아둬서 손님들에게 폐를 끼친 것은 쉬이 용서할 수 없는 행각이지만, 굳이 삭발까지 시킬 필요가 있었던 걸까? 여기 모여든 손님들이 아마, 정상인들이었다면 두 눈 뜨고 못 봐줄 광경이었을 것이다. 지나친 형벌이라고 말리려 드는 손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손님 중에서 정상인이라 부를 자가 있던가? 히나와 니토리는 이 소설을 정독한 독자분이라면 알만할 거고, 유카리는 벌을 내린 장본인이라 두 말 할 것도 없다. 세이가는 어떨까? 눈가를 찌푸리긴 했지만, 동정 따윈 하지 않는다. 동방 공식 ㅁㅁ이라는 타이틀답게 똘끼가 넘친다. 강시인 요시카는 언급할 필요 있을까?
다만, 여기에 여태 공기처럼 있던 자매가 있지만, 이장소가 아닌 객실에서 얌전히 고구마나 씹고 있을 것이다.
“후냐아앙! 그만.. 그만해에에에에!!”
자신의 예쁜 머리가 속절없이 후두둑하고 떨어져 나가자 절규하는 오린. 하지만, 울고불고 짜고 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결계술로 묶인 몸. 꿈쩍도 않고 용서고 뭐고 통하지 않는다. 그저 이대로 대머리가 될 뿐인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부아아앙! 갸가각 갸가가각. 란의 바리캉 질은 예사롭지 않았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 아예 삭발을 시키는 데에 도를 튼 것처럼 보인다. 시원스럽게 그리는 호에 머리카락이 나있는 부분이 잔털 하나 허용하지 않고 깔끔하게 깎여 나갔다. 저건 단순한 삭발이 아니라 삭발이라는 이름의 예술임이 분명했다.
이마의 도입부부터 시작해 뒷머리 까지 단번에 도로를 내는 저 솜씨. 몇 번 왕복하는 것만으로 화차 고양이를 새로운 명련사 멤버로 만들어 버렸다. 아니, 사이한 땡중들만 모인 명련사와 비교해서는 안 되지. 제대로 격식을 갖춘 진정한 비구니의 탄생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삭발을 끝마친 란이 합장을 함으로서 작업의 끝을 알렸다. 바리캉에 끼여 있는 머리카락들을 빼내는 란의 얼굴은 무진장 보람차 보인다. 그야말로 장인이 혼신의 역작을 만들어냈다는 충실한 만족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오린. 자신을 불태워 바다 속에 수장 시킨 밀짚모자해적단을 저주하던 고잉메리호의 령이 빙의한 듯 했다.
절대로 용서 못해. 내 반드시 복수를 하리다.
그런 강력한 의지가 오린에게서 느껴졌다.
“이 정도면 충분한 벌이 되었겠지.”
유카리가 손가락을 튕기자 오린의 몸을 속박하고 있던 결계가 풀렸다. 그리고 몸의 자유를 되찾은 오린은 자신의 품안에서 리모콘을 꺼내는데.
“크크크... 네 놈들 용서 못해... 감히 아름다운 내 머리를....”
저주를 내뱉으며 리모콘에 달린 하나의 빨간색 버튼을 누르는 오린. 그건 흡사 자폭 버튼과도 같아 보였다. 란이 말릴 새도 없이 버튼을 눌려버린 오린은 캬캬캬 크게 웃으며 광기에 찬 얼굴로 모두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제 이 열차는 최고 속도로 가속하다 폭발 할 것이다냥! 전부 죽을 거다냥!!”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귀어진을 택한 오린은 복수심에 미쳐있었다.
허나, 전혀 동요를 보이지 않는 유카리. 그것은 식신인 란도 그리고 히나와 니토리. 세이가에 요시카 까지 그 누구도 위기감을 느끼는 이는 없었다. 곧 이 열차가 폭발한다는데 왜 아무도 겁을 먹지 않는 거냐? 다들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거냐?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 오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들은 모두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린의 입술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아아.. 정말, 흥이 다 식었어. 모처럼 기차 여행의 기분을 맛보고 싶었는데.”
유카리가 그렇게 푸념하자 뒤 이어.
“맞는 말씀입니다. 창문 너머로 풍겨오는 거름 냄새는 정겹기라도 하지.”
히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것은 오린에게 있어 전혀 예상 못한 반응이었고, 납득할 수 없는 대화였다. 독기를 품은 귀면상이 무슨 영문인지 당최 모르겠다는 어리둥절한 면상으로 변해갔다.
“어째서냥? 너희들 모두 죽는다고? 그런데 그 여유는 대체 뭐다냥!?”
유카리들을 향해 그렇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와 다름없다는 듯. 객실로 돌아가는 손님들의 뒷모습만이 오린의 눈에 비춰졌다.
이윽고, 모든 손님들이 시체 저장실을 떠났고 저런 태연한 모습에 믿을 수 없다는 오린은 손님들을 따라 객실로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다리가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는 오린.
그제 서야 간과해선 안 될 중대한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저들은 협박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눈앞에 보이는 저들의 모습이 오린의 멍청함을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었다.
“정말 편리하네. 나도 언젠가 저런 어디든지 문을 발명하고야 말겠어!”
눈들이 가득한 거대한 구멍 안으로 캇파가 들어간다.
“내 구멍을 뚫는 끌 보다 편리해 보여 질투가 나네요.”
사선과 강시가 뒤를 이어 들어갔다. 그리고 고구마를 씹어대는 아키 자매를 끝으로 구멍은 사라지고 없었다.
야쿠모 유카리의 전매특허 스키마. 아무리 먼 거리. 결계를 조차도 마음대로 드나드는 신출귀몰함을 자랑하는 쿨타임 제로의 무한정 쓸 수 있는 포탈이었다. 유카리의 스키마가 아니더라도 자력으로 탈출할 방법이 많았으니. 히나는 드릴로 구멍을 내서 탈출하면 되고, 니토리는 늘어나는 팔로 문을 박살내고 나오면 그만이다. 란은 대요괴 클레스라 열차 벽 정도는 쉽게 뜯어낼 수 있고 세이가는 끌로 구멍 내서 나가면 된다. 아키 자매에게는 강한 산성을 지닌 특제 된장국 샤워가 있다. 그리고 그들 모두 비행이 가능하니 오린이 독기를 품고 기폭 시킨 자폭 장치는 한마디로 삽질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그.. 그럴 수가... 젠자아앙! 쿠소오오오오 !!”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고 어리석었는지 오린은 스스로의 멍청함을 탓하며 절규했다. 그리고 곧 폭발할 열차를 탈출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망연자실한 채 손님들이 사라진 객실의 복도를 멍하니 보고 있을 뿐이었다.
─ 삐삐삐삐삐삐삣 !
시간이 다 되었는지. 열차에 설치된 폭탄이 요란한 경보를 울렸다.
그리고 드디어 폭발하기 시작하는 열차. 콰쾅 하는 폭발음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고, 넋이 나간 빡빡머리 화차 고양이는 폭발력에 솟아오르는 잔해와 함께 화마에 소각되어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되고 말았다.
반짝 ★ 반짝
오린, 너를 잊지 않을 거야.
그리고 주인에 대해 걱정 할 필요 없단다. 네가 없더라도 너의 자리를 대신 할 애완동물은 많으니까. 그러니 너는 별 생각 말고 거유 사신을 따라 삼도천을 건너 거라.
*
유카리의 스키마를 통해 나온 곳은 역의 종점. 지저 시장역 바로 앞이었다. 이대로 온천 앞으로 바로 이동 시킬 수 있었으나 유카리는 그러지 않았다. 온천에 앞서 온천으로 인해 지역 경기가 활성화 된 거리를 둘러보는 것 또한 여흥이었으니까.
그것은 다른 손님들도 마찬가지로 온천도, 지저 특산물을 파는 거리도 전부 관광의 일부였다. 세이가가 눈을 반짝이며 떠들썩한 장터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이어 아키 자매도 지저 먹거리 탐방에 나서는 등, 원래 예정된 시간 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여유를 한껏 즐긴다.
유카리 역시 란과 동행하여 느긋한 장터 구경에 나섰다.
역 앞에 남은 건 히나와 니토리 일행 뿐. 니토리가 히나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히나, 우리도 시장을 한번 둘려보자!”
니토리의 눈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저렇게 눈을 반짝인다는 것은 보나마나 자신의 취미와 관련된 것일 거다. 그 취미에 어울려 줄 생각이 없는 히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약속 시간 까지 단독 행동을 하죠. 저는 여기서 액기운을 쫒을 겁니다.”
“그.. 그래? 알았어.”
히나의 말에 수긍한 니토리는 약속대로 히나와 떨어져 철물을 다루는 구역을 향했다.
오니들과 지상에서 기피되는 위험한 요괴들이 세운 지저 마을.
이곳은 과거 지상의 존재들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던 금지된 세상이었고, 폭력과 음탕함이 끊이지 않는 퇴폐적인 장소였다. 술에 취한 오니들이 난동을 부리고 창부 요괴가 엉덩이를 들이미는 퇴폐적인 상점가만 늘여서 있었던 이곳 시장은 사토리의 두근두근 대온천의 설립 이후, 지금은 온천 손님을 상대로 특산품들을 파는 곳으로 완전한 변모를 이루어냈다. 가장 잘 팔리는 특산품은 오쿠가 갓 낳은 따끈따끈 군 달걀이라고 한다. 진짜 오쿠가 낳은 알인지는 그 진위 여부를 알 수 없으나, 지저를 찾은 이라면 반드시 구입해 갈 정도로 라고.
이 번잡한 시장길은 지저 마을의 정 중간을 가르고 있었으며 그 길 끝에는 지령전을 개조한 거대한 온천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그 온천이 바로 사토리의 두근두근 대온천. 그래서 어지간한 길치가 아니고서야 약속 시간 까지 온천 앞에 당도하지 못할 손님은 없으리라.
온천으로 이어진 널찍한 길의 양 옆으로 늘어서있는 수많은 상점과 노점상들. 손님을 끌기위한 오니들의 시끄러운 호객행위가 소음을 만들어낸다. 마치 누구 목청이 가장 큰지 서로 경합이라도 벌이고 있는 듯 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심히 그들을 지나치는 한 여자. 카기야마 히나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의 양분이 될 액을 찾는 것 뿐. 지저의 특산품 따윈 관심이 없었다.
“정말 시끄러운 거리군. 거기다 딱히 눈에 띄는 액도 안 보이고..”
히나는 별다른 액의 기운을 느끼지 못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약속 시간까지 아직 한 참이나 남았고, 그 동안 무료함을 달랠 거리도 찾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귀를 어지럽히는 거리의 소음만이 짜증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이렇게 심심할 바에야 무슨 사건이라도 터졌으면. 히나는 소음에 미간을 찌푸리는 가운데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를 크게 둘려보았다. 지저의 어둠을 밝히는 수많은 등불들. 질서 없는 나무 간판들. 여기저기 상점 건물들 사이를 잇고 있는 전선들만 복잡하게 얽혀있을 뿐이었다. 이 지저 마을은 오쿠의 핵에너지로 인해 전기가 보급된 둘 뿐인 마을 중 하나로 (다른 하나는 텐구의 마을이다.) 그런데도 어둠을 밝히는 게 전구가 아닌 등불이라는 게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흥미를 끌 만한 사실이 아니었다.
그때, 확실히 느껴지는 강한 액의 기운. 히나는 그 액의 출처를 찾았다. 그리고 액의 기운을 품은 존재를 발견해냈다.
‘이런 곳에서 저만한 액의 기운을 감지할 줄이야.’
무언가 큰 불행을 떠안고 있을만한 거대한 재액. 히나의 눈에 목격된 거대한 재액을 품은 존재는 그 액에 걸맞게 범상치 않아보였다. 그 존재는 푸른색 헬멧을 쓴 10세 전후의 꼬마로 팔목까지 오는 두툼한 장갑에 무릎까지 오는 두툼한 장화를 신은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거리의 인파를 헤치며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가고 있었다.
모처럼 찾은 보기 드문 큰 재액. 이대로 눈앞에서 놓치기 싫은 히나가 그 특이한 모습의 꼬마 뒤를 쫒았다.
그렇게 한참을 꼬마의 뒤를 쫒아온 끝에 도착한 곳은 예정지였던 온천. 꼬마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놓치고 말았어.’
실로 아까워하며 한숨을 푹 내쉬는 히나. 하지만, 꼬마가 이 근처. 아니 액의 기운이 저 온천 안에서 느껴지는 걸로 보아 꼬마가 여관을 떠나지 않는 한, 발견될 것이다.
“와버린 김에 먼저 온천욕이나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어차피 그 꼬마를 다시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히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여관의 장지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선다.
*
그 무렵. 관광을 즐기던 다른 이들은 저마다 지저의 특산품들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즐거워 보이는 이는 사선 카쿠 세이가로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온천으로 이어진 큰길가가 아닌 그 옆으로 나있는 골목길이었다. 빨간 등불들이 늘어서 있는 이 골목길은 지저에서도 가장 욕망이 넘실거리는 길로 이른바 홍등가라고 불리는 퇴폐업소들의 집합장소다. 온천이 세워지기 전에는 이 퇴폐적인 업소들은 큰길가에도 당당히 나있을 정도로 번영했으나, 지금은 전부 좁은 골목길로 밀러나 있는 상황. 그럼에도 골목 구석구석 그 수는 줄지 않고 여전히 번영하고 있어 지금도 지저의 중요 자영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물이 좋기로 유명한 홍등가에 발을 디딘 이 사선 아줌마는 도대체 얼마나 요망한 걸까? 과연, 그녀가 방중술로 장수하고 있다는 소문은 헛소리가 아닐 것이다. 어딘가의 요망한 핑쿠머리 선인도 한 소문 하지만, 이 미망인 만 하진 않겠지.
한눈에 보기에도 vip 손님으로 보이는 세이가. 어느 남창가의 삐끼 오니가 정중히 그녀를 모셨다.
강시인 요시카도 주인 따라 삐끼에게 모셔지며 안으로 들어섰고, 곧 이어 세이가와 요시카가 배정 받은 방 안에서 음란한 신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오우.. 좋아!”
세이가가 건장한 체격의 남자 위에 올라타서 환희에 젖어 얼굴을 붉혔다.
“좋아.. 아앙! 그래, 좀더.. 좀더... 널 강시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
머리를 사정없이 내저으며 손톱을 세우는 세이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세워진 손톱으로 남자의 가슴을 박박 긁었다.
“끄아악! 손님, 아파요. 손톱으로 긁지 마세요!”
“너 좀 쓸 만해. 좀 더 견뎌봐!”
“소.. 손님?”
남자 위에서 내린 세이가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보라색을 띄고 있는 길쭉한 실리콘 재질의 딜도. 세이가는 그것을 남자의 엉덩이에다 갖다 대며 웃었다.
“하아..하아... 귀여운 아가. 내가 잔뜩 사랑해 줄게.”
“저.. 손님... 이러시면... 안.. 아앙~ ♡”
남자가 거부할 틈도 주지 않고 단숨에 항문 깊숙한 안쪽 까지 딜도를 꽂아 넣는 세이가였다.
한편, 요시카가 들어간 다른 방. 그곳도 남녀 간의 교합이 한창이었다.
퍽퍽 거리는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침구에 누워진 요시카를 상대로 남자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연신 허리를 흔들어 댔다.
그렇게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남창은 냉동 참치와 같은 요시카의 반응에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 식은땀을 흘리며 초초해했다. 업소에서 넘버 2라고 불리는 테크니션인 자신이 고작 어려보이는 여자 하나 만족 못시키고 있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최소한의 반응이라도 보였으면 했지만, 그러기는커녕 아직 거기조차도 젖어오지 않는 것이다.
아니, 젖지 않았다 해도 여성의 거기는 언제나 일정량의 습기를 머금고 있어 무리한 피스톤 질이라도 아픈 건 여자 쪽이지 자신이 아니건만, 뭔 놈의 거기가 건어물 마냥 바짝 말라있단 말인가. 그렇담 아파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 쪽이 마찰로 인해 거기가 사정없이 아파왔다. 이런 오입질은 이 일을 시작하고 난 뒤 처음 겪어본다. 남창은 이 지랄 맞은 오입질을 언제쯤 끝낼 수 있을지 속으로 이를 갈며 사정감을 재촉했다. 이대로 대충 찍 싸놓고 끝냈다간 불만으로 클레임을 걸어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딘지 멍청해 보이는 여자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결심했다. 이 정도의 불감증에 멍청한 얼굴의 여자는 그저 파란 머리의 여자를 따라온 정박아일 거야. 빠른 사정을 위해 스퍼트를 끌어 올린다.
“역시, 입으로 먹는 게 더 맛있어.”
그렇게 말하며 남창을 툭하고 밀어내는 요시카.
혼신을 다해 허리를 흔들어대던 남창은 그녀에게 떨어져 몸을 뒤로 젖혔다. 내 걸로 만족하지 못하니 입으로 해달라는 건가? 남창은 식스나인이라 불리는 자세를 예상하고 몸을 완전히 눕혀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의 고간으로부터 입의 감촉을 느끼는데.
─ 으득!
정말로 입으로 먹어버렸다.
“끄아아아아아아악 ──── !!!”
절단된 해면체에서 잔뜩 몰려진 피가 하늘 위로 솟구쳤고, 눈에 핏발이 다발로 선 남창은 참아왔던 숨과 함께 고통이 담겨진 절규를 힘껏 내질렸다.
방안은 남창의 절규로, 피로 얼룩져갔다.
그 속에서 얼굴에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요시카가 잘려진 남창의 성기를 질겅질겅 씹어 대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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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19금이 되었지만, 에라이 몰라!
중간에 록맨 같은 꼬마는 아무생각 없이 던진 떡밥임.
다음에 풀어나가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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