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신의 빙의로 인해 다시끔 변화해 버린 무녀.
이번엔 상당히 앳된 모습이 되어버렸다. 확연하게 줄어든 키, 그리고 입에 문 젖병. 도대체 무슨 신이 빙의 했길래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일까? 젖병에서 입을 뗀 레이무가 '응애애애애 ─ !'하고 울었다.
그 모습에 당황하는 니토리. 갑자기 변신 한 것도 놀라운데 울음부터 터트리다니 이게 무슨 조화인가? 살다살다 너구리 요괴 뺨치게 변신을 해대는 무녀는 처음인 니토리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그 물음에 울음을 뚝 그친 레이무는 '캬아~ 캬아~' 거리며 사이한 웃음을 흘리면서 말했다.
"나는 이 무녀의 몸에 내린 애기 신이다! 우리 신들이 이 무녀의 몸을 빌어 너희 요괴들을 단죄하려는 거지."
"뭐야?!"
"우리 신들이 너희 요괴들 보다 위라는 것을 알려주겠다 이 말이야! 키히히히."
"그래서 문답무용으로 습격헀다는 거야? 당신네 신들이 우리보다 더 요괴 같잖아!"
레이무 몸에 빙의한 애기 신이 품 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그것은 스펠 카드로 보였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카드였다.
"이것은 타로 카드. 13. 사신을 상징하는 카드다!"
그 말대로 카드는 해골 사신이 그려진 타로 카드였고 그것을 니토리와 메카치르노를 향해 던지자 카드속에서 해골 사신이 실체화 되서 나타났다. 거대한 낫을 든 흉흉한 모습에 위협적이 었지만 메카치르노가 있는 니토리는 결코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띄고 있었다.
"네 놈은 아까 전의 단풍 색 보다 약해 보이는 군."
니토리가 손가락을 튕기자 메카치르노는 헤드라이트에 불을 밝히며 출격했다. 그리고 곧 낫을 든 해골 사신과 대면 하게 되었는데 해골 사신이 먼저 선공을 해왔다.
해골 사신의 거대한 낫이 메카치르노를 향해 힘껏 휘둘려 졌고 그것을 피할 새도 없이 온 몸으로 받아내는 메카치르노.
─ 캉 !
사신의 낫의 끝 부분이 메카치르노의 가슴 부근에 꽂혀 버렸다.
"꺄아 하하하핫 ! 나의 사신이 네 로봇 보다는 강한 것 같은데?"
애기 신은 자신의 타로 카드 사신이 메카치르노를 압도한다고 단정 지으며 웃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해골 사신이 메카치르노의 가슴 부근에 파고 든 낫을 빼내려고 했지만 마치 용접이라도 되어 있는 듯이 빠지지 않고 꼼짝없이 붙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꽂혀 들어간 날 끝 부터 점점 서리가 끼더니 얼어붙기 시작해가는 사신의 낫.
"뭣이!"
해골 사신은 낫을 포기하고 메카치르노로 부터 떨어지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 사신의 몸 까지 얼음으로 뒤덥혀 버렸다. 그리고는 메카치르노의 편치 한 방에 산산 조각이 나버리는 해골 사신.
애기 신은 난감한 얼굴로 식은 땀을 흘렸다. 설마, 저 로봇이 저 정도로 강할 줄이야. 상상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수가 남아있었다.
"이건 어떠냐! 무녀의 퇴마술과 결합한 나의 오의다!!"
애기 신의 소매로 부터 총 21장의 타로 카드가 쏟아져 나오더니 공중에 크게 원형을 그리며 배열되더니 '지지직' 거리며 전류를 흘렸다. 그 전류는 카드 사이를 이으면서 결계를 만들었고 전류의 세기는 갈수록 더해 졌다.
"받아라! 몽상 커뮤 맥스!!"
애기 신이 기술명을 외치자 거대한 원형 전류에 휩싸인 타로 카드들이 일제히 메카치르노를 향해 쇄도했다. 본래 레이무의 몽상 봉인도 강한 스펠이지만 여기에 빙의된 신의 개성이 결합되어 더 더욱 흉악해진 이 스펠은 그야말로 필살기. 위험을 감지한 니토리는 저것은 메카치르노라 할 지라도 버티기 힘든다는 것을 깨달고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안그래도 강한 무녀에게 신까지 더해지면 어쩌란 거야! 에잇, 하는 수 없지!"
자폭 버튼을 누른 니토리는 메카치르노를 스펠과 함께 자멸 시키도록 하고는 자신은 폭포수 아래 비상 터널로 도주하기로 했다.
"⑨ ── !!"
─ 퍼어엉 ── !!
몸 안의 동력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전신에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한 메카치르노는 최후의 단말마를 외치고는 애기 신의 스펠과 함께 공중에서 산화해 버렸다.
"칫, 놓쳤나."
메카치르노의 장렬한 폭발로 인해 니토리를 놓치고 만 애기 신이 인상을 쓰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걸로 신의 강함을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그런 생각이 드니 어느새 싱글벙글해 지는 애기 신. '캬아~ 캬아~' 거리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려내며 웃다가 손에 든 젖병을 다시 입에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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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하쿠레이 신사의 본전 안에서 새로운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입을 열고 논쟁을 만든 이는 다름 아닌 모리야 신사의 풍신. 야사카 카나코였다. 그는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 했는데. 그것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신들의 위상을 회복하는 방법에 무녀의 몸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정말 없는 것인가?'라는 것이 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신들 중에 정말 신다운 신이 얼마나 되냐며 따졌다.
분명, 자신도 이 계획에 동참하기 위해 출석해 있었으나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도저히 이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에 반발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론으로 '환상향의 요괴들은 일반 신들 보다 강한 녀석들 천지라서 무녀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무시 받기 일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심하군, 신의 위엄이 힘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카나코는 힘에 의존하려는 신들이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그런 소리는 풍신인 당신 처럼 강하고 봐야 할 수있는 말이지. 우리 떨거지 신들 보라구, 요샌 몹 취급이라니까!"
"일단, 힘을 내세우지 않으면 안된다구. 우리 같은 약한 신은 하쿠레이 무녀의 힘에 기대지 않고서는 요괴들에게 깔보여질 뿐이야!"
"힘을 키우려 해도 신앙을 줄 인간들 수가 한정적이니 이 방법 밖에 없어!"
카나코의 의견에 일제히 반발하는 신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신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머리가 지끈해진 카나코는 한숨을 내쉬고는 힘없는 어조로 말했다.
"그래, 너희들 맘대로 해."
카나코의 항복 의사가 들리자 반발하며 노발대발 했던 신들이 일제히 조용해 졌다. 그 모습을 보며 '이러니 위엄이 없지.'하고 생각하는 카나코에게 히나가 은근슬쩍 다가오며 말을 건냈다.
"아직 레이무의 그릇이 작아 자신은 빙의하지 못하는 게 불만입니까?"
그 말은 역린을 건드는 발언이었다. 자신의 반대 의견을 고작 질투심 따위로 격하 시켜 해석하다니 이 얼마나 불경한 말인가? 카나코는 바로 히나를 노려보며 역정을 내려는 찰나 히나의 말이 이어졌다.
"위대하신 천진신님. 저에겐 하쿠레이 무녀 보다 그릇이 큰 무녀를 알고 있습니다."
"그게 누구란 말이냐?"
"그 카제하후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녀라면 카나코님을 받아들일 그릇이죠."
"하지만, 사나에는 지금..."
"최근에 해석한 미라클 사인. 그걸 이용하면 카제하후리를 다시 불려 들일 수있습니다."
"으음... 그게 사실이란 말이냐? 헌데, 사나에를 불려서 무얼 하려는 거지?"
"카나코님이 카제하후리와 빙의하여 힘이 아닌 온정과 자비로 신의 위대함을 설파하는 것이죠. 그리하면 어리석은 신들도 깨닫지 않겠습니까?"
도저히 믿을 수없는 말이었다. 자신의 친부모와 함께 우주멀리 떠나버린 사나에를 다시 불려들이는 건 물론이고 자신이 빙의해서 온정과 자비를 배풀라니, 도대체 뭘 어쩌란 걸까? 저마다 가진 신덕을 이용해 인간들에게 은혜를 베품으로서 떠받들어지며 신앙을 얻는 게 신이지만, 여기 모인 자들은 순전히 약하다는 이유로 요괴들에게 무시받는 신들이라 은혜로 얻는 신앙과는 다른 문제였다.
"지금 문제는 신앙이 아니라 요괴들에게 무시 당하는 처지라는 건데. 해결책이 되지 않는군."
"아닙니다.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요괴들에게도 사랑을 전파하면 신들을 우러러 볼 것입니다."
"그건, 너에게만 해당되는 사항 아닌가? 들리는 소문으로는 액이라는 ㅁㅇ을 팔아서 요괴들로 부터 자금을 받는 다고 하던데?"
히나가 요괴들에게 자신의 액을 농축한 액체를 팔아서 자금을 모으는 것은 신들 사이에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액의 거래를 원하는 요괴들 사이에선 히나는 상당한 신앙을 얻고 있다는 모양인데, 지금 히나가 말하려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사랑. 가장 뜨겁고 순수한 호의의 감정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있는 것이었다.
"요괴들도 사랑을 압니다. 그러니 사랑을 전파 하십시요! 카제하후리와 합체하여 사랑의 전도사가 되는 겁니다!"
카나코의 손을 붙잡은 히나는 동공에 하트표를 띄우며 카나코의 얼굴을 응시했다. 어쩐지 이날의 히나는 참 이상했으니 언제 부터 사랑을 찬양하는 애신(愛神)이 되었던 걸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오라 조차 평소의 그 불길한 액의 기운이 아닌 머릿속에 꽃밭을 가꾸고 있는 듯한 메르헨 적인 기운이었다.
'희한하군, 액신이 저랬던가?'
평소에 보던 액신과는 상반된 모습에 의문을 가졌지만, 히나가 꺼낸 말이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 번 믿어봐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카나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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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신들이 빙의된 레이무는 요괴의 산을 벗어나 환상향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요괴 퇴치에 열중이었으니.
"오우~ 예아~~! 쳌! 나는야 개 쩌는 무녀. 넌 상대가 안되~G. 약하~G. 그리고 죽~G!!"
레이무는 라임 쩌는 힙합의 신이 빙의되어 피부색 부터 검게 흑인처럼 변해 있었고 어깨에 걸치고 있는 음양옥에서는 강한 비트의 음악이 요란 스럽게 흘려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흑인 무녀 앞에서는 한 요괴가 눈물을 흘리면서 자비를 구하며 벌벌 떨고 있었으나
"Yo! 나를 만난 이상 예압~ 구원이 없어! 살길이 없어! 그냥~ 그대로 뒈져어엇!!"
흑인 무녀의 손에 들린 44구경 매그넘에 의해 머리통이 산산조각 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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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난 대체 뭘 쓰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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