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긴 골목에서 물이 안 나오는 부서진 분수를 발견하고 그곳에 앉았다,
[......후]
순간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결코 핀이 사람들 앞에서, 할 리가 없는 여러 감정이 담긴 한숨이었다.
[무장한 몬스터]가 출연하고 나서부터, 핀은 동란(動亂)의 도시로 변모한 오라리오에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추체하지 못하면서 쉴 틈 없이 지휘관으로써의 행동을 보여 왔다,
그렇기에 단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잠시 혼자 있고 싶어졌다.
지금만은, 단장이라는 입장에서 해방되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벨 크라넬의 속을 떠보고서, 나도 동요하고 있는 건가.]
말이 흘러 나왔다,
핀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4일전 소년의 행동만으로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케로스의 말을 듣고도 괜찮았다.
하지만 두 개의 점이 연결되었을 때, [2가지 가설] 이 떠올랐을, 핀은 처음으로 그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핀은 [위험한 억측]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자신도,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즉- [무장한 몬스터]는 인류와 같은 [지적생명체]가 아닌가라는 추측을.
감정을 가지고 있고, 지성이 아닌 [지능]을 가지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인류와 소통이 가능한 이지(理智)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란, 맹렬한 생각.
그렇게 가정 한다면, 순식간에 의문이 풀렸다.
미궁도시 거리의 전투 중에 서로를 감쌌던 몬스터들의 모습도, 뷔블을 감쌌던 벨 크라넬의 기해도.
모든 것이 전부, [사람]과 다르지 않은 [마음]을 [괴물]이 가지도 있다고 한다면, 설명이 되었다.
(만약 나의 생각이 옮다면,,,,,,,, 정말로 바보 같은 [이상사태(이레귤러)] 로군.)
아이즈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자신 이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그녀에게는. 단원들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혼란을 초래 할 것 이다.
그 정도로 핀이 도달할려고 하는 [진실]은 무거웠다.
(신 우라노스들이 은폐할려고 하는 것 도 납득이 가는군. 이게 알려지게 된다면 마지막, 세계는 [흔들릴거야.] 미궁도시는 지금까지처럼 기능하지 못할거고.]
인간과 몬스터가 오랬동안 반복되어온 [살육]이 아닌 [대화]가 가능한 존재가 있다고 알게되었을 때,
사람들은 망설임을, 아니면 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었다.
[괴물]을 죽여 온 모험가들의 검은 둔해 질 것이었다.
그리고 도리어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 희생자가 나올 것 이었다.
세계가 크게 흔들릴, 그 정도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런건 어찌되도 상관없어”)
사람의 말을 이해한다, 아니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런 건 핀에게 있어서 사소한 것이었다.
[괴물]은 [처분]한다.
그 의지에는 한점의 망설임도 없었다.
아이즈와 마찬가지로 핀은 망설임 없이 몬스터를 죽일 것이다.
아무리 색다른 [괴물]이 있다고 해도, 몬스터라는 존재는 인류에게 [독]을 가지고 올뿐 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사람들의 선망과 동경을 모으고 있는 [용자]로써, 몬스터를 죽인다는 선택지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고 있기에.
[....그런 건 어떻게 되도 상관없을 터인데..... 나는 어째서 이렇게 동요하고 있는 거지?]
입에서 흘러나온 말, 그것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마음속 밑바닥에서 비웃었다.
핀을 입을 다물었다.
핀은 자신이 [인공의 영웅]이라고 깨닫고 있었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주신과의 교섭으로 [용자]라는 이명을 받은 것이 좋은 예였다. 자신이 바라는 명성을 손에 넣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과정.
물론 명성에 거짓이 없도록 핀은 행동해 왔고, 신념과 강함을 보여주었다. 명실상부 [용자]로써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을 쌓아왔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핀이 그렇게 되도록 계획한 것이었다.
핀 자신이 만들어낸 허영 이었다.
말하자면 핀은 영웅이 아닌 [간사한 영웅]이었다.
(그렇기에....)
그렇기에, 그때 벨 크라넬의 그 [어리석은 행동]을 보고, “핀은 흔들렸다.”
모든 정보를 이어붙이고, 복잡하게 역어진 사건들의 전모를 밝혀낸 순간, [잡음(노이즈)]가 생겼다, 생기고만 것이었다.
-----[영웅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바람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영웅]과 [용자]라는 것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와 타산과는 상관없는, 바람되어 졌을 때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구원을 바라는 목소리가, 갈망이 눈물이 요구하였을 때, 마지막 문을 자신의 의지로 열고, 무대에 서는 자가 아닐까.
그리고 벨 크라넬이 한 행동은
그것이 [사람]의 눈물이 아닌, [괴물]의 눈물 이었을 뿐--.
[큭....]
거기서 핀은 머리를 흔들었다.
부질없는 사고, 아니면 위험한 추측이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것은 열등감? 나는 벨 크라넬을 [부럽다]라고 느끼고 있는 건가?)
소년(벨)이 핀에게 보여주었던 것.
그것은 젊음이라던가, 우직함이라든가, 이상이라던가, 그러한 종류였다.
그것은 핀이 놔두고 갔던, 잃어버렸던 것이었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저울질하여 많은 것을 버리고 왔었다.
-어른이 되었다, 세계를 알았다.
듣기에는 좋지만, 세계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패배했다. 그런 감각은 있었다.
핀은 처음부터 [핀] 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소년(벨)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미숙했고, 완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식을 탐욕스럽게 탐했고,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파룸”이라는 존재를 바꿀려고 했었다.
태어났던 작은 마을, 작은 우물 안 개구리 였다고 하지만, 확실히 그때의 핀은 [세계]와 싸우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핀은 세계를 받아들인 것 이상으로, 근본적으로 바꾸어 질려고 하고 있었다.
이상을 가리는 것이 아닌, 야망이라는 이름의 현실을 숨긴체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비정(非情)에 바탕을 둔 것 이었다.
핀은 [야망]이라는 말을 썼다.
[이상]이라는 말은 결코 쓰지 않았다.
생각은 했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인공의 영웅]인 자신에게 있어서, [이상]이라는 말은 고무(鼓舞)시키거나, 격려를 해줄 때 사용하는 도구일 뿐, 결코 진심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 이란 걸 자각하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자신도, 앞으로의 자신도, 옭을 것이다.
틀리지 않았다. 확신이 있었다.
단지, 뷔블을 지켰던 소년과 상대하였을 때, 그런 자신이 무척이나 천박하게 보였다.
현실주의자인 핀이 보았을 때. 벨의 [어리석은 행동]은 비웃음을 살 행위였다. 사실 핀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럴 것인데.
아니면, 그렇기 때문인가.
심하게 동요하고, 이끌리고 말았다.
[그런가..... 이 감정은]
선망도, 질투도, 열등감도 아니었다.
그것은 “눈부심” 이었다.
핀은 벨 크라넬을 고귀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을 하는 소년을.
[.....귀찮군]
오히려 열등감 이라는 한심한 감정이 나았었다. 그렇게 된다면, 핀은 깨끗하게 받아들이고, 명쾌하게 결론을 낼수도, 뛰어넘는 것 도 가능했을 텐데.
[거기에 ........ 감화되고 말았어]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벨 크라넬을 무시할수 없다는 증거였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절대로 실망을 했으면서도, 눈부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이 한없이 우습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비웃음으로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IP보기클릭)125.133.***.***
(IP보기클릭)121.184.***.***
(IP보기클릭)72.140.***.***
(IP보기클릭)203.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