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글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24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원작과 애니의 주요 차이점을 회차별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굉장히 많은 부분이 바뀌었기에 모든 차이점이 아닌
제가 흥미롭게 본 요소들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원작 만화는 판본간 비교를 곁들이기 위해 영문판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보다 즐거운 감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해당 에피소드의 TV판과 원작 만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16화
1. 시간의 흐름
강에서 낚시하는 어린 자인의 모습이 애니 도입부에 추가되었습니다.
세월을 낚던 강태공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많은 작품에서 강의 흐름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곤 합니다.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인을 건져올린건 예나 지금이나 고릴라 전사였습니다.
배경에 보이는 집에 굴뚝이 달려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자주 생략되는 묘사입니다.
시간은 종족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흐릅니다.
작중 인간은 삶을 "불꽃"같이 살다 가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사진 배경에 모닥불을 추가하여 자인의 시간 또한 다시 흐르기 시작했음을,
모험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타들어가는 담배와 떨어지는 담뱃재로 나타냈습니다.
모두 원작 만화에는 없던 장면들입니다.
드워프의 긴 시간은 오래된 고목을 통해 보여줍니다.
노련한 폴 영감의 나이는 고목의 노란 단풍을 추가해서 나타냈습니다.
영감님의 짧은 리치에 맞춰 슈타르크의 발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맞춰 넘어지는 자세도 바뀌었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자잘한 과거 스포일러를 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폴 영감은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존재라고 전해집니다.
제작진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에 맞춰 "지킴"이 아닌 "오랫동안"에 보다 무게를 뒀습니다.
이에 따라 마물과 싸우던 폴 영감의 모습이 삭제되었고
고목 아래 앉아서 마을 입구를 지키는 모습이 추가되었습니다.
크라프트 파티의 석상에 이끼 묘사가 더욱 자세해졌습니다.
이름이 잊힐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말해줍니다.
2. Can't take my eyes off you
처음엔 얼떨결에, 이후엔 격식을 갖춰, 그리고 지금은 일상적으로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손을 잡는다는 의미는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와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 노래 가사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슈타르크를 향한 페른의 시선이 대폭 추가되었습니다.
손을 잡아줘서 꽤나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수련중인 슈타르크를 바라보는 페른의 모습이 추가되었습니다.
곁눈질로 힐끔거리다 참지 못하고 결국 고개가 완전히 돌아갑니다.
버섯을 바라보던 원작과 달리 슈타르크를 바라봅니다.
슈타르크도 버섯이 아닌 페른을 쳐다봅니다.
스승님은 딱히 관심이 없어 보이십니다...
옷 매무새를 다듬고 몸을 풀며 본격적인 출발 준비를 하는 모습이 추가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리가 끝나자마자 슈타르크를 쳐다봅니다.
폴 영감님도 아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원작에 비해 훨씬 절절한 감정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프리렌의 표정은 없애고 굳게 선 두 다리로 대체하여
이전처럼 화면에 나타나는 감정의 총량과 균형을 맞춥니다.
3. 세부 묘사
적당히 그려 놓은 원작과 달리 마을 풍경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습니다.
농부의 말처럼 시골의 "작은 마을"인지라 여기에 맞춰 정말 많은 부분이 수정되었습니다.
여관의 간판이 생략되었습니다.
대신에 마을 사람이 장작 이용을 안내하는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만약 이 집이 영감님 댁이라고 한다면 지금 이 상황은 매우 훈훈한 광경입니다.
마을을 지켜주는 영감님의 생활을 주민들이 돌봐주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피망(혹은 파프리카)이 보다 오래되고 친숙한 작물인 당근으로 바뀌었습니다.
열매를 따는 것보다 뿌리를 뽑는 동작이 더 단순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마차 세부 묘사도 강화되었습니다.
이전화에 나온 마차와 같이 바퀴에 포지티브 캠버가 적용되어있습니다.
이 사람들 진짜 마차에 꿀 발라 놨나?
제작진이 자주 생략해버리던 슈뢰딩거의 도끼도 돌아왔습니다.
다만 그리기 귀찮았는지 원작과 달리 수풀로 가려 놓고 손잡이만 보여줍니다.
프리렌과 페른도 맨땅이 아니라 바위에 앉혀 놓은게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인 웃음포인트였습니다.
연상의 색기 넘치는 누님과의 여행을 말하는 대목입니다.
전신이 나온 원작과 달리 페른은 눈까지만, 프리렌은 머리 끄트머리만 그렸습니다.
누님이...아니야?!
개인적인 웃음포인트 2번.
틈만 나면 풀어지고 기어오르는 프리렌이 원작보다 각 잡고 단정하게 앉아있습니다.
영감님 만나고 뭔가 느낀 바가 있어서 저러나 싶습니다.
여행 가방을 들어 올리는 추가 장면입니다.
손잡이에 회전 관절이 혹시나 추가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여전히 세부 묘사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4. 환대 (Hospitality)
주인(Host)은 손님을 접대하고 손님(Guest)은 주인을 따르며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대(접대)"의 법칙은 시공을 초월한 인류의 관습입니다.
이 전통은 만화와 애니 모두에서 지켜집니다.
영감님과 마을 주민들은 프리렌 일행에게 숙식과 물자, 경험을 제공했고
일행은 마을에 노동력을, 영감님에게 옛 추억을 돌려줬습니다.
저엉말 보기 드문 프리렌의 환한 미소가 애니에 추가되었습니다.
폴 영감님 댁은 같은 드워프인 아이젠의 거처와 비슷하게 바뀌었습니다.
가구와 식기, 식단도 보다 단순하고 투박해졌습니다.
그러나 요리는 환대의 관습에 따라 더 충실해졌습니다.
아이젠의 주장대로 열심히 일한 모든 사람들, 전사들에게
작은 오믈렛이 아닌 큼직한 단백질 고기 덩어리가 주어졌습니다.
좌석 배치 또한 나이와 신분, 직급에 따른 상석 순번에 보다 맞게 바뀌었습니다.
원작 만화에 없던 포크와 나이프가 추가되어 이제야 제대로 구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환대, 혹은 접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페른의 소심한 복수도 엿보입니다.
영감님은 이 자리의 주인(Host)인 만큼 먼저 음식을 챙겨드렸지만
슈타르크를 굴려버리라고 말한 스승님은 건너뛰고 고생한 전사부터 식사를 차려줍니다.
그래도 스승님을 굶기진 않은 모양입니다. 인원수에 맞게 접시 5개를 치우고 있습니다.
원작에 없는 애니 고유 묘사입니다.
이러한 복수의 규모가 커지면 다음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5. 달인의 저력
앞에서 "강태공(姜太公)"을 언급했었습니다.
자기를 알아봐 줄 사람을,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는
달인의 모습은 낚시꾼으로 그려지곤 합니다.
이런 맥락에 따라 슈타르크는 물고기가 아닌 세월을 낚는 낚시꾼처럼
눈을 감고 명상하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생선이 없는 빈 바구니를 통해 이 점을 강조합니다.
슈타르크 또한 영감님의 뒤를 이어 달인이 되어가고 있으며
영감님 말씀대로 "쓸만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감님도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맹수의 척추에 똑바로 박힌 검을 통해 달인의 저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칼은 원작에 없는 애니 추가 묘사입니다.
달인, 강자의 또 다른 상징으로는 "망토"를 들 수 있습니다.
로마 군단의 팔루다멘툼(Paludamentum)같은 영감님의 붉은 망토,
그리고 망토를 묶어 고정하는 피불라(Fibula)의 문양과 형태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영감님은 인정받은 강자였음을 말해줍니다.
어릴 적 자인과 고릴라 같은 마을 아이들의 모습이 추가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붉은 망토를 두르고 있으며 고릴라 또한 훌륭한 전사임을 말해줍니다.
옷감을 붉게 염색하는 장면이 추가되어 내용이 보다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크라프트 석상에서도 망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슈타르크의 평가대로 터무니없이 강한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지금과 달리 검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전사, 용사의 모습입니다.
망토를 두르고 검을 휘두르며 위용을 뽐내던 영웅이
이제는 친구의 모습처럼 무기에 작별을 고하고 맨손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달인은 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영웅의 최후는 이래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정의 선한 영향력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잔잔하게 쉬어가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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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남다른 시선과 분석력에 놀랍니다. 다음 글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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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으니 고려장 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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