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리코리스 리코일, 건슬링거 걸(원작 코믹스) 두 작품에 대한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 본 글에 사용된 코믹스 짤은 소장한 단행본을 핸드폰 스캐너 앱을 이용해 리뷰 목적에서 일부 컷을 직접 캡쳐했습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얼마전에 방영했던 리코리스 리코일이 건슬링거 걸에 영향을 받았다나 유사점이 있다나 하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워낙 건슬링거 걸을 좋아하기 때문에 감상했는데, 제작진이 일부러 의식하고 만든 것인지 다소 유사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별거 아닌 게 죄다 비슷해 보인다며 의미부여하고 가져다 붙인는 건 아닌가도 싶습니다만, 아직 유사점을 비교하신 분이 없는 것 같아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겸해서 리뷰도 섞여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나 작품성에 초점을 두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최근 방영작인 리코리스 리코일에 비해 건슬링거 걸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고, 하다못해 나무위키도 부실한데다 분량과 밀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부연 설명을 곁들였는데 다 써놓고 보니 왠지 리코리스 리코일을 빙자한 건슬링거 걸 리뷰 같은 면이 있네요.
두 작품 모두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점에 유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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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관련
다들 흔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서 양쪽 작품에는 더러운 일을 처리하기 위한 고아 출신의 소녀들이 양성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각각 '리코리스', '의체'로 불리죠.
차이가 있다면 리코리스는 훈련받은 인간이지만 의체는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개조와 세뇌 시술을 거친 강화병입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체택되어 가용되기 시작한 것은 과거의 어느 사건(구 전파탑 테러, 클로체 사건)이 기점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작품 배경에 끼친 영향이 지대한 것 같지만, 사건에 얽힌 자세한 인과관계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야 밝혀지죠.
주연인 소녀들은 수술(인공심장 이식, 탄소 골격 교체)을 받은 사이보그이죠.
하지만 수술이라고 만능이 아니며 이들은 시한부 인생입니다. 몸이 한계에 달해갈수록 그 증상이 나타납니다.
소녀는 자신에게 수술과 이후의 삶을 제공해준 남자를 생명의 은인으로서 동경하고 무한한 감사를 나타냅니다만...
사실 이들은 소녀의 은인이 아닙니다. 소녀의 인생을 통째로 기만한 자들이죠.
혹은 기만하려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던 어느 날 나타난 거물 테러리스트(마지마, 쟈코모 단테)에 의해 테러 예고가 날아옵니다.
테러의 내용은 도심지에 있는 탑의 무력 점거입니다.
각각 새로 신축한 연공목, 베네치아 항구의 종각이죠.
당연히 정부가 테러범의 요구를 받아들일 리는 만무했고 이들을 진압하려 돌입합니다.
하지만 정작 최중요 목표인 주모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돌입한 탑의 최상층에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죠.
다수의 로봇 청소기에 설치된 폭탄과 500kg의 미사일 탄두입니다.
이 폭탄의 기폭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마지마는 조금 떨어진 거리의 구 전파탑에 있습니다. 연공목의 점거는 기만작전이었죠.
쟈코모도 마찬가지로 약 2km 떨어진 섬의 종각에 있습니다.
최후의 전투는 가동 중단되어 인적 없는 건축물에서 이루어 졌습니다.
치사토는 마지막에 마지마와 맞닥뜨리고 쟝은 쟈코모와 마주합니다.
그리고 이 시설에는 마지막 발악으로 사용될 최후의 폭탄이 설치되어있죠.
DA와 마지마 일당, 사회복지공사와 제5공화국파,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어디선가 닮아있는지 모르겠군요.
격전을 벌인 이들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고, 뒤늦게 도착한 파트너까지 3명의 대치가 이어지게 되죠.
마침 왼쪽 어깨 언저리로 부상입은 부위까지 비슷합니다.
최후에 악당은 총격을 받은 끝에 건물 외벽이 무너져 추락합니다.
각각 충격에 유리 바닥이 파열돼서, 20mm의 연이은 사격에 건물 외벽이 뜯겨나가서 말이죠.
그리고 보통이라면 그대로 죽는 게 지극히 당연한 상황에서 둘 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잃지 않고 생존했습니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생존왕을 찍었으면 시대의 한 획을 그었겠네요.
폭탄도 결국에 터지지 않습니다.
사실 폭탄이 아니라 폭죽이라서(뭔가 이상한데?), 끝내 핵 기폭스위치를 누르지 못한 쟈코모의 부관을 저지하는 데 성공해서.
그런 한편 조직원들은 팽당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쓸모는 다했고 리스크는 커진것이죠.
이들을 처리할 부대가 파견되고 무장상태로 대치하게 되었지만 결국 양측 모두 실질적 교전 없이 해산되었습니다.
한쪽은 월넛의 정보조작으로 리코리스의 존재가 은폐되었기 때문에,
다른 한쪽은 양측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군부의 움직임을 이용한 수상에 의해 조직 재편성을 위한 정치적 쇼가 되었기 때문이죠.
전장의 또 다른 장소에서도 사건은 벌어졌습니다.
타인의 인생을 취하려 했다면, 그러한 뒤틀린 관계가 지속된다면 결국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요.
그 대가는 자신의 소중했을 사람에게 목숨을 내놓는 형태로 지불되었습니다.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은 싸움이 아니었나 싶지만, 개중에 몇몇은 미래를 향해 어떠한 결과물을 남긴 것 같군요.
● 인물 관련
여기서부터는 작성자의 뇌절이 심합니다.
1) 마츠시타
4화에서 등장한 다소 인상적인 단역입니다.
언뜻 스티븐 호킹박사가 연상되는 인물이지만 캐릭터의 행동이나 대사를 보면
건슬링거 걸의 크리스티아노가 생각나더군요.
2) 미카와 신지
미카와 신지, 그리고 여기에 살짝 더해서 쿠스노키까지. 이들은 마치
건슬링거걸의 주역인 클로체 형제와 다른 의체 담당관들을 섞어서 나눠놓은 듯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신지는 치사토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세계를 구성하는 구성품의 하나 정도로만 봅니다.
반면 미카는 치사토를 자신의 제자이자 딸처럼 여기고 있죠.
그렇기에 둘은 사랑했던 사이이지만 갈수록 관계가 삐걱댑니다.
처음에는 도구로서 키울 생각이었던 치사토를 대하는 감정이 달라져 버렸으니까요.
신지는 거대한 세계의 흐름을 원하지만 미카는 작은 세계의 안녕을 원하거든요.
조제와 쟝의 과거도 비슷한 일면이 있습니다.
쟝은 바깥 세계에서 꿈을 펼지지만 조제는 거기에 치여 집안의 뒷바라지 할 생각에 고뇌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조제는 내심 원하지 않음에도 마지못해 작은 세계인 여동생 엔리카의 곁을 지키려 하죠.
사회의 엘리트뿐인 집안에서 어린 여동생은 계속 방치되다시피 했거든요.
사실 쟝은 스스로가 박정한 인간이라는 걸 자각해 조제에게 엔리카의 보호자 역할을 떠맡겼고
모난 돌처럼 가족 내에서 겉도는 쟝을 조제는 형은 언제나 자기 본위였다며 거리감을 둡니다.
조제가 직장을 그만둔 원인도 가족을 원인으로 후방의 한직으로 배정받았기 때문이며 점점 벌어지는 형과 자신의 처지에 좌절감을 느낍니다.
서로 의지하고 사이좋아야 할 가족임에도 이 형제는 더 이전부터 관계가 삐걱댔죠.
이 형제는 얼마 뒤 클로체 사건으로 불릴 폭탄 테러로 일가족을 모두 살해당해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5공화국파를 뿌리 뽑기 위해 사회복지공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각자 의체의 담당관이 되죠.
하지만 이 둘이 의체를 대하는 태도는 미카와 신지가 치사토를 대하는 만큼 차이가 납니다.
쟝은 자신의 의체인 리코를 철저하게 도구이자 부하로서밖에 여기지 않지만, 조제는 자신의 의체인 헨리에타를 자신의 여동생처럼 대합니다.성정의 차이도 있지만 순수한 복수심에 가까운 쟝과 다르게 조제는 굉장한 자기혐오와 죄책감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광인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모습을 보이기도 할 정도로 말이죠.
미카와 조제. 이 둘은 겉보기에 작품 내에서 누구보다 다정하고 상냥한 어른이지만
누구보다 무서운 내면을 품고 있는 인물일겁니다. 그걸 꿰뚫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것 같네요.
미카는 신지의 악행을 막고 싶었으나 차마 신지를 해칠 수 없어 그를 쏘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치사토의 목숨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초래했죠.
조제는 사회복지공사의 요원이 되어서도 의체를 대하는 태도에 어딘가 미적지근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확실하지 못한 관계 만큼 비극적인 것도 없겠죠. 하물며 그것이 대의를 위해서라면.
결단을 내려야할 순간이 오겠죠.
결국에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보답할 수 없는 이들입니다.
원하는바를 이루었다 하여도 이들은 그 날의 일을 평생 후회하고 되뇌이며 살아가지 않을까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살아남은 이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수 밖에요.
이쯤에서 조제와 쟝의 대비는 약간 뒤집히는군요.
미카와 다르게 조제는 최후에 복수를 택하여 헨리에타를 철저히 도구로 여기기로 했지만 끝내 헨리에타를 마음속에서 내치지 못해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때 마침내 성찰을 이뤄내었지만 상황이 좋지 못했고 이전의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죠.
반면 쟝은 요시미츠 신지와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 계산적이고 냉혹했으며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불살라버린 사람들의 무게에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겠죠.
그 외
라바로 대위라는 인물은 미카처럼 다리에 부상을 입어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마찬가지로 뛰어난 교관입니다.
처음에는 테러조직을 향한 복수심에 조직에 들어왔지만, 점차 공사의 활동에 회의감을 느끼고 공사의
실체를 매스컴에 폭로하려다 사고사로 위장해 숙청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체인 클라에스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안경을 선물하며 이런 부탁을 하죠.
추후 세뇌 조작으로 모든 기억이 백지화 된 클라에스였지만 소중했던 사람과의 약속은 가슴 어딘가에 남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 누구도 클라에스에게 사람을 해치란 명령을 내리지 못했죠.
미카는 치사토를 위해 비살상탄을 개발하고 있으며 치사토도 살인은 안 된다는 규칙을 끝까지 고수하는군요.
치사토에게 DA의 명령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그녀들은 자신의 작고 소중한 일상만을 지킬 뿐이죠.
건슬링거 걸에서 히르샤라는 인물은 거의 유일하게 사상, 증오, 직업을 벗어나 본인 내면의 양심과 윤리관을 따른 캐릭터입니다.
그는 자신이 유로폴 형사 시절 구해낸 어린아이를 지키기 위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분투하죠.
그 아이는 예기치 못하게 의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옆자리를 계속하여 지킵니다. 아버지와 딸 같은 관계지요.
그는 한 아이의 무고한 생명을 지키는 것이 아이를 구해낼 기회를 준 전직 마피아 마리오 봇시,
아이를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의사 라쉐르 베로와 같은 여러 인물들에게 지켜지며 이어온 선의의 계속된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구원받았으니 타인의 도움이 되고 싶다는 치사토도 비슷할 지도요.
히르샤는 마지막 작전에 임하기 전에 자신이 목숨을 잃더라도 그 연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로베르타 구엘피 검사에게 자신의 유지를 전달하였고,
작품 내 인물들 중 거의 유일하게 미래를 향한 무언가를 남겼습니다.
치사토는 심장을 제작해준 의사 - 심장을 제공하고 키워준 요시미츠와 미카로부터 이어진 구원이라는 연결을 붙잡고 있고,
미카에게는 치사토가 그 연결이자 결과물일 테니 남에게 맡길 필요가 없어 보이는군요.
이것도 연결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 연결은 이어지는 일이 없을 겁니다.
이해하려는 사람도 없겠죠.
어쩐지 다크나이트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3) 로보타
통칭 해커인 로보타 입니다. 마지마 일당에서 전자전을 담당하고 있죠.
일당 내에서 찬밥 신세입니다.
건슬링거 걸의 최종보스인 쟈코모는 항상 전자전과 통신 중계 같은 다양한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흑인 기술병을 부관으로 데리고 다녔죠.
능력있는 인재지만 이 둘은 조직 내에서 겉도는 존재군요.
4) 마지마
거물 테러범으로 뭔가 그럴듯한 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하나같이 막연하기 그지없어 그냥 개똥철학에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본인의 쾌락을 위해 범행을 저지르는 듯한 모습이 더 많아 보이네요.
쟈코모 단테는 같은 동료들이 언뜻 보기에 굉장한 혁명가처럼 보입니다.
카리스마도 있고 수완도 좋죠.
하지만 사상은 죄다 명분일 뿐 사실 분쟁 그 자체를 즐기는 정신나간 사이코에 지나지 않는 인물입니다.
사상 이전에 분쟁이 먼저 존재해왔다는 것이 이 사람의 가치관이죠.
또한 이들의 발언과 같이 DA와 사회복지공사는 딱히 정의로운 조직이 아닙니다. 초법기관에 지나지 않죠.
마지마의 이야기는 후속작이 나와야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최소한 쾌락 살인마에 돌아이라는 점은 동일해 보입니다.
사상적인 문제가 걸리더라도 목적을 위한 무기의 출처 따위는 신경쓰지 않죠.
형식에 얽매인 인간들이 아니거든요.
마지마가 역할에 어울리지 않게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대량의 폭탄으로 위장한 대량의 폭죽을 터트리는 등 납득가지 않는 행보를 보이거나 감독의 자캐딸 같다는 비판도 듣는 모습을 보면 쟈코모가 아니라 프랑카&프랑코 페어처럼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만드려다 다소 실패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프랑카는 솜씨 좋은 폭탄 제조자이며 폭탄 테러리스트이지만 폭력을 혐오하고 살인을 최소화하는 나름의 신념이 있는 사람입니다.
가해자가 된 피해자로 정치적 희생양이 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테러리스트 활동을 하고 있죠.
악역임에도 작품 전반부에서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프랑카의 목표는 상당히 막연하고 도달점이 어딘지조차 불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인물이죠.
처음 써보는 이미지 들어간 장문글이라 막상 등록하고 나니 이미지와 텍스트가 이상하게 어긋나는게 많습니다.
최대한 수정했지만 그래도 조금 어긋나는게 있군요.
마무리를 워낙 날림으로 대충 해놔서 수정하는 김에 일부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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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건슬링건 옛날에 봤지만.. 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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