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좋은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에이지랑 유우나의 과거를 곱씹어보다보니 이 곡의 화자가 에이지란걸 알 수 있었습니다.
Longing는 절망하기 전의 에이지의 심정을 표현한 곡이고, Delete는 유우나가 죽은 후 절망한 에이지의 심정이 표현된 곡이더군요.
두 곡의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다른 것도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Ubiquitous DB는 1인칭이 와타시, 즉 유나한테 맞춰져 있는데 저 두 곡은 1인칭이 보쿠라 되어있는 것도 화자가 에이지이기 때문이죠.
Longing는 멜로디부터 희망적이고 밝은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동경이나 이루겠다는 가사가 많이 들어가있죠.
이 가사들은 에이지와 유우나가 공략파를 목표로 노력했다는 걸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굳이 '우리들(보쿠라)' 이라고 표현한 것도 에이지와 유우나를 묶어 부르는거겠죠.
포기해야할 걸 포기하지 못하고 되풀이 하는걸 그만둔다는 건 에이지가 유우나를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존재에서 같이 싸워나갈 수 있는 동료로 생각을 바꿨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에이지는 유우나가 위험한 일에 나서는걸 바라지 않았지만 유우나가 공략파에 들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을 알고
유우나를 혈맹기사단에 가입시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노래 마지막에 너의 노래에 맞춰서 기적을 이뤄내겠다는 부분은 40층 필드 보스 레이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때 에이지는 유우나에게서 아스나 이상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일으켜줄 자질이 있다 판단하고 자신과 유우나도 공략파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에 찬 상태였습니다.
이 당시의 희망을 담은 곡이 Longing라면, 반대로 Delete는 이후의 절망을 표현한 곡입니다.
Delete는 방금 곡과는 다를 정도로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이 곡의 시점은 필드보스 마지막에 유우나가 목숨을 잃고 절망한 에이지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첫 소절에서 다정한 말을 잃었다는 건 늘 에이지를 격려하고 지탱해줬던 유우나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내용은 유우나가 죽은 뒤 괴로워하던 과거의 에이지와, 결국 극장판 시점에서 빌런으로 타락해버린 에이지의 시점을 오가고 있죠.
노이즈가 끊겼다는 건 과거의 기억에서 시점을 현재로 돌렸다는 의미고 숫자를 늘려간다는 가사는 두 가지 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에이지가 자신의 무력함을 탓하는 걸 넘어서 점차 다른 플레이어들까지 원망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극장판에서 그들을 사냥한다는 것입니다.
사라지는 것 조차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는 건 유우나의 죽음이 잊혀졌음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14명의 목숨을 살려냈지만 유우나의 죽음은 소수에게만 알려졌고,
되려 음창 스킬이 효과범위 내에서 Mob들에게 우선적으로 타겟팅 된다는 소문만 널리 퍼져버렸습니다. 결국 최전선에선 마지막까지 음창스킬을 활용하지 않았죠.
이는 에이지에게 유나의 죽음이 잊혀진 것도 모자라 유나의 희생 자체가 부정당했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을 겁니다.
결국 되는대로 숫자를 늘려간다는 부분이 그로 인해 에이지가 생존자들까지 원망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죠.
극장판에서 에이지가 공략파에게 복수한다고 한 대사와도 상통하는 부분이죠.
이 외에도 형태가 없는 우리는 가상현실에 갇힌 에이지와 유우나를, 형태가 있는 세계는 반대로 현실세계를 나타냅니다.
즉 돌아갈 길을 찾았다는 건 SAO 공략, 공략파를 의미하겠죠. 에이지는 자신의 손으로 이 데스게임을 클리어하고 유우나와 탈출하는 것이 우선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Delete에선 그 목표가 실패한 뒤의 절망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길이 끊겼다는 건 결국 둘 다 공략파를 목표로 했지만 유우나는 목숨을 잃었고 에이지는 유우나가 죽고 공략에 대한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음을 의미하죠.
즉 두 곡을 합치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Longing), 결국 실패하고 절망했다 (Delete)는 의미가 됩니다.
이러니 Delete만 유독 음울한 멜로디인 이유도 이해가 가네요.
그런만큼 언더월드에서 에이지가 참전하고 Longing가 흘러나온다는 건 에이지가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섰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이렇게 보니 은근 레키랑 제작진이 에이지에게도 신경을 썼단걸 알 수 있었습니다만.. 이게 특전 소설에서 나온 내용이라 이제야 해석한게 뼈아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