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이승호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일전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한국 야구대표팀 좌완 이승호(20·키움)가 국제대회 선발 데뷔전을 일본 타선의 뭇매 속에서 치렀다.
이승호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8안타 6실점 후 교체됐다. 이 경기엔 당초 좌완 에이스 양현종(KIA)이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이 전날 2020 도쿄 올림픽 및 결승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하면서 이승호에게 선발 기회가 돌아갔다.
이승호는 “일본전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선발로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래도 그런 건 상관 없었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긴장도 (한국에서보다) 덜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모든 게 잘 안 됐던 것 같다. 내가 부족했다”고 깨끗이 인정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마운드를 자랑했지만 경기는 예상 밖의 난타전이었다. 한국이 12안타, 일본이 14안타를 쳤다.
이승호는 올해 첫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태극마크를 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막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젊은 투수다. 대표팀의 선배 투수들은 한일전의 무게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온 막내 이승호를 따뜻하게 맞아줬다.
이승호는 “선배님들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씀해주셨다. ‘잘 던지지 못했는데 어떤 게 좋은 경험일까’ 했는데 선배님들이 잘 설명해주셨다”며 “다음 시즌도 그렇고, 야구 하면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그렇고, 이번 경험이 그런 것들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일본에 크게 혼쭐났지만 이승호는 오히려 “한국이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경기 초반 1-7로 끌려가던 한국은 8-9까지 추격하면서 일본이 쉽게 승리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끝까지 괴롭혔다. 이승호는 “내가 시즌 때처럼 준비만 잘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은 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더 나은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