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가 감독한 왓치맨 영화판에서,
오지만디아스는 닥터 맨하탄의 에너지를 이용해 뉴욕과 주요 대도시들을 날려버린다.
이로 인해 서로 핵미사일을 들이대던 인간들은 분쟁을 멈추고, 맨하탄에게 대항하기 위해 협력함.
그리고 맨하탄은 오지만디아스의 거짓말을 함구하는게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지구를 떠난다.
다만 이 엔딩은 원작팬들에게
"어떻게 흰개미같은 나약한 인간이 신같은 닥터 맨하탄을 이기냐"
"맨하탄은 초월자인데, 인간들이 맨하탄에 대항하겠나?"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폭력과 공포를 다룬 원작 주제의 훼손이다"
라는 이유 등등으로 많이 까이는데, 그렇다면 원작 엔딩을 보자.
원작에서, 오지만디아스는...
유전자 공학으로 만든 가짜 외계인의 뇌에 악몽을 주입시키고,
이를 영화 촬영으로 위장해 남극에서 제작한 이후,
텔레포트 장치로 뉴욕으로 날려보내 폭발시킨다.
이제 인간들은 외계인을 두려워하며 경계해 연합할 것이다.
......
이해가 안 간다면 정상입니다.
물론 원작이 다루는 것이 그런 '냉전 시기의 비합리적인, 인지를 초월한 폭력과 악의'이며,
코믹스의 엔딩이 그런 혼파망스러운 분위기는 더 잘 담아냈다고 나도 생각함.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은 잭 스나이더에요.
드니 빌뇌브도, 크리스토퍼 놀란도 아니고
그 느금마사를 만든 잭 스나이더라구요.
저 정도로 난해한 원작의 엔딩을 소화할 수 있다고 여겨지진 않아.
나는 잭스나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적어도 왓치맨 영화판에서는 스스로의 서사적 한계를 인정했다는 점.
그리고 서사적으로 굉장히 난해한 원작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개편했다는 점에서는 몹시 호평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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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엔딩이 그렇게 어렵진 않은거 같은데 누군가 공통의 악이 되어서 얘 두들겨 패는걸로 단합한다 이런 클리셰는 이미 질리도록 쓰이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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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엔딩이 그렇게 어렵진 않은거 같은데 누군가 공통의 악이 되어서 얘 두들겨 패는걸로 단합한다 이런 클리셰는 이미 질리도록 쓰이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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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원작이나 영화나 똑같아. 근데 닥터 맨하탄을 나쁜놈으로 위장했다!와, 유전자공학으로 만든 가짜 외계인 시체를 텔레포트시켜 나쁜 놈으로 위장했다! 를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하는 수준이 다르지. | 21.09.02 15:1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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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당장 히틀러도 유대인 공통의 악으로 삼고서 단결시켰어... 영화판이 나온 시점이면 더 말할것도 없고 | 21.09.02 15:1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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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짜 외계인을 만든다. 2. 그걸 만들어서 뉴욕에서 터트린다. 3. 그걸 계기로 사람들은 외계인한테 경계심을 가지고, 연합하게된다 끊어서 읽으면 그렇게 어려운건 아닌거 같은데... | 21.09.02 15: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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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짜 외계인을 만든다 ㄴ1.1. 일단 생명공학자, 죽은 초능력자, 영화 촬영기사들을 남극으로 비밀리에 데려온다. ㄴ1.2. 그들을 속여서 비밀리에 악몽을 퍼뜨리는 가짜 외계인 사체를 만든다. ㄴ1.3. 이제 일이 끝났으니 그 사람들을 전부 죽여서 뒤처리를 한다. ㄴ1.4. 불완전한 텔레포트 기계를 이용해 가짜 외계인을 텔레포트시킨다. ㄴ1.5. 외계인은 인공적으로 손을 댄 모습이 없게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ㄴ1.6. 그리고 그 제작과정을 영화 중간중간에 위화감 없이 삽입해야 한다. 1. 그냥 닥터맨하탄의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좀 다르지? | 21.09.02 15: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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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짜 외계인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설명인데 이 부분은 스킵해도 되는거 아님? 그냥 과학자 기술자 속여서 만들었다 이정도만 남겨도 이해에 문제 없을텐데 | 21.09.02 15:2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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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이야기의 문제가 뭐냐면, 뜬금없다는 거야. 닥터 맨하탄은 이야기 내내 등장했으니 관객이 그 힘이 어느 정도인가, 어느 정도로 위험한가를 알 수 있어. 따라서 '닥터 맨하탄의 힘을 역이용해 폭발시켰다' 정도로 설명해도 다들 납득하지. 그런데 가짜 외계인을 너 말대로 마지막에 툭 끼워넣긴 어렵다는거야. 관객들은 그런 설명 없고 뜬금없는 등장을 싫어하니까. 앞뒤가 어떤 인과로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설명해야 위화감을 느끼지 않지. 따라서 내가 위에서 설명한 부분들을 스킵한다면 '이 뜬금없는 급전개 뭐냐?' 라는 반응이 당연히 나오지. | 21.09.02 15:2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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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짜 외계인 시나리오가 어렵진 않아 보이는데...라고 계속 생각이 든다면, 본문 마지막 문단 다시 읽어주면 고맙겠어. 다른 수준급의 서사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면 모르겠는데, 이 영화의 감독은 잭 스나이더야.... 마사 웨인 마사 켄트라는 좋은 소재 가지고 느금마사라는 결론을 끌어낸 암울한 스토리 전개 능력을 가진 감독이니까. | 21.09.02 15:2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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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잭스나를 굉장히 작가주의적인, 하지만 작가주의적이라고 영화 잘 만들지는 못한다는 산증인으로 보거든. 그 양반이 자기 특성을 버리고 대중적으로 만든건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함ㅇㅇ | 21.09.02 15: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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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 말은 원작 앨런무어의 작가주의적인 코믹스 워치맨을 상업영화만 만드는 감독인 잭스나이더가 상업영화로 만들면서 예술영화적인 부분을 잘라내서 상업적인 부분에만 최소한으로 필요하도록만 구성했다는 뜻인뎅... 잭스나 필모에 작가주의적인 작품이 있었던가 싶다 | 21.09.02 15: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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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비쥬얼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리고 작가주의란 의미를 작품마다 뚜렷한 자기 개성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보자면 잭스나는 충분히 작가주의적인 감독이라고 생각함. 그런 양반이 자기 개성이자 단점(서사에 약하다)라는 걸 버리고 너 말대로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방면으로 구성했다는 걸 말하는거고 ㅇ | 21.09.02 15:2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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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상업판에서 노는 감독중에선 정말 극단적이다 수준으로 작가주의인 감독임. 작가주의 뭐 거창한거 아님, 자기 주관/비전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 그게 작가주의임. 할리우드 스튜디오 최전선에서 "아 저는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넣는데 집중합니다. 관객들중 불만족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어쩔수 없죠, 애초에 10명이 보러가서 10명이 아 잘봤다 정도 감상만 나오고 끝내면 그게 좋은걸까요? 차라리 반으로 쪼개져서 싸우는 내용으로 만드는게 낫죠" 인터뷰 했다치면 이런소리 하는 양반임 평범한 상업영화 감독이라면 바로 뒤통수 후려갈기기 딱 좋지 잭 스나이더의 주관은 영상미쪽은 뭐 말할것도 없고. 이야기쪽에서도 계속 장대하고 심오한 테마를 집어넣으려고 하는 사람임 | 21.09.06 22:5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