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진격의 거인 우익도 개소리라던데 맞냐?

[루리웹-2888591710]

ㅇㅇ?

[캐피탈리즘, 호!]

뒷계정이라고 하던 계정이 작가 거라는 증거가 없다던대

[北斗]

진격의 거인 작가가 비공개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며 거기서 우익 발언들을 했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출판사 쪽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정했음.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든 본인 자유.

그것과 별개로 작품 내에 우익적 요소가 있느냐 하는 건 분명 작품 내에 나오는 파르디섬이 일본 열도와 위치상으로 흡사하고,
따라서 세계를 지배하다 몰락하고 섬 안에 틀어박히게 된 에르디아인의 입장에서 ‘100년 전까지의 일이 지금 세대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잘못한 것은 선조이지 지금 우리가 아니지 않는가.’ 라는 식의 내용이 나오며 그러한 이유로 여전히 에르디아인들을 악마라 부르며 혐오하고 학살하려 하는 마레인들을 비난하는 뉘앙스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그걸 일본의 경우로 치환하면 아시아를 침략하고 점령했던 일본제국의 과오를 옹호하려 드는 식으로 이해 될 여지도 충분히 있음.

다만 그런 디테일을 파고들어서 치환시켜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내용으로서 파악하면 분명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끝없이 반복되는 복수와 전쟁에 대한 굴레의 허망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고,
에르디아인들이 당하는 탄압이나 핍박이나 마레인들이 행하는 세뇌교육 같은 것들은 예전 일본 제국이 전후戦後에 자신들이 겪었던 것이라기 보다는 되려 일본제국이 전전戦前에 직접 다른 아시아 민족들에게 자행했던 일들, 또는 나치 독일이 유태인들에게 자행했던 것들에 가까워서,
에르디아인들이 완벽하게 일본인들에 일대일 대응 되어 치환되느냐 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보는 게 맞다.

결국 관람자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서 어떤 한 방향으로 치우쳐서 보고자 하면 명백하게 그렇게 보이고,
그렇지 않고 완전히 가상의 것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보면 앞서 말했듯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 복수와 전쟁의 끝없는 굴레에 대한 고찰 정도로만 보이는 작품임.

다만 여러 설정상의 부분들이나 표현되는 이미지가 실제 현실의 그것들을 상당히 노골적으로 차용한 부분이 많고 또 그걸 뒤죽박죽 섞어놓고 다르게 엮어놓은 형태라서,
필연적으로 일본제국의 과오를 옹호하려 든다느니 하는 그런 식의 어그로가 끌릴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결론은 정확히 어떤 생각으로 작가가 이런 식으로 작품을 그리고 표현했는지는 본인 스스로만 알겠지만(본인 스스로는 인터뷰에서 자기 자신의 일들을 그려낸 것일 뿐 역사적인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솔직히 그건 확실히 거짓말이라고 봄),
현실의 것들을 차용해서 표현하면서 동시에 실제 역사상의 인과관계들은 뒤죽박죽 섞어서 표현했다는 점에서 관람자가 해당 작품을 어떤 치우친 정치적 주장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음은 분명하고,
따라서 그런 어그로를 끌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 만큼은 피할 수 없다고 봄.

그러나 작품 내에 우익적 요소나 메시지들이 분명하게 등장하느냐 라고 하면 그건 확실히 아님.

[北斗]

즉 간단히 말하면 작품 내의 여러 디테일적인 요소들은 관람자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부 다르게 보여질만한 것들이라는 거지.
심지어 에르디아인을 조선인으로 치환해서 바라봐도 일정 부분들에선 큰 무리가 없음.
마레를 비롯한 세계연합군을 전쟁 당시의 연합군으로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물론 마레를 나치 독일로 봐도 당연히 가능함.

개인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추리해내본다면, 결국 어느 하나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어찌됐든 각자의 입장과 사정으로 상대를 적, 혹은 악마로 규정하고 증오와 분노를 드러내며 그걸 폭력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믿는 이 세계의 근본적인 성질 자체를 비판코자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추론인데,

근데 이러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선 ‘그걸 일본인이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 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순 없긴 하지.

결국 ‘전범국의 국민인 일본인(혹은 독일인)에게 무조건적인 사과와 반성 외에, 세계 평화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 그 자체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찌됐든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본다.

그런 사람은 안보는 게 낫다고 생각함.

[루리웹-2888591710]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