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국가의 한 도시.
태양과 달이 아름답게 비추는 이 도시의 이름은, 황혼이라는 뜻을 가진 트와일라잇 시티.
트와일라잇 시티의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일상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 자기 몸집만한 어두운 푸른색 배낭을 매고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 달리는 소년이 있다.
이 배낭을 맨 채 길을 달리는 소년의 이름은 바로 하림.
살짝 갈색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하림은 목적지가 있는 곳을 향해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를 향해 급하게 뛰던 하림은, 순간 눈 앞에 나타난 무언가에 부딪혀 길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햇빛에 달아오른 길에 엉덩방아를 찧으니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뜨거운 기운.
자신의 엉덩이를 타고 올라오는 고통과 뜨거움에 하림은 순간 정신줄을 놓을 뻔 했다.
간신히 정신줄을 다잡고 천천히 일어서는 하림.
하림과 부딪힌 사람은 뜨거운 길에 엉덩방아를 찧은 하림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몸을 일으킨 하림은 괜찮다고 말하려던 찰나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목석처럼 굳어 버리고 말았다.
하림 앞에 나타난 이의 정체는, 바로 최연소 듀얼 챔피언이라고 불렸던 프로 듀얼리스트, 진홍월이라는 여인이었다.
트와일라잇 시티 듀얼 챔피언십, 약칭 TDC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홍월은,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트와일라잇 시티 모두가 알 정도의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자신의 유명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듀얼 로드를 개척하며 대회 상위권 성적을 휩쓴 홍월은, TDC 역사상 최연소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손에 넣었다.
하림 역시 그녀의 유명세를 잘 알고 있었기에, 언젠가 TDC에서 홍월과 맞붙고 싶다는 바람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19살 소녀의 모습에, 그 자리에서 입을 열기도 전에 목석처럼 굳어 버린 것이었다.
붉은색 빛을 띠는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보랏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외모의 홍월.
홍월의 외모는 우연히 지나가던 남자들을, 그리고 홍월 자신과 같은 여자들까지 순식간에 자신에게 빠져들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홍월을 눈 앞에서 마주한 하림은 한참 동안 목석처럼 굳어 있었다.
자신 눈 앞에 나타난 최연소 TDC 챔피언 진홍월을, 설마 그냥 길을 달리다가 마주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최연소 TDC 챔피언을 길에서 마주한 이런 귀한 상황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홍월은 목석처럼 빳빳하게 굳은 하림 앞에 다가와 하림의 얼굴에 손을 휘적거렸고, 홍월의 손놀림에 정신을 차린 하림은 후다닥 뒤로 물러나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앗, 네... 그런데, 선배님이라뇨?"
"아, 선배님께서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 출신이라고 하셔서요!"
"그런가요...?? 혹시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가 어느 학교시죠?"
"황혼 중학교입니다! 아, 저는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하림이라고 합니다!"
"황혼 중학교요?!"
하림의 입에서 나온 황혼 중학교라는 명칭을 듣자 홍월은 깜짝 놀라며 한 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황혼 중학교.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학교 중 한 곳.
트와일라잇 시티의 이름이 가진 뜻인 황혼을 그대로 학교명으로 사용한 이 학교는, 여러 분야에 걸출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한 명문 중에서도 명문 학교였다.
이 인재 배출은 듀얼 몬스터즈 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홍월을 비롯해 수많은 듀얼리스트를 많이 배출해 낸 곳도 바로 황혼 중학교였다.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학교들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가진 듀얼리스트를 많이 배출하긴 했지만, 황혼 중학교는 그 중에서도 톱 오브 톱을 달리고 있었다.
특히 진홍월이라는 엄청난 인재를 듀얼 챔피언으로 배출했다는 사실은 각종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였고, 그렇기에 트와일라잇 시티는 물론 다른 도시에 세워진 모든 학교들이 황혼 중학교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듀얼리스트 양성에 힘을 쏟을 정도로, 황혼 중학교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이렇게 뛰어난 명성을 자랑하는 황혼 중학교에 재학 중인 후배를 만난 홍월의 입장은 과연 어땠을까.
홍월 입장에선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 현재 재학 중인 후배를 만난 건, 그야말로 바닥에 주저앉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림의 모습을 본 홍월의 머릿속에는, 순간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이 소년을 만난 건, 우연이 아닌 필연일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하림을 뛰어난 듀얼리스트로 만들어, 자신의 자리에 도전할 도전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홍월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하림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흩어진 카드를 줍자 홍월은 자신도 도와주겠다 말하며 주변에 흩어진 카드들을 줍기 시작했다.
길바닥에 흩어진 하림의 카드를 줍던 홍월은, 어느 1장의 카드를 보자 놀란 토끼와 같은 눈동자로 자신이 주운 카드를 바라보았다.
홍월이 주운 카드는 바로 [요안의 상검사].
요안의 상검사 카드를 본 홍월은, 하림이 상검 덱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라는 사실과 함께, 하림 역시 자신이 애용하는 카드를 사용하는 듀얼리스트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홍월은 자신이 주운 카드들을 모두 하림에게 건네 주었고, 하림이 감사 인사와 함께 카드를 건네받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요안의 상검사. 제가 좋아하는 카드에요. 이 카드 덕분에 이긴 듀얼도 많고, 요안의 상검사와 함께 있으면 어떤 상황이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네.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카드 중 하나가 요안의 상검사에요!"
"그러면 다행이네요. 카드는 자기가 자기를 다루는 듀얼리스트에게 소중하게 다뤄지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죠. 듀얼리스트라면 당연히 자기 카드를 소중하게 다뤄 줘야죠!"
하림의 씩씩하고 당찬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흩어진 카드를 마저 줍기 시작하는 홍월.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고, 카드 줍기를 마친 하림과 홍월은 행여 카드에 상처가 나진 않았을까 살펴보며 카드에 묻은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정리가 끝나자 하림은 홍월에게 90도 직각 인사를 하며 감사를 표했다.
홍월은 하림을 보며 앞으로도 카드를 소중히 다뤄 주기를 바라는 말을 건네며 자신이 가야 할 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홍월과 헤어진 하림은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목적지인 듀얼 숍을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떠한 일을 불러 일으킬 지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운명의 수레바퀴에 몸을 맡기며, 운명의 수레바퀴가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길 바랄 수밖에 없을 터.
과연 하림과 진홍월, 이 두 명의 듀얼리스트의 만남은 어떤 상황을 일으키게 될까.
===================================================================================================================
(에필로그)
"♬~"
주머니에서 벨소리를 울리며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스마트폰.
유명 아이돌 그룹의 노래인 chase me를 벨소리로 울리며 전화 소식을 전하는 푸른색 케이스 스마트폰의 주인은, 바로 홍월이었다.
스마트폰을 들어 액정 화면에 뜬 이름을 본 홍월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통화 버튼 방향으로 슬라이드한 뒤 영상 통화를 시작했다.
"여보세요?"
"나야, 홍월찡!"
"아, 스트찡이구나! 무슨 일이야?"
"우리 만난 지 꽤 오래 됐으니까, 우리 절친 얼굴 좀 보려고 전화했지!"
"그렇구나~"
"혹시 언제쯤 만나는 게 괜찮아?"
"나? 나는 지금도 괜찮지~ 어차피 우리 스트찡 만나려고 가는 중이었거든!"
"그래? 역시 우리 홍월찡이야! 그럼 약속 장소에서 만나~"
"OK, 그럼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 스트찡 만나러 홍월찡이 간다!!!"
여자들끼리의 닭살 돋는 애칭을 서슴 없이 말하며, 스트라고 불리는 여인과의 약속 일정을 잡는 홍월.
홍월의 절친한 친구인 스트는 트와일라잇 시티의 이웃 도시인 리나 시티 최연소 듀얼 챔피언이었고, 한 듀얼 대회에서 만나 치열한 듀얼을 벌인 두 사람은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스트와의 통화를 마친 홍월은 보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를 지은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스트와의 약속 장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드디어 릴레이 팬픽에 이은 팬픽 1화를 연재했다...!!!
이번 편에선 이 팬픽의 등장인물인 하림과 진홍월을 등장시켜 봤습니다.
이번에 두 사람이 부딪힌 장면은 GX 1화에서 유희와 쥬다이가 부딪힌 상황을 오마쥬한 것입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선 이 팬픽이 예전에 연재되었던 릴레이 팬픽과 같은 세계관이라는 것을 드러냈는데, 이걸 보고 행여나 릴레이 팬픽 대회 주최자 님과 대회에 참가하신 분들께서 불쾌함을 표현하시진 않을지 걱정되네요.
혹시 몰라서 릴레이 팬픽 대회를 열어 주셨던 대회 주최자 님께 세계관 공유를 허가받기 위해 쪽지를 보냈는데 연락이 없으셔서 "일단 질러보자!!!"는 심정으로 적긴 했는데, 과연 어떻게 될 지...
아무튼 여기서 이번 트와일라잇 스토리 1화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선플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IP보기클릭)58.143.***.***
자작추
(IP보기클릭)58.143.***.***
자작추
(IP보기클릭)118.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