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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샬레
저는 이부키의 보호자라는 명목으로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뭐, 보호자라는 이름의 땡땡이지만요.
소파에 걸터앉아 독서를 하고 있으면 듣기 싫어도 시끄러운 소리가 옆에서 들려옵니다.
「선생님! 선생님! 이부키한테 또 그거 해줘!」
「좋아! 자아~ 이부키 비행기다~! 높이 올라갑니다~」
「와아! 높아 높아~!」
「이부키는 정말 귀엽네~」
「에헤헤~! 고마워!」
독서에 집중할 수 없게 된 저는 곁눈질로 두 사람을 훔쳐봤습니다. 참 나… 선생님까지 완전히 이부키의 귀여움에 빠져버려서는…
잠시 후 시계를 보니 시간이 꽤 지났기에 저는 이부키를 데리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슬슬 돌아가죠 이부키.」
「알았어! 그럼 나중에 봐 선생님!」
「바이바이 이부키! 언제든지 또 놀러 오렴!」
「…… 하아…」
~~~
며칠 후
이번에는 당번으로서 다시 샬레를 방문했습니다.
「저를 당번으로 고르시다니… 제법이시네요 선생님.」
「그, 그렇게 귀찮다는 표정 짓지 말고… 응? 오늘은 그렇게 일이 많지 않으니까.」
「뭐, 부탁받은 이상 하긴 하겠지만요. 얼른 끝내고 샬레에서 마음껏 땡땡이치고 싶으니까요.」
「고마워, 그럼 이거랑…… 이거랑……」
저는 기계 정비 관련 서류를 몇 장 건네받은 후 곧바로 이에 착수했습니다.
묵묵히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당황한 듯 일어서더니 겉옷을 걸쳤습니다.
「미안, 급한 용무가 생겼어! 맡긴 부분 다 끝나면 마음 편히 쉬고 있어도 돼!」
「고생하시네요 선생님도.」
「그럼 다녀올게!」
「네네.」
선생님을 배웅하고 다시 서류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로부터 2시간 정도 뒤. 일을 마친 저는 평소처럼 소파의 명당자리에 앉아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가져온 책도 다 읽어버린 저는 기지개를 살짝 켜고는 문득 옆을 돌아보며 지난번 일을 떠올렸습니다.
『이부키는 정말 귀엽네!』
최근에는 선생님도 완전히 만마전에 힘을 보태주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난번 파티에서 접점이 생긴 덕분도 있겠지만
이부키와 놀아줄 때 보여준 선생님의 그 녹아내린 표정.
……선생님은 이부키 같은 아이가 취향인 걸까요.
「……선생님, 선생님. 이로하한테 에스프레소 타줘~ ……」
「이로하도 비행기 태워서 높이 높이 올려줘~ ……」
「있지? 이로하말이야~ 선생님 좋아해~……」
……아니 아니, 절대로 아니야.
혼자서 뭘 하는 건가요 저는.
「하아……」
「저기…… 이로하 양?」
「히익!?」
갑자기 선생님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와 저는 깜짝 놀라 일어났습니다.
선생님은 민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이건 혹시나.…… 가 아니라 들켰네요.
「선생님, 돌아오셨네요. 저기 이건 말이죠……」
「아, 아아… 난 이로하가 잠든 줄 알고…… 그…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아뇨, 딱히…」
그러자 곧 선생님은 얼굴이 새파래져서 제 양어깨를 잡고 소리칩니다.
「솔직히 말해줘! 너무 바쁘고 힘든 탓에 정신이 나가버린 거지!? 그런 학생을 내버려 둘 순 없어!」
「아니아니, 바쁜 건 사실이지만 정신이 나갔다거나 그런 건……」
「하지만 그 이로하가 유아퇴행 했다고?! 그런 말은 믿을 수 없어!」
「하아... 나 참…」
이대로 두면 더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 같기에 솔직하게 이유를 말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저는 선생님을 만마전에 끌어들이기 위해 샬레를 방문해 왔죠? 결국 회유는 못했지만요, 무엇보다 저 자신도 딱히 의욕이 없었고.」
「하지만 최근에는… 저 이외의 다른 만마전 학생들과 엮인 이후로 선생님은 순순히 힘을 빌려주시게 됐죠. 특히 이부키와는 자주 놀아주시고 말이에요.」
「파티 건으로 다들 제대로 알게 됐으니까. 그리고 이부키는 엄청 귀엽기도 하고.」
「저로서는 결과적으로 좋게 됐습니다만…… 문제는 그 과정입니다.」
「과정……이라니?」
「의욕이 없었다고는 해도. 오랫동안 제가 유혹해 온 선생님이 이렇게 쉽게 함락되어 버리니 과연 제 자존심이 상해서 말이죠. 물론 이부키의 귀여움은 인정해요. 하지만 그거랑 이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성격 참 피곤하네.」
「시끄러워요. 아무튼…… 선생님은 이부키 같은 애가 취향인가요?」
「음~ 취향이라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아껴주고 싶달까…… 딸 같은 존재랄까……」
「과연. 그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만…… 그건 그렇고 저는 부족했나요?」
「아니. 이로하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다만 이부키와 이로하는 귀여움의 방향성이 다르지 않나?」
「호오. 그러니까 선생님은 저를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엉큼한 마음으로 보고 계신다는 건가요?」
「그, 그 말은 좀 어폐가 있는데……」
「훗. 부정은 안 하시네요.」
「…………」
「…………」
설마 거기서 침묵인가요.
분명 맞받아칠 줄로 알아서 저까지 아무 말도 못 하겠잖아요.
이 어색한 공기.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일단 지금은 들켜버린 제 꼴불견같은 모습을 어떻게든 수습해 보기로 하죠.
「아무튼…… 제 고민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죠 선생님.」
「어? 아, 응. 그랬지. 방금 그게 고민 아니었어?」
「고민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일단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게 있으니 좀 협력해 주세요.」
「그래? 그렇다면 기꺼이 도와줄게.」
「그럼……」
저는 후우~ 하고 크게 숨을 내뱉고는 아까처럼 이부키 흉내를 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이로하 안아줘~」
「……뭐?」
「……하아. 뭐 하시는 건가요. 자, 어서요.」
「에휴…… 알았어. 자~ 안아줄게……」
「훗. 걸려들었네요 선생님.」
「……뭐가?」
「이걸로 선생님도 유아 플레이에 동참한 셈이 됐습니다. 저 혼자만 추태를 부리는 건 배가 아프니까요.」
「고민이라는 게 그거였냐?!」
선생님은 곧바로 저를 내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엔 조금 아쉽네요.
「왜 내려놓으시는 건가요. 자 어서 계속해야죠.」
「싫어!」
「제 고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구요? 그리고 이미 배는 떠났다고요.」
「그 배, 지금 당장 내릴게!」
음… 꽤나완고하시네요.
이건 어쩔 수 없겠다 싶어 저는 한껏 색기를 담아 선생님에게 속삭였습니다.
「정말로 내리실 건가요~? 선생님이 학생이랑…… 그것도 야한 눈으로 보고 있는 '저'랑…… 유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건 평생에 있어 단 한 번뿐인 기회라고요~?」
「………!!」
선생님의 표정…… 이건 이겼네요.
「아..알았어! 저, 정말 조금만이다?! 절대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이로하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서니까 말이야!」
「네네, 군말은 됐으니까요.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선생님. 이로하도 비행기 태워서 높아 높아~ 해줘...?」
「자, 자아~ 높아 높…… 무거웟!」
「시끄러워요!! 뭔가요 선생님. 섬세함 같은 게 없으신가요 당신은? 저도 일단은 프로일라인* 이라고요!」
*이로하 인연스 제목의 그것. 독일어로 아가씨(미혼의 여성)
저는 선생님을 발로 찼습니다.
「아얏! ……아니, 상대적인 얘기였어. 이부키랑 비교해서 그렇다는 거지!」
「……쳇, 와~ 높아 높아~」
「혀 차는 소리 때문에 분위기 다 망가졌잖아……」
「하아? 대사가 틀렸잖아요 선생님. 여기선 귀엽다고 말할 차례라고요.」
「이.. 이로하는 정말 귀엽네……」
「네, 뭐 자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아주 발칙한 꼬맹이구만 이거! 진짜 내려놓는다?!」
「그럼 다음은…… 선생님~ 이로하 목마 태워줘~?」
「……네네, 기꺼이. 영…… 차!」
「아앗……」
선생님 어깨 위의 시선은 상상 이상으로 높아,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습니다.
「어떄 이로하. 아까보다 훨씬 더 높지?」
「훗. 이것이 위에 선 자의 경치인가요……. 중간 관리직인 저로서는 최고의 풍경이네요.」
「기뻐하는 방식이 참 속물적이네……」
「……방금 뭐라고 하셨죠?」
저는 힘껏 허벅지에 힘을 주어 선생님의 목을 조였습니다.
「윽!? 잠깐, 항복! 항복! 이대로 가다간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버려!」
「……흥.」
얼마 후 선생님의 어깨에서 내려와 다음에는 무엇을 시킬까 생각했는데…….
「미, 미안 이로하…… 잠깐만. 허리가 벌써…… 아야야……」
「하아, 어쩔 수 없네요 정말. 자. 마사지 해드릴 테니 소파에 누우세요.」
「고, 고마워…… 아고고……」
선생님이 소파에 엎드려 누운 후, 저 역시 선생님의 허벅지 위쪽에 자리를 잡은 후 마사지를 시작했습니다.
「아아~ 시원하다~」
「뭐, 이렇게 된 책임은 저에게도 있으니까요.」
「아~ 거기 거기. 꽤 잘하잖아~」
한참 마사지를 한 뒤 저는 선생님의 허리에 파스를 붙이기 위해 셔츠를 걷어 올립니다.
「이쯤이면 될까요?」
「응, 부탁해…… 하아 시원해~」
파스를 다 붙이고 셔츠를 다시 내리려던 그때…… 저는 문득 생각에 잠겼습니다.
셔츠가 살짝 흐트러진 선생님 위에 제가 앉아있는…….
……이 상황, 찬스가 아닌가요?
저는 겉옷을 스르르 벗고는 뒤에서 껴안았답니다.
「흐윽!? 이, 이로하!?」
「아까 저를 엉큼한 눈으로 보고 계신다고 하셨죠.」
「아, 아니? 그런 말은 안 했는데……」
선생님은 아직까진 크게 저항하지 않습니다.
「정말…… 인가요?」
「그건……」
……이거 가능하겠네요.
「저는……」
거기서 일단 말을 끊은 후 선생님의 귓가에 살며시 속삭였습니다.
「이로하는…… 선생님을 좋아해…… 선생님은?」
「…… 나, 나도…… 이로하를…… 좋아해……」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선생님을 돌려 눕힌 후 그의 배 아래쪽에 올라탔습니다.
「이로하…… 선생님이랑 뽀뽀하고 싶어.」
「…………」
또 아무 말도 안 하시는 건가요, 당신은.
그렇다면 사양 않고…….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곤 저는 살며시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러자 제 하복부에 무언가 닿는듯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아아, 이건…….
「아.. 아니야 이로하…… 이건 그게... 생리 현상이라……」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처음부터 다 들켰다고요? 저를 안아 올릴 때의 어딘가 야릇한 손길도…… 목마 태웠을 때 은근슬쩍 냄새를 맡고 있었던 것도…… 그런 꼴로 잘도 숨기고 있다 생각한 건가요?」
「흐읏……?!」
「뭐, 딱히 상관없어요. 선생님 멋대로 이렇게 된 게 아니라…… 제가 그렇게 만든거니까요. 그러니까……」
「오늘은 끝까지... 상대해 드리죠♡」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 아으윽……」
「훗. 역시 더이상은 무리인가요?」
무사히 저는 선생님을 '함락'시켰답니다.
![[블루아카,소설] 이부키 흉내를 내보는 이로하_1.jpg](https://i3.ruliweb.com/img/26/01/05/19b8c7573fa4df8a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