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우리 팀에서는 "XBOX"라는 새로운 게임 콘솔의 런칭 타이틀 게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최종 테스트를 위해 QA에서는 3개의 XBOX 개발판에 자동화 테스트를 설정했습니다.
밤새 테스트를 진행하여 다음날 아침에도 계속 실행되고 있다면 안정적인 빌드의 신호였습니다.
불행히도 다음날 아침이 되자 콘솔 중 하나가 멈췄습니다.
그래요.
게임이 멈춘게 아니였습니다.
콘솔이 멈추었습니다.
충돌은 결코 좋지 않지만 이것은 특히 심각한 충돌이였습니다.
그래픽카드에서 뭔가가 전체 시스템을 다운시켰고, 이것은 디버거, 스택 추적, printf같은 디버깅을 할수 없다는 걸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버그 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석 엔지니어는 매일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온갖 증거들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밤 QA에서는 명확한 이유도 없이 게임이 멈췄지만
당연하게도 엔지니어의 컴퓨터에서는 게임이 며칠 동안이나 완벽하게 실행되었습니다.
이상하긴 하지만 운 좋게도 패턴이 감지되었습니다.
세 대의 XBOX은 각각 세 개의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었는데, 하나의 XBOX에서만 충돌이 발생하는 것이였습니다.
차이점을 찾기위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전원 케이블의 차이도 아니엿습니다.
XBOX 컨트롤러 차이도 아니였습니다.
DVD를 굽는 순서의 차이도 아니였습니다.
결국 절망에 빠진 엔지니어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테이블에 있는 XBOX의 위치를 서로 바꿨습니다.
충돌한 것은 특정 XBOX가 아니였습니다.
그 테이블에 있는 모든 XBOX가 멈췄습니다.
엔지니어는 테스트룸에 의자를 설치하고는 레드불을 잔뜩 사서 돌아왔습니다.
자신의 두 눈으로 저주받은 테이블에서 자동 테스트가 실행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밤은 빠르게 지나갔고, 결국 새벽이 다가왔습니다.
게임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나게도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해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창밖에서 햇빛이 비추더니 테이블을 가로질러 XBOX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러자 XBOX가 멈췄습니다.
초기 XBOX 콘솔에는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그래픽카드에 결함이 발생할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임 개발자는 그것에 대해 할수 있는 일이 없엇습니다.
게임 출시가 승인되었고, 레드불은 맥주로 교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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