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왕과 싸워 나가다보면 한 낡은 회중시계를 줍게 된다.
시계의 주인은 무녀였다.
돌려주자 무녀는 무슨 결심이 선 건지 자신도 싸우겠다고 한다.
힘이 곧 왕인 자: 그래! 답답한 격식 따윈 벗어던지는 거다!!
레이디: 누구세요?
세로시: 아, 왕이시여, 체통 좀.
회중시계엔 무녀, 레이디의 죄와 각오가 담겨져 있다.
추적자 편에서 나왔듯, 그녀는 추적자와 같은 유목민족이었다.
그러다 여행을 떠난 어느날 밤의 재해로 인해 유목민족은 멸망.
홀로 남은 레이디는 자작가에 거둬지게 된다.
자작가는 뒤로는 의적 활동을 하는 곳으로, 그녀는 거기서 의적 기술과 귀족의 자긍심을 익혔다.
그러나 밤은 삽목의 후예인 그녀조차 놓치고 지나가지 않았으니.
밤은 그녀의 주변에도 영향을 끼쳤고
은인이라 할 수 있는 자작가의 부인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저주에 저항하다 사망.
겨우겨우 낳은 아이는 미쳐버렸다.
레이디는 이것이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겼는지 회중시계를 죄의 상징으로 지니고 있다.
그렇게 레이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레이디가 원탁에 무녀가 된지 얼마 안 됐을 무렵의 하인 인형이 보낸 편지 내용으로 시작해.
추적자가 막 원탁에 들어왔을 때의 내용도 나온다.
바깥 세계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듯했던 추격자의 상태가 호전되어 안심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때 레이디는 추격자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별 거 아닌 일상 대화도 있었다.
레이디의 기억 속에 있는 빵.
하인 인형에게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지만, 기억 속 빵의 맛을 재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가 생긴 거 같다.
원탁의 동료, 해적 출신 무뢰한의 말에 의하면
추적자의 상태가 좋지 않은 듯하다.
오랜 전투에 추적자의 정신이 마모된 게 아닐까 걱정하는 무뢰한.
레이디가 무의식적으로 추적자를 신경 쓴다는 걸 안 건지 그녀에게 봐줄 걸 부탁한다.
직접 말을 걸어본 추적자는 멍하니 검만 손질할 뿐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뢰한은 뭔가 열중할 만한 게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준다.
그래서 레이디는 자신이 아는 방법으로 추적자를 도와주기로 한다.
무기 손질에 제격인 재료를 구해오는 것.
고향에서 전해지는 비법이었다.
추적자는 자신만 알고 있을 재료를 레이디가 구해온 것에 의하해 한다.
그가 답례로 준 철전은 차갑다.
그의 체온이 차갑게 식어 있는 것처럼.
그러던 중 복수자가 레이디를 찾는다.
복수자의 말은 추적자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
계속 싸우게 하든, 싸움을 그만두게 하든 원탁의 관리자인 무녀의 역할이다.
원탁에서 가장 오래된 지인에게 상담해본다.
원탁이라는 시스템 상 싸우는 것자체는 문제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싸움이 끝나고 해방 되었을 때, 추적자는 소모된 생명력을 어찌하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라 한다.
잔혹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원탁의 존재 의의였다.
하인은 걸음을 멈춰선 안 된다고 충고한다.
말은 차갑게 했지만, 하인 인형도 현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지
충고하는 편지는 몇 번이나 고쳐 쓴 흔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추적자가 사라졌다.
가뜩이나 쇠약해진 상태라서 하인 인형은 최악의 상황을 걱정한다.
추적자의 흔적을 쫓아보니 정체 불명의 하얀 가루가 나온다.
흔적을 따라간 곳에 있던 건 조리대. 요리한 흔적이 있다.
주변을 살펴보니 추적자를 발견했다.
남이 걱정한 건 아는지 모르는지, 빵을 조리해 먹고 한숨 자는 모양이다.
먹어보니, 이럴 수가.
어린 시절 맛 보았던 그리운 맛이 났다.
하인 인형에게 부탁했지만 결국 재현하지 못한 그 맛이다.
빵 제조법은 집안마다 어머니에서 아이에게 이어지는 거라 우연이 맛이 같은 경우는 있을 수 없다.
그때 추적자가 깨어났다.
고향에서 먹던 빵이라고.
옛 추억을 되살린 게 효과가 있는지 조금은 평온해 보인다.
먹던 빵에 대해 말해주자 하인 인형도 놀란다.
기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상황은 비극이다.
겨우 만난 오빠가 복수를 위해 밤의 왕과 싸우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니.
하인 인형은 가족에 대한 애정이 무녀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 않을까 걱정한다.
추적자 편에서 추적자가 그러했듯이...
레이디는 추적자 때문에 무척이나 심란한 모양이다.
하인 인형만이 아니라 다른 원탁 멤버들도 걱정할 정도로.
무뢰한은 풍향계 이야기를 해준다.
풍향계는 그의 의동생의 별명인 모양이다.
바람을 잘 읽는 그녀가 원탁의 앞길을 읽는 레이디와 닮았다고 느꼈나 보다.
레이디는 밤의 왕을 쓰러뜨려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고 토로한다.
추적자와 자신이 헤어진 남매라는 사실까지.
무뢰한은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한순간의 감정으로 판단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도록 냉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복수자의 도움도 있었다.
얼이 빠져 있으니 정신 차리게 해주겠다며 다짜고짜 싸움을 건다.
한바탕 속시원히 싸워준 후 책임을 다하라는 충고도 전했다.
복수자: 가볍게 하려는데 죽자고 덤비네.
레이디: 가볍게 한다는 놈이 4대1로 다굴하냐?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레이디는 풍향계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한다.
림벨드는 다양한 가능성이 얽혀있는 땅.
무뢰한의 인연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발견했다.
바람처럼 변덕스러운 그녀였지만, 후회 없는 꿈을 꿨다.
풍향계의 마지막을 알게된 무뢰하는 잠시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 충고를 정정한다.
전부 고르라고.
선택지 같은 건 누군가 멋대로 정한 것뿐이라고.
정말 해적다운 유쾌한 해답이었다.
하인 인형의 편지가 의미하는 건 원탁에 묶여 원탁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결말.
그리고 미처 전하지 못한 또 다른 길.
그리고 하인 인형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편지 내용도 확인한다.
죽어 있는 몸이라면, 원탁에서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추적자와의 인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도박수.
그리고 그 인연이 될 물건을 바깥 세계에서 전해줄 전달자가 필요하다.
밤의 왕을 죽이는 사명.
오빠인 추적자의 목숨.
무뢰한의 충고로 레이디는 모두 잡기로 한다.
설령 그것이 도박일지라도.
그것을 맡길 수 있는 벗은 하나뿐이다.
하인은 영원히 원탁을 지키게 된 무녀의 곁을 지키리고 결심했다.
하지만 레이디는 그에게 전달자의 역할을 맡긴다.
자신마저 없이 원탁에 홀로 남게될 레이디를 걱정하는 하인 인형.
그러나 결국 그 바람을 들어주게 된다.
추적자에게 말을 걸면서 물건을 하나 슬쩍했다.
자작가에서 배운 의적 수법일까.
레이디는 고향의 풍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추적자에겐 브로치를 남기고, 자신은 그에게서 한 가지 물건을 슬쩍했다.
물건을 나눈 이 인연이 자신과 추적자를 다시 만나게 할 것이다.
무뢰한의 말대로, 그녀는 둘 다 취하기로 했다.
밤의 왕을 죽이고
자신은 영혼으로서 오빠와 함께 하며 오빠의 목숨을 구할 것이다.
추적자가 동생을 위해 밤의 왕이 된다는 선택을 하면 둘은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비극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추격자가 굴레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한다면.
두 쌍둥이 말은 언젠가 다시 만나 함께 달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