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M) 시네마틱(C) 유니버스(U)의 정상화
보통 샹치와 텐링즈를 기점으로 페이즈4로 분류한다.
그런데, 보통 페이즈4부터 마블이 뭔가 쿨하지 않고 구질구질해진 느낌이 들곤 한다.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가오갤 3, 데드풀 3는
살짝 페이즈4의 흐름에서 벗어나서 페이즈 3나 폭스 엑스멘의 흐름과 이어진 물건들로 인식되곤 한다
(그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다들 그렇게 봐서 나도 그걸 기준으로 말한다.)
그걸 빼 버리면 페이즈4 이후로는 호평 받은 작품은
샹치 정도가 다 였다.
그나마 닥터 스트레인지 2는 호불호 정도?
(드라마 시리즈들은 좀 다르다. 드라마는 퐁당퐁당에 반타작 정도? 지금은 영화들을 말하는 거다.)
블랙위도우는 "우리가 기대한 게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하면서 아쉬웠고
닥터 스트레인지 2는 "나는 좋았지만, 내 옆의 친구는 싸하게 봤을 거 같다" 싶었다.
이터널스는 장점도 밋밋 단점도 밋밋 평작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기분...그러다가 각본가 인터뷰로 "야이 개ㅆㅂ" 폭발했고
블랙 팬서 2는 디씨나 소니 히어로 무비의 나쁜 버젼들을 보는 것 같았고
토르 4는 뭔가 영화는 유쾌한 인싸들이 웃고 떠드는 데, 나 혼자 그 분위기 몰라서 어리둥절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거 같았지만, 평작 정도
앤트맨3와 더 마블스는 안 봐서 모르겠다.
이 영화들은 뭔가 '나의 대단한 점을 봐~' 거리지만
내가 멋지다고 이 영화들에 달려드는 것이 아닌
영화들이 삘쭘하니까 자기 어필 열심히 하는 구질구질함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캡아 뉴월드와 이번에 나올거라는 썬더볼츠는 '그래도 다시 한 번' 하는 기대감을 줬었다.
왜냐하면 캡아 2대 팰콘과 윈터솔져 반즈가 강력하게 쌓은 캐릭터성과 서사성은 쉽게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스티브 로저스라는 캐릭에 감동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거목 아래 무럭무럭 잘 성장한 샘과 반즈의 이야기는 기대감이 커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상.화. 였다.
충분하다는 말까진 아니다.
이 시리즈에 거는 기대감은 윈솔과 시빌워 때문에 너무 높아져 있다.
그 둘 때문에 평작보다 조금 나았던 퍼벤져 역시 서사성을 확 흡수해서 수작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페이즈 4 이후를 보면 그런 기대감은 거두는 게 현명했다.
그 프리미엄을 떼고, 그냥 액션 히어로 영화 시리즈로서 봐야 했는데,
그 기준에서 이 정도면 합격점이었다.
영화 티켓 값이 올라가고, 이젠 코로나 이전과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서
"티켓 값을 하냐?" "영화관에 올 만한 영화였냐?"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고, 제법 허들 높은 기준이 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드디어 페이즈 4 이후로 샹치 이후 제대로 그 기준에 도달한 영화라 보였다.
이제부터는 스포일러의 영역이라 아래로 쭉 내려서 적으려고 한다.
안 본 분들은 여기서 뒤로가기 추천한다.
속았다.
예고편을 보면 딱 봐도 로스 장군, 아니 대통령이 캡아2대를 가지고 음모를 꾸미고
그 뒤에 레드 헐크로 자리잡으면서 위기로 몰아가다가 마지막에 음모가 파헤쳐져서 샘과 대결하며 마무리 되는 전개
라고 예상하기 딱 좋았는데,
아니었다.
로스는 정말로 개심했고, 거기에 딸 베티가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진짜로 좋은 일 해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문제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살아 볼려고 받아들인 시술에서 핵심 빌런에게 이용을 당했고,
이야기의 긴 과정을 거쳐 겨우 심적인 극복을 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결국 로스는 그 빌런의 신념을 깨는 두 사람 (샘과 로스)중 하나가 되었다
오히려 피해자의 포지션이 된 거였다.
로스 캐릭터를 이렇게 잡고 영화를 풀어 나가는데, 서사의 중심 세 축에서 해리슨 포드 옹은
배우 능력으로서는 완전 타노스 무쌍을 찍으신다. 나이가 적지도 않으신데, 참 감탄스럽다.
앤소니 매키 역시 거기 화답해서 좋은 연기로 활약한다.
필모 잘 이어나가면 대표적인 흑인 남성 캐릭터 배우로 대성할 것 같다.
이 둘이 중심을 잘 잡으니, 등장이 적은 또 다른 축, 리더와 함께 세 축이 형성되어 뿌리 박았다.
우리가 흔히들 넷상에서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를 많이 봐서, 현시창 일화에 대한 반응으로 많이 추천이 박히는 말이긴 한데,
곰곰히 곱씹어 보면 "한 번 나쁜 놈은 영원히 나쁜 놈"으로 낙인 찍기 좋은 말이기도 하다.
MCU에서 '의도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빌런에 매우 가까운' 캐릭터였던 로스의 개과천선 노력을
통해서 그 "사람은 고쳐 쓸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영화의 주제로 사용한다.
진부한 주제지만, 요즘 같은 대혐오의 시대에 이런 진부한 주제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스토리는 좋은 부분이 있다.
그 어느 캐릭들도 동기 부여에서 실패한 캐릭이 없다는 점이다.
리더도 로스에게 그렇게 적의 쏟아낼 만했고
베티는 아빠 로스를 피해 다닐 이유가 있었고
루스는 처음엔 그렇게 반동인물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전환할 만했고
이사야의 분노와 체념과 희망의 동기가 다 이해되고 (아, 이건 드라마 봐야 했겠네...)
호아킨의 샘을 향한 동경
로스가 개과천선 하려고 애쓰는 그 괴로움
모든 것에서 이해가 가고, 그렇게 행동할 법했다.
스토리는 나쁜 부분이 있다.
아무리 MCU가 히어로 파워 묘사를 평준화 한다지만, 그래도 레드 헐크 상대로 샘이 버티는 게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럴려면 샘을 더 많이 버프했어야 했다.
예전에는 캐릭터들의 갈등이 치열한 감정의 나눔과 격투과정을 거치고,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MCU였고
그러다가 딱 설득력 있는 중요한 장면 연출에서 이해의 폭을 확 좁혀나갔다.
그 핵심에 윈터솔져와 시빌워와 인워, 엔겜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핵심 사건이 너무 쉽게 말로 설득이 되고, 좋게좋게만 해결되는 게
최근의 MCU의 나쁜 습관이다.
그게 너무 남발 되면 관객들 머리 속에 '이렇게 될거 왜 펑펑 전투를 벌이냔 말이다'가 자꾸 떠나지 않게 될테니 말이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아무래도 약점으로 자리 잡은 점이 있었다.
"샘은 원래 말빨로 조지는 카운셀러였쟎아"라고 변명에 숨으면 안된다.
그걸 전면에 내세우려면 영화가 아닌 소설이었어야 했다.
액션은 좋은 부분이 있다.
역대 MCU 작푿들 중에서 현대 미군의 해상전 공중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액션을 연출해 낸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 앵글을 담는 게 시원~ 시원해서 정말 눈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와칸다가 하이테크로 싸운다면 이렇게 액션했어야 했다고!!
살짝 탑건2 맛도 났다.
캡틴의 비브라늄 방패의 부메랑 액션은 윈솔, 시빌워, 엔겜보다도 더 화려하다.
샘이 방패 차서 수직으로 올렸다가 다시 회전하며 뻥 차서 꽂는 장면은 '와~'소리가 절로 나왔다.
액션은 나쁜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윈터 솔져 느낌을 살릴려는 의도가 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특수 부대 군인과 전투,
지하 벙커 내에서 시퀀스 등등
그러나, 거기서 나온 간결하지만 물흐르듯이 이어지는 액션 합의 멋짐이
이번에는 살짝 열화된 느낌이다. 음향 효과, 타격감, 속도감 등등 뭔가 떨어진다.
이건 아무래도 루소 형제가 너무도 잘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비교대상이 윈솔이라서 그렇다는 거지 나쁘진 않다. 준수하다.
그러나 윈솔 시빌워의 후계작이라면
그들처럼 대인 격투 액션성에서 이 작품만의 아이덴티티를 제시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캡틴은 완성된 캐릭터였지만, 그 역시 수많은 고뇌와 쓰라림이 있었고
많은 자기 증명 과정을 통과했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극장에서 정말 "캡틴의 명령이다"라면서 나도 따르고 싶었다.
샘 캡틴은 완성되어가는 캐릭터였다. 영화 말미에 그는 그 스스로도 계속
나는 캡틴의 자리에 맞는지 의문을 던진다고 한다.
스티브 캡틴은 내 앞서서 든든한 등을 보여주며 달려가는 이미지라면
샘 캡틴은 내 옆에서 나와 공감해주며 내 등을 툭 치며 격려해 주며 달려가는 이미지였다.
어떤 캡틴도 다 좋았다.
영화가 눈에 띄는 큰 문제는 없었다.
요새 같은 MCU 분위기에 그게 큰 장점이다.
극장에 비싼 돈 주고 들어가서
"나 잘났다면서 한심한 관객들을 내려다보는 영웅들"을 봐야 하는 가운데서
이런 장점은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론하는 입장에서는 아마 이 점이 치명적일 것이라 보인다.
평론가들은 단점 없이 적당하게 잘 만든 영화들은 지겹게 많이 봤을 테니.
이번 에일리언 신작 로물루스도 영화 만듦새 자체는 훌륭했지만, 과거 명작들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이유로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살짝 저 평가 당한 것을 기억하면 말이다.
그러나 진라면 신라면이 잘 팔리는 이유가 MCU에서 이번 영화가 다시금 기대를 불러 주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영화가 악평 받는다면 아마 그 점에서 많이 걸릴 것 같다.
새로운 캐릭들은 사이드 킥 호아킨과 흩아진 위도우 출신 루스, 용병 빌런 사이드와인더 정도였다.
리더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나온 걸 쳐야 할까?
신고식은 나쁘지 않았다.
후반부 클라이맥스 전에 잠깐 얼굴 도장 찍은 우리들의 윈터솔져 반스 의원님 (곧 썬더볼츠 조장 끌려가실)
정말 반갑더라. 역시 캡틴의 친구들은 봐도 봐도 케미가 터지고 미소도 터진다.
드디어 MCU에 페이즈 4의 새 흐름에서 볼 만한 영화가 오랜만에 나온 거 같다.
아, 그렇다고 페이즈 2,3의 명작들과 비교할 수준까진 아니다.
오바해서 "MCU 메이크 그레이트 어게인!!" 외칠 것 까진 아니다.
윈솔 시빌워 인워 엔겜 기대하진 마시라.
그래도 요즘 MCU 상황에서 제몫한 영화라고 본다.
돌이켜 보면 MCU 내에서도 가오갤 시리즈와 캡아 시리즈는 신뢰의 시리즈였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스크롤][밑에 스포] 캡틴 아메리카 캡아 브레이브 뉴월드 보고 와서 주저리_1.jpg](https://i3.ruliweb.com/img/25/02/12/194fa38bee91e4262.jpg)
![[스크롤][밑에 스포] 캡틴 아메리카 캡아 브레이브 뉴월드 보고 와서 주저리_2.jpg](https://i3.ruliweb.com/img/25/02/12/194fa3ef6131e4262.jpg)
![[스크롤][밑에 스포] 캡틴 아메리카 캡아 브레이브 뉴월드 보고 와서 주저리_3.jpg](https://i1.ruliweb.com/img/25/02/12/194fa4f53f71e426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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