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어제부로 길고 긴 연휴가 마침내 끝이 났군요. 다들 추석 연휴는 잘 지내셨나요?
저는 물론 잘(못) 지냈습니다.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를 안 쓰고
뒹굴거리는 행복한 나날이 끝나 버렸어...
지난 편의 마지막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편의 제목을 보고 예고와는 다른데 대체 뭐임??? 하면서 들어오셨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문화재 결련택견과 현재 택견계의 핫한 토픽인 택견진흥법에 대한 글을 마지막으로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는 마무리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의 최근 댓글을 읽다 보니 제가 빠뜨린 주제가 하나 있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마스터황(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이었습니다.
옛법택견의 등장 자체는 2006년이었지만 결련택견협회가 그것을 일반 수련생에게 공개한 것은 2018년 이후부터였고, 본격적으로 옛법택견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2020년대에 들어온 뒤였습니다.
격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보셨을 천하제일 무술대회 또한 2021년에 있었지요.
태껸춤 논쟁이 마무리가 된 것이 2017년. 그리고 문화재 결련택견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시기가 2022년이었으니 딱 그 중간을 채울 수 있는 주제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시리즈의 마무리는 다음 편으로 넘기고(...) 이번 편에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과 거기에 엮인 일련의 이야기들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와아 신난...다....
그럼 서론은 이쯤 하고 본격적으로 옛법택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옛법택견이 무어냐고 한다면 크게 2가지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1) 현대 택견 경기에서 금지 시킨 기술들의 모음
2) 1번 개념을 바탕으로 결련택견협회의 택견을 현대 격투기화 시킨 것
1번과 관련한 내용은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上편의 택견은 무술인가 놀이인가? 파트에서 꽤나 상세하게 다루었으니 이번 편에선 생략하도록 하고, 오늘은 2번. 현대 격투기화된 택견으로서의 옛법택견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일단 옛법택견의 발전 연혁에 대해 다루어 보자면, 2006년 옛법택견이 시연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2018년에 이르기까지 약 12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옛법택견은 결련택견협회 내부에서 소수의 지도자/수련생이 참여하는 일종의 연구 모임의 형태로만 존속되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래야 했던 이유는 2006년 당시 황금기의 뒷면과 또 다른 계승자 편에서 다룬 것처럼 결련택견협회가 보유했던 옛법의 기술적 레퍼런스가
이랬기 때문에(...) 이걸 실제로 경기에서 활용하기도, 일반 수련생들에게 공개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장태식 선생이 택견계를 떠난 뒤에는 결련택견협회 중앙 전수관의 황인무 선생의 주도로 옛법택견의 기술적 발전을 위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복싱의 스탭과 주먹 기술을 도입한다던가
(황인무 선생은 복싱으로 입상 경력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이와 같이 영춘권/절권도의 치사오를 연구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뜬금없이 왜 영춘권의 치사오가 옛법택견을 발전시키는 과정에 포함되었느냐는 뒷사정이 좀 있습니다.
결련택견협회에선 택견을 뒤로 물러섬이 없고 앞으로만 나갈 수 있는 정면무술이라는 주장까지 할 정도로 매우 근접해서 싸우는 격투기로 해석합니다.
그랬기 때문인지 근접전에 특화된 영춘권의 수기가 택견의 수기와 유사했거나, 호환이 잘 될 것이라는 추정이 협회 내부에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죠.
그래서 이렇게 중국무술을 연구하기도 했던 걸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건 같은 스승을 둔 위대태껸회 측에선 결련택견협회의 택견론과 반대 방향에 가까운 해석을 보인다는 건데
출처 : https://yugakkwon.com/taekkyeon/88292
출처 : https://yugakkwon.com/taekkyeon/88568
실제로 위대태껸회 측의 시연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상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걸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송덕기 옹의 택견과 보다 유사한지는 전성기 송 옹의 모습을 알 수 없으므로 확인이 불가능 하지만 같은 스승을 둔 제자들의 택견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는 건 뭔가 뭔가네요....)
(정말 곤란한 문제입니다.)
어쨌든 저런 과정들을 거쳐 옛법택견은 꾸준히 발전을 이어갔고, 2018년대부터는 아래 영상과 같이
결련택견협회 중앙 전수관의 수련생들이 옛법택견을 경험하고 수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순수하게 시연용 기술 몇 가지에 불과했던 2006년에 비하면 정말 환골탈태나 다름없는 변화였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결련택견협회에겐 시운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바로 엿같은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어 버렸거든요(...)
시진핑핑이 또 너야?!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겠지만, 코로나-19는 스포츠 산업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2020년 3월 기준 스포츠산업 업종별 사업체 평균 매출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전년 동기 대비 스포츠시설업이 61.4% 감소, 스포츠용품업이 51.0% 감소, 스포츠서비스업이 84.4% 감소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받은 업종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체력단련시설업이 81.0% 감소, 스포츠무도장업이 73.4% 감소, 스포츠교육기관이 90.2% 감소를 기록했다." |
코로나 시대 동안 수많은 체육시설들이 작년 대비 반토막 그 이하로 떨어진 매출에 고통을 받아야 했고, 최악의 경우엔 폐업을 하기도 하는 등,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지만 불특정한 다수의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운동을 해야 하는 실내 체육시설의 입장에선 더더욱 끔찍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창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던 옛법택견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날벼락이었죠.
수련생이 와야 보급을 할텐데 코로나에 대한 공포로 사람들이 아예 전수관에 오지를 않아버리니 이건 뭐 답이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결련택견협회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련택견협회에게는 황인무 선생이라는 장태식 선생 이래로 가장 큰 인지도와 무술계의 넓은 인맥을 가진 택견꾼이 있었고, 무엇보다 4개 택견 단체들 가운데서 가장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이 강한 협회가 바로 결련택견협회였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시대 동안 결련택견협회는 황인무 선생의 인지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다양한 미디어 홍보 활동에 나섭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동네 무술 체육관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대중들에게 우리 주위에 이런 다양하고 훌륭한 무술 체육관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코로나 시대에 다 함께 고생하고 있는 무도인들에게 각 종목의 강점들에 대한 홍보의 기회를 주기 위한 프로젝트였죠.
이것은 무술계 다방면에 안면을 가지고 있던 황인무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고, 실제로도 많은 호응과 긍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동안 경쟁 단체인 위대태껸에서는 수련생들을 아마추어 격투기 대회에 내보냈던 모양입니다.
위대태껸회는 결련이랑 달라. 위대태껸회는 개인주의야...
출처 : https://taekkyeon.net/blog/30285?page=1
...뭐, 위대태껸이 타류 시합에 나가던 말던 결련택견협회의 홍보는 계속해서 지속되었고, 이런 일련의 노력들이 빛을 발한 끝에 마침내 결련택견협회에게 옛법택견을 대중들의 뇌리에 박아 넣을 절호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2021년, 양감독 TV)가 주최한 천하제일 무술대회였지요.
절권도 / 극진가라데 / ITF태권도 / 옛법택견 이 4개 팀이 출전했습니다.)
그 옛날 이종격투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말 그대로 4개의 무술이 격돌하는 경기들은 격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었고,
강한 격투기라 하면 손에 꼽히는 극진가라데를, 그리고 이소룡 하면 떠오르는 무술인 절권도를 상대로 전부 승리해 낸 옛법택견은 사람들의 박수 속에 화려하게 그 꽃을 피워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듯 결련택견협회의 천하제일 무술대회의 출전은 정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실제로 저 경기들 이후 인터넷에서 택견을 다시 봤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고, 택견 하면 이크에크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많이 희석이 되기도 하였을 뿐더러 출전 이후 택견에 대한 문의도 많이 왔고, 수련생도 실제로 늘었다고 하니 2002년에 있었던 '고수를 찾아서' 이후로 결련택견협회가 이뤄낸 가장 성공한 홍보였던 셈입니다.
또한 거기서 멈추지 않고 황인무 선생은 옛법택견을 수련한 수련생들이 무에타이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하게 만들기도 하는 등, 기세를 이어가며 옛법택견이라는 강력한 무술이 있음을 대중들에게 계속해서 어필했습니다.
(당당한 옛법택견꾼들)
이러한 옛법택견의 행보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악명이 높은 위대태껸회에서 무에타이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을 정도였죠.
어떻게 보면 그간 키보드 너머로 서로의 정통성을 깎아내리면서 병림픽을 벌였던 것보단 몇 배는 나은 건실한 경쟁관계를 보였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옛법택견의 전성기는 이 글의 제목과 같이 짧은 봄처럼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충분한 실적을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결련택견협회의 메인 컨텐츠가 되지 못하고 말았거든요...
현재 택견을 현대 격투기화 시켰다는 옛법택견은 오직 황인무 선생이 지도하고 있는 결련택견협회 송파 전수관에서만 수련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자세한 내부 사정에 대해 알 수는 없었습니다만,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힌트 두 가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결련택견협회 전부의 합의를 거쳐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과 결련택견협회의 옛법이 다르다 말하는 결련택견협회 사범의 댓글
출처 : https://yugakkwon.com/taekkyeon/69036)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약 12년간 소수의 사범/수련생들의 연구에 의해 재탄생 된 커리큘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곧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이 결련택견협회 전부의 동의를 얻고 추진 된 '협회 차원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종의 '개인 프로젝트', 내지는 '중앙 전수관에 한정된 프로젝트'였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위 댓글의
"마스터황의 옛법택견은 옛법의 기술을 경기화 시켜가는 실험적인 공간."
"결련택견 전수관은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과는 별개로) 옛법의 기술들을 갈무리하고 있다."
"각 관마다 옛법에 대해 입장이 다르다."
이 3개 문장에 의해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다시 말해, 마스터황의 옛법택견과 결련택견협회의 옛법이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이 바로 결련택견협회의 오피셜이라는 것이죠.
이것이 현재 옛법택견을 위에 언급한 결련택견협회 송파 전수관에서만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이유입니다. 미디어에 노출되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형태의 옛법택견 자체가 애초에 결련택견협회 전부에 퍼진 적이 없으니, 당연히 황인무 선생에게만 배울 수 있을 밖에요.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렇다면 어째서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우수한 실적을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련택견협회 전부에 퍼지지 않았을까요?
유력하게 추정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2.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을 과연 택견이라 부를 수 있는가?
이건 굉장히 민감한 문제였습니다.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위에 언급된 것과 같이 택견을 베이스로 복싱 / 중국권법 / 무에타이 등등 수많은 격투기의 기술들을 차용하고 이를 개량해서 만들어졌거든요.
요컨대 전통 보다는 보편성, 효율성에 방점을 둔 셈인데, 이와 유사한 케이스로는 종합격투기나 가라데에서 갈라져 나온 대도숙 쿠도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착의종합격투기 대도숙 쿠도)
하지만 종합격투기나 대도숙 쿠도를 과연 전통무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전통무술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굉장히 논쟁의 여지가 많은 주제입니다만, 대부분의 전통무술 수련자들이 동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타 무술의 기술이 섞여선 안 된다"는 점이죠.
그런데 옛법택견의 경우엔 위를 보아서 아시겠습니다만 온갖 다양한 격투기가 혼합되어 있으며,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下편의 품밟기 논쟁 파트에서 나온 것과 같이 택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품밟기마저 잘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거기다 겨루기를 보면 손질은 복싱과 거의 다를 바가 없으며, 아랫발질을 이용한 그래플링이나 상단 발차기에서 간간히 택견틱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 이외엔 이게 택견인지, 아니면 택견의 기술을 받아들인 현대 격투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기도 하지요.
아마 이 점이 결련택견협회의 정규 커리큘럼으로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이 들어가지 못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지 않나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결련택견협회는 송덕기 옹의 택견에 대한 계승의식이 굉장히 강한 협회이고,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이 아니면 택견이 아니야!!!)
이건 다른 말로 하면 송덕기 옹의 택견의 원형을 굉장히 따지는 곳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점에 있어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타 무술의 기술들을 도입했다는 시점에서 이미 마이너스였던 셈입니다.
요컨대 실험적인 시도로서는 OK일지 몰라도 그걸 결련택견협회의 정규 커리큘럼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송덕기 옹의 택견을 '계승한다'는 결련택견협회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말이야 맞는 말입니다.)
...물론 앞선 문제들 전부가 협회 내부의 압도적인 찬성 여론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지도 모릅니다.
지난 편에서 언급하였듯 결련택견협회는 원형의 보존을 따지는 만큼 타 무술과의 교류를 통해 기술을 흡수하는 게 당연하다는 협회 내 분위기가 있던 단체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은 과거 결련택견협회가 가졌던 심상을 구체화 시킨 결과물에 더 가까웠습니다.
"택견은 놀이(경기)였지만 격투기이기도 했기에 다른 격투기에 있는 보편적 기술이라면 택견에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택견을 복원하기 위해선 다른 격투기의 효율적인 기술을 흡수하면 된다."
보다시피 완벽하게 결련택견협회의 택견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옛법택견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애석한 것은, 2020년대의 결련택견협회는 더 이상 옛날의 결련택견협회가 아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 그것도 나다!)
택견은 무술이라 외치며 결련택견협회를 공격해 왔던 위대태껸과의 10년에 가까운 갈등은 결련택견협회가 가졌던 특유의 유연함을 앗아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거든요.
당장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결련택견협회의 연구 대상이자 송덕기 옹의 택견을 복원하기 위한 바이블 취급을 받던 태견(책)이 위대태껸과의 갈등 이후 일종의 금서와 같은 취급이 되고, 택견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강력한 무술임을 주장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게 된 것만 해도 결련택견협회가 얼마나 과거와는 달라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원리주의자를 상대하기 위해선 나도 원리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법(...)
다시 말해, 택견을 무술이라 주장하는 위대태껸과 싸우기 위해 반 강제적으로 반대 포지션에 위치해야 하던 것이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어, 놀이와 무술을 양립시키던 협회 내부의 기조가 놀이 쪽으로 치우쳐 버렸다는 것이죠.
실제로 현재 결련택견협회와 가장 친하고, 협력 관계에 있는 단체가 택견 놀이론으로 악명이 높은 대한택견회라는 점만 봐도 격투기 택견을 하는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이 결코 결련택견협회의 주류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솔직히 옛법택견을 좋아 할 법한 사람들은 이미 다 쫓겨나서 위대태껸에 가 버린 상황이라...
어찌 보면 현재 옛법택견의 상황은 4개 협회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아 자체적으로 대회마저 개최하지 못한다는 위대태껸보다도 좋지 않은 편에 속합니다.
그 규모가 작다는 위대태껸도 도장이 5개는 된다고 하는데 옛법택견은 현재 전수관 한 곳에서만 배울 수 있는 상황이니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옛법택견 경기가 치뤄질 가능성은(...)
(이런 현실 알고 싶지 않았어...)
결국 옛법택견은 최초로 선을 보인 2006년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결련택견협회의 메인 커리큘럼이 되지 못하고 택견배틀에서 시연용으로만 쓰이는, 황인무 선생 개인의 기예로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니 감히 단언을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 보이는 것만 따져봐도 옛법택견의 미래가 딱히 밝아 보이진 않다는 게 슬프군요...
(개인적으로 택견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장태식 선생의 옛법택견 시연이었던 입장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느끼기에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를 적으면서 가장 우울했던 편이 이번 편이었던 것 같네요.
다음 편은 약속대로 결련택견협회와 위대태껸회의 리턴매치(?)인 문화재 결련택견과 빠도 까도 미치게 만드는 슈퍼스타(...) 택견진흥법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것보다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라니 살려줘...
(IP보기클릭)221.154.***.***
첨언으로, 다양한 무술과 접목시키며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택견의 이름을 '옛법'택견이라 하는 것에서 굉장히 아이러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옛날에는 어떻게 이 기술을 썼는지에 대해 (적어도 결련쪽 입장에서는)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으니, 그 사이의 미싱링크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겠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게 정말 '계승'과 '복원'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IP보기클릭)58.79.***.***
택견글은 개추에양
(IP보기클릭)221.154.***.***
말씀하신 내용대로 그 태견책이란 건 결련 입장에서는 이미 한풀책이나 다름없는 것 같으니(...) 그걸 보느니 차라리 품밟기마저 포기하며 MMA를 차용하겠다가 결련 최후의 자존심인 것 같군요...
(IP보기클릭)222.107.***.***
결련이 폐쇄적이 되었다기보단, 위대태껸의 등장 이전에는 결련택견 내부에 택견의 정체성을 놀이에 무게를 둔 분들과 무술에 무게를 둔 분들이 섞여 있었는데 약 10여년 간 이어진 갈등 과정에서 택견의 정체성을 무술로 본 분들의 대다수가 위대태껸으로 전향을 하거나 협회를 아예 나가 버린 결과 결련택견협회 내부에서 옛법택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만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게 더 맞지 않나 합니다. 실제로 원수 사이나 다름 없는 위대태껸에서도 옛법택견에 대해서는 그다지 날을 안 세우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그리고 도회장님 같은 경우엔 태권도와 쿵푸 경력이 있으시다곤 하는데 딱히 경력이 긴 것 같지는 않으십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요즘 애들이 옛날에 태권도 좀 다녔어. 같은 정도로 배우셨던 게 아닐까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쿵푸도 태극권, 당랑권, 소림권, 이렇게 종류가 많은 데 뭘 배우셨는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리즈에 나온 택견 도장은 결련택견협회가 맞습니다. 도기현 회장님께서 직접 지도를 하고 계시네요. https://youtu.be/uezkvw5-UcE 그런데 택견 대련에서는 손으로 상대를 가격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손등치기를 보여주시는 건(...) 애초에 저런 손등치기로 타격이나 격파를 하기 위해선 중국권법식 손등단련이 필요해서 결련택견협회 내부에서도 뒷말이 좀 많은 기술인데 왜 저걸 택견의 기술이라고 보여 주신 건지... OTL 그리고 말씀하신 입문에 관련해선 결련은 지금 살짝 꼬인 상태가 맞기는 한 것 같습니다. 스포츠로 택견을 즐기고 싶어서 입문을 하려면 인프라가 굉장히 발달한 대한택견회가 있는 상황이고, 무술. 혹은 격투기를 하고 싶어서 택견을 입문하려면 충주랑 위대가 있는데다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된 옛법택견의 경우 황인무 선생이 지도하시는 송파전수관에서만 배울 수 있는 상황이라... 옛법택견에 그래도 애정이 많은 편인데 많이 안타깝다고나 할까. 그렇네요..
(IP보기클릭)222.107.***.***
호패술은 그래도 결련택견협회의 정규 커리큘럼으로 안착한 편입니다. 중앙전수관이랑 송파전수관 양쪽에서 교습이 되는 중이거든요
(IP보기클릭)27.119.***.***
옛날에 결련쪽에서 호패술인가 뭔가도 말이 많았던것 같은데 결국 같은 결로 가는 걸까요 재밌게 잘 봤습니당
(IP보기클릭)222.107.***.***
사실 시작 자체는 결련택견협회이지만 요즘 들어 대한택견 시연단에서도 호패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결련-대한 양쪽의 무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ㅋ
(IP보기클릭)58.79.***.***
택견글은 개추에양
(IP보기클릭)222.107.***.***
감사합니닷!!!! | 23.10.03 17:1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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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22.107.***.***
동감입니다 ㅠㅠ 그렇다고 추재업을 하기엔 추천수가..!!! | 23.10.03 18:25 | | |
(IP보기클릭)106.102.***.***
따흐흑 | 23.10.03 21:06 | | |
(IP보기클릭)27.119.***.***
옛날에 결련쪽에서 호패술인가 뭔가도 말이 많았던것 같은데 결국 같은 결로 가는 걸까요 재밌게 잘 봤습니당
(IP보기클릭)222.107.***.***
호패술은 그래도 결련택견협회의 정규 커리큘럼으로 안착한 편입니다. 중앙전수관이랑 송파전수관 양쪽에서 교습이 되는 중이거든요 | 23.10.03 20:45 | | |
(IP보기클릭)27.119.***.***
아하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ㅎㅎ | 23.10.03 21:23 | | |
(IP보기클릭)222.107.***.***
사실 시작 자체는 결련택견협회이지만 요즘 들어 대한택견 시연단에서도 호패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결련-대한 양쪽의 무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ㅋ | 23.10.03 21:25 | | |
(IP보기클릭)221.154.***.***
(IP보기클릭)222.107.***.***
출끼야아아아아악 | 23.10.03 22:40 | | |
(IP보기클릭)221.154.***.***
커피크림우유
첨언으로, 다양한 무술과 접목시키며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택견의 이름을 '옛법'택견이라 하는 것에서 굉장히 아이러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옛날에는 어떻게 이 기술을 썼는지에 대해 (적어도 결련쪽 입장에서는)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으니, 그 사이의 미싱링크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겠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게 정말 '계승'과 '복원'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 23.10.03 22: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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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복원의 가이드라인으로 송덕기 옹께서 택견의 다양한 기술들을 시연하신 태견(책)이 이미 있었던지라 순수하게 결련택견협회의 기술적 미싱링크를 복원하려는 목적이었다면 굳이 중국권법이나 복싱의 기법을 도입하려 할 필요는 없었지 않나 합니다. 다만 이전 편들에서 언급된 것처럼 하필 태견(책)이 원수 사이인 위대태껸의 레퍼런스처럼 쓰인 책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결련택견협회에선 태견(책)을 활용하기에 여러모로 제약이 있었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이 되네요... | 23.10.03 23: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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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내용대로 그 태견책이란 건 결련 입장에서는 이미 한풀책이나 다름없는 것 같으니(...) 그걸 보느니 차라리 품밟기마저 포기하며 MMA를 차용하겠다가 결련 최후의 자존심인 것 같군요... | 23.10.04 00:1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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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여러모로 좀... 아쉽죠. | 23.10.04 00:2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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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선수로 뛴 최창희 선수는 천무대 2부에 안 나온 게 잘 한 것 같더라. 1편에서 활약을 하긴 했지만 2편 멤버들 클라스에 끼기엔 아무래도 수준차이가 좀 났다고 봐서... | 23.10.04 00:0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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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참가하는 선수들 면면이나 실력이 천무대1과는 차이가 좀 심했으니까요... 그리고 가라데는.. 선수가 천무대에서 패했다는 이유로 협회를 나가야 하는 일까지 생겨서 참 1편과는 다르게 후일담이 좀 많이 씁쓸했습니다. | 23.10.04 00:2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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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졌다고 쫓아내요?? | 23.10.05 17:4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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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극진 출신 선수분이 천무대에서 초기에 탈락했는데 그것때문에 결국 협회 떠나고 쿠도로 전향했다고 하더라... | 23.10.05 17:4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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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가 아니러 그이유로 그런거면 좀 그런 | 23.10.05 17:4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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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ㅠㅠ | 23.10.05 00:2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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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련이 폐쇄적이 되었다기보단, 위대태껸의 등장 이전에는 결련택견 내부에 택견의 정체성을 놀이에 무게를 둔 분들과 무술에 무게를 둔 분들이 섞여 있었는데 약 10여년 간 이어진 갈등 과정에서 택견의 정체성을 무술로 본 분들의 대다수가 위대태껸으로 전향을 하거나 협회를 아예 나가 버린 결과 결련택견협회 내부에서 옛법택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만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게 더 맞지 않나 합니다. 실제로 원수 사이나 다름 없는 위대태껸에서도 옛법택견에 대해서는 그다지 날을 안 세우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그리고 도회장님 같은 경우엔 태권도와 쿵푸 경력이 있으시다곤 하는데 딱히 경력이 긴 것 같지는 않으십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요즘 애들이 옛날에 태권도 좀 다녔어. 같은 정도로 배우셨던 게 아닐까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쿵푸도 태극권, 당랑권, 소림권, 이렇게 종류가 많은 데 뭘 배우셨는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리즈에 나온 택견 도장은 결련택견협회가 맞습니다. 도기현 회장님께서 직접 지도를 하고 계시네요. https://youtu.be/uezkvw5-UcE 그런데 택견 대련에서는 손으로 상대를 가격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손등치기를 보여주시는 건(...) 애초에 저런 손등치기로 타격이나 격파를 하기 위해선 중국권법식 손등단련이 필요해서 결련택견협회 내부에서도 뒷말이 좀 많은 기술인데 왜 저걸 택견의 기술이라고 보여 주신 건지... OTL 그리고 말씀하신 입문에 관련해선 결련은 지금 살짝 꼬인 상태가 맞기는 한 것 같습니다. 스포츠로 택견을 즐기고 싶어서 입문을 하려면 인프라가 굉장히 발달한 대한택견회가 있는 상황이고, 무술. 혹은 격투기를 하고 싶어서 택견을 입문하려면 충주랑 위대가 있는데다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된 옛법택견의 경우 황인무 선생이 지도하시는 송파전수관에서만 배울 수 있는 상황이라... 옛법택견에 그래도 애정이 많은 편인데 많이 안타깝다고나 할까. 그렇네요.. | 23.10.05 11:2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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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련택견협회에서 황인무 선생은 대체 불가능한 인물에 가까워 보이는데다 황인무 선생부터가 결련택견협회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분인 것 같더라고요. | 23.10.05 20:4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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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택견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ㅠㅠ | 23.12.07 19:2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