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이 제나라 일로 새삼 선을 넘은 것 같지만, 이미 그 전부터 삐딱선은 거하게 탄지 오래였다는 것을 알아둬야 하는 부분
유방이 하루하루 최전선 맨앞에서 항우 막으면서 오늘은 살았구나 신이여 감사합니다 내일도 제발 살려주십쇼 하고있을때 한신은 정형전투 후로 자그마치 8개월 이상을 아무것도 안하고 군사만 늘려대면서 닐리리 맘보를 하고 있었음. 구실로 내세운 제나라와의 외교전도 뭘 하긴 하는건지 진척사항이 ZERO.
상황이 점점 급해지고 있었던 유방은 당장 여유가 있는 한신이 일단 이쪽부터 도와달라고 계속 요청을 하지만 그렇게까지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한신은 그 모든 요청을 한동안 듣는둥 마는둥 하고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그저 버티고 버팀.
혈압오르는 유방의 요구가 점점 거세지자 한신은 결국 형양 바로 위쪽의 소수무로 직접 내려오는데, 마침 팽월까지 후방에서 움직여서 항우가 자리를 비우자 유방은 이때다 하고 한신과 앞뒤에서 호응해서 형양을 탈환하고 아직도 버티고 있었던 주가와 종공을 구출하려고 항우를 유인하던 완성에서 나와서 성고를 함락시키고 이어서 형양을 포위중인 초나라 군대를 공격함.
...근데 여기서 한신이 이제와서 또다시 유방을 무시함. 형양 앞에서 유방이 가로막힌 상태로 항우가 돌아왔고, 완성에서 자길 유인하던 유방이 때리기 편하게 형양에서 일직선인 성고에 들어있다는 걸 안 항우는 우왕ㅋ굳ㅋ이라는 심정으로 일직선으로 형양을 박살내고 성고까지 돌파해버림. 이 과정에서 광무산도 함락당함. 장량의 대전략에 필수적인 세 요새가 전부 넘어가면서 한나라의 전략이 총붕괴된거임. 병력을 잃은건 당연한거고.
그리고 이 상황에서도 구경만 하는 한신에게 불심검문 들어갔더니 보이는 꼬라지가 이거.
유방이 망해가는게 즐거웠는지 달콤하게 술도 땡기면서 푹 퍼져있었음. 이새1끼 일부러 유방 낚아서 완성에서 끌어내려고 소수무 내려온거 아니야?
이때까지의 한신의 의도가 대체 뭐였을지에 대해선 넘어가고,
한신 관련해선 이해가 안될정도의 관대함으로 여기서 유방이 한신을 죽이지 않았지만 당사자인 한신 입장에선 '나중에라도 따져서 죽일 게 분명하다.'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미 선은 넘은지 오래였다는 거임.
이때부터 두려움으로 돌아버린 한신의 목표는 유방이 이기는 게 아니게 되었음.
근데 차마 유방에게 대놓고 덤빌 엄두는 나지가 않음. 안그래도 장악력 싸움에서 개발려서 다털린거 뻔히 겪었는데, 이젠 아예 유방이 지 최측근은 죄다 꽂아넣고 갔단 말이야.
근데 역이기가 제나라를 항복시켰다고? 이대로 가면 자신이 뭘 할 필요도 없이 한나라가 이길지도 모르는 흐름인데, 유방이 이기고 항우가 없어진 후에 자신을 내버려 둘거란 생각이 들지가 않음. 이건 무조건 막아야겠다.
이렇게 되고보니 또 나쁘지 않음. 조참같은 거슬리는 인간들이 제나라 저항군에 치이느라 어느정도 눈치가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열받은 제나라 전씨들이 항우한테 붙기까지 해주네. 유방한테 안덤비고 한신에게 복수부터 하겠다고 바로 또 올라와서 싸워야 했던건 아쉬웠지만.
한신스크림:크하하, 약하고 멍청한 유방트론! 이제 혼자서는 항우를 어쩌지도 못하겠지! 이기고 싶거든 나한테 설설 기라고요! 절대 안도와주지만!
유방트론:내가 그런다고 항우랑 널 못 조질 것 같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