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국 정식 개봉이 작년 10월이었으니까 스포탭은 뗐는데 혹시나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나중에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다는 분들은 뒤로 가기 하세요.
이 아래의 글들은 작년 10월에 에반게리온 :||가 개봉한 뒤 극장에서 보고 적었던 감상문입니다. 편의상 음슴체, 반말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반게리온 :||를 보고 난 기분을 한줄로 적자면
'보고 싶었던 걸 봐서 너무 행복하다'
예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했을 때 유게에 넘쳐나던 스포일러 중에 3개의 지뢰를 밟고 극장에서 봤음
'아스카-겐스케 커플된다', '신지-마리 커플된다', '마리는 신지네 엄마랑 동창이었다'
(이 스포한 ㅆ새기들은 스포탭을 안달았거나 스포탭 달아놓고 옆에 제목으로 스포일러를 쓴 ㅄ들이었읍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외에 스토리 전개 자체에 큰 줄기라고 할 수 있는 스포일러는 무사히 피할 수 있었음
그리고 이 영화가 자기 취향에 별로였다는 이야기도 참 많이 들었고 솔직히 걱정도 많이 했지만...
이 영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온 지금 드는 생각은
'아 보고 싶었던 거 거의 다봤다 너무 좋다'
'이거 안봤으면 어쩔뻔했냐 진짜'
'4DX로 보길 잘했다'
이런 생각들...
글빨이 좋은 건 아니라 그냥 한번 '내가 보고 싶었던 것 ㅡ 실제로 본 것'을 쭉 써볼게 한번
인간찬가 ㅡ ㅈㄴ 많이 봤음. 니어 서드 임팩트로 ㅈ된 세상에서도 불안불안한 배리어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 속에서도 인간을 배우는 레이, 엄마가 된 히카리, 너무 듬직해진 토우지와 겐스케 등등... 이미 나는 제3마을 봤을때 이 영화는 내 취향에 찰떡이겠구나 느낌
제 역할을 하는 어른들 (특히 미사토) ㅡ 마지막 창을 전달하는 장면은 사람에 따라서는 특공 예찬인가? 할수도 있을 거 같음
하지만 나는 만약 여기서 목숨을 버린다면 사령관인 자신이라는 미사토의 태도, 리츠코가 만들어낸 공순이 뽕맛, 카지가 해놨던 일들 등 마침내 이 개같은 어른들 일하는구나 싶어서 이것도 플러스 요소
신지랑 이야기 하는 겐도 ㅡ 이것도 사람에 따라 취향이 갈릴 거 같음. 수십년을 유이보겠다고 그 난리를 친 양반이 신지랑 대화로 푼다고?
그런데 나는 전부터 제발 두 사람 어디 가둬놓고 속 터놓고 이야기 좀 하라고 생각했던 쪽임. 아니 이 만화 대부분의 원흉은 겐도라니깐? 아빠가 아들이랑 이야기해서 엄마 죽은 거만 받아들여도 모든게 더...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음
비록 환상 속이라지만 어린 신지를 안아주는 장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음...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겐도는 안살리는 것도 좋았음... 이 난리를 쳤는데 안되는건 안되지 응...
신지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ㅡ Q에서 많이들 느꼈을, '아니 시발 그래서 신지 챙기는 놈이 한명이 없냐 ㅈ같네 진짜!!' 가 드디어 풀렸음
티비판 토우지, 겐스케만 생각하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른이 된 친구들... 붕어빵씨... 심지어 아스카조차 마침내 어느 정도는 신지와 사이가 풀림.. 이거 전부다 :||서 보여주지 말고 한 두명만 Q로 땡겨서 보여주지.. 라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 뭐... 지금이라도 봐서 다행이지...
다만 오히려 내가 특히 더 좋았던 건 토우지 여동생 사쿠라. Q때는 마냥 착해만 보이던 애였는데 이 마지막 영화에서 신지한테 에바에 타지 말라며 총을 쏘고는 신지 덕분어 니어서드가 이 정도로 끝난건 알아도 동시에 아버지는 죽었다는 슬픔, 구세주이자 원수라고 부르는 장면. 신지를 마냥 전부 다 좋게만 해줬으면 오히려 단맛이 지나쳐서 좀 물릴 뻔 했는데 사쿠라나 갸루말투 쓰는 친구 같은 니어 서드 피해자 입장인 사람들 이야기도 넣은 건 좋은 판단이었던 거 같다.
아스카 ㅡ 특히 완전 마지막 조금 전에 EOE의 마지막 장면을 새로운 버전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의 신지와 아스카의 대화장면 난 정말 사랑한다
위에도 적었지만 마지막 출격 전에 신지를 만나러 가서 자기가 화낸 이유를 물어보는 장면도 좋았음.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되는건데.. 참.. 길게 왔다...
원래 나는 레이파인데 약간 아스카에게 마음이 갔을 정도
다음으로 딱히 볼 수 있을거라 생각안했는데 막상 보니 좋았던 것들
붕어빵씨 ㅡ 붕어빵씨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냥 레이짭 이상도 이하도 아닌 스토리가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만들어버렸으니 수습이라도 잘해라 정도?) 이걸 설마 새마을 운동을 시킬 줄이야... 감정없는 캐릭터가 세상을 배우는 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쓰는 전통의 잘먹히는 소재지만 붕어빵씨의 그것은 생각보다도 더 좋았습니다...
의외로 사람 같은 카오루 ㅡ 전부터 카오루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너무 신지 발작 버튼으로 만든 캐릭터 아닌가? 생각을 좀 했던 거 같아. 세상 좋은 착한 요소는 다 떄려넣고 마지막에 죽여버리잖아.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카오루도 이기적인 면이 있었고, 신지를 도와준 것도 마냥 신지를 위해서는 아니었다는 언급을 넣은게 좋았음. 오히려 더 사람에 가까워진 느낌.
아스카 - 겐스케 커플 ㅡ 이거 유게 불판 요소로 엄청 쓰이길래 어지간히 둘이 연애 묘사 ㅈ박았나보다.. 했는데...
아니 내가 에바에 대가리가 깨져서 그런가 난 이거 좋더라... 겐스케가 중학교때 수준이랑 똑같았으면 당연히 별론데 너무 잘컸더라고 진짜
그리고 생각해봐? 신지랑 아스카랑 잘되서 둘이 결혼해서 아이도 생긴다고 쳐봐? 둘이 부부싸움 해서 둘 다 옛날 성격 나오면 애가 너무 불쌍하지 않냐;;;
아스카 같은 애는 오히려 겐스케 같은 듬직한 친구가 잘 어울리지 싶다 그래 남친이 좀 받아주는 스타일이어야돼 아스카는
모든 에반게리온 합체 후 모조리 저세상 보내기 ㅡ 13대나 찍어놔서 까딱하면 ㅈ됐을수도 있는데 이거 하길 잘한듯
4DX ㅡ 그냥 볼 수 있는 시간 중에 제일 빠른게 4DX라.. 21000원 너무 비싼거 아닌가 하면서도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더라
전투씬에 거의 4DX 효과 다 들어감 특히 에바는 알다시피 미사일 같은거 쏠때 특유의 퉁퉁퉁퉁 하는 게 있잖아 그게 4DX랑 찰떡임
난 추천한다 4DX로 보는 거
하지만 역시 별로였던 것도 있었음... 이건 어쩔 수 없지
겐도 vs 신지 ㅡ 둘이 짭초호기 찐초호기 들고 싸우는거 말인데... 좀 더 힘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ㅈㄴ 개쩌는 파리 전투씬 등등 보여주고 나서 마지막에 보여주는게 이거라 더 아쉬운 거 같아
마리 ㅡ 마리라는 캐릭터 자체를 막 싫어하는 건 아니고... 결국 얘는 어디 있던 애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나? 하는 부분에서 풀린 게 거의 없음
유이 겐도 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엮여있던 건 알았는데 그래서 얘 코어에는 누가 들어있고 어쩌다 이 저주를 얘도 받아서 늙지도 않게 되었고 등등 여전히 낯설어.. 얘도 은근 파때부터 나왔으니까 우리랑 벌써 영화 3개동안 얼굴 마주본 캐릭터인거 암? 근데 아직도 얘를 잘 모르겠다고
다만 좋았던게 아예 없지는 알았는데 원래 성이 이스카리옷인거 밝혀진거 그건 좋았음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예수의 제자들 중 유일한 배신자인 유다의 성이지 그건
마지막에 영화를 마무리하는 인물들 중 하나가 유다의 모티브를 가져온건 똑똑한 판단이라고 생각함.. 생각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얘랑 우리랑 너무 안친한거 아니냐...
그래도 마침내 에반게리온과 진짜 의미로 작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혹시 영화 안보고 스포일러도 이렇게 읽었으니 굳이 보러 갈 거 없겠단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서 적자면, 그래도 보러 가...
에반게리온을 좋아했었다면 이 영화는 봐둘 가치가 있어.
세줄요약
1. 에바 :||에서 보고 싶었던 장면을 너무 많이 봤다
2. 에반게리온 팬이라면 이건 보는걸 추천한다
3. 안녕, 모든 에반게리온.
(IP보기클릭)27.84.***.***
딱 우리가 보고싳었던것들 그자체였음. 그래도 내심 아스카와 마지막 역을 걷길 바라긴 했다 ㅋㅋ...
(IP보기클릭)175.197.***.***
(IP보기클릭)61.74.***.***
난 파리는 쩔었다 생각하는데 (특히 미사일 쏠때 의자 진동 시바 개쩔었음) 마지막하고도 마지막인 신지 vs 겐도는 나도 아쉬움 | 23.06.09 12:05 | | |
(IP보기클릭)27.84.***.***
(IP보기클릭)61.74.***.***
진짜 원인제공한 안도가 ㄹㅇ 나쁜놈은 맞는데 그거 때문에 작품이 너무 두들겨 맞는 거 같음 ㅋㅋ ㅜㅜ | 23.06.09 12:08 | | |
(IP보기클릭)27.84.***.***
gmltjr605
딱 우리가 보고싳었던것들 그자체였음. 그래도 내심 아스카와 마지막 역을 걷길 바라긴 했다 ㅋㅋ... | 23.06.09 12:09 | | |
(IP보기클릭)182.224.***.***
(IP보기클릭)61.74.***.***
나한테 마리는 호와 불호를 논하기 전에 아직도 낯섬 ㅋㅋ 내가 본 영화 3개에 나왔는데도 낯선 이상한 캐릭터 ㅋㅋㅋㅋㅋ | 23.06.09 12:1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