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2023.4월, 5일간
여행지: 오사카(1박), 교토(2박), 아리마(1박)
동행: 친구 1명
예전에는 애니도 보고 만화도 보고 럽라나 데레마스도 파고 했는데 이젠 블루아카 정도만 하는 아조시 둘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둘다 덕질 한창 하던 시절 칸사이 쪽이나 도쿄 쪽이나 다녀오곤 했어서 이번엔 잘 안가던 곳 위주로 가볍게 훑으며 온천여관에서 1박 하고 들어오는 루트를 잡았지요.
1일차(오사카)
1. 칸사이 국제공항으로 입국. 저가항공사라 그런지 2터미널이어서, 공항역으로 가는데 살짝 헤맸습니다. 처음도 아닌데 워낙 오랜만이라..
2. 첫날 점심을 닛폰바시 구로몬시장에서 유명한 참치덮밥집에 갔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먹지 못하고 근처 나폴리탄 스파게티집에서 먹었습니다.
3. 밥 먹고 근처에 있던 애니메이트와 멜론북스를 가볍게 스캔했습니다. 블루아카만 파고 있다보니 다른 건 굳이 찾아보지 않았고, 블루아카 관련 굿즈는 굉장히 적었습니다.
4. 덕질 굿즈를 좀 보고 통천각으로 이동합니다. 통천각은 예전에 올라가 봤는데 내부에는 딱히 별거 없던 게 기억나서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른쪽은 통천각 주변에 있는 유명한 타코야키집 '앗치치혼포'입니다. 맛있었습니다.
5. 숙소에 가서 짐을 푼 후(비즈니스 호텔), 동네 산책과 저녁 먹을 겸 밖으로 나왔습니다. 일본이라 그런지 잘 알려진 애니메이트 같은 오타쿠숍 외에도 요소요소에 오타쿠숍이 있더라구요. 있길래 들어가서 또 구경해 봅니다.
유행하는 건지 어떤 숍을 가도 캐릭터를 들어올린 것 같이 표현된 키홀더 종류가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미사카 레일건 탄환용 코인....
6. 첫날 저녁은 예정대로 오사카의 유명한 만두집 '551 호라이 만두'에 갔습니다. 포장은 줄을 15m 쯤 섰는데, 먹고 가는 2층은 빈 자리가 있었습니다.
슈마이, 야키교자, 소롱포 등등을 맥주랑 잘 먹긴 했는데 먹기에 급급해서 남은 사진이 이거 하나뿐인....
2일차(오사카, 교토)
1. 아침 일찍 시텐노지에 갔습니다. 등교/출근 시간이랑 겹쳐서 가는 길이 상당히 혼잡했고, 절 안도 사람 왕래가 좀 있었는데, 목적지인 본방정원에 들어가니 한적하고 좋더군요. 일주일만 더 빨리 갔으면 벚꽃도 만개했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2. 다음은 텐노지 동물원 옆의 케이타쿠엔이라는 일본식 정원을 갔는데, 사전조사가 부족했는지 휴무일이었습니다.... 사진은 그냥 동물원 화장실 표지판이 귀여워서 찍어봤습니다.
3. 점심은 역 근처에서 돈가스를 먹고, 교토로 이동합니다. 교토 첫 목적지는 교토 국제 만화 박물관.
'세계의 만화' 코너에 있는 김 화백 만화가 강력하게 시선 강탈....
만화박물관은 소소하게 즐길 거리도 많고, 만화책 장서량이 제법 되는데 입장자들은 죽치고 앉아서 읽어도 되는 곳이었습니다.
근처에 살았으면 연간권 끊어서 휴일마다 갔을 듯 합니다.
4. 교토의 유명한 카페 '%아라비카'를 들러 커피를 마시고, 교토 애니메이트와 멜론북스에서 오타쿠 굿즈 스캔.
1) 여기 커피는 지금 서울 코엑스에도 지점이 있는 거 같은데, 안 가보신 분들은 꼭 한 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시그니처 라떼가 굉장히 맛있었어요.
2) 애니메이트에 블루아카 굿즈는 적었는데, 니케 굿즈는 조금 있었습니다.. 잘 팔리고 있는 건가?
5. 저녁은 미슐랭에도 이름을 올렸다는 유명한 라멘집 '이노이치 라멘'을 가보았습니다. 개점 시간 20분 전에 갔는데,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1시간 30분 기다린 끝에 입장했네요....
맛은 기다린 게 크게 후회되진 않는 수준의 맛이었습니다.
6. 저녁을 먹고 야사카 신사를 들렀습니다. 축제시기는 아닌 거 같은테 노점상들도 있고, 등롱들이 많아 밤에 화려하더군요.
3일차(교토)
1. 아침에 일어나 니시혼간지와 도지를 들렀습니다. 둘 다 국보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한 큰 절입니다.
2. 오전에 교토대학교에 가서 캠퍼스를 어슬렁거렸습니다. 신학기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사람보다 자전거가 훨씬 많더군요..
이 사진만 보면 잘 감이 안 올텐데, 자전거가 정말 쌓여있는 사진에는 사람도 다수 찍혀서....
점심은 교내 식당에서 까르보 함박? 같은 메뉴를 먹었습니다.
3. 교토대 근처에 200년 가까이 영업 중인 콘페이토 전문점 '료쿠주안시미즈'가 있어서 한번 들러보았습니다. 콘페이토.. 말하자면 별사탕인데, 별사탕 하나로만 200년 가까이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별사탕 하나로만 200년을..? 했는데, 별사탕이 굉장히 비싸더라구요. 오른쪽이 제일 작은 손바닥 사이즈 꾸러미인데 690엔 들었습니다....
제가 가게 있는 동안 들어온 손님들은 양손에 바리바리 사들고 가시더군요.
참고로 맛은 있었습니다. 별사탕이지만....
4. 예전에 모리미 도모히코 원작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를 재밌게 본 적이 있어 작중에 등장하는 시모가모 신사와 가모가와 삼각지도 갔습니다.
위쪽이 시모가모 신사, 아래쪽이 카모가와 델타입니다.
5. 당 떨어진 군필 여고생 답게 크레이프도 먹어줍니다. 맛은 딸기맛.
4일차(교토, 아리마)
1. 아침에 일어나서 기요미즈데라에 갑니다. 기요미즈는 칸사이 갈 때마다 가는데 늘 좋더라구요. 근데 다들 좋아해서 그런지 늘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6월에 가도, 12월에 가도, 4월에 가도 늘 사람에 치이는 곳.
럽코에서 자주 나오는 그 인연점 치는 곳.. 돌과 돌 사이를 눈감고 가는 그곳은 보수공사 한다고 들어가지 못하게 돼있더군요.
그리고 요즘 일본인들도 무교가 많고 세속적이라고 들었는데, 학생들이 각잡고 참배하는 걸 많이 볼 수 있어 신선했습니다.
2. 기요미즈 다음은 교토 고쇼를 갔습니다. 일본 황족이 교토에 있는 시절 살던 곳이라고 하고, 비교적 최근에 대중에 공개가 됐다고 하더군요.
이륜차 금지라 걸어다녀야 하는데, 겁나 넓습니다. 정말 넓음.
역사적으로는 이곳에서 대정봉환이라든가? 막부에 대한 처리를 결정했다든가 하는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일들이 다수 있었어서 일본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쯤 가봐도 좋은 곳 같습니다. 별관 정원은 특정 시간대에만 개방해서 못 봤는데 좀 아쉽네요.
3. 점심은 교토에서 500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는 유명한 소바전문점 '혼케 오와리야'를 갔습니다.
날도 춥고 해서 메뉴는 덴뿌라 소바.
여기는 저번에도 갔던 곳인데 너무 맛있어서 또 갔습니다.
식당이 500년 넘게 하려면 이 정도 맛은 있어야지..?
4. 점심 먹고 아리마로 이동, 예약해둔 온천여관에 체크인합니다.
석식 가이세키 요리와 조식 포함한 1박이 1인당 3만 2천엔 쯤 하더군요..
저녁도 아침도 굉장히 맛은 있었습니다. 맛있어서 비싼 것인가, 비싸서 맛있는 것인가....
마침 비온 다음날이라 날씨도 선선하니 노천 온천도 꽤 즐겼습니다.
이건 조식입니다. 조식도 소박하고 맛있더군요.
5일차(아리마)
1. 비행기 시간이 12시 반이라 맞추느라 아침 먹자마자 체크아웃하고, 배 타고 고베에서 칸사이 공항까지 돌아가 비행기 탔습니다. 마지막 날은 고베에서 포트라이너 타고, 페리 타고, 비행기 탄 거 외엔 딱히 한 게 없네요.
여행 총평.
1. 일본 물가가 올랐습니다. 어느 식당이나 술집을 가도 맥주 한잔이 600엔 이상이더군요. 그간 일본 물가가 정말 안 올랐던 걸 생각하면 좀 놀라웠습니다. 담배도 예전에 갔을 때는 대체로 갑당 450엔..? 정도였던 기억이 있는데 대체로 600엔이었습니다.
2. 흡연자에 대해 좀 엄격해졌습니다. 일본을 처음 갔던 게 17년 전인가 그랬는데 그때는 길, 음식점, 까페, 술집 할 것 없이 다 흡연이 가능했거든요. 심지어 당시에는 맥도날드 가게 안에도 재떨이가 있고 그랬었는데.... 5년전 도쿄에서도 흡연석/금연석 나눴었는데 이번에 갔던 가게들은 대체로 흡연부스를 따로 운영하는 식이더군요. 특히 교토는 중심거리 대부분이 다 금연으로 지정되고 적발시 과태료를 물린다고 들었습니다.
3. 과거 어느때보다도 한류의 영향이 군데 군데 보였습니다.
한글로 표시된 간판, 광고판, 상품이 종종 눈에 들어오더군요. 온천여관에서는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젊은 직원분이 유창한 한국어로 방을 안내해주시기도 했구요. 기존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이라 좀 재밌더라구요.
글 쓰기 시작했을 때는 뭔가 더 쓸게 있었는데 쓰고 나니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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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맥주값 진짜 놀라웠습니다. 편의점 캔맥 값은 크게 안 달라진 거 같은데, 가게에서 마시려면 꽤 부담되는 수준까지 갔더라구요. | 23.04.16 21:4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