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토키는
우선 한 발을 쏘았다.
영점을 확인하기 위해서.
권총은
생각보다 다루기 힘든 총기이다.
유효사거리도 짧을뿐더러
차량의 소위 뽑기운처럼
총기에도 뽑기운이 있는데
이 뽑기운을 가장 많이 탄다.
같은 모델의 권총이라도
아니 심지어는
같은 총으로 연속으로 발사할 때도
탄착군이 일정하게 형성되지 않고
튀기도 한다.
100정의 권총이 있으면
100개의 개성이 있다.
자신이 항상 패용하는 권총이라면
그 특질을 헤아려 사격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권총을,
그것도 실전에서 처음 쏴 보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 권총의 개성을 파악하여
영점을 잡을 수 있도록 여러 발을 쏴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봐온 도밍게즈라면
명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권총을 사용할 것이지만
확인은 해보아야 한다.
흑색무광도료를 입혀
빛의 반사를 최대한 줄인 도밍게즈의 글록을 떠난 총알은
잇토키가 원하는 곳,
운전석 쪽
사이드 미러의 연결부위를 정확히 맞춰
사이드미러를 차량에서 분리시켰다.
도밍게즈가 총 관리를 아주 잘 했군.
영점확인이 끝났으니,
이제 추격하는 차량을 처리할 차례였다.
단 한 발로 영점을 잡은
잇토키는
왼팔을 편 상태 그대로 조금 움직였다.
왼팔을 살짝,
아주 살짝 움직임으로써,
총구와 그 총구를 따라간 시선은
모두 새로운 한 곳에 집중되었다.
씨에나의 운전석,
놀란 눈으로 잇토키를 바라보는 운전자의 이마였다.
잇토키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리고
총알 한발이
화염과 함께 총구를 빠져나갔다.
총알이 총구를 빠져나가자
발사 반동에 의해
총구가 살짝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잇토키는
0.2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다시 총구를 정확히 제자리로 돌렸다.
잇토키는
처음과 같은 방향으로 총구를 조정하고
다시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리고
두 번째 총알이
앞선 총알과 0.4초의 간격을 두고
총구를 떠났다.
누군가 보았다면,
한 번에 두 발을 발사했다고 생각할 장면이었다.
총구를 떠난 첫 번째 총알은
초속 375미터로 날아가
운전석 앞 창문을 때렸다.
그러나
총알은 유리를 뚫지 못했다.
자동차 앞 유리의 경사진 각도에 의해
첫 번째 총알은
유리를 관통하지 못하고 위쪽 방향으로 튀어버렸다.
하지만
총알에 실린 400줄(J)의 에너지는
앞유리에 충분한 충격을 주었다.
그 충격파가
앞 유리 전체로 다 퍼져 나가기도 전에,
두 번째 총알이
처음 피탄 위치와 동일한 곳을 때렸다.
두 번째 총알은
먼저 총알이 만들어 놓은
아주 미세한 틈을 뚫고 들어가,
400줄의 운동에너지를
운전자의 이마에 박아 넣었다.
잇토키는
달리는 차량에 매달린 자세로
뒤따라오는 차량 운전석을 향해
더블 탭을 날렸다.
차량 앞 유리의 경사진 각도 때문에
첫 발이 관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에,
두 발의 총알을
짧은 시간이 같은 곳으로 날려
유리를 뚫어내는 신기를 보인 것이다.
잇토키는
심하게 흔들리는 차량에 매달려,
뒤따라오는 차량의 운전석을 향해서
0.4초 간격으로
동일한 위치에 연속 두 번 사격을 가했다.
더블 탭(Double Tab).
현대 권총 사격술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제프 쿠퍼가 고안한
대인저지 사격방법.
관통력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저지력이 부족한 9mm 풀메탈자켓(FMJ) 탄환용 사격술로
빠르게
상대방에 몸에 두 발을 꽂아 넣은 사격술을
달리는 차량에서
달려오는 차량에게 시행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오직 사쿠라바 잇토키만이 할 수 있는
더블 탭이었다.
이걸......
더블 탭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만.
잇토키의 총알에 운전자를 잃은
첫 번째 차량,
토요타 시에나는
터널 입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만나게 되는 커브길,
‘죽음의 검은 길’에서
그대로 직선으로 계속 달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중앙선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잇토키의 관심은
이미 그 장면을 떠나 있었다.
첫 번째 차량이 어떠한 상태가 되든,
그 안에 탑승자들이
안전벨트를 하고 있든 말든,
잇토키에게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첫 번째 차량인 시에나가
궤도에서 벗어나자
바로 뒤에 붙어 있던,
이제 잇토키의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된
혼다 오딧세이가,
정확히는
오딧세이의 운전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감각을 끌어 올린 잇토키에게
두 번째 운전석에 앉아 있는 조직원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동공이 경악에 차서
더 이상 커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잇토키의 왼팔이
방향을 또 한 번 바꿨다.
차량이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에도
그의 왼팔만이
마치 다른 차원에 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섬세하게 움직여,
처음 차량과 마찬가지로
그의 눈과 총구와
그리고 오딧세이의 운전자와 일직선을 이루었다.
조금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거리가 조금 더 멀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될 것은 없었다.
조수석 창문가에 걸터앉아 권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은
사쿠라바 잇토키였으니까.
잇토키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그리고
두 발의 총알이 다시 총구를 떠났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첫 발의 총알이 차 정면유리에 충격을 가하고,
두 번째 총알이
피탄 지점을 뚫고 운전자의 미간에 박혔다.
이미 예정된 결과였다.
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잇토키의 시선은
이미 두 번째 차량에서
세 번째 차량,
맨 뒤에 서 있는 미니 밴을 보고 있었다.
두 번째 차량이 밀려나면서
세 번째 차량의 운전자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세 번째 차량의 운전석은
잇토키의 시선에 들어오질 않았다.
대신 두 번째 미니밴이
방향을 급속도로 바꾸면서
그 자리에서 90도 회전한 다음,
관성에 의해 튀어 올라
세 번째 미니밴을 덮쳐가는 것이 보였다.
잇토키의 시야에
두 대의 미니밴이 서로 얽히며 충돌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차량과 차량과의 충돌,
도로와의 마찰로
분수 같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첫 번째 미니밴이
중앙분리대를 타고 반대편 차선으로 날아올라 가는 모습과 동시에
잇토키의 시야에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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