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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탐색대는 편의점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그리고 중대장은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하나씩 돌린 후 담배도 하나씩 나눠주었다.
“자 이제 얘기합시다. 왜 여기있는지는 다들 알테고…”
중대장은카스를 따며 얘기했다. 곧바로 가족 3명 중 할아버지가 일어나서 말했다.
“지금 여기 다 그 개념없는 새끼 때문에 온거 아니냐? 여기 다 그 호로새끼 때문에 죽게 생겼어. 그 새끼는 애미 애비도 없다냐? 무슨어른이 얘기하는데 듣지를 않아. 전쟁도 안 나가본 새끼가 뭘 안다고 그 지랄을떠느냐는 거야!!! 머리도 길러가지고 남색할 더러운 호로새끼”
좀비사태가 터지고, 사람들의 관용은 상당히 낮아졌다. 더욱이 소위 틀딱들의 어거지를 들어줄 관용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개의 틀딱들이 그러하듯 좀비 사태 전의 자신의 태도를 고칠 수 없었다. 나이만을 생각하여 위계를 세우고, 그위계로 어느짓이든 한다는 태도. 그리고 이런 그를 이태린은 초반에는 깍듯하게 대했지만점점 그의 태도가 오만하고 무례해지자 무시하기 시작했다.대부분의 무리 사람들은 아예처음부터 무시했으나, 이태린의 영향력 때문인지 그 무시가 더욱 가슴 깊숙히박힌 듯 했다. 그리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지금 터지고 있었다.
그리고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이 가족을 데려온 것은 정답이었다고 중대장은 생각했다.딱 틀딱 같이 생각하는노인네하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영향을 그대로 받는 가족 구성원 까지,중대장 자신의 든든한후원자였다.
“네네, 알죠 어르신.그래서 어르신 같은 훌륭한생각을 가진 분들만 모은 겁니다.
흐흠…. 지금 저희는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이태린은저희를 구원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계속되는 위험속에서 저희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자신의 도덕적 우월감을 채우려 사람들 살리는데만 급급하죠.그리고 그렇게 살린 사람들을자신의 노예 마냥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태린은 여기 김여진 양을 지난주에 강제로 범했습니다. 이제 저희가 처단해야합니다.
혹여추방이 어떠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를 그냥 내보낸다면 그만의 무리를 만들어 저희를몰살시킬 것입니다.
저희가처단해야 합니다. 앞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그를 오직저희만이 처단할 수 있습니다.”
중대장자신도 다 틀린 말이란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저들에게도 진실은 중요치 않았다. 이태린이 뭘 했는지 중요치 않았다. 자신들이믿는 것이 진실이었다. 그리고 중대장이 말을 마쳤을때는 이미 중대장자신에게도 그 말이 사실이 되어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부채의식 제거와 이득만이 중요했다.
할아버지는일어나서 박수를 쳤고, 그 가족들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외의 인원들도 눈치를 보다가 박수를 쳤다.
“자 이제 계획을 짜겠습니다. 먼저 무리에 이태린이 어떤 인물인지 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도 그가 자신들을 구원해줄거라고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계몽시켜야 합니다. 그리고저희가 이태린을 처리해서 그들에게 저희의 사명감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용기있는 자가 큰 과실을가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아까 탐색하다가 보셨다시피 광장 주변에 가장많은 식당과 마트가 즐비해 있는데 좀비 또한 상당히 많습니다.때문에 좀비를 유인하는데이태린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악한이에게 마지막으로 착한일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니그 친구의 내새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지금돌아가서 새로운 임무를 하달하고 거기에 이태린과 여러분중 그를 암살하고 싶은 이들을 한 팀으로 엮어서 동쪽 출구로 보낼 것입니다. 다만 평소 하던것 처럼 3인으로구성할 것이니 활을 쓰는 한사람과 칼이나 도끼를 쓰는 사람이 짝을 이루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거기는 광장과 가깝지만 좀비가 거의 없으니 이태린을 죽이고 충분히 난도질 해놓으면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피 냄새를 맡고 좀비가 밀려들 것입니다.그 후 동쪽 셔터를 내리고, 그냥 돌아오시면 됩니다. 그리고웬만하면 B부팀장, 그러니까 혜진이도 다른 임무를 맡겨 일정시간 동안 밖으로 유인하는 것이 좋을 것같습니다.”
후에중대장은 자신의 실수를 끔찍하게 깨닫게 된다.그는 이태린의 본성을몰랐고, 그렇게 쉽게 가면을 벗을지도 몰랐다. 아무리 강해도 울고불고 목숨을 구걸하며 처참하게 죽어갈 줄 알았다.
“자 그럼 지원자 뽑겠습니다.”
대부분손을 들었지만 A부팀장이 A팀장 손을 낚아채 이번에도 빠르게 들었고, C팀장도 상당히 빠르게 들었다.
“좋아요. A팀장-부팀장은 이태린 처형, 할아버님하고C팀장은 혜진이 유인을맡으세요. 저희는 정의를 지키며 또한 무리의 생존을 책임지는것입니다. 모두 잘 알고 있으셔야 합니다. 자 정의를 위해 건배~”
모두들웃으며 캔을 부딪혔다. 그리고 모두들 이태린이 죽어야하는 이유를 장황하게말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하연은 C팀장 옆으로 와서 담배불을 붙여줬다.
“C팀장, 내가 아까 봤는데~B부팀장 좋아하지? 하긴B부팀장 예쁘니까~”
“…..입 조심하면서 말해라. 이하연”
C팀장은 불쾌해하면서 답했다. 그러나 이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니, 아니 내가 욕하려는게 아니라. C팀장마음 알아서 그래. 짠~~ 이게 뭔 줄 알아?이거 쓰면 여자들 뿅간다~~”
“…그래서 이게 뭔데?”
대충눈치챈 C팀장은 조심스럽게 봉투를 잡으며 말했다.
“에이~~ 알면서~~.몇시간 후면 쓸 수 있을테니까잘 챙겨둬~~ 형님 선물이다.”
수량 조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이태린은 도끼날을 갈고 있었다. 곧이어 탐색대가 돌아왔고, 중대장이 이태린과 B부팀장을 불렀다. 목표였던 광장까지의 루트는 탐색이끝났으나, 광장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니생존자를 수색해달라는 것이었다.이태린은이상함을 느꼈지만 어차피 언제든지 벌어질 일은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하며 수색을 나섰다.
B부팀장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이태린에게 귓속말로조심하라고 하였고, 이것을 C팀장은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중대장은쇼핑몰에 남아서 탐색대 6명에게 말한 내용을 또다시 연설하듯이 늘어놓았다. 이태린,그는 무리를 위험에 빠트리고돌볼 능력도 생각도 없으며 우리들을 그저 노예 취급한다고.생존자를 구하는 것은 그저그의 도덕적 우월감 때문이며 그렇기에 그에게서 벗어나야 한다고.
그리고마지막으로 김여진의 얘기와 그녀의 연기가 합쳐져 하나의 연극은 완벽해졌다.
이러한연극은 이태린 때문에 지니고 있었던 무리 사람들의 부채의식을 없애주었고,마음 속에 위치했던 그에 대한불만을 키웠다. 지금 이때 그들에게는 진실 따위 보다는 자신들의양심의 가책을 없애줄 소설이 더 마음에 들었다.
수색대는광장 앞에서 2개로 쪼개져 반대방향으로 향했다. B부팀장은 서쪽으로,이태린은 동쪽으로.
B부팀장은 한동안 수색하였지만 생존자는 없었고, 벤치가 보여 잠깐 쉬어가자 하였다.
“아까 탐색할 때 뭘 듣긴 들은거에요? 뭐가 하나도 없네”
B부팀장은 일부로 발랄하게 얘기했다.
“아까 분명히 들었어. 노인네 청력이라고 무시하는 거냐?”
할아버지는불쾌하다는 듯이 꼬장을 부리며 얘기했다.
“에이~ 절대 아니에요.근데 C팀장은 무슨일 있어?표정이 계속 안 좋던데”
“….아냐 아무일 없어. 근데…그 태린이 형하고는 친해?”
C팀장이 고개를 떨구며 혼잣말하듯이 답했다.
“오 형이라고해? 너도 꽤 친한가보네.그 오빠하고 친하지. 되게 조용하긴한데 사람 자체는 괜찮잖아.”
C팀장은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도끼를 손에 쥐기 시작했다.
“야이 시발련아, 오빠?오빠? 나한테 꼬리쳐 놓고 다른 남자한테 가서 다리 벌리는거 창피하지도 않냐? 어?나는 왜 아닌데 이 개년아.”
C팀장은 도끼를 들이밀며 B부팀장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C팀장의 변화에B부팀장은 당황스러워하며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C팀장은 그녀의 목을 졸랐고, 그녀는화살을 집어 그의 얼굴을 그은 후에야 손을 풀 수 있었다.쓰러진 그녀는 겨우 숨을몰아쉬며 일어나려 했지만, 뒤에서 할아버지가 두 팔을 붙잡았다.
“그래 시발, 다 거짓말 투성이야.다아아아~~!!!! 이 시발 그래도 그 새끼 뒤지면 너도 좀 고분고분해지겠지? 어?안 그래?”
C팀장은 포효하며 분이 풀리지 않는듯 왔다갔다하다가 B부팀장의 양 볼을 오른손 검지와 엄지로 세게 누르며입을 벌리게 하였다. 그리고 이하연에게 받은 약을 삼키게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B부팀장은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쓰러졌다.C팀장은 B팀장의 가슴부터 음부까지 만지며, 이후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노출했다. 그리고 B부팀장 앞에 들이밀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악 이 시바아알~~~”
C팀장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B부팀장은 질겅질겅 씹다가 무언가를 뱉었다.
“아 …아..구..린..내.. ㅈ..온..나 …나…아..네….”
할아버지는망치로 웃고있는 B부팀장을 내리친 후에 가랑이에서 피를 흘리는 C팀장을 부축하고 자리를 서둘러 떠났다.
이태린의팀은 이태린을 선두로 이하연, A팀장이 뒤따르고 있었다. 충분히 깊숙하게 들어가자 A팀장은화살을 활 시위에 걸어 이태린의 머리에 겨눴고,이하연은 마체테를 꺼냈다. 이태린의 걸음은 느려졌고, 이내멈추었다.
이태린은생각했다. 이하연은 자신을 상당히 싫어하고, 더 나아가서 혐오하기에 되도록 자신과 함께하는 임무에 빠졌다. 비록 중대장의 권유로 이 세명이 같이 오게 된 것이지만, 자신이 알던 이하연이라면 분명 억지를 쓰더라도 빠졌을 것이다. 이하연이 자신을 따라나올 이유는 자신을 죽이던가, 추방 당하는 장면을 보고 싶던가 이 두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혹여 추방이라면 그 자존심 강한 중대장이 이태린에게 통보하려고 같이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한가지뿐이었다.
그리고저 병신 같은 커플은 너무 긴장이 된 나머지 이태린이 유리로 비춰지는 자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
“하아아………시발 진짜 좆 같네”
이태린은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렸다.
A팀장의 자세는 안정적이었고, 이하연은 마체테를 더욱 꼭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