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태린은 돌아다니며 칼, 테이프, 순간접착제 등등을 챙기고 아까 보았던 1층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여러가지 작업을 시작했다. 처리했던 좀비를 매달아 피를 페트병에 채우고, 그물과 추를 이용하여 포획장비를만들었다. 이후 허리띠에 매는 칼집을 만들고, 가져온 칼 손잡이에 붕대와 테이프를 감아 미끄러지지 않게 만들었다.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기에 태린은 다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아까 좀비라고 생각했던 것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들고 있던 팔은 익혀진 좀비의것이었다. 동공은 풀려있지 않았고, 도구를 사용해 공격해 오던 것을 보면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발골된 뼈와 좀비의머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좀비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적어도 익혀진 좀비 고기는 말이다.
먹을것이 풍부한 쇼핑몰 내에서 왜 굳이 좀비를 익혀서 먹은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또다른 출입금지 구역에서 중대장은 계산대에서 꺼내온 담배를A부팀장과 C팀장에게 건넸다.
“요새는 어때? 살만해?”
중대장이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C팀장과 이하연은 담배를 손가락에 꽂은체로 의자에앉았다.
“그럼요! 중대장님 오시고 더 좋아졌죠. 전에는항상 조마조마했는데. 하하”
이하연은눈웃음을 지으면 얘기했다. 중대장은 이하연에게 불을 붙여준 후 C팀장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해보라는듯손짓했다.
“네 뭐, 괜찮아요.”
C팀장은 눈을 피하며 퉁명하게 얘기했다.
“하아…진짜..? 너 임마 내가 말한거 생각하긴 했어?”
중대장은눈을 얇게 뜨며 C팀장을 압박했다. 이하연 또한C팀장을 째려보았다.
“아니... 그...아무리 그래도 무리 전체가이태린한테 빚을 진거나 마찬가지인데 그건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C팀장은 눈을 내리깔며 답했다.
“뭐? 빚?야 C팀장아, 지금 이세상에 빚 같은건 없어. 그냥 살아남아야하는거야!”
중대장이책상을 주먹으로 치며 얘기했다.
“그... 애들아.내가 내 아들 생각이 나서말해주는데, 살려고 노력하는건 나쁜게 아니야. A부팀장도 그렇고C팀장도 그렇고 살아있어야나중에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지. 어? 지금 이 상황에서는 우리 무리를 지키는게 곧 도덕적인거야. 우리랑 연고도 없는 사람들 살리느라고 목숨 위험해지는게 정의가 아니야! 그...C팀장아, B부팀장도 생각해야지.B팀장 따라서 계속 그렇게위험한 짓 하다가는 B부팀장.. 아니 혜진이도 죽는다?”
C팀장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했지만 B부팀장 얘기를 듣는 순간 중대장의 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중대장은 반쯤 넘어왔다고 여기고 C팀장담배에 불을 붙여줬다.
“...결국 다 살아있어야 뭐라도하는거다. 그리고 니들 마음 불편한거 다 안다. 나도 그러는데 니들은 오죽하겠니?”
다이해한다는 듯이 말을 끝낸 중대장은 담배를 길게 내뿜었다.C팀장은 인사를 하고 나가고중대장과 A부팀장은 뭔가 얘기를 더 이어나갔다.
이하연(A부팀장)은 이태린과 군대 동기 사이였다. 훈련소때는 같은 중대, 후반기 교육 때는 같은 분대, 자대에 가서는 같은 소대였다. 이하연은 무리를 만들거나 집단에 끼어들어 무리외의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을즐기는 사람이였다. 그에 반해 이태린은 혼자 있길 좋아하고, 무리 만드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정확하게는 소위 일진 같은 집단으로개인을 누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이태린 자신에게 직접 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지는 않았다.
아마 여기서부터 어긋났는지 이하연은 이태린을 싫어하기 시작했다. 이태린은 후반기 교육때부터 이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잦은 시비, 유언비어 등등 집요하게 이태린을 괴롭혔으나 이태린은 무시로 일관했다. 그리고 이런 무시는 이하연을 더욱 자극했다.
후반기 교육 어느날 취침시간에 이하연은 자신이 속한무리들과 이야기를 하였다. 이태린은 귀마개를 끼고 잠을 청하려하고 있었다. 이하연은 이태린이 조용하고, 무표정한 것을 보고 저 형은 이상한커뮤니티를 하는것 같다고 무리들과 낄낄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태린은 이상한 용어들을 정작 자신들이 사용하면서 이태린이 이상한 사이트를 하는 것 같다며 낄낄대는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왔다. 일어나서 뭐라고 할까도 생각했지만어차피 일주일 후면 다 흩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그냥 무시했다.
그러나 누군가 악연은 질기다고 했던가, 이태린과 이하연은 같은 소대가 되었다. 담배 피다 걸린 후반기 교육때에 이어서 출동 직전 총기함 키를 잃어버리는 등 이하연의 소위 "폐급" 짓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하연의 이태린 혐오도 커져갔다. 이태린은 그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자기가 폐급짓을 해놓고 왜 자신을 싫어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이태린 자신이이하연을 싫어할 수 있는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이하연이 자신을 싫어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하연은제대 후 여친의 동아리방에서 놀고 있을때 좀비 사태가 확산되었고,여친(A팀장)과 함께 동아리방에 갇히게 되었다. 그렇게 사태파악도 못하고 떨고 있을때 이태린이 구출해주었다. 처음에는 긴 머리를 묶은 이태린을 보고 남자인지조차 알아보지 못하다가 같이 다니며얘기를 주고 받으며 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팀장은 같은 학과인 B부팀장을 신입생 시절부터 좋아했다. 2학년 말에 고백했지만 차이고,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몇번 여친도 사귀었지만 B부팀장에 대한 미련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공익근무 이후 바로 복학해서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때 좀비 사태가 급하게 확산되었고, 식량 없이 고립되었을 때 B부팀장과 이태린이 나타나서 구해주었다. B부팀장은 C팀장을 알아보고는 반갑게 인사했고, C팀장은 둘에게 연신 고맙다고하며 울었다. C팀장은 B부팀장을 다시 만난것을 상당히 기뻐했다. 그러나 이태린이 남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B부팀장과 이태린이 친하게 장난치는 것을보자 그때부터 C팀장은 속이 살짝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태린이작업을 마치고 시체를 다 치웠을때 밖에서 노크소리와 함께B부팀장이 들어왔다.
“태린 오빠 뭐해? “
“오 우리 부팀장. 그냥 뭐좀 만들고 있었어.....넌어때 지낼만 해? 저번에 고민 얘기했던거는 해결됐냐?”
“아~~ 뭐 C팀장? 모르겠어. 여전히 괜찮은 애 같긴 하고, 아직도 나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데.... 내가 한번 차서 좀 그래.”
“내 입장이긴한데, 남자들은 보통 미련 남은 애가 들이대면 어지간해서는 다 좋아라하고 사귈걸? 그리고 니가 걔한테 나쁜말하면서 거절한건 아니잖아? 너도 보니까 마음 있는것 같은데 괜찮은 애 같으면 사귀어봐. 지금 이 세상에서 의지할 사람 늘어나면 좋잖아?”
이태린은흥미롭다는 듯이 B부팀장을 흘겨보고는 말했다.
“그러는 오빠는? 누구 마음에 드는 사람 없어? 오빠정도면 얼굴도 나쁘지 않아”
B부팀장이 실실 쪼개며 말했다.
“에효~ 글쎄다.애초에 힘들지. 무리에 있는 사람들 나 어떻게 보는지 알잖아? 대부분 내가 살리긴 한건 팩트이다만, 슬슬 지쳐가는 것 같아 다들. 은인인동시에 위협이지, 내가.”
이태린은자조했다.
“그러면 왜 이러면서까지 사람들 구하려고 하는데? 위험하잖아..그냥 우리 무리만 지키면되잖아. 그리고 이정도로 커지면 사람들도 알아서 우리쪽으로 와. 무리할 필요 없어”
B부팀장 양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걱정하듯이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걸수도 있고, 아드레날린이 치솟아서 그럴수도 있고, 그냥 옳은 일이니까 하는 걸수도 있고, 아니면 이 모든 것들 다 일수도 있지. 잘 모르겠는데 해야할 것 같아서 하는거야. 그러니까 그냥 내가 뭐 한다고 하면 내버려두면 좋겠어, 괜히 따라오지 말고.모두들”
이태린의말을 들은 B부팀장은 표정을 찡그린채로입을 닫았다. 그녀도 무리의 공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느끼고있었다. 침울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B부팀장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좀 궁금했는데, 오빠는 왜 이렇게 머리를기르고 다녀?”
“몰랐는데, 머리 기르면 여자로 헷갈리는 사람들이많더라고. 그래서 가끔 방심해서 나 공격하려는외부 사람들 제압하기 좋지. 그런 사람들 거르기도 좋고. 그리고 생존자들 구할때도 조금 더우호적인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름 멋있는 것 같지 않냐?”
이태린이머리를 올려 묶으며 말했다.
“뭐, 예쁜것 같긴해”
“허허, 고맙다. 그런데 내일 넌 어떻게 할거야?”
“어차피 우리 팀장님은 나가실거고, 그럼 나도 따라가야지”
“그래, 무기 관리 잘 하고.“
“그럼 잘자~”
B부팀장은 인사하며 관계자외 출입금지 구역을 나갔고, C팀장은 그것을 목격하였다. B부팀장은잘 준비를 하려고 무리 인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C팀장은 출입금지 구역을들어갔다. 이태린은 추가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고, C팀장은 뒤에서 가만히 이태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대검을 꽉 지고 이태린에게 다가가려했다.
“우리 부팀장~ 뭐 놓고 간거 있어?”
일이소란스러워지는 것이 싫었던 이태린은 B부팀장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게 말하는 것 처럼말했다. 놀란 C팀장은 그대로 출입금지 구역을 빠져나왔다. 하지만C팀장의 발자국은 찍혀있었고이태린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반스네. 에효~~”
혼잣말로중얼거리며 앞으로 일이 복잡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이때무리한쪽에서는 여자 생존자들끼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사태가 진정되면 무엇을 할까’ 같은 긍정적인 주제에서 무리내의 남자들 얘기로 주제가 바뀌었다. 얼굴과 몸매 품평부터 성격, 인성까지무리내 모든 남자들을 품평하였다. 그러다가 이태린의 얘기가 나왔다. 어떤 사람은 너무 여리하게 생겨서 싫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약간 여성스럽게 생긴게 취향이라 자신은 좋다고 했다. 이태린에 대한 여러 얘기를 하다가 관종끼가 다분한 A팀장과 이하연의 친구인 김여진이 말을 꺼냈다. 지난주에 자신을 포함한 몇명이 술을 마셨을때, 이태린이 다가와 마약을 건넸고, 그와동시에 자신을 강간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있는 모두는 경악했다. 다들 처음에는 설마 설마하며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태린이 무리를 잘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불만이 쌓이고 있었고, 김여진의 이야기의 상세함으로 인해 믿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후에는 자기전까지 이태린에 대한 욕과 불만이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이 얘기는 이하연이 최음제를 이용해 자기가 강간한 얘기를 자신의 여사친인 김여진에게 말했고, 김여진이 기억해 두었다가 자신이 당한 얘기인양 말을 꺼낸 것이다.
김여진은자신이 이태린에게 들이댔다가 차인 경험과 이하연의 권유로 인해 이런 유언비어를 퍼트리게 되었다.
중간부터듣던 B부팀장은 이태린에 대한 신뢰가 강했기에 믿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태린에게 상당히 안좋게 그리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계를보자 10시였고, 이태린은C팀장, 중대장,A부팀장과 불침번을 시작했다. 원래라면 보통 같은 팀원끼리 불침번을 서게 하는데 상당히 위화감이 있는 조성이었다. 어찌되었던 이태린은C팀장과 1,2층 관계자외 출입금지 구역의 출입구를 확인하였다. 대충 다 확인해도30분밖에 지나있지 않아심심해졌기에 그들은 캠핑용품점이 위치한 곳에서 캠핑의자에 앉았다.
“아이구야~. C팀장 요즘 어때?”
오늘불침번을 서면서 C팀장은 평소와 같지 않게 이태린에게 한번도 말을 걸지않았다. 이상하게 느낀 이태린은 C팀장에게 말을 걸었다.
“뭐… 그냥 그렇죠.“
대충 말을 맺으며 다리를 쭉 피고 스트레칭을 하였다. 이때 이태린은 그가 신고 있는 신발이반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태린은 사람관계 같은 것도 다 귀찮고그냥 관계를 최소화시키며 살고 싶었지만, 불필요한 오해로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을 더욱 싫어했다. 때문에 자신을 위협하려고 하던 이가 C팀장이고, 그 위협이 자신과 B부팀장 관계에 대한 오해로 인한것이라면 빨리 오해를 풀고 싶었다.
“우리.. 아니B부팀장하고 같은 학과였다면서?”
전체적인상황이 급속도로 안 좋아질수도 있겠다 느낀 이태린은 단어 선택을 조심하며 말을 꺼냈다.
“네…뭐..”
여전히대충 말을 끝맺었다.
“음.. 아까 부팀장하고 얘기 나눠보니까 C팀장좋아하는 것 같던데? 아, 혹시라도 내가 말했다고는 말하지 말고 “
이태린은최대한 능청스럽게 가십거리를 찾는 것 처럼 말했다.그리고 C팀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진짜요? 언제 그랬어요?“
조금전까지시체처럼 기운이 없던 C팀장은 자세를 고쳐 앉고 이태린에게 물어봤다.
“아, 오늘 찾아와서 고민을 말하더라고. 예전에 C팀장을 차서 좋은 사람인줄 알아도 먼저못 나서겠다고. 걔가 날 오빠도 아니고 친한 이모정도로 생각해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하거든.”
이태린은속으로는 부팀장에게 미안해하며 말을 이어갔다.
“아 진짜요?”
C팀장은 헤벌레하며 답했고, 이후에는 평소처럼 자신의 재밌는 썰을 이태린에게 풀기 시작했다. 태린은 평소보다 조금 더 리액션을 해주며 경청했다.
삐-삐-삐-삐-삐-
6시가 되자 여러명의 손목시계의 알람이 울렸다. 불침번을 섰던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일어나서 씻은 후에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분주한 소리에 불침번을 섰던 인원들도 잠에서 일어났고, 자연스레 아침 준비를 도왔다. 아침은보통 죽이나 스프를 준비했고, 오늘 아침은 양송이 스프였다. 아침을 먹으며 오늘 할 일을 중대장이 다시 공지해주었다.
- 1.쇼핑몰 내의 좀비 시체 처리(전체 참여)
- 2.쇼핑몰 내의 식량 체크(탐색대 제외 인원 전체)
- 3.멀티플랙스 탐색. 주요 목표는 식량 탐색
"자 그래서 다시 탐색대 7명 지원 받을게요."
이하연은 A팀장 손을 잡고 같이 들었고, C팀장도손을 들었다. 이태린은 당연히 손을 들것이고 이에따라 B부팀장도 손을 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B부팀장은 어제의 유언비어때문에 신경이 쓰였고, 이태린을 바라보며 하지 말라며 눈치를 줬다. 태린은 부팀장이 여지껏 이랬던 적이 없었기에 당황하며 손을 올리려다 말았다. 그리고 이들의 눈빛교환을 C팀장은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중대장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지원을 받지 않고, 자신이 직접 탐색대를 뽑았다. 결과적으로탐색대 7명은 중대장, 이하연,A부팀장, 김여진,C팀장 그리고 한 가족(3명)으로 짜여졌다.
“어어…. 그래요.태린이는 이번에 안 가니?”
중대장은예상밖의 태린에게 놀라서 물었다.
“어…어 네.오늘은 좀 몸이 좋지 않네요.”
태린또한 당황스러워서 말을 더듬었다.
원래중대장은 이태린이 참여할줄 알고 자기는 남아서 사람들을 선동하려 했지만,왜인지 이태린이 참여하지않아서 최대한 이태린과 적대적인 팀으로 꾸리게 되었다.
아침과회의가 끝난후에 쇼핑몰 내의 좀비시체를 쇼핑몰 밖으로 빼내었다.그리고 식량 수량 조사를하다가 점심이 되었다. 탐색대는 쇼핑몰 셔터 밖으로 나갔고, 나머지 인원은 쇼핑몰 식량 수량조사를 다시 실시했다.
언제전기가 나갈줄 몰랐기에 이태린은 냉동식품부터 조사하였다.한창 칵테일 새우 수량을조사하고 있을때 B부팀장이 조심스럽고, 자연스럽게 옆으로 왔다.
“오빠 혹시 김여진 언니랑 뭐 있었어?”
B부팀장은 수량조사를 돕는 척하며 귓속말을 하였다.
“어? 김여진?……..누구야?”
사람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개개인에 별로 관심이 없던 이태린은 쉽사리 이름을기억하지 못했다.
“그 A부팀장하고 팀장 친구 있잖아. 여자”
“아아~~~ 왜?”
“그….. 음….오빠가 그 사람 약 먹이고강간 했다던데?”
B부팀장은 돌려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그대로물어보았다.
“어?? 뭐??아니야. 그 사람이 고백해서 내가 찬거밖에 없어”
상당히뜬금없는 얘기를 들은 태린은 잡고 있던 새우팩을 떨어뜨리며 답했다.
“아~~ 역시……오빠 이제 좆 된것 같은데어떡하냐”
“아니 그보다 약먹이고 강간 했다고? 그 얘기 자세히 해봐”
무언가생각난 이태린은 B부팀장과 눈을 맞추며 얘기했다.
“음?? 알았어.어어…. 그니까”
B부팀장은 잠깐 생각하더니 어제 들었던 이야기 그대로이태린에게 얘기해주었다.
“하아…. 그거 이하연 얘기야…예전에 군대에서 자랑하듯이떠벌려서 나 이 얘기 알아. 진짜 끼리끼리 논다… 가지가지 진짜..”
자신에대한 이상한 루머보다는 김여진과 이하연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태린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두통을 잠재우려했다.
“어쩔거야 이제? 사람들 대부분 믿는 것 같아. 그리고솔직히 믿는 안 믿든 저 얘기가 기폭제가 돼서 어제 오빠 욕 실컷하더라…그냥 도망가자. 나도 같이 갈게”
B부팀장은 이태린의 손을 치우고, 자신의 손으로 태린의 관자놀이를 누르며 얘기했다.
“휴우… 기다려봐 안 그래도 슬슬 떠나긴 했어야 했어. 이제 자기들끼리 잘 살만큼 사람들 충분해지기도 했으니까. 근데 너는 여기 남는게 좋을텐데. 나랑있으면 항상 위험할걸?”
“아니 여기 역겨워서 싫어. 너무 위험해질 것 같으면 도망칠테니까 그냥 같이 가”
“하하… 그래라.대신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