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ᄫㅏ두꺼ᄫㅏ
어린 시절
학교에서 이런 시험 문제를 받았지
우리나라의 국가원수는?
나는 金日成이라고 답을 적었고
선생님으로부터―부모님 모셔오라는 엄명을 받았다
엄마는 나보다 더 학교에 가길 싫어했고, 아버지는 자
주 집에 없었다
우리가 고모라고 부르던 여자와
아버지가 아예 살림을 차려 집을 나갔을 때
그의 숙취를 달래주던 설탕물은 이제 내 차지고
나는 성가신 그가 보이지 않게 되어서
엄마와 같이 그 기쁨을 나누려 했지만
그녀는 울고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으러 자주 교실을 비웠고
갈라진 논에 물을 대러 가끔 가뭄 끝으로 행진하곤 했다
柱와 나는 종종 굴뚝의 흙을 파먹는 내기를 했다
(언제나 내가 이겼으므로)
나는 열네 살에 맹장에 걸려 to―부정사를 끝까지 이
해 못했고
柱는 하필, 열여덟에 맹장에 걸려 그해 입시를 망쳤다
밖에서는 오징어 서리를 하다 쫓겨 다녔고
집에서는 柱에게 얻어맞았다
나는 꿈속에서 柱를
명태를 씻던 커다란 수조에 산 채로 누이고
바닥에 시멘트를 발라 묻어버리는 꿈을 꾸고
깨어
심한 죄책감과 함께 철이 들어갔다
그 꿈속에서는 남편을 빼앗긴 엄마와
언제나 펜치로 우리의 이빨을 뽑아주던 고모가
공범으로 같이 있었다
첫 몽정을 했고
몰래 속옷을 빨다 玉에게 들켰다
언니는 오빠랑 결혼하고
나는 柱랑 결혼하고
浩는 누구랑 결혼하지?
淑은 내 신부 걱정에 부용꽃처럼 시들어갔다
쯧쯧, 나는 혀를 찼다 나는 엄마랑 결혼하면 되지
엄마는 혼자잖아
나는 이빨을 지붕 위로 던졌다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두꺼ᄫㅏ
두꺼ᄫㅏ
타지 않는 혀
함성호, 문학과지성 시인선 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