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정말 재밌게, 즐겁게 플레이하고 엔딩을 봤네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져서 스트리밍도 훑어봤고요.
원래 게임 스토리엔 딱히 관심이 없는데,
정말 이 작품은 세계관에 대한 궁금함이 자연스레 캐릭터에 대한 이입으로 이어지게끔
초반부터 아주 잘 짜놓은 플롯에 쫄깃한 전투까지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후반부의 스토리에 호불호가 어느 정도 갈리는 모습인데,
어차피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고 정답이기에,
저는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저만의 정답을 찾아가보려 합니다.
혹시 납득이 안되는 지점이 있으시면 댓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을 통해 제가 내린 정답이 더 구체적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 르누아르의 시각, '아빠는 아빠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겪는 슬픔 중에 가장 큰 슬픔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슬픔인데,
거기에 슬픔과 별개로 남은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부모로써의 책임.
그저 개인이었더라면 슬픔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이겠으나,
부모라는 상황으로 인해 이 선택지 자체가 봉인될 수 밖에 없는 잔인한 현실.
여기에 더해 아내 알린이 슬픔에 빠져 나오지 못함으로써,
'부모'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버틴다는 선택지마저 봉인되어버린 남편 르누아르.
이 상황에서 아내가 충격받지 않는 선에서 현실을 납득시키려던 상황에
가상현실에 너무도 깊게 빠져버린 딸 알리시아의 상황까지.
그의 선택지는 남편과 아빠로써의 책임을 버리고 무책임하거나,
어떻게든 가정을 지켜내야만 하는 극한의 상황이기에
작중 르누아르의 행보는 지독하게 잔인한 현실 속에서 최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그 자체로 보입니다.
2. 베르소의 시각
1) 진짜 베르소, '장남은 죽어서도 가정을 지키고 나서 죽고 싶다'
현실처럼 세상을 떠나야 했으나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냥 떠나지 못했고,
엄마가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엄마에게 슬픔을 받아들일 시간을 벌어주는 아들.
엄마가 슬픔을 극복하고 나면, 본인도 그림을 그만두고 세상을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보입니다.
2) 만들어진 베르소, '나는 진짜가 아니지만, 진짜 베르소의 뜻을 이뤄주고 싶다'
비록 진짜가 아닌 베르소의 기억을 가지고 만들어진 가짜 아들이지만,
진짜 베르소가 엄마에 대한 사랑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목숨까지 던져내 동생을 지켜낸 사랑을 이해하기에.진짜 베르소가 아님에도, 자신이 일을 마치면 자신과 소중한 친구들이 소멸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실상 아버지와 동일하게 '진짜로 존재하는 우리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려는 마음으로 보입니다.
3. 알리시아의 시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가 계속 살아있으면 좋겠어'
16살 막내 동생으로써, 자신 때문에 오빠가 죽었기에.
아무리 감정을 감추려 한 들 오빠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
게다가 16살이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참혹한 현실이 존재하기에.
나는 오빠의 영혼과 (오빠의 영혼을 이해하는) 가짜 오빠가 살아서 함께 하는 세상에서
오빠가 꿈을 이뤄내고 숨쉬며 살기를.
비록 그것이 현실 도피성 판단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실제 세계의 명을 단축하는 일임을 알고 있음에도
오빠와 내가 동료들로 인해 살아갈 이유를 계속해서 잃지 않는.
부모와 장남이 아닌 자식이자 막내이기에
가족 모두를 책임질 위치와 나이가 아니기에.
'가족 모두'가 아닌 내가 미안함을 느끼는 오빠에게
(자기 딴에는) 본인의 삶을 모두 내어줌으로써 속죄를 하려는 마음.
마엘 엔딩 속 미묘한 웃음은
'비록 오빠가 꿈을 이뤄도 행복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됐어'로 해석했습니다.
결론. 제 마음속 진엔딩은 마엘 엔딩.
여론은 베르소 엔딩의 '사랑하는 삶' 엔딩이 진엔딩으로 가는 듯 합니다.
마엘 엔딩의 '그리는 삶'의 마엘의 어색한 표정과 베르소의 굳은 표정이 '뭔가 잘못되었네'라는 느낌이 팍팍 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삶' 엔딩에서도
그동안 슬픔을 극복하지 못했던 엄마 알린과 죄책감을 극복하지 못한 알리시아가
'괜찮아 보이는' 정도로 호전된 것이 저는 많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픔을 극복해냈으면 좋겠다는 것은 소망인 것이고, 저도 극복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과연 저 정도의 아픔을 느낀 사람이 괜찮아 보일만큼 극복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셨을까요?
이야기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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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베르소 엔딩쪽을 손들수 밖에 없더라고요. 마엘이 그림 밖으로 나갈 마음이 사라진 시점에서 마엘 엔딩은 결국 비극의 반복일 뿐이니까요. 새로운 페인트리스가 탄생했고 새로운 큐레이터가 다시 나타날뿐. 물론 베르소 엔딩은 굉장히 잔인한 선택이긴 하지만요...
(IP보기클릭)14.43.***.***
뚜렷하게 해피엔딩, 배드엔딩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제 시각에서의 굿엔딩은 '베르소'로 마지막을 플레이하는 엔딩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과 주변인의 반응을 보기이전에 저는 이걸 '시간'을 어떻게 감당할건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지로 봤습니다. '마엘'은 죽음으로 서사가 완성된 인물들 마저 '되돌려서' 자신이 만족하는 과거로 돌아갔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창작물의 소설이나 영화의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신이 직접 2차 창작을 하는 기분을 느꼈달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인물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실수로 크게 다친다면, 그것마저 고치려 들지않을까? 하는 수준의 집착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마엘'은 현재를 포기하고 모든것이 행복해지는 과거로 돌아간다는 선택을 했고, 그것은 '르누아르'가 우려하던 현재를 외면하는 식으로 진행될것이라 생각이 들어서 확실한 배드엔딩이라 생각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딸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셈이니까요. 그와 반대로 '베르소' 엔딩은 가족들과 마엘이 '현재'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잃었다는 '현재'를 받아들였기에 큰딸이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만들어가던 '미래'와 마주했다고 봅니다. 분명 당장은 슬픔에서 찾아오는 고통을 견디기 힘들겠지만, 그것은 '미래'와 이어지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그래서 계속 이 일은 가족의 일이라고 외치던 것처럼 가족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가느냐를 정하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것은 너무도 큰 아픔이며, 그 충격으로 영혼이 부서지는 충격을 느끼고, 더 이상 '현재'를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하더라도. '마엘 과 베르소'는 가족이 있었고, 그 가족들이 서로 모른 체 하며 없느니만 못한 가족도 아니었던 만큼, 슬픔을 서로 나누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마엘'엔딩보단 '베르소'엔딩이 제 시각에선 더 나아보였습니다. 분명, 두 엔딩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식이 아니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겠죠. 만약, 가족이 현실에서 모두 죽고 '마엘'만이 살아 남아 있었던 것이라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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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하게 해피엔딩, 배드엔딩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제 시각에서의 굿엔딩은 '베르소'로 마지막을 플레이하는 엔딩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과 주변인의 반응을 보기이전에 저는 이걸 '시간'을 어떻게 감당할건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지로 봤습니다. '마엘'은 죽음으로 서사가 완성된 인물들 마저 '되돌려서' 자신이 만족하는 과거로 돌아갔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창작물의 소설이나 영화의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신이 직접 2차 창작을 하는 기분을 느꼈달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인물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실수로 크게 다친다면, 그것마저 고치려 들지않을까? 하는 수준의 집착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마엘'은 현재를 포기하고 모든것이 행복해지는 과거로 돌아간다는 선택을 했고, 그것은 '르누아르'가 우려하던 현재를 외면하는 식으로 진행될것이라 생각이 들어서 확실한 배드엔딩이라 생각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딸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셈이니까요. 그와 반대로 '베르소' 엔딩은 가족들과 마엘이 '현재'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잃었다는 '현재'를 받아들였기에 큰딸이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만들어가던 '미래'와 마주했다고 봅니다. 분명 당장은 슬픔에서 찾아오는 고통을 견디기 힘들겠지만, 그것은 '미래'와 이어지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그래서 계속 이 일은 가족의 일이라고 외치던 것처럼 가족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가느냐를 정하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것은 너무도 큰 아픔이며, 그 충격으로 영혼이 부서지는 충격을 느끼고, 더 이상 '현재'를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하더라도. '마엘 과 베르소'는 가족이 있었고, 그 가족들이 서로 모른 체 하며 없느니만 못한 가족도 아니었던 만큼, 슬픔을 서로 나누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마엘'엔딩보단 '베르소'엔딩이 제 시각에선 더 나아보였습니다. 분명, 두 엔딩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식이 아니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겠죠. 만약, 가족이 현실에서 모두 죽고 '마엘'만이 살아 남아 있었던 것이라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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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어주신 내용이 너무 동의되네요. 결국은 아들이 죽기 전의 시간으로 가고 싶은 가족과, 아들이 죽은 후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가족으로 갈린다. 사실, 제가 아버지여도 르누아르의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마엘 엔딩은 정말로 반드시 막고 싶었던 최악의 배드엔딩이지요. 모쪼록 마엘 가족이 베르소 엔딩으로 슬픔을 극복해냈기를 바라며. 제 설정에 구멍은 없는가 되짚어 보겠습니다. 답변 다시 한 번 감사해요~ | 25.05.19 02:3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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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 내에서 묘사된 것까지만 허용하면 딱 정답을 말씀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묘사를 넘어서 캐릭터를 이해해보려(가능하면 긍정적인 형태로)다 보니 해석이 정반대가 되네요 ㅎㅎ 저도 마엘 엔딩의 베르소 묘사를 통해 만들어진 베르소가 베르소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난 이런 삶을 원치 않아' == 이제 그만 성불하고 싶어가 아니라 '난 이런 삶을 원치 않아' /= 가족이 서로 싸우는 바람에 봉합을 위해 그림 그려야 해, 끝내고 성불하고 싶어로 해석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말씀대로 영혼 파편은 어릴 때 캔버스에 들어갔기에 어린 남자아이로 묘사되지만, 작중 영혼 파편이 고뇌하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성장을 멈추고 단순히 되뇌이는게 아니라, 현 상황을 알고, 같이 성장하며 같이 걱정하고 있다. 가 성립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베르소가 이기적인 판단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본체를 이해하고 맞추려 노력했다.로 해석했네요~ 마엘 엔딩에서 피아노 앞 베르소의 표정은 기쁜 얼굴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착찹한. 하기 싫은. 그러나 동생의 눈의 일그러짐을 보며 맞춰줘야지 뭐... 이런 느낌의 감정이라 생각했습니다. 알리시아의 경우, 현실의 상황(화상자국, 성대 등) 도피도 분명 일부 있었다는 묘사는 캔버스에 들어갈 때 표현을 통해 그 비중이 '있기는 있으나, 크지는 않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알리시아가 지키고자 했던 건 '나의 현실의 도피' 보다는 그외의 것에 비중이 있었다고 해석했네요. 해석이 이리도 갈리는 스토리라니. 참으로 재밌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25.05.19 07:14 | | |
(IP보기클릭)39.121.***.***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수 있고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주관대로 해석하는 거고 이견도 있을수 있죠 뭐. 근데 말씀하신 '난 이런 삶을 원치 않아'를 '가족이 서로 싸우는 바람에 봉합을 위해 그림 그려야 해, 끝내고 성불하고 싶어' 로 해석하셨는데 어떻게 그렇게 보시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전자는 그려진 베르소가 말한것이고 후자는 님이 주장하시는 진짜 베르소의 영혼파편의 입장이라서요. 그 둘은 별개거든요. 그려진 베르소는 페인트리스에 의해 불사불멸의 존재가 되었긴 하지만 어차피 피조물이기때문에 페인터로서의 능력은 없습니다. 제가 베르소가 이기적인 판단과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는것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그려진 알리시아가 마엘에게 주라고 그려진 베르소에게 건넨 편지를 마엘에게 주지 않고 바다에 버리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마엘. 나는 우리 모두의 가족이 나아가길 바래. 하지만 너의 가족(아빠,언니)은 둘중 하나만 살아남을수 있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림속에서 살았던 너는 다른 결정을 할수 있을거야. 너는 어느쪽을 선택할래' 이고 그 편지에서는 이 세계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려주고, 진짜 알리시아의 자주적이고 소신적인 결정을 바란다는 그 중요한 편지를 은폐하고 없애버립니다. 거기에다가 마지막에 원정대 동료들의 의사는 관심도 없고 전혀 상관도 없이 그저 '아임쏘리' 한마디하고 소멸하게 만들어버리죠. (정작 진짜베르소의 영혼파편은 그림속 피조물 인간들도 인격과 감정이 있다고 게임내에서 말하고 있는데도) 특히 마지막 루네의 그 얼굴표정이 가장 압권이었습니다. 알리시아의 경우도 후반 릐미에르에서 봉인에서 벗어난 르누아르와 말다툼할때 진심이 나옵니다. '아빠, 밖에 남은 제삶이 얼마나 초라한지 아시잖아요.' 제기 이기적이라고는 했지만 그것도 제3자의 입장에서이지 베르소, 또는 알리시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이 됩니다. 그래서 지극히 인간적인 엔딩이라고 한것이고요 | 25.05.19 08: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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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인간적인 엔딩. 말씀 너무너무 공감됩니다. 저는 '난 이런 삶을 원치 않아' 에서 '이런'이란 부분이 해석의 여지를 주는 대사라서 묘사와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상상해본 것입니다. 이런 삶 -> (지금 눈에 보이는) 그리는 삶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도 되고, (상상으로 해석하면) 지금 그리는 덧칠 그림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을 더 만들고 (소멸이 아니라) 살아내고 싶다는 의미도 될 수 있고, (상상으로 해석하면) 지금 그리는 덧칠 그림이 아니라, 제발 가족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캔버스에서 나가면 나도 그림을 그만두고 싶다는 의미도 되니까요. 후자에 속하는 베르소의 영혼파편이 작중에서 자꾸 플레이어에게 말을 거는 역할을 하니까 저는 이 부분에서 베르소의 영혼파편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부분이 없었다면, 외부의 일을 모르는 단순한? 너무 어린? 형태의 페인터가 되어버렸을 것 같아요. 말씀주신 결정적인 근거도 말씀 그대로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베르소의 완결나지 않은 고민 과정으로 해석했습니다. 버림으로써 결정하지 못했고, 아직 모르겠다는 묘사로 해석했어요. 적어주신 부분을 감안하면, 확실히 마지막에 결단을 내린 부분하고 행보가 다른데. 아직 베르소도 어찌해야될지 모르다가 -> 엔딩에서 영혼에게 들어갈 때 뭔가 결심하는 듯한 묘사가 있으니 이것도 말이 되는 듯 합니다. '아임쏘리'는 그러니 바람꽃님 말씀대로 무책임의 극한일 수도 있고, 결심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외마디일 수도 있겠습니다. 루네의 표정은 솔직함 그 자체지요. 당연히 마땅히 그럴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납득한 시엘이 되려 의아한 느낌이었습니다. 그간 묘사가 긍정적이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요. 바깥 삶에 대해 말한 알리시아의 진심은 나에겐 이 선택지가 더 나을 수 밖에 없다로 해석했습니다. 알리시아가 성인이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어리다보니 저 진심도 내 삶에 아주 중요한 주축이예요 아빠. 라는 느낌이었어요. 말씀주신 덕분에 더 견고한 고민을 하네요. 완전 감사합니다! | 25.05.20 09:0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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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셧다운제 실시라닠ㅋㅋㅋㅋ 현뿜했습니닼ㅋㅋㅋㅋㅋ 말씀 주신 해석도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16살이다보니 그런 선택을 해도 그럴 수 있다는 납득이 되니까요. 그치만 저는 캔버스에 진입하는 시점의 묘사를 통해 '흉터없는 삶을 즐기고 싶다'는 의지는 비중이 낮은 의지였다. 부가적인 의지였다로 해석했습니다. 베르소 영혼의 말을 무시하는 건 지독하게 끝없는 욕심도 맞겠으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로 인해 죽은 오빠가 영혼이나마 현실에 존재하기를 바라는 16살의 죄책으로 해석했고요. 개인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죄책감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참담한 선택이지요 ㅠㅠ 둘 다 굿엔딩이라 보기 어려운 관계로, 개발자가 '굿엔딩'을 넣긴 한건가 싶긴 합니다. 말씀대로 굿엔딩은 셧다운제 실시. ㅋㅋㅋㅋㅋ;;;; 아니 껨에서 얻은 내 감동 돌려줘요 셧다운님 ㅠㅠㅋㅋㅋㅋㅋㅋ | 25.05.19 07: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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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베르소 엔딩쪽을 손들수 밖에 없더라고요. 마엘이 그림 밖으로 나갈 마음이 사라진 시점에서 마엘 엔딩은 결국 비극의 반복일 뿐이니까요. 새로운 페인트리스가 탄생했고 새로운 큐레이터가 다시 나타날뿐. 물론 베르소 엔딩은 굉장히 잔인한 선택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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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베르소 엔딩이 가장 합리적이고,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엔딩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아이를 먼저 잃은 분들의 아픔을 생각해보면, 저 아픔은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주 많은 시간 끝에 베르소 엔딩이었다면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있었겠죠? 게임에서 그 긴 시간을 표현하긴 어렵겠지만요. | 25.05.19 09:42 | | |
(IP보기클릭)118.235.***.***
마엘이 캔버스에서 상처를 위로받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어 살아간다...라는 전개면 이게 최고일거라 생각해요. 다만 그냥 두면 마엘이 죽을때 까지 캔버스에서 안나갈거다 라는 걸 계속 깔아뒀으니 마엘 엔딩이 좋게 보일리가 없는거 뿐이죠. 베르소도 합리적이긴 커녕 지극히 감정적이고 뒷통수 두번 까는 전개인걸요 | 25.05.19 12:5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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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묘사가 더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했습니다. 극복의 과정이 캔버스 안에서던, 캔버스 밖에서던 말이죠. 마엘 엔딩을 저처럼 해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공멸 노답 엔딩이라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25.05.20 09:0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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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요. 답이 정해진게 아니니까요 ㅎㅎ 영화화도 된다고 했으니 앞으로도 더더욱 먹을 거리가 있는 듯 해서 좋습니다 | 25.05.20 09: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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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묘사가 있었더라면 모두가 바라는 해피엔딩에 가까웠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마엘 엔딩 이후가 그렇게 흘러가기를 상상으로 바라봅니다. | 25.05.20 09:0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