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때요 도련님?"
"잘 어울려. 패셔너블 하고."
모모는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거울 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색 캡과 선글라스로 머리와 눈빛을 가리고, 색깔에 맞게 검은색과 붉은색의 후드 잠바와 바지 그리고 배꼽이 조금 드러난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모모가 창문에 비추었다.
대충 이런 모습의 복장으로 상상하시면 됨.
한참 동안 창문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곁을 지나가던 고양이 바이오 로이드인 페로를 바라보면서 말을 꺼내었다.
"저분도 평소에 입는것을 입고 다니시는데 왜 저는 굳이 이렇게 입히시나요 도련님?"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고 달려들까 봐."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사람들은 모모를 봐도 그냥 쓱 보고 지나가는 거로 그쳤다. 딱 누가 봐도 매지컬 모모도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바이오 로이드가 아닌 그저 패션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로 보였고.
"너도 이미 경험해 봤겠지만, 사람들은 모모 너에게 몰려들잖아. 사인해 달라는 둥 손잡아 달라는 둥 그리고 같이 사진 찍어 달라는 둥 이렇게 말이야."
"에 모모는 이젠 연예계를 은퇴했는데."
"그래도 안 돼. 괜히 소동 만들지 말자고."
아무리 은퇴했고 얼굴에 흉터가 나 있어도 모모는 모모였다. 그 유명한 매지컬 모모가 코 앞에 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든 보거나 만지려고 몰려들게 뻔하니까.
애들이든 어른이든.
"어디로 데려가실건가요 오늘은?"
"기대되 모모?"
"매우 그것도 많이요."
한참 동안 창문을 바라 보던 모모는 기대가 가득 찬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모모에게 하루 일과가 있듯 나한테도 주말 일과가 있었는데 바로 모모를 데리고 도시 구경하는 것. 단순히 모모랑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도시의 지리나 특성 그리고 특정 장소에 대해 알아두게 할 필요성이 있어서 시간이 많은 주말마다 모모랑 외출을 하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영화관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것도 3D영화를 봤다. 우리 두 사람은 사이좋게 3D안경 끼면서 영화를 봤고) 아케이드점, 백화점 그리고 카페테리아 등 모모랑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었다.
"지난주에는 아쿠아리움으로 데리고 가셨는데. 도련님이랑 주말마다 나가는 외출 언제나 즐거워요. 배우일 하면서 이런 데 놀라 가는 일도 거의 없었는데."
"그럼 이 기회에 마음껏 놀자고. 나도 너랑 노는 것이 매우 즐거우니까."
"네 도련님-"
그때 참 나도 모모 앞에서 못 할 말이 없었다. 대놓고 모모랑 노는 것이 매우 즐겁다고 대 놓고 말하니. 뭐 사실이긴 하지만. 모모랑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즐거운 일만 아니었다.
매우 소중했다.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그 어떠한 것보다.
"그 전에 들러야 할 곳이 하나 있어."
"맞춰볼게요. 게임 샵이죠? 유희왕 부스터 팩 사러."
"어떻게 알았어?"
"뻔할 뻔 자죠. 모모랑 놀러 가기 전에 게임 샵에 먼저 들리시는데."
"여기 주문한 부스터 팩이라능-"
"감사합니다 매니저."
안경 쓰고 살집이 올라온 매니저가 내가 주문한 부스터 팩을 내놓았다.
"이왕 사는 김에 새로 나온 듀얼 디스크도 같이 사라능. 이것만 있으면 듀얼 할 때도 듀얼근이 펄펄 난다능!"
"에…. 그건 필요 없는데. 무엇보다 디스크는 이미 하나 있잖아요."
"그러면 이건 어떠냐능! 흑마법 소녀 한정 피규어도 같이-"
뒤에서 물건 정리하던 여성분이 매니저 머리를 수도로 톡 때렸다.
"매니저. 손님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고 하였죠?"
"그…. 그래도 장사를 위해..."
"적당히 그것도요 알았죠?"
"알았다능."
모모처럼 캡을 뒤집어쓰고 검은색의 포니테일 머리를 하신 여성분은 매서운 눈매를 가진 붉은 색 눈동자로 매니저를 노려본 뒤 곧바로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손님. 매니저는 제가 나중에 혼낼 테니."
"아닙니다. 매니저가 악의로 그런게 아니란건 저도 아니까요."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부스터 팩들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신 뒤 나를 건네주셨다. 그녀의 잔소리는 천하의 매니저 아저씨도 설설 길게 만드실 정도였는데 그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부부니까. 저 붉은 눈 누나하고 매니저하고 결혼해서 부부 관계를 맺었다 이것이다.
왜인지 몰라도 항상 만날 때 마다 모자를 벗은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고.
"손님 찾고 계신 물건이 있으신가요?"
"아-아니요!"
모모는 당황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보드게임을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모-아니 저는 그냥 신기해서 보는 것뿐입니다. 민폐를 줬다면..."
"아니에요 민폐는 무슨."
부매니저 여성분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모모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마음껏 보다 가시길."
"아까 그 매니저 마누라분 뭔가 무서웠어요. 왜인지 몰라도 저를 아까부터 쳐다보는 거 같았고요."
"에 그래도 눈매가 좀 무서울 뿐이지 좋으신 분이야. 매니저하고 금실이 좋으시고."
가게에서 나온 뒤 우리는 잠시 다리를 쉴 겸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마침 모모에게 내가 단골로 가는 아이스크림점을 소개하고 싶었고.
"아이스크림 맛 어때 그나저나? 여기에서 유명한데."
"꽤 맛있어요."
모모는 한 손에 들어진 자신의 머리색과 어느 정도 비슷한 분홍색 아이스크림이 담긴 와플 콘을 바라보았다.
"배우 생활하면서 아이스크림 잘 못 먹었어?"
"먹긴 했지만, 모모는 배우 일이 가장 중요해서 거의 먹을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는데요."
걸어가다가 공원에서 뛰어노는 어린애들이 보였었다.
때마침 여자아이들이 매지컬 모모 흉내를 내고 있었다. 한 명은 자신이 뽀끄루 대마왕이라면서 마가 강림했노라 라고 외치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요술봉 MMORPG와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을 들면서 매지컬-이라고 외쳤고.
"아무리 배우 일이 힘들어도 모모에게 있어서 이렇게 어린아이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의 행복인데요. 아이들의 미소를 말이에요."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모모의 입에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진심으로 행복해하면서도 한편으로...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뭔가 운 거 같은? 눈에서 눈물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받아라-대마왕의 필살기다 매지컬 모모-"
마법 공격이라면서 던진 공을 MMORPG로 튕겨냈다.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간 공은 모모의 손안에 안겨졌고.
"언니 여기 공 건네주세요-"
여자아이들의 부름에 모모는 신이 난 듯 달려간 뒤 쪼그리고 앉아 공을 건네주면서 말을 꺼내었다.
"매지컬 모모 놀이 재미있니?"
"네-매우 재미있어요!"
"모모는 단순히 강할 뿐만 아니라 뽀끄루 마왕의 정신 공격에도 이겨 낼 정도로 강인한 마음도 가졌는데요!"
"골타리온 13세에게 처음에 패배했어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도 멋졌고요!"
"그렇지? 그렇지? 언니가 모모 연기-아니 그러니까 언니도 모모 매우 좋아해-"
모모가 행복해하는 모습 덕분인가? 뒤에서 지켜 보던 나 또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녀가 자신의 팬을 만나고 같이 매지컬 모모 얘기하는 모습에 나는 잠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저 여자애들이 자신들이랑 얘기하는 언니가 진짜 모모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도?
"얘들아! 여기 공원에서 매지컬 모모 촬영한대!"
멀리서 달려온 여자애가 외친 말에 모모랑 한참 얘기하던 여자애들은 모모에게서 받은 공을 땅바닥에다 던지면서 공원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내가 잘못 들었나? 매지컬 모모 촬영이라니? 모모는 지금 나랑 같이 있는데?
떨어진 공을 주운 체 아무 말도 없던 모모에게 달려가 보았다. 내가 가까이 왔음에도 양손에 공을 쥔 체 아무 말도 없던 그녀의 몸을 흔들어보았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모모 괜찮아? 내 말 들리고?"
"도련님."
모모는 공을 내려놓은 뒤 천천히 그것도 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얼굴을 가리기 위함인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촬영장소 잠시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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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한편 올리네요.
피드백 및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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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혹시 블랙 모모가 나오는 장면 아닌가요? 모모랑 같이 보는데 블랙 모모가 나와서 모모가 많이 민망해하고요. (그런 모모가 나중에 블랙 모모 닙고 사령관 방으로 온뒤...더이상의 저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전개가 펼쳐지고요.) | 23.02.09 2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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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7103 말씀하신 내용 맞고, 역바니 서브스토리였습니다. | 23.02.10 00: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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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의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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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쓰면서 조만간 다가올 매운맛을 느꼈습니다. 아직 쓰지 않았는데도요. | 23.02.10 02: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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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 내용 더 넣고 싶었지만 라오 소설에 유희왕 넣는것은 이상할거 같아서 자제했음. 대체된 모모 이야기가 어쩌면 이야기의 핵심중 하나가 아닐까 하네요. | 23.02.11 13: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