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엠파이어스를 제외하고, 정말 오랜만에 한글화되는 타이틀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열심히 공식 트위터나 생방송 정보 확인하면서 발매만 기다렸죠.
그래서 즐거움만큼이나 아쉬움이 너무나 큰 작품입니다.
액션
장점은 무엇보다 각 작품에서 잘 따온 액션을 들 수 있겠네요. 귀여운 폭탄마 소피, 귀참 액션이 특징인 오우카 등...
기존 작품이 액션 게임이든, 다른 장르이든 간에 캐릭터에 어울리는 전투방식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작품의 팬들이라면 굉장히 즐거운 부분입니다.
피버모드도 무쌍 특유의 '일기당천'을 보여주면서도, 무쌍스타즈의 축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단순히 신나기만 하지도 않고, 무적타임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난적을 잡을 때 쓰는 용도로도 발군입니다.
반면에 기존의 무쌍 시리즈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은 역시 EX, 공중무쌍의 삭제입니다. 회피기동이나 대쉬공격 등으로 어느정도 컨트롤의 재미를 주고자 했지만, 역시 무쌍 시리즈의 꽃은 화려한 무쌍난무기입니다. 이것을 1캐릭 1필살기로 줄인 것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투
브레이브는 여태까지 상대의 강함을 슈퍼아머와 오오라로만 표현했던 기존 시리즈에 비해 일보 전진한 난이도 시스템입니다. 적의 세기를 상대적인 개념으로 만들어서, 특정 적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게 만드는 부분은 재밌었습니다.
다만 특정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게 좀 아쉽습니다. 특히 각 거점의 아군 3인을 구출해야 하는 스테이지는, 낙양처럼 큰 맵에서는 실패하기 연속입니다. 대쉬기능을 넣었다지만 부족한 이동속도를 채워줄 수단이 너무 모자랍니다.
시스템
다른 것보다도, 여러가지 시스템이 너무나 아쉬운 작품입니다.
무기를 대신해 도입된 카드 시스템은 우정 어빌리티 외의 속성, 효과를 비교적 자유자제로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은 좋습니다. 그러나 무기 외형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부분은 맨손 캐릭터들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효과들이 애매해서 결국 특정 효과로 귀결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성역 시스템은 이 작품이 발매 전에 가장 크게 어필한 부분입니다만, 플레이해본 결과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주점의 슬롯머신, 발리볼 네트, 목욕탕 등 놀거리가 가득합니다만, 놀 수 있는 것은 게임 내 캐릭터들일 뿐이고 '플레이어'가 놀만한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토귀전의 선탕 시스템에 있던 부가효과나 슬롯머신의 랜덤뽑기요소 등...단순히 구경거리가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호감도 시스템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볼 수 있는 것은 즐겁지만, 호감도를 올리는 길은 답답합니다. 성역의 대화나 이벤트로는 쥐꼬리만큼 올라가고, 그나마 의뢰 클리어가 많이 올려주지만 캐릭터에 따라서 의뢰의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달성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전투 동행으로 올리는 방법밖에 없어 아쉽습니다.
스토리 진행도 문제점이 많습니다. 무쌍시리즈의 스테이지는 보통 미션을 따라서 일방향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게 멀티엔딩 시스템이랑 맞물리면서, 회차마다 똑같은 전투를 몇 번씩이나 진행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한 키 배틀, 영웅 영입을 위한 히어로 배틀의 숫자만 바뀔 뿐, 같은 구조의 스테이지를 몇 번씩 깨는 게 이 게임을 단조롭게 만드는 최대의 요소인 것 같습니다. 멀티엔딩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면, 한 스테이지를 다른 공략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토리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마키, 세츠나, 시키의 왕위쟁탈전이 흑막 '사요'에 의해 벌어집니다만, 이들의 갈등이 너무 작위적이라 아쉽습니다. 특히 세츠나는, 왕에 대한 진실을 알고서 그걸 왜 굳이 숨기려 드는지 싶었습니다. 타마키가 알고도 희생할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악역을 자처했다는데, 답답하단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차라리 세츠나가 진실을 숨기지 않고, 타마키가 진실을 알면서도 왕이 되고자해서 그걸 막으려는 전개였다면 어땠을까 합니다...진엔딩 루트는 진입방법을 확인만 하고 빠져나왔기 때문에 아직 잘 모르겠네요.
반대로, 왕위쟁탈전을 벗어난 영웅들의 엔딩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무쌍스타즈라는 '축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의 멸망이고 나발이고 싹 다 박살내고 최강의 길을 걷는 여포, 세계의 위기보다 더 위험한 존재였던 카게로의 미레니아와 레그리나, 병사들을 순식간에 '혼.모.노'로 만들어버리는 마리로즈, 호노카, 리오 등...온갖 작품에서 캐릭터들을 데려와 '약 빤 느낌'을 제대로 낸 부분은 이 사이드 엔딩들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놓기는 했는데, 정작 즐길거리가 너무 부족한 축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많은 즐길거리들이 보이는 데 정작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과격하게 말해 '만들다 말았다'라는 느낌도 듭니다.
다른 분들도 많이 말씀하셨듯이, 재밌는 액션이나 시스템들이 있어 혼자 즐기기에는 괜찮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기엔 단점이 너무 많은 작품입니다. 만약 시리즈화 된다면 이런 단점들을 잘 극복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