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무 불쾌한, 가치관을 바꿀만한 경험을 해서 글을 씁니다.
새벽부터 공항을 가기 위해 도심공항철도 인근의 모텔(영어명 XXX XXX)에 묵고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모텔에 머문 일은 많았지만, 이 모텔은 체크인 때부터 그 중에서도 제일 뒤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청소를 부실하게 했는지 욕실에 얼룩이 너무 티나게 보이고, 어매니티가 방마다 완전히 갖춰져 있지 않고 일일이 프런트를 통해야 해서 불편하고.. 그렇다고 가격이 특별히 싼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어차피 대충 자고 떠나는 게 목적이었던지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다음날 떠났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니 모텔에서 연락이 와서 제가 건들지도 않은 기기가 파손되었다고 전화가 오는 겁니다.
저는 정중하게 전 그 기기를 건든 적도 없다고 그게 고장났는지 어떤지도 처음 듣는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왜 거짓말을 하냐고 고장내놓고 도망가냐고 역정을 부리면서 제가 뭐라고 하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윽박지르더라고요.
얘기를 해 봤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고, 저도 지치고 바로 급한 일이 있던 터라 그냥 "난 건든 적도 없지만 수리비는 내 드리겠다. 근데 나 진짜 어이가 없고 억울하다" (본심은 왠 미친 X한테 물렸네. 먹고 떨어져라) 라고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네. 물론 제가 잘못했죠. 건들지도 않은 물건을 수리하라고 땡깡부리는데 그걸 받아줬으니..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딱 그 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들은 바바로는 그 모텔에서 제가 겪은 것 같은 일이 꽤 자주 있었다고 하던데, 상습적으로 물건 관리 잘못해서 망가뜨리면 저같은 호구들 물고 늘어져서 공짜로 수리하는, 유지비를 그런 식으로 아껴서 벌어먹는 놈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갑작스럽게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평소에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양보하고 원만하게 지나가자'는 식으로 살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 일을 계기로 제 가치관도 달라져서 "사람들한테 최대한 공손하게 대하자. 사람이 진실되게 대화하면 통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는 정말 착하고 이성적인 사람들만 만나왔을 뿐이지, 세상에 양아치가 많고 내가 낮추면 짓밟고 호구잡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요. 저한테 부당하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 있으면 굳이 좋게좋게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강하게 나가야겠어요.
아무튼 저한테는 살면서 제일 불쾌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았고요. 그 모텔은 공짜라도 자고싶지 않은 모텔로 남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혹시 덤태기를 씌우려는 사람들 만날 수 있는데, 제가 그랬던 것처럼 순하게 물러나지 마시고 당당하게 맞서시기 바랍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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