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사전적인 정의로만 보자면 기존 체제를 전복하고 새로운 체제를 세우는 게 혁명이지만
그런 식이면 민주국가에서 법을 어긴 지도자를 감옥에 넣을 때마다 그게 다 혁명이 돼버리기 때문에
단지 윗대가리를 갈아엎는 걸 혁명이라고 부르는 건 문자 그대로 '혁명 과잉'임
혁명의 정말 중요한 기능은
그 혁명이 한 공동체의 새로운 정치적 기원이 되고
그 기원을 기념하고 기억함으로써 공동체가 나가야 할 방향이 지시되고
혁명으로 성립된 공동체가 혁명의 이미지와 가치, 상징을 계속 재생산하면서 새 체제를 무한 긍정하도록 한다는 거임
괜히 프랑스 혁명 이후에 시민 축제가 생긴 게 아니고
미국이 독립전쟁 와중에도 7월 4일을 기념한 게 아니고
독립운동가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1절을 계속 챙기면서 기념한 게 아님
새로운 의례와 공동체의 신화를 창출해내는 거야말로 혁명이 지닌 정신문화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거든
왜 빨갱이 꿘충들이나 윤어게인 병111신들이 뻑하면 국민혁명이니 촛불혁명이니 해대는지 앎?
그냥 윗대가리를 갈아엎어서가 아니라, 그걸 통해서 자기들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서 권력을 장악하고
또 그렇게 정권을 장악한 걸 즈그들의 영원한 역사로 만들고 싶다는 거임
그렇게 되면 한 번 영원한 역사가 된 '자칭 혁명'에 반하는 모든 걸 '반혁명'으로 몰아서 숙청할 구실도 만들 수 있거든
근데 한 가지 알아야 할 건 정말 그런 혁명이 되려면 하나의 정파나 정당 수준이 아니라
진짜로 헌법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큼 절대 다수의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거지
또 그렇게 정치체제를 바꾸고 나서도 그게 완전히 새로운 역사와 의례를 창출해야 하고
촛불집회나 4.19는 실로 위대한 역사였지만 그런 점에서는 혁명이 될 수가 없음
민주헌정을 지키자는 건 체제 수호 운동이지, 그걸로 새로운 정신문화를 제도화하는 게 아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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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단순히 체제의 변화- 차원으로만 보는 건 너무 협의의 의미이고 님 말대로 4.19에 혁명의 성격을 부여한다면 의식 개조, 정신 문화 영역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단절에서 찾아야겠지? 3.1운동이 일제의 진압으로 실패한 게 아니라, 새로운 민족국가는 민주공화국이라야 한다는 민족 전체의 의지로 이어져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현 대한민국 정부의 뿌리가 되는 역사적 기원이 된 것처럼 4.19는 불의한 정권은 언제든지 국민의 힘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효능감을 불어 넣은 첫 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식 혁명'이라고 볼 수 있을 듯? 극우 세력들조차도 "4.19 때처럼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하는 걸 보면, 어찌됐건 4.19가 한국인의 정신, 의식 문화에 남긴 영향은 혁명적인 것 같기도 함 여러모로 많은 걸 생각해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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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단순히 체제의 변화- 차원으로만 보는 건 너무 협의의 의미이고 님 말대로 4.19에 혁명의 성격을 부여한다면 의식 개조, 정신 문화 영역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단절에서 찾아야겠지? 3.1운동이 일제의 진압으로 실패한 게 아니라, 새로운 민족국가는 민주공화국이라야 한다는 민족 전체의 의지로 이어져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현 대한민국 정부의 뿌리가 되는 역사적 기원이 된 것처럼 4.19는 불의한 정권은 언제든지 국민의 힘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효능감을 불어 넣은 첫 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식 혁명'이라고 볼 수 있을 듯? 극우 세력들조차도 "4.19 때처럼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하는 걸 보면, 어찌됐건 4.19가 한국인의 정신, 의식 문화에 남긴 영향은 혁명적인 것 같기도 함 여러모로 많은 걸 생각해봤네 | 25.10.19 05:4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