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탄반 당론 무효화' 당원투표 제안…의총 취소 여파 이어져
계파갈등 난맥상…"친윤 없고, 친한-비한만 있어" "친윤 없단 이들이 친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13일로 대선에서 패배한 지 열흘이 됐지만, 민심에 부응하는 쇄신안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혼란상을 노출하고 있다.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당 개혁안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등 구(舊)주류가 반발하는 사안에 대해 전 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입장 발표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수원지법 대북 송금 재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5.6.13 kjhpress@yna.co.kr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 많은 의원이, 많은 말을 주고 있다"며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전 당원의 의견을 묻는 게 어떨까 한다. 당원이 탄핵 반대 당론의 무효화를 원하지 않으면 저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원 여론조사는 (그 구속력이) 당헌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의원총회나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래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달라고 계속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별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중요한 당론을 정함에 있어 다층적 수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원 투표제도 활성화, 의원투표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헌당규상 10% 이상의 의원이 의원총회를 요구하면 열게 돼 있다"면서 "그래서 어제(12일) 의총 소집을 요구하는 재선 모임을 주도한 권영진 의원에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 오늘이라도 열겠다고 했는데, 아직 요구서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1일 의총을 취소한 데 대해 "당내 갈등이나 분열이 심화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최근 의총 취소를 두고 일부에서 '언로를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반박한 것이다.
애초 의총 개최를 요구했던 해당 재선 모임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별도의 의총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어제 입장 발표로 의총 취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됐다는 점, (의총이) 가능한 물리적 시간이 월요일(16일)밖에 없으나 오후 원내대표 선출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또 참여 인원이 적을 경우 당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 하는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부대표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13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6.13 ondol@yna.co.kr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지지하는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비주류 의원들과, 구주류 사이 갈등도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당내 계파 갈등 구도에 대한 보도를 두고 "언론은 친한·친윤(친윤석열)을 다루는데, 친한계는 활동해도 나머지는 사실 계파가 없다"며 "친한, 비한(비한동훈)이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만큼, 현재 당내 계파 구도를 친한 대 친윤이 아닌, 친한 대 비한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친윤계는 윤석열이 대통령이든 그 자리에서 파면됐든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당에 무슨 친윤이 있느냐'고 물타기를 하는 분들, 이들이 바로 친윤"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현재의 당 상황에 대해 "국민이 버린 '윤시앙 레짐'(윤석열 전 대통령과 프랑스의 구체제 '앙시앙 레짐'을 합성한 표현)의 잔재에서 허우적대는 모습만 보인다"고 썼다.
안 의원은 "지금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소멸한다"며 "피눈물 나게 반성하고, 파괴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권력다툼을 내려놓고, 썩은 부분들은 끊어내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