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economy/it/917588.html
몸값 떨어진 라인, 핀테크사업도 ‘표류’…그때 손정의가 치고 들어왔다
라인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적극적 투자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라인이 일본증시 상장을 고심하고 있던 지난 2014년에도 라인에 대규모 Pre-IPO 투자(상장 준비중인 기업의 주식을 조기 매입하는 것)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그 무렵 이 거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라인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당시 이해진 의장의 경영적 판단이었다. 라인은 네이버가 해외에서 터뜨린 첫번째 대형 사업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에 네이버가 검색광고를 통해 한국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외부(소프트뱅크) 도움을 받지 않고도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둘째, 당시는 세계적으로 SNS와 각종 메신저앱들이 승승장구하던 시점이었다. 2014년 2월 페이스북이 190억달러(한화 약 20조원)에 왓츠앱을 인수하자 라인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보수적인 외국계 리서치에서도 20조원은 기본이었다. 메신저 기능만 있는 왓츠앱과 달리, 라인은 게임, 콘텐츠, 광고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주식의 20%만 시장에 풀어도 4조가 넘는 돈이 들어오는데 굳이 손정의 회장처럼 까다로운 전략적 투자자와 손잡을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네이버의 오판이었다. 2015년이 시작되자마자 글로벌 시장에서 메신저앱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조원을 넘나들던 라인의 가치는 15조원대로 주저앉았다. 2016년 7월, 최종적으로는 약 9조 원에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몸값이 떨어진 라인은 앞길도 순탄치 않았다. 라인은 메신저를 포털화하기 위해 뉴스탭을 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검색광고는 네이버의 오래된 '효자'이다. 2017년 기준 네이버의 포털 검색광고는 전체 광고 매출의 82.4%를 차지했다. 한국 경험이 풍부했던 검색광고로 라인을 띄우려던 시도는, 그러나 녹록치 않았다. 시장 반응이 신통찮았기 때문이다. 2016년 4분기를 기점으로 라인의 월간활동이용자(MAU)까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라인은 2018년부터 핀테크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포털이 아닌 핀테크를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선택해 주력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모기업인 네이버를 포함해 라인의 어떤 부서도 핀테크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반면, 살아남아야 할 환경은 '관치금융'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일본 정부가 포진해있고, 동시에 라쿠텐 등 일본 시장의 기존 강자들을 함께 상대해야 하는 곳이었다. 초기 투자비용이 급증하면서 라인의 2018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69.1% 감소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 마케팅에 부을 실탄이 모자라 같은해 9월에는 전환사채(CB)를 1조 4666억원 어치 발행했다. 결국 2018년 결산 때는 상장 후 처음으로 380억원 적자를 냈다.
라인의 핀테크 사업은 표류를 거듭했다. 급기야 모기업 네이버도 이 판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라인을 통해 라인파이낸셜 신주 250만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손자회사에 2475억 5000만원을 넣었다. 9월에는 라인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절반 가량인 7517억원을 취득했다. 라인과 연결된 재무재표 상태가 악화되면서 네이버의 주가도 2018년 30% 가량 빠졌다.
손정의, 네이버-라인의 애매한 시간을 파고들다
라인 출신의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라인과 네이버에 더 애매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문제 때문이다. 라인이 상장된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원래 유통주식비율이 35%를 넘어야 한다. 유통주식비율이란 상장법인의 주식 중 최대 주주지분 및 정부 소유주 등을 제외하고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비율을 말한다. 그러나 라인은 상장 당시 뉴욕과 동시상장이라는 특수 상황을 내세워 이 요건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라인 핀테크 사업을 지탱하는 과정에서 네이버 자금이 투입되면서 네이버의 라인 지분율이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애초 2016년 상장도 돈이 없어서 한 게 아니라 '라인은 일본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천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네이버 돈이 라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은 특히 라인으로서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라인, 네이버, 일본 금융당국 모두에게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라인과 야후저팬의 이번 경영통합은 라인의 이처럼 미묘한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전략적 '한수'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판단이다. 라인이 핀테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더이상 네이버에서 받기는 어렵고, 실적이 나쁘니 더이상 증자도 힘든 상황에서 '구제'를 받은 셈이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손 회장으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얻었다면서도 직접 개입은 부정했다.
https://byline.network/2019/11/27-68/
심스키 : 어떤 이유로 두 회사가 같이 하느냐에 대한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거죠. 저는 각자의 입장에서 한번 봤으면 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네이버가 라인을 소프트뱅크에 준 거예요. 연결실적이 소프트뱅크에 잡혀요. 네이버 입장에서는 라인 실적이 빠져요. 그런 결정을 왜 했을까. 소뱅은 이런 결정을 왜 했을까, 이런 거를 우리가 한번 얘기를 해 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남혜현 : 네이버는 표면적으로는 당장에 네이버라는 기업 자체가 좀 크기가 줄어드는 느낌을 주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뭘까요.
심스키 : 잘 모르겠어요.
남혜현 : 이런 무책임한 이야기 하실 겁니까?
심스키 : 소뱅부터 이야기하죠. 소뱅은 쉽게 이해가 되거든요.
남혜현 : 그래요. 소뱅은 왜일까요?
심스키 : 소뱅은 야후재팬을 갖고 있잖아요. 야후재팬이라는 회사는 모바일에 조금 약한 회사예요. 일본 모바일 시장은 라인이 다 먹고 있었어요.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놓쳐서, 너무 갖고 싶은 회사예요. 그런데 라인과 통합을 한다면 야후재팬은 자기가 그토록 소원하던 모바일 플랫폼 시장으로 한 방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이 경영통합을 당연히 환영할 것 같아요.
또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게 핀테크에요. 소프트뱅크 계열의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등이 돈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페이페이는 야후 거잖아요. 스마트폰에 새로 깔아야 하죠.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든단 말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NHN 같은 거예요. 페이코. 일일이 새로 깔아야 하죠.
그런데 카카오나 네이버는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 안에 그냥 페이 기능을 집어넣으면 돼요. 앱을 새로 깔 필요가 없어요. 앱을 새로 깔게 하는 일은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드는 일이거든요.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그래서 라인과 맞섰을 때 쉽지 않은 싸움이에요.
이건 중국에서 볼 수 있는데, 중국 시장에서는 원래는 알리페이가 페이 시장을 다 먹었어요. 그런데 텐센트가 모바일 플랫폼 위챗에 페이 기능을 넣은 이후 텐센트의 결제 솔루션이 엄청 올라왔어요. 그래서 이제는 알리페이하고 우위를 경쟁하고 있죠. 텐센트는 점차 올라가는 추세고, 알리페이는 70% 이상 먹던 시작을 좀 놓친 케이스란 말이죠. 이걸 보면 일본에서 똑같은 싸움이 벌어졌을 때 라인페이와 페이페이가 싸움을 했을 때 누가 이길 것이냐, 중국 시장을 봤더니 아무래도 모바일 플랫폼을 들고 있는 회사가 좀 더 유리한 싸움이라는 거죠. 그래서 야후 입장에서는 “땡큐”인 거에요. 그러니까 소프트뱅크는 굉장히 좋은 선택을 했다라고 봅니다.
남혜현 : 그럼 이젠 라인 이야기를 해주셔야 할 거 같은데요.
심스키 : 하나씩 생각을 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했잖아요. 이게 정확하게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하고 비슷한 모습이거든요.
남혜현 : 이렇게 얘기하기는 뭐 하지만 우회상장을 위한 걸로 했고 결과적으로 껍질만 먹은 거고…
심스키 : 사실 보면 카카오가 다음을 취해서 얻은 혜택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다음 서비스 중에 살아남은 게 거의 없고 최근에는 카카오메일도 한다던데, 다음의 상징이 메일인데 카카오가 카카오메일을 새로 만들고 있단 말이죠.
남혜현 : 검색과 포털 몇 가지 기능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음서비스가 사라진 게 사실이죠.
심스키 : 검색 점유율도 카카오가 인수한 이후에 많이 떨어졌어요. 지금은 검색점유율 발표를 안 해서 모르는데, 아마 카카오가 3등일 거예요. 구글이 2등으로 올라왔을 것 같아요. 추세가 그랬어요. 카카오는 검색에서 3등으로 밀렸는데 사실 인터넷 사업에서 3등은 의미가 없거든요. 보통 2등까지 의미 있는 사업이고, 3등이 되는 순간 별로 의미가 없어지는… 옛날 네이트같이 그렇게 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카카오와 다음이 함께하는 사례를 봤을 때 카카오가 얻은 게 별로 없다. 우회상장이라는 이라는 걸로는 혜택이 있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시너지가 났다고 볼 게 별로 없어요. 샾 검색 이런 걸 내놓기는 했지만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죠. 그래서 라인과 야후의 합병이 라인에 도움이 될 게 뭐냐, 이런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이거죠.
남혜현 : 아 그러니까 그게 궁금하다고요. 빙빙 돌리지 말고.
심스키 : 내가 알면 당장 얘기했겠지! 생각을 해보죠. 왜 했을까.
첫 번째는 아까 페이시장, 페이 시장에서의 마케팅 출혈을 줄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지난해 네이버 주가가 많이 안 좋았는데 라인 실적이 너무 안 좋았어요, 왜 라인 실적이 안 좋았냐, 마케팅에 돈을 너무 쏟아붓는 거에요. 페이 이런 거에. 야후라는 거대한 일본의 인터넷 포털과 싸우기 위해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쓰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실적이 계속 떨어져요.
라인은 적자고 연결된 네이버 실적을 보면 라인 때문에 수익률이 확 떨어져요. 원래 네이버의 자랑이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이었는데, 이게 확 떨어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언제까지 이걸 계속할 것이냐. 앞으로는 둘이 싸울 필요가 없이 오프라인 결제나 아니면 현금, 신용카드와 싸우는 거죠. 그러다 보면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겠죠. 그러면서 돈을 아끼고 실적 좀 좋게 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첫 번째 페이시장에서의 출혈을 좀 줄일 수 있다라는 게 첫 번째 이유가 될 거 같아요.
남혜현 : 당장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심스키 : 그리고 둘이 공식적으로 얘기하기로는 AI를 함께하자. 사실 저는 이게 이건 좀 피상적인 거 같아요. 네이버는 유럽제록스연구소 이런 거 인수도 하고 오히려 기술은 네이버가 더 낫다고 보는데 이걸 왜 했을까. 제 결론은 이게 야후재팬을 보고 들어간 게 아니고 손정의 회장을 보고 들어간 것 같다. 손정의라는 엄청난 돈줄을 야후와 함께 가면서 끈을 이어가려는 게 아니냐. 당장만 봐서는 크게 이득이 될 게 없어요.
남혜현 : 앞으로는 더 큰 돈 게임이 될 텐데…
심스키 : 이해진 GIO가 맨날 얘기 하는 게 우리는 구글, 페이스북과 싸우지, 카카오나 야후재팬이랑 싸우는 게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과 싸워야 되는데 자본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손정의 회장의 어마무시한 자본력을 이용하자…
남혜현 : 그러면 지분이 희석되잖아요.
심스키 : 그래서 네이버가 라인을 소뱅에 매각했다는 그런 시각도 있어요.
남혜현 : 네이버가 계속해서 원래는 글로벌 진출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PC 인터넷에서는 도전하다가 안 됐잖아요, 모바일에서 거의 이제 가능성을 본 건데, 라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네이버가 갖고 있는 자원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웹툰 같은 케이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근데 요게 사실 라인을 타줘야 되거든요, 라인을 팔아 버리면…
심스키 : 네이버 손을 완전히 떠났다는 얘긴 아니죠. 흥미로운 지점은 50대 50을 양사가 낸 그 조인트벤처 의사결정을 누가 할 것이냐. 이게 두 회사가 의견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서 네이버가 약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게, 신중호 대표라고 있어요. 라인의 공동대표이고, 라인을 만들어낸 산파죠. 신중호 대표가 CPO, 최고제품오피서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더이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최종 결정은 CPO가 한다라는 합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주도권은 계속 유지해 가겠다는 생각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