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를 정말 이해 못하겠습니다.
일단 주변환경을 짧게 설명하면, 저희집은 시골중에 시골이에요 버스한대 없습니다.
아버지랑 할아버지랑 농사랑 소키웁니다. 아버지는 노가다까지 하십니다. 집은 시골할머니집 생각하면 거의 비슷할것도 같네요. 어릴때부터 일 많이 시켰어요.
제가 많이 늦둥이라 제가 이제 전역했는데 아버지가 60이 넘으셨어요. 형이랑 누나도 있는데 다 너무 잘나서 성적비교, 생활패턴 비교같은거 다 당하면서 살았어요.
중,고등학생 때부터 저는 아버지가 정말 싫었어요. 중학생 때 '학교에서 먼저 시비걸렸고 맞기도 먼저 맞아서 싸웠다.' 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학교나 조용히 다니지 왜 사고치고 다니냐?'고 혼을 내셨어요. 근데 무려 몇주 전에는 '맞으면 같이 때려줘라. 맞고오지만 말아라.'라고 하셨거든요. 상대 부모는 절대 자기 아들이 먼저 때릴리 없다고 따지고, 우리 부모님은 죄송하다고 하고있으니 당연히 저만 징계를 받았죠.
너무 억울해서 한참 삐뚤어졌어요. 그래도 나중에라도 어머니가 자기가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고, 무엇보다 중학교때 역사 선생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늦게라도 정신 차릴 수 있었죠.
문제는 그 다음, 고등학생때 학원에서 맞았어요. 맞은 이유도 너무 어이없어서 익명으로 적어도 친구들이 보면 제가 적은걸 알정도? 중학생 때 사건으로 아무리 억울하게 맞아도 내가 때리면 나만 손해본다는걸 이미 알고있는 저는 맞으면서 가장 확실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건 조사고 뭐고 학원사람들 다 본대로 저는 맞기만해서 100퍼센트 피해자였어요. 근데 아버지는 '학교좀 조용히 다닐수없냐, 왜 개속 사고를 치고다니냐?'고 하셨어요. 저는 저를 믿어주지 않고 구설수세 오르는 것만 생각하는듯한 아버지가 너무 싫어졌어요.
그 전부터 다혈질에, 자기 성질나면 저한테 선풍기도 던져서 부순적이 있고, 궁금한걸 물어봐도 '너랑 이야기 하려면 입만아프고 짜증나니까 말하지 마.'를 입에 달고 사시고, 가부장적인 마인드가 뿌리 박혀있어서 짜증나긴 했지만 싫어하긴 저 사건 이후였던것 같아요.
그래도 고3되고 철좀 들었는지 아빠가 얼마나 힘들고 옛날사람이라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어 수능 끝나고부터 조금씩 아버지 일 돕는것과 어머니 가사하시는걸 돕기 시작했어요.
요리부터 시작해서 빨래 청소까지. 최근에는 어머니가 따로 일을 하셔서 제가 모든걸 전담했죠.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하셨지만, 저는 칭찬한번 받고싶었어요. 왜냐면 제 주변 어떤 친구, 형, 누나들도 저처럼 하고싶은거 많은 20살때 이러진 않았거든요. 아버지일 도우면서 월급(일 안하면 안줬으니 월급이라 생각합니다)받은건 대부분 집에 식재료 사가는데 썼어요.
시골이라 친구들 만나러 가는게 쉽지 않고, 그냥 집에서 인터넷이랑 코로나라 대학 원경강의를 듣다가 아버지, 어머니 일 돕는게 저도 마음 편했죠.
그런데 갑자기 어느순간부터 욕을 먹었어요. 강의나 과제, 시험때문에 소밥을 할아버지 혼자 주시거나, 송아지 낳는데 관심을 안주거나, 송아지가 아픈데 한번을 안가본다거나 아무말 없다가 지금 수의사, 수정사가 왔으니 축사에 가보라고하거나하는 저로서는 어찌하지 못하는 것들로 책임감이 없다는 소리까지 들어야했죠.
그래도 아버지가 혼자 힘드신건 아들로서 보기가 힘들잖아요. 개속 일을 도왔죠. 그리고 자진해서 입대 후 전역할때까지 휴가를 최대한 아버지께 맞춰서 휴가를 나올때마다 중노동을 했어요.
전역하고는 하고싶은게 있어서 밖에서 알바하면서 돈좀 모아보고 싶었는데 할아버지가 저를 너무 의지하셨어요. 90이 다 되가시고 아프기도 아프신 할아버지를 두고 가기엔 나중에 돌아가시면 후회할것 같았죠. 부대에서 동기들도 3명이나 할머니가 돌아가신걸 봤으니까 더욱요. 고민하던차에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도와 일을 하면 그만큼의 월급을 주시겠다고 하신게 결정적으로 되서 전역하고 집에서 다시 일을 했죠. 물론 전역을 했으니 그전보다야 자주 돌아다니긴 했어요.(2주에 1번?)
아버지는 뭐만하면 전기세가~, 가스가~, 보일러가~ 라며 돈 아깝게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근데 중요한건 전기세, 보일러 기름, 식재료비, 인터넷, 전화요금, 가스, 보험까지 다 아버지돈으로 안합니다. 아버지 본인의 보험료 말고는 전부 어머니가 지불하시지.
위에서 짧게 지나갔는데 어머니도 일을 하십니다. 어떤 일이냐면 노가다 현장에서 안전관리를 하십니다. 원래하시던건 아니고 아버지께서 생활비를 안주셔서 시작하셨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노다가 월급이랑 소를 판 돈까지 다 해서 소 여물 값, 소 약 값, 소 사료 값을 대고있었죠. 저희 가족들은 아빠한테 소를 그만 키우라고했어요. 왜냐면 소를 키워서 남는게 없었거든요. 우리집이 유지되는건 어머니께서 일을 시작하셔서고 소는 아빠의 월급으로 부족해서 소를 판 돈까지 다 갔다 써야했으니까요. 당연히 제가 받을 월급도 못 받았지만 이미 도와드리기로한거 그만두겠다고 하기에는 돈보다 할아버지가 더 중요했거든요.
그리고 아빠의 짜증이 심해진것도 소를 그만 키워야한다는 생각을 굳어지게했죠. 아빠가 정말 고생하시는거 알겠는데 몇년째 손해만 보고있어요. 아버지는 어머니가 생활비를 벌러 일을 가신걸 아실만도 한데 마치 본인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내고있는데도 어머니가 본인의 사치나 취미를 위해서 집안일은 내팽겨치고 일을 하는줄 아시는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상상하기 힘든 망언과 행동들이 평소에 나오고 있거든요.
어머니는 저 군대있는 동안 아버지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아버지보다 3시간 늦게 집에 오시면서 집안일을 다 하셨는데도요.
아버지는 자신만이 피곤하고 힘들고 어려운줄 아세요. 가족들 사이에도 자신만 따돌림당한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정작 어떤 권유를 해도 거절하는건 아버지거든요. 자주 하시는 망언에는 예를들어 자기가 마네킹이래요. 그걸 듣고 아니라고 왜그렇게 생각하냐고 이를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했어요 앉아서 대화를 시도하면 그만하라고 자기 화나니까 말도하지 말래요. 붙잡아두고 울면서 말을 해도 차타고 도망가고.
제 입으로 말하기 뭐하지만 저는 나름 제 또래 아이들보단 아버지 어머니한테 잘한다고 생각해요. 전역하고 놀러다니기보단 아버지 어머니 일을 돕는것, 전역기념으로 뭐 사달라고 요구하지 않은것, 술마시지고 불려도 아버지 밥차려드려야한다고 거절한것, 하고싶은것보다 경제적 여유나 아버지 어머니의 편의를 생각한점 등등이요.
요즘에서야 알았어요 저는 위에서부터 개속 말한것처럼 아버지를 [돕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버지는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한거에요. 돕는게 당연한게 아니라 [마땅히] 해야할 일이였던거죠.
아버지께 2월에는 자취방, 알바도 알아보고, 개강하기 전에 시간표도 짜고 미리 어느정도 공부하면서 머리를 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2월부터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설날에 알려 드렸고, 아버지는 3개월간 밀린 월급이라며 설날 30을 주셨지만 저는 이게 뭐냐고 크게 따지지 않았죠.
설이 끝나고 전역하고 처음으로 3일 이상 놀러갔다온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버지가 2월부터 일을 안한다고한걸 까맣게 잊으신거였죠. 불같이 화를 내셨지만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간 쌓인게 터질것 같았죠.
요 몇년간,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아버지를 가장 많이 도운건 접니다. 아버지가 이불도 안덮고 주무실때마다 베개랑 이불을 가져간것도 저였고, 전화로 갑자기 일을 시켜도 불평도 안했고, 기분이 나빠보일때마다 풀어준것도 저였어요. 그런대 그런 저에게 이유를 묻는게 아니라 화부터 내다니요? 제가 이런 취급이라는게 이해가 가질 않아요.
사실 그 무엇도 이해가 안됩니다. 왜 자신을 마네킹이라고 생각하는지, 왜 돈만 나가는 소에 그렇게 고집하는지, 어머니가 일을 시작한 덕에 생활할 수 있다는걸 왜 인정하지 못하는지, 왜 화부터 내는건지, 항상 뭐가 그리 억울한지, 왜 대화는 피하는건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이해가 전혀 되지않아요.
아버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방법좀 알려주세요.
(IP보기클릭)220.87.***.***
소키우는걸 가업으로 물려받아서 하고있는건데 불가피한 이유로 못하는게 아니라 능력이 부족해서 망해가는 상황이고 가계에 도움도 안되고 있으니 가부장적 마인드에서는 하루하루 자존심 깎여나갈 겁니다. 인정한 순간 60년 인생을 전면 부정한다는건데 그거 쉽지 않거든요. 그정도로 마주하기 힘든 진실이기에 차선책으로 회피하는거죠. 가업 = 아버지라고 생각해서 저러시는구나 정도로 이해하시고 하루빨리 본인의 인생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IP보기클릭)1.236.***.***
어리석은 부모는 그냥 평생 어리석게 사십니다. 그리고 사랑과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능력이 없고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합니다. 어리석은 부모를 어리석게 보고 그 이상을 요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계를 가진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기본적인 도리를 하면서 자신의 여유 역량만큼 대해드리면 됩니다. 그렇게 뛰어난 부모가 아닌데 부모로부터 바른 처신이나 넓은 아량을 기대하면 안 되며, 그분들이 자신들의 한계 안에서 주시는 것들을 감사히 여기는 것이 좋은 태도가 됩니다. 상대의 수준 이상을 바라지 않으면 감사할 것이 매우 많습니다.
(IP보기클릭)122.47.***.***
이해 할 수 없으면 따로 나가 사세요. 그게 이해 못 할 가족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IP보기클릭)210.123.***.***
님이 부모님도우려고 심부름을 하고 일을 대신하고 용돈을 드리고 님으로서는 효도햇다고 생각해도 다 부질없습니다. 아무도 안 알아줘요. 그냥 님이 좋은데 취직해서 분가해서 혼자서 돈잘벌고 잘살면 부모들은 그걸 효자라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49.169.***.***
(IP보기클릭)220.87.***.***
소키우는걸 가업으로 물려받아서 하고있는건데 불가피한 이유로 못하는게 아니라 능력이 부족해서 망해가는 상황이고 가계에 도움도 안되고 있으니 가부장적 마인드에서는 하루하루 자존심 깎여나갈 겁니다. 인정한 순간 60년 인생을 전면 부정한다는건데 그거 쉽지 않거든요. 그정도로 마주하기 힘든 진실이기에 차선책으로 회피하는거죠. 가업 = 아버지라고 생각해서 저러시는구나 정도로 이해하시고 하루빨리 본인의 인생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IP보기클릭)122.47.***.***
이해 할 수 없으면 따로 나가 사세요. 그게 이해 못 할 가족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IP보기클릭)210.123.***.***
님이 부모님도우려고 심부름을 하고 일을 대신하고 용돈을 드리고 님으로서는 효도햇다고 생각해도 다 부질없습니다. 아무도 안 알아줘요. 그냥 님이 좋은데 취직해서 분가해서 혼자서 돈잘벌고 잘살면 부모들은 그걸 효자라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119.196.***.***
이 말이 맞습니다. 춘부장 같은 스타일 아버지에게 가장 좋은 아들은 옆에서 도와주고 살갑게 해주는 아들이 아니라 당신한테는 신경 ㅈ도 안써도, 다른데서 크게 성공해서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아들'이 훨씬 더 효자입니다. 춘부장께서 님을 어떻게 보고 있냐면요; 가만 냅두면 노숙자나 될 인생패배자새퀴인데 내가 밥이나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중인 식충이다 라고 생각하고 계실껍니다. 최대한 빨리 독립해서 나가세요. 기성세대 어르신들 중에서 흔한 타입입니다. 자식에게 부모로서 사랑을 주는게 아니라 집안의 왕으로써 충성을 요구하는 타입 | 23.02.13 15:28 | |
(IP보기클릭)1.236.***.***
어리석은 부모는 그냥 평생 어리석게 사십니다. 그리고 사랑과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능력이 없고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합니다. 어리석은 부모를 어리석게 보고 그 이상을 요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계를 가진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기본적인 도리를 하면서 자신의 여유 역량만큼 대해드리면 됩니다. 그렇게 뛰어난 부모가 아닌데 부모로부터 바른 처신이나 넓은 아량을 기대하면 안 되며, 그분들이 자신들의 한계 안에서 주시는 것들을 감사히 여기는 것이 좋은 태도가 됩니다. 상대의 수준 이상을 바라지 않으면 감사할 것이 매우 많습니다.
(IP보기클릭)119.201.***.***
(IP보기클릭)119.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