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크론병을 앓아온 환자입니다.
2015년에 대학교 졸업할 무렵 병이 심하게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이전까지는 매일같이 설사를 열 번 가까이 해도 몸이 야위지는 않았는데, 복통이 너무 심해서 하루종일 움직일 수 조차 없었고, 엉덩이의 치루가 자꾸만 재발하더군요.
나중가서는 잦은 설사 구토로 체중이 58킬로까지 빠져서(신장이 182입니다) PICC로 영양제 투여를 받으며 연명하기도 했었네요.
MR검사를 받다가 장 외벽에 고름주머니가 생겨난 걸 발견하여 15년도 연말에는 상행결장과 소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도 받았습니다.
이후 몇 년간은 치루 수술과 입원만을 반복하며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끔찍한 복통은 많이 가라앉기는 했는데 다른 문제가 불거지더군요.
치루가 자꾸만 재발하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항문 손상이 꽤 심각한 수준인 것입니다. 현재 오른쪽 엉덩이에 세 개의 배액관(사실상 장에 연결된 구멍입니다.) 같은 것이 나 있고 항문은 괄약근이 많이 망가져 변실금이 종종 일어나면서도 변 자체를 수월히 보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매번 변을 볼 때 온몸에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시간 단위로 고생을 하여 겨우 보고, 심할 경우 하루 종일 변을 제대로 못 보는 상황이네요.
또 엉덩이에 난 구멍들 같은 경우에는 이 부분으로 분비물이나 변찌꺼기가 나오지 않아야 아물어 닫히는데 항문이 망가져 변이 항문으로 잘 안 나오니 옆에 난 구멍에 압력이 걸려서 자꾸만 아물지 못하고 변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예전에는 잦은 설사로 고생했다면 요즘은 변 자체를 보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인 생활이네요. 앉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변 보는 일에 일상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어서 졸업 후 아무 것도 못하고 벌써 4년째입니다.
최근에는 병원에 방문하면 의사들은 '생활이 너무 힘들면 장루를 다는 게 어떻나. 장루를 다는 편이 차라리 편해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정도의 얘기밖에 안 하더라고요... 해당 질병을 국내에서 제일 잘 본다는 병원이 이러니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생활이 너무 고통스럽기도 하고 미래를 생각하면 너무도 암담해서 장루를 다는 것도 생각을 안 해보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신체의 기능/ 형태를 평생 저버리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변이 안 나와 힘들고 새어머니와의 생활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엎어져 있다가 그냥 하소연 좀 하고 싶어 여기다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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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글로만 읽어도 고통스러움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겪는 괴로움은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됍니다.. 의료쪽은 전혀 알지 못하니 드릴 말씀도 없지만 저는 항상 살면서 느끼는게 모든 면에는 양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루를 달음으로써 얻고 잃을 걸 생각하면 정신적으로는 좀 힘들지만 신체적으로 그나마 괜찮은 편을 선택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정신적 괴로움은 시간이 지남으로써 조금씩 무뎌질 수 있지만.. 실존하는 고통은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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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논문에 그런게 나오죠? 크론병은 기본적으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로 자가면역 완전히 박살내서 관해시켜놓고 그걸 최대한 유지해서 삶의 질을 늘이는게 치료목표인데 어느 논문에서 그런게 나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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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신체도, 제 인생도, 절 둘러싼 가정환경도 절 파괴하기 위해서만을 존재하는 것 같아 많이 힘드네요. 그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어서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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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로 지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상태면 장루를 달아야 합니다. 크론병 치료의 기본원칙중 하나는 수술을 피하기 위해 효과 없는 내과 치료를 지속해서는 안 되며, 또한 수술을 최후의 수단이나 내과 치료의 실패로 간주해서도 안 되는 겁니다. 염증 계속 나오면 치루부분을 막아버리고 장루로 분변을 받아서 최대한 염증을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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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분비물은 막혀서 피부 속에 차오르는 것 없이 다 배출되는 상황이고 염증수치랑 통증은 조피린과 휴미라로 조절하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다른 특별한 말을 안 해주셔서 잘 모르겠네요. 장루는 변 보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더니 받은 권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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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맨
제 신체도, 제 인생도, 절 둘러싼 가정환경도 절 파괴하기 위해서만을 존재하는 것 같아 많이 힘드네요. 그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어서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 18.02.25 15: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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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로 지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상태면 장루를 달아야 합니다. 크론병 치료의 기본원칙중 하나는 수술을 피하기 위해 효과 없는 내과 치료를 지속해서는 안 되며, 또한 수술을 최후의 수단이나 내과 치료의 실패로 간주해서도 안 되는 겁니다. 염증 계속 나오면 치루부분을 막아버리고 장루로 분변을 받아서 최대한 염증을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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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분비물은 막혀서 피부 속에 차오르는 것 없이 다 배출되는 상황이고 염증수치랑 통증은 조피린과 휴미라로 조절하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다른 특별한 말을 안 해주셔서 잘 모르겠네요. 장루는 변 보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더니 받은 권유라... | 18.02.25 15: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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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글로만 읽어도 고통스러움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겪는 괴로움은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됍니다.. 의료쪽은 전혀 알지 못하니 드릴 말씀도 없지만 저는 항상 살면서 느끼는게 모든 면에는 양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루를 달음으로써 얻고 잃을 걸 생각하면 정신적으로는 좀 힘들지만 신체적으로 그나마 괜찮은 편을 선택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정신적 괴로움은 시간이 지남으로써 조금씩 무뎌질 수 있지만.. 실존하는 고통은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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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맛고양이
어느논문에 그런게 나오죠? 크론병은 기본적으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로 자가면역 완전히 박살내서 관해시켜놓고 그걸 최대한 유지해서 삶의 질을 늘이는게 치료목표인데 어느 논문에서 그런게 나옵니까? | 18.02.25 21: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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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루로는 장애등급이 거의 있으나마나 하더라고요... | 18.02.25 16: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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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부모님 집에 얹혀서 약간의 용돈 받으며 생활 중입니다... | 18.02.25 17: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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